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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진실-스마트팩토리] 개념ㆍ추진 방법 등 국가마다 달라 

 

이석주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 교수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려는 제조기업이 성공하려면 먼저 스마트팩토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스마트팩토리에 갖는 편견에는 어떤 게 있을까.

스마트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누구나 알아야 하는 단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정확한 정의나 개념 등이 국제적으로 정의된 것이 없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는 나라별로 명칭도 다르고 추진 방법 또한 제각각이다. 같은 국가라 하더라도 추진하는 기업이 처한 환경에 따라 추진하는 내용과 방법도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그보다 우리의 경우 더 심각한 것은 스마트팩토리나 4차 산업혁명이 기존 제조 환경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하는 기업도 제법 있다는 점이다. 또 구체적인 준비나 고민 없이 남들이 하니까, 경쟁사가 하니까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시작하는 기업도 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스마트팩토리 특징은 ‘네트워크’

스마트팩토리의 사전적 의미는 ‘영리한 공장’ 또는 ‘지능형 공장’이다. 그 개념은 제조 전략에 기반을 둔 생산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생산 공정의 모든 단계를 수직적, 수평적으로 상호 연결하는 것이다. 제조 라이프사이클의 전 단계에 걸쳐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다차원적인 시스템 통합을 구현하여 QCD(Quality, Cost, Delivery) 달성을 위해 생산을 신뢰성 있게 수행하는 공장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려는 제조기업은 스마트팩토리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스마트팩토리에 갖는 편견에는 어떤 게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우선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표준화된 정의가 없다. 아직 일부 기업 또는 국가가 추진 중이기 때문에 국가별 상황에 맞게 정의하고 추진하는 방법도 각기 다르다.

추진 상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가장 강하게 정확한 색깔로 추진하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Industry 4.0’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을 중심으로 제조 공정의 유연한 자동화, 제조라인·기계의 원격·자동 제어, 위험·고장 예측 가능의 실현 등을 목표로 다양한 ICT 기술을 활용, 융합형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Remaking America’라는 슬로건으로 미국의 강점인 IT 기술을 활용, 잃어버렸던 미국 제조업의 패권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제조 혁신 전략의 특징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일본 재흥전략 개정 2015’를 통해 로봇 기술을 중심으로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토대로 정책 기조를 밝혔고 중국은 정부 차원의 국가전략 ‘중국 제조 2025’를 발표, 다른 나라보다 뒤처진 제조 분야를 이번 기회에 만회하겠다는 계획으로 모든 제조산업 분야에서 혁신역량 제고, 품질 제고, IT·제조업 융합, 녹색성장 등 총 4개 공통된 과제를 정하고 정량적인 지표와 목표 수준을 설정했다. 이렇게 보듯이 각국은 자국의 강점을 이용하고 약점을 단시간 내에 보완하여 미래 제조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에 모든 국력을 쏟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과 동반하여 국가와 함께 기업, 대학, 연구소가 참여하고 연구했다. 추진 방향도 IoT, Big Data, Cloud Computing 구현 등 주로 IT 기술의 활용과 함께 로봇, 3D프린팅, 드론 같은 혁신 장비를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기업의 비즈니스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체 방향이 바뀌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새로운 개념과 기술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1960~1970년대에도 지능화된 유연 자동화 설비를 가지고 생산하는 시스템, 즉 FMS(Flexible Manufacturing System), 제품의 기획과 설계, 생산 등 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 하는 CIM(Computer Integrated Manufacturing)이 있었다. 이 외에도 기반 기술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현재 첨단 기술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개념이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데이터 웨어하우징(Data warehousing),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elligence)라는 용어로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당시에는 기계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과정과 인터넷을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성이 강화되어 왔다면, 현재는 사람-사물 간, 사물-사물 간 연결성이 추가로 확대됐다. 인간의 지적능력까지 대체하고 실제현상이 가상공간과 결합하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기존 제조기업의 대부분이 순차(sequenced)라 인식 방식으로 제조 환경이 구성되어 모든 정보가 중앙에 집중되고 이에 따라 중앙에서 통제가 이루어진다.

이에 비해 스마트팩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작업자, 기계, 부품 및 생산될 제품이 소셜네트워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제조 정보를 작업자, 기계, 부품이 서로 통신하고 공장의 지능형 객체와 통신한다. 이 네트워크의 최우선 목표는 전체 최적의 품질, 실행 시간 및 용량 활용을 실시간으로 달성하는 것이다. 새로운 점은 모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가상공간에 있는 클라우드 서버에 제공되고 이 데이터들은 AI나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연결되어 제조 환경을 최적화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조 환경에 제공하게 된다.

스마트팩토리가 반드시 추구해야 할 3가지 통합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에 있는 스마트팩토리에서 작업 중인 로봇의 모습. / 사진:위키미디어
스마트팩토리는 생산 시스템의 수직 네트워킹, 가치 체인 네트워크를 통한 수평적 통합, 가치사슬 전반의 엔지니어링 통합과 함께 3D 프린팅, 로봇, 드론 같은 엄청난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만 전통 제조 환경을 스마트한 생산환경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수직적 통합 및 네트워크화된 제조 시스템은 회사의 다양한 계층 구조 수준, 특히 생산 단계에서 액추에이터, 센서, 성능 관리, 생산 관리, 제조 및 회사 계획 수준이 함께 연결되어 있는 통합 IT 시스템을 사용하여 네트워크에 연결해야 한다. 연구, 설계, 엔지니어링, 제조 등이 연결되면 신상품 출시에 필요한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소비자 니즈에 더 신속히 대응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공장 및 공급사슬망의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 니즈 변화와 외부 충격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 또 클라우드를 이용해 엔지니어링, 공급사슬망 운영, 서비스 데이터를 연결하면 운영자들은 수명 주기 동안 실시간으로 공장과 상품을 최적화하고 지속적으로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그 결과 기계 가동 시간, 처리량, 재고 회전율이 증가하게 된다. 더 신속히 대응할수록 판매도 증가하는 것이다.

수직 네트워킹은 사이버 물리 생산 시스템(CPPS, Cyber Physical Production System)을 사용하여 기존 공장 내 수요 또는 재고 수준 변화 및 결함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스마트팩토리는 자율운영으로 개별 맞춤생산(mass customization)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위해 작업자, 설비, 부품, 최종 제품 간 정보를 수집하는 다양한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

CPPS는 생산관리의 자율적 구성뿐만 아니라 유지관리도 가능하게 한다. 자원과 제품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나 소재와 부품을 배치할 수 있다. 생산 프로세스의 모든 처리 단계가 자동으로 기록된다. 주문 수정, 품질불량과 기계고장은 더욱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 모니터링할 자재의 마모를 효과적으로 사전에 탐지할 수 있어 결국 폐기물이 줄어든다. 자원 효율성, 특히 자재, 에너지 및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수평적 통합은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를 네트워킹하는 형태로, 생산 단계는 인바운드 물류, 생산, 아웃 바운드 물류 및 판매와 다운 스트림 서비스를 연결하고 종단 간 솔루션을 형성해야 한다. 또 이 네트워크는 CPPS를 통해 설비, 부품, 제품의 기록도 이루어지며 언제든지 액세스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성(‘제품 메모리’로 알려진 개념)을 보장한다.

이 연결은 회사의 내부 경계에서 멈추지 않고 공급업체, 고객 및 기타 외부 파트너도 포함하여 가치사슬을 가치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데 완전히 구현되면 다른 공장, 공급업체, 외부 파트너, 고객 및 에너지 유틸리티 회사까지 포함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구매에서 생산, 판매 또는 공급업체에서 회사에 이르기까지 고객에게 전체 프로세스 체인 전반에 투명성과 유연성이 생성된다. 생산뿐 아니라 제품의 개발, 주문, 계획, 구성 및 배포에서 고객별로 적용을 할 수 있어 품질, 시간, 위험, 가격 및 환경 지속 가능성과 같은 요인을 실시간에 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에서 이러한 종류의 수평적 통합을 통해 고객과 비즈니스 파트너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협력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사슬 전반 엔지니어링의 E2E 디지털 통합 목표는 전체 가치사슬의 디지털화와 현실세계의 가상화다. E2E 디지털 시스템 엔지니어링은 향후 고객이 제조업체가 정의한 제품 포트폴리오에 의존하지 않고 원하는 구성 요소와 기능을 개별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전체 가치 창출 프로세스는 고객 요구 사항에서 제품 아키텍처, 생산 단계로 맵핑되어야 한다.

이 엔지니어링의 특징은 제품 수명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데이터 및 정보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모델링부터 프로토타입 및 제품 단계까지 새롭고 더욱 유연한 프로세스를 정의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 시 새롭거나 수정된 생산 시스템이 필요하다. 신제품 및 생산 시스템의 개발 및 제조는 제품 수명주기와 통합 및 조정되므로 제품 개발 및 생산 시스템 간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심이 높아 IoT, Big Data, Cloud Computing 같은 인프라 구축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생산과정의 최적화와 관련해 많은 논의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와 연구는 인프라 구축이나 3D 프린팅, 로봇, 드론 같은 기술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총론이 아니라 각론이다. 스마트 기술의 이해를 넘어 기술변화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비즈니스 질서와 주도권 변화에 따른 시장과 비즈니스 구도의 본질적인 변화를 인지하고 개별 기업이 어떤 전략을 갖고 고객부터 설계, 생산, 판매, 물류에 이르기까지 전 경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러한 제조 환경의 변화는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음을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은 반드시 생각하고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결정해야 한다.

- 이석주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 교수

201809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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