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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필요한 사람만 하도록 

 

MiChEla TindEra 포브스 기자
이그잭트 사이언스가 대장암 판별에 효과적인 테스트를 개발했다. 소화기내과 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3년 전, 케빈 콘로이는 아일랜드 모허 절벽 위에 서서 152m 아래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그의 회사가 개발한 대장암 검진에 대한 내용이었다.

2009년부터 콘로이는 이그잭트 사이언스(Exact Sciences)라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비침습적 검진 툴을 대장내시경의 대안으로 신청하고 당국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전화를 건 사람은 미국 예방정책국 특별위원회에서 이그잭트의 대장암 검진을 선별검사로 추천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부담적정보험법에 따른 의료보험 처리를 해줄 수 없다는 뜻이었다. “회사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콘로이는 말했다. “놀랐지만, 여러 면에서 더 분발하게 만들어줬죠.”

자극을 받은 콘로이는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내며 노력을 이어갔다. 덕분에 이후 이그잭트 주가는 특별위원회가 거절 의사를 밝히기 전보다 3배 넘게 상승했다.

대장암 진단에는 주로 3가지 방식이 사용된다. 첫 번째 방법인 대장내시경은 정확도가 높긴 하지만 비용(평균 2200달러)도 높다. 두 번째 방법으로 대변 샘플을 채취해 혈액을 찾아내는 분변잠혈검사가 있는데, 비용은 60달러로 낮지만 암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고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있다. 세 번째로는 649달러를 내야 하는 이그잭트의 ‘콜로가드’가 있다.

분변잠혈검사와 마찬가지로, 콜로가드 역시 환자의 대변 샘플을 채취해 헤모글로빈의 흔적을 찾는다. 더불어 암세포 및 전암세포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각종 돌연변이 DNA 서열을 찾아낸다. 민감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3년마다 한 번씩 받아도 된다. 그래서 부담이 적다.

대변 샘플로 헤모글로빈 흔적 찾는 의료진단법

콜로가드의 거짓음성 비율은 8%고, 거짓양성 비율은 13%다. 이를 기준으로 어림잡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콜로가드 검사를 받는 10만 명 중 대장암 의심 결과를 받을 사람이 90명이라면, 콜로가드는 이 중 7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선별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건강한 사람 1만3000명에게 대장암 가능성이 있으니 대장내시경을 추가로 받으라는 걱정스러운 결과를 보낼 수 있다. 그래도 콜로가드를 이용하면 8만7000명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전날 장을 비워내는 불쾌하고 수고스러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미국 국립보건원 자료를 보면 대장암 1기 진단을 받은 환자는 5년 생존율이 92%지만, 4기 환자의 생존율은 11%로 뚝 떨어진다. 미국에서는 매년 대장암으로 5만 명이 사망한다. 그런데도 지금의 선별검사는 추가 검사가 필요한 환자 중 65%만 잡아내고 있다. 콜로가드는 이를 개선할 수 있다.

콘로이는 2009년 자신이 경영하던 의료진단기업 서드웨이브 테크놀로지스를 홀로직으로부터 5억8000만 달러를 받고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그러자 이그잭트 사이언스가 경영직을 제안했다. 당시 이그잭트에는 “어떤 상품이나 유의미한 지적재산권, 과학자도 없었다”고 콘로이는 말했다. 1995년부터 DNA 마커를 연구하긴 했지만, 시장에 내놓을 만한 검사는 그때까지 한 개도 없었다.

그러나 콘로이의 마음을 움직인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매사추세츠주 말버러에 있던 회사가 그가 살고 있는 위스콘신으로 이전한다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메이오 클리닉 연구원 데이비드 알퀴스트 박사가 서로 다른 DNA 마커를 검사 패널에 추가할 경우 콜로가드의 민감도를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쳤기 때문이다.

콘로이는 유례 없는 계획을 만들어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업체들은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 위해 한 번,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 또한 번, 총 두 번의 임상실험을 진행해야 했다. 그럴 경우 시간과 비용 면에서 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그잭트는 파산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콘로이는 말했다. 그래서 그는 이그잭트가 한 번의 임상실험으로 FDA와 보험 승인 신청을 완료할 수 있도록 관료들을 설득했다.

2014년 환자 1만 명의 샘플을 사용한 임상실험은 FDA와 메디케어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규모를 갖추었다. 미국 암학회는 곧바로 검사를 추천했고, 예방정책국 특별위원회도 2016년 검사를 승인했다.(이그잭트는 2016년부터 미국 암학회에 1만5000달러를 기부했다.)

사용자 확보와 보험 문제 등 과제 남아

그러나 이그잭트가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더 있다. 소화기내과 의사를 대표하는 다원화사회특별위원회다. (이그잭트는 특별위원회 소속 한 단체에 3만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 이 위원회는 콜로가드를 ‘2등급’으로 추천했다. 대장내시경과 분변잠혈검사에 ‘1등급’을 부여한 것과 대비된다. 콜로가드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장기 연구 결과를 보충자료로 요구하기도 했다. 3년마다 콜로가드 검사를 받는 비용이 매년 대변검사를 받는 비용보다 비싸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리가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따져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람들 대부분은 분변 샘플로 선별 전 검사를 받는 대신 바로 대장내시경을 받아버린다.

게다가 검사를 아예 받지 않는 사람도 많다. 밀워키에 사는 수잔 피커링은 12년간이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피하다가 62세가 되어서야 친구 설득에 따라 주치의가 처방해준 콜로가드 키트를 받아갔다. 키트를 받아온 후에도 집 안 구석에 처박아두고 수개월간 사용을 미루던 그녀는 결국 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했다. 그랬더니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고, 2017년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과 항암 화학치료를 받은 끝에 그녀는 판별 가능한 암세포를 모두 제거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메이오 클리닉의 아퀴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소화기내과 의사로서 미국 전역의 동료 의사들이 콜로가드 등장에 방어적으로 나오는 걸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은 콜로가드가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유용한 건강검진 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위협으로만 인식한 거죠.”

보험 문제도 있다. 부담적정보험법에서 대장암 선별 검사는 보험 항목이기 때문에 환자 중 85%는 콜로가드 검사 비용을 전혀 부담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단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사람들은 확진을 위해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는데, 가격이 훨씬 높은 대장내시경은 보험 처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가수 해리 코닉 주니어를 홍보대사로 고용하는 등 마케팅에 상당한 비용을 투자한 이그잭트는 2018년 1분기 매출 9000만 달러를 올리고도 결국 39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그래도 시가총액이 73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은 콜로가드의 잠재력을 믿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콘로이는 자신이 보유한 현금 10억 달러를 투자해 폐암이나 간암 등의 질병을 탐지하는 혈액검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레일이나 가던트 헬스 등 자금이 두둑한 스타트업과도 경쟁해야 한다. 알퀴스트는 “진정한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은 실현 가능한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고 있습니다. 쉬운 일이냐고요? 당연히 어렵습니다. 힘든 과정이 될 테지만,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 HOW TO PLAY IT

신시내티에 본사를 둔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는 연쇄상구균,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헬리코박터균, 식품매개질병, 호흡기 감염, 기생충학, 대변 분석 등 다양한 질환 및 영역에 대해 진단검사 키트를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와 함께 약물 개발용 정제 시약 및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도 운영한다. 올해 매출은 5.7% 증가해 2억122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은 6% 증가해 주당 0.71달러가 예상된다. 1977년 설립된 회사는 1990년부터 배당금을 지급했다. 분기별 지급금이 주당 0.125달러이기 때문에 3%의 수익률은 너끈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5월 초부터 16% 상승했지만, 주식은 아직도 5년 평균 주가매출액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보다 18% 아래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존 도보츠는 포브스 디비던드 인베스터, 포브스 프리미엄 인컴 리포트 편집장이다.

- MiChEla TindEra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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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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