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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마케팅의 귀재, ‘더 록' 

 

NATALIE ROBEHMED 포브스 기자
할리우드에서 이미 최고 몸값을 올리고 있는 ‘더 록’ 드웨인 존슨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마케팅 채널로 바꾸면서 더 많은 돈을 벌 방법을 찾았다.
눈을 찌푸리며 저 멀리를 바라보던 드웨인 존슨(46)이 강인한 턱을 꽉 다물었다. 이마를 타고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잠시 후, 그가 머리를 젖히며 껄껄 웃었다. 애틀랜타의 세트장,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더 록은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잠시 입술을 핥은 그는 멋들어진 대사를 날리고 스웨그 넘치는 발걸음으로 198㎝ 장신을 움직여 카메라 밖으로 사라졌다.

사실 요즘 존슨이 카메라 밖으로 사라지는 날은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전직 프로레슬러 존슨은 지칠 줄 모르는 자신의 매력(혹자는 반농담조로 대통령 후보로 뜰 정도는 된다고 한다)을 지렛대 삼아 할리우드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배우가 됐다. 지난해 그의 수입 1억 2400만 달러(1405억원) 중 대다수를 차지했던 영화 출연 수입은 포브스가 세계 100대 스타 발표를 시작하고 20년 만에 기록한 최대 금액이다. 존슨이 2017년 벌어들인 6500만 달러에 비하면 2배나 증가한 것이다.

에어컨이 있는 그의 트레일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푸른 물방울무늬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존슨은 “전 세계인을 위한 볼거리가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그 말인즉슨, 어디서나 통하고 어디서나 있는 존재감을 원한다는 뜻이다. 영화 외에도 HBO 히트 드라마 ‘볼러’가 있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아주 영리한 전략도 있다. 팔로워가 1억800만 명이 넘는 존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그가 자신의 아이폰 카메라에 대고 팬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영상이 자주 올라온다. 촬영 장소는 주로 그의 이동식 체육관이다. 1300만 명이 팔로잉하는 트위터, 친구가 5800만 명 정도 되는 페이스북에도 영화 예고편이나 존슨의 개발 회의 참여 영상, 다이어트 중 마음 놓고 먹는 ‘치트 데이(cheat day)’를 축하하기 위해 팬케이크를 잔뜩 쌓아놓은 사진 등이 다양한 해시태그를 붙인 글과 함께 올라오고, 그럴 때면 ‘좋아요’가 수백만 개에 달한다.

영화사에 소셜미디어 수수료 청구해

지금 존슨은 디지털 세계에서 구축한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색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낼 방법을 시험 중이다. 2000만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출연료에 더해 개봉 후 제작사가 가져가는 흥행 수입 중 일부(전직 FBI 인질 구출 전문가를 연기한 7월 개봉작 ‘스카이스크래퍼’가 시작)를 받는 그는 앞으로 영화에 출연할 때마다 7자리수에 달하는 소셜미디어 수수료를 별도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존슨의 계약 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말했다. 다시 말해, 제작사들은 TV나 거리 광고판에 돈을 쏟아붓는 대신, 가장 유명한 스타에게 그가 가진 유료 마케팅 채널에 대한 비용을 함께 지불하는 것이다.

“내게 소셜미디어는 영화를 마케팅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존슨은 말했다. “전 세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자산을 구축한 거죠. 이를 통해 제가 제공하는 가치가 분명 있습니다.”

존슨은 지금도 토크쇼나 프레스투어, 그 외 스타가 해야 하는 홍보 의무를 다 수행하고 있다. (이제 박스오피스 수입에서도 돈을 가져가기 때문에 홍보 활동은 더 중요해졌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채널을 별개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한 홍보료를 따로 요구하는 건 할리우드에서도 새로운 시도다.

적어도 ‘더 록’의 경우에는 제작사도 이런 계약을 받아들인 걸로 보인다. 흥행을 위해 엄청난 투자금을 투입하고 1억5000만 달러가 넘는 홍보 예산을 책정해도 영화가 반드시 블록버스터가 되란 법은 없다. A급 배우가 자신의 팬층을 활용하면 제작사들은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목표 관객을 향해 표적화된 신작 홍보를 할 수 있다.

“요즘 중요한 스타 파워는 바로 소셜미디어 파워”라고 컴스코어 선임 미디어애널리스트 폴 더라가베디언이 말했다. 현재 계약금 외에 별도로 소셜미디어 홍보 수수료를 요구하는 스타는 ‘더 록’이 유일하다. 영화 ‘센트럴 인텔리전스’에 그와 함께 출연한 케빈 하트의 경우, 수년 전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다른 작품과 관련된 트윗을 올리는 대가로 소니로부터 200만 달러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받은 금액은 존슨이 받은 금액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이제 제작사들은 스타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 스타와 팬의 교류 정도를 보며 캐스팅 결정을 내리고 있다.

존슨은 항상 팬과의 교류가 두터웠던 스타다. 조부와 아버지를 따라 프로 레슬러로 데뷔한 그는 아버지의 선수 예명이었던 록키 존슨에서 이름을 따 자신의 덩치와 태도 모두를 잘 표현하는 ‘더 록’을 별명으로 삼았다.

2000년 SNL(Saturday Night Live) 출연으로 유니버셜 경영진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이를 계기로 2001년 영화 ‘미이라 2’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깊은 인상을 남긴 덕분에 제작사는 작은 역할이었던 그의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해 스핀오프 영화 ‘스콜피온 킹’을 제작했고, 예산 6000만 달러를 투자한 영화는 전 세계에서 1억 65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었다.

최고의 레슬러, 간판 액션 스타 되다

이후 그저 그런 액션영화 여러 편을 찍다가 달짝지근한 가족영화(‘미스터 이빨요정’ 기억하시는지?) 3편에 출연한 그는 자신이 애초에 팬을 얻은 이유였던 ‘근육’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재도약을 시도했다. “레슬링 경험은 관객과 진짜 교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줬다”고 그는 설명했다. “관객이 가장 우선이어야 합니다.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집에 돌아가게 만들려면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좋은지 생각해야 하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제공하라’는 철학은 아카데미 주연상과는 인연이 없을지 몰라도 박스오피스에서는 수십억 달러를 벌어준다.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멀티플렉스를 찾는 관객 4개 카테고리 전부(남성, 여성, 25세 이상, 25세 미만)에서 존슨은 호감도가 높았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존슨은 2017년 2% 하락해 111억 달러로 규모가 감소한 북미시장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안전망이다. 무조건 날려버리는 액션영화는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되는 언어라서 굳이 번역이 필요 없고, 특히 해외에서 잘 팔린다는 점이 ‘더 록’의 장점이다. (존슨의 박스오피스 수입 중 64% 이상은 해외 시장에서 얻은 것이다.) 사모아제도와 아프리카-아메리카계 혈통이 섞인 얼굴은 전 세계 여러 곳에서 그를 친숙한 영웅으로 만들어준다.

커리어가 성공하면서 존슨은 자신의 사업도 다음 단계로 이끌고 있다. 5년 전, 전처이자 매니저인 대니 가르시아와 함께 ‘더 록’을 배우에서 기업으로 변혁시키기 위해 세븐 벅스 프로덕션을 설립했다. 존슨이 영화에 출연할 때면, 8명으로 구성된 세븐 벅스 크리에이티브·제작·디지털 팀이 함께 뭉쳐 대본부터 제작 지원, 홍보 진행 가이드까지 영화의 모든 분야에 참여해 힘을 보탠다. 회사에서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존슨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올릴 모바일 컨텐트를 제작한다.

세븐 벅스의 노력으로 존슨은 애플을 포함한 대형 브랜드와 광고 출연 및 협찬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포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드로가5 경영자가 새로 합류하면서 2명으로 구성된 세븐 벅스의 크리에이티브팀은 존슨의 베스트셀링 의류 라인과 새로운 헤드폰 브랜드를 관리하는 회사 언더 아머와 함께 존슨을 위한 ‘프로젝트 록’ 캠페인을 계획했다.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는 존슨을 굳이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프로젝트다. “저희의 다음 행보죠.” 가르시아가 말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컨텐트를 찾아 소유권을 확보하고 개발해서 저희의 방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겁니다.” 앞으로 세븐 벅스는 WWE 동료 프로레슬러 존 시나가 출연하는 ‘더 잰슨 디렉티브’와 슈퍼히어로 액션 모험물 ‘샤잠!’을 개봉할 예정이다.

지금 그의 순재산은 1억6500만 달러다. 생각했던 일정에 딱 맞는 여정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전 세계에 어필하는 일을 해내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10년, 20년, 그것보다 더 걸릴 수 있다고요.” 앞으로 20년이 더 흐르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적절하게도 그가 해시태그에 어울리는 단어를 골랐다. “무한대죠.”

※ 소셜미디어 파워

드웨인 존슨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늘어갈수록 그의 글로벌 흥행 파워도 거세지고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그가 출연한 영화의 총수입(첫 작품 이후 계속 자릿수가 바뀔 정도로 증가)이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와 함께 어떻게 증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NATALIE ROBEHMED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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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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