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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전용 지식 공유 서비스 개발한 인터엠디 최유환 대표 

“특정 집단 위한 ‘버티컬 포털’ 시대 올 것” 

유주현 기자
질병에 걸리면 의사에게 매달리지만, 의사도 신은 아니다.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의료 지식은 천차만별이고, 국내 보고 사례가 드문 희귀병 환자라도 만나면 같은 의사라도 소문난 ‘명의’를 찾고 싶어진다. 경험이 부족한 군의관이나 지방 개원의, 젊은 의사들에겐 지식 공유가 더욱 절실하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개발된 의사전용 지식 공유 앱 ‘인터엠디’가 빠르게 회원수를 늘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최유환 대표는 ‘의사가 행복해야 의료가 행복하다’는 슬로건 아래 “의사들의 전문적 니즈 해결이 인터엠디의 비전”이라고 했다.
“외국의 서모(Sermo)나 피규어1(Figure1)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의사들 간의 폐쇄형 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인터엠디가 그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경력의 선생님들께서 답변을 달아주시니 궁금했던 것들이 명확해졌습니다. 인터엠디 답변을 주변에 공유할 만큼 의사들에게 유용한 서비스입니다.”

‘인터엠디’ Q&A 게시판에 올라온 의사들의 의견이다. 흩어져 있던 의료지식과 경험들이 모이는 공간이자 의사들이 궁금한 모든 것을 묻고 답하는 플랫폼이 바로 의사전용 지식·정보 공유 서비스 ‘인터엠디’다. 오직 의사들만 실명으로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해 10월 서비스 론칭한 달 만에 안드로이드 인기 의료앱 1위를 달성하며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 7월에는 더욱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서비스 리뉴얼을 단행했는데 이후 1인당 평균 방문횟수가 약 2배 증가하고, 주간 콘텐트 생성 수치도 1.5배가량 상승했다. 9월 기준 누적 회원수 1만4000명, 콘텐트 누적 조회수도 60만 건을 돌파했다. Q&A 중심의 지식DB는 이미 1만5000건을 넘어섰고 답변율도 95%를 넘기는 등 국내 유일의 의사전용 지식 공유 앱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투자 단계일 뿐, 수익은 없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라는데,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까? 인터엠디를 이끌고 있는 최유환 대표를 만났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포털 전략 업무와 라인의 태국 사업 총괄, CJ CGV의 ‘스크린X’ 개발 주도 등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를 선도하고 나섰다.

안드로이드 인기 의료앱 1위

IT전문가가 어떻게 의료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게 됐나?

네이버에서 메신저 사업을 하며 유저 이용 양상을 보니, 점점 대중이 아니라 특화된 그룹 대상의 서비스로 나가는 게 다음 세대 모습 아닐까 싶었다. 사람들은 메신저 안에서 계속 그룹으로 모이려는 성향을 보이더라. SNS를 봐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잘하듯, 동질감 가진 사람끼리 묶이려는 성향이 전보다 커진다고 봤다. 메신저가 1대1을 넘어 특정 집단을 위한 버티컬 서비스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던 중에 우연히 헬스케어 쪽 지인이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 디지털 잘하는 사람이 없다더라. 시장을 조사하니 낙후된 부분이 많고 해야 될 영역이 많아 뛰어들었고, 이 산업을 움직이는 의사 집단에 집중하게 됐다.

메디게이트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는데 굳이 의사용 지식 공유 앱이 필요한가?

의사는 굉장히 특이한 직업이다. 교수나 학자가 아님에도 매년 학회 참석이 의무화된 직업인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학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임상결과나 약제가 나오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의사를 위한 버티컬 포털이라면 당연히 지식 테마가 있어야 한다. 기존 플레이어들과 콘텐트가 완전히 다르다. 기존 사이트는 익명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공간이라면 우리는 실명 베이스이기에 전문가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지식 테마를 잡았고, 한국인이 익숙한 ‘지식인’ 툴에 기반한 Q&A 모델을 만들었다. 답변자들이 대부분 논문에 입각해 답을 쓰니 답변 수준이 높다. 1주년 기념 설문이 진행 중인데 80% 이상이 답변 신뢰도가 ‘굉장히 높다’고 답했다.

Q&A 메뉴에 좋은 정보가 교환된 사례가 있나?

환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 케이스가 몇 있다. 대표적인 게 한 안과의사가 30년간 겨울이면 근육이 굳어지는 증상을 어느 병원을 가도 해결하지 못한 지인의 사연을 올렸더니, 신경과 전문의가 ‘paramyotonia congenita’가 의심되는데 국내에 거의 보고되지 않은 희귀병이라고 조언했다. 환자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의사 진료를 받기도 전에 자신이 ‘paramyotonia congenita’인 것 같다고 정확히 말해 화제가 됐다더라. 30년 동안 병명을 몰라 떠돌던 환자가 인터엠디 집단지성의 도움을 받은 거다. 섬에 있는 공보의나 군의관들처럼 동네 보건을 책임지는 분들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의사들에겐 영업비밀인 의료지식을 대가 없이 공개할 수 있나?

영업비밀이라기보다 경험이 다른 거다. 답변을 열심히 하는 분들은 지식을 공유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강한 분들이다. 처음엔 리워드 시스템을 고민했는데, 콘텐트 작성 행위 자체에 리워드를 주자니 오남용이 일어나겠더라. 천천히 가더라도 양질의 콘텐트 얻기를 택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Q&A 올리는 분이 월평균 300~400분 되는데, 전체 회원의 3%다. 네이버 지식인에 참여하는 숫자도 회원의 1%가 안 되는데, 우린 폐쇄성도 있고 콘텐트 수준이 높다 보니 매우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

7월 리뉴얼을 통해 ‘커넥트’ 서비스를 추가했다.

지난해 10월 Q&A만으로 날카롭게 치고 들어간 건 기존 사이트와 차별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유저들 니즈가 점점 많아지고, 의사들 커뮤니케이션이 고립된 편이라 좋은 정보가 있어도 바로 유통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커넥트’는 의사들에게 필요한데 별로 안 알려진 내용을 발굴해 게재해 드리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예컨대 개원의들을 위해 지역상권에서 입지를 판단하는 상권분석 사이트나 약품·의료기기 정보 등 의사에게 필요한 여러 정보 소스를 링크해주는 서비스다.

“지식·정보 흐름 안에서 수익 추구할 것”


▎지난해 10월 론칭한 인터엠디는 현재 회원수 1만4000, 누적 조회수 60만건을 돌파했다. 답변율은 95% 이상이고, 답변 신뢰도 설문 결과 ‘굉장히 높다’가 80% 이상이었다. / 사진:인터엠티 제공
인터엠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에 나선다. 최 대표는 “인터엠디 서비스는 지식·정보가 흘러가는 과정에서 수익 모델을 추구한다”면서 크게 세 축의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 “제약·바이오·의료기기 회사들은 의사들에게 제품 개발이나 약품 신뢰도 평가 등 묻고 싶은 게 많다. 그런 리서치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강화해서 의사들에게 보상을 드리고 우리도 돈을 버는 구조가 한 축이다. 또 한 축은 ‘커넥트’ 서비스다. 마케팅을 원하는 회사와 의사를 만나게 하는 좋은 환경을 마련해드릴 계획이다. 또 인터엠디 컴퍼니 차원에서 또 다른 앱을 만들어 직접적인 수익화 모델을 시도할 거다. 네이버가 오늘이 있기까지 한쪽에서 돈 대주는 역할을 한 게 한게임이었다. 우리도 컴퍼니 안에서 그런 식으로 롱런하려 한다.”

해외 유사 서비스들의 현황은 어떤가?

‘덕시미티(Doximity)’는 구인구직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고, ‘피규어1(Figure1)’이나 ‘서모(Sermo)’ 등은 지식DB 중심이다 보니 돈을 벌기보다 DB가치로 회사가 운영되는 형태다. 최근 ‘서모’의 경우 IR 반응이 좋은 게 축적된 DB가치 덕이다. 미국에서는 콘텐트 DB만 잘 쌓아도 계속 투자가 들어오고 비즈니스가 잘되니 우리로선 부러운 환경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요즘 규제 때문에 말이 많은 원격의료에 해당한다.

의료법에는 의사와 환자 대면에 대해선 규제하지만 의료인 사이의 원격 컨설팅은 허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환자를 접하는 의사에게 다른 의사가 어떤 형태로든 진료 방향을 얘기해주는 것은 허용된다. 우리로서는 인터엠디가 한국 현실에 맞는 원격의료 형태가 아닐까 싶다. 굳이 환자를 대하는 의사 역할을 없앨 필요 없이, 집단지성을 통해 좋은 서비스만 유지하면 된다. 원격의료 규제를 풀어도 부작용이 올 거다. 누군가 현장에서 걸러주는 게 맞다. 우리 답변에 대해서도 최종 책임은 환자를 대하는 의사에게 있다.

-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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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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