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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길을 찾다] 젊은 기업가들의 고민과 새로운 길 

 

경영이란 무엇인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산전수전 다 겪은 경영의 대가들이 아닌 3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기업가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비교적 기존의 관행과 패턴에서 자유로운 젊은 기업가들의 신선한 시각과 경영 스타일을 듣기 위해 성공 가도를 걷고 있는 젊은 기업가 4인을 초대했다.

▎11월 16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세드림 사무실에서 본지가 주최한 송년 좌담회가 열렸다.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젊은 기업가 4명은 현장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왼쪽부터)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 손창현 OTD 대표.
포브스코리아가 마련한 송년 좌담회에 초대한 4인은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 이의현 로우로우 대표, 손창현 OTD 대표다. 이들은 지난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터 2층 CREA 룸에서 열린 ‘SEOUL WORK DESIGN WEEK 2018’ 행사에서 ‘나의 일’이란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 함께 참가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4인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김익환 대표는 전통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손창현 대표는 국내 최초로 음식 관련 편집숍을 기획하는 스타트업 OTD 창업가다. 이의현 대표는 본질에 집중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가방과 신발로 인기를 끌고 있는 로우로우 창업가다. 윤자영 대표는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유명해진 스타일쉐어 창업가다.

4인을 다시 한자리에 모은 것은,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대에 위기에 빠진 한국 기업이 어떻게 이 어려움을 헤치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나가야 하는지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다. 이들과 함께한 좌담회가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 공감대를 넓히고,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좌담은 11월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한세드림 사무실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사회는 포브스코리아 권오준 편집장이 맡았다.

나는 왜 기업가의 길을 걷고 있나?

사회: 반갑습니다. 젊은 기업가들의 고민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SWDW’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눴으면 합니다. 김익환 대표가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익환: 세상은 급변하는데, 우리 회사(한세실업)는 변화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한세실업은 전통적인 제조업체인데,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리딩 기업으로 살아남느냐, 도태되느냐는 기로에 서 있는 셈입니다. 일본에 갔을 때 ‘TWDW(Tokyo Work Design Work)’라는 콘퍼런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행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올해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회: 강사로 참가한 분들의 소감도 듣고 싶습니다.

윤자영: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은 콘퍼런스 참석자와 함께 일을 잘하는 방법을 고민할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참석자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무척이나 진지해서 놀랐습니다. 이분들도 조직 운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데, 팀으로 일한다는 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또다시 느꼈던 자리였습니다.

이의현: 저는 상당히 자유롭게 일하고 있지만, 요즘 내 ‘업’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콘퍼런스에서 사람들과 ‘업’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손창현: 참여를 제안받았을 때 내부적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던 시기였습니다. 일이라는 주제로 라이프스타일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공간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요. 강연이 끝난 후 이메일을 많이 받았는데, 참석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사회: 젊은 기업가들이 일에 대한 고민을 풀어가는 방식을 본지에 소개하면 좋을 것 같네요. 일을 잘하는 방법은 뭔가요?

이의현: 제 원칙 중 하나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자’입니다. 동료들이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회사 일이 잘될 수 없습니다. ‘짱’(1등)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하지 말자는 주의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 희망도 생기고, 일하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손창현: OTD가 성장하면서 동료가 늘었지만 한동안 혼자서 모든 일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혼자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열심히 뛰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사회: 손 대표가 수평적 조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 같네요. 이를 위해선 리더와 직원 사이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요.

윤자영: 혼자 일을 잘하는 것과 여럿이 함께 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창업가의 머리에는 항상 목표가 자리 잡고 있는데,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전진해나가는 게 무척 어렵습니다. 저야 창업가이기 때문에 당위성만으로도 일할 수 있지만, 동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리더는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항상 어려운 일것을 하자고 제안할 수 밖에 없는데, 다만 그 과정에서 소통 방법을 잘 설계하지 않으면 껄끄러운 관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 김 대표는 기업 규모가 크죠. 오래된 회사고요. 고민의 포인트가 좀 다를 것 같은데요.

김익환: 한세실업은 창업한 지 40년 가까이 된 기업이고, 임직원만 3만7000여 명이나 됩니다. 수십 년 동안 일한 임직원들은 자기만의 일하는 방식이 있고,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들과 공감하기 위해서 일의 방향성을 잡으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편입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본인의 비전을 전파하려면 입에서 토가 나올 정도로 끊임없이 반복해서 말해야 된다’라고 했지요. 임직원과 소통하면 합의를 이루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속도가 붙더군요.

사회: 일반적으로 기업가의 길은 험난합니다. 성공 확률도 상당히 낮죠. 실패하면 상상할 수 없는 고난을 겪어야 하고요. 굳이 왜 이 길을 선택했나요?

손창현: 만들고 싶은 것을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아크앤북이라는 서점을 연 것도 ‘도쿄에 가면 츠타야 서점에 열광하는데, 왜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그런 장소가 없을까?’라는 호기심에서 비롯됐습니다.

이의현: 일류라는 말을 엄청 좋아해요. 일류는 늘 선두에서 있죠.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 로고가 들어가 있는 옷을 입고 싶어 한다면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제가 창업한 이유죠.

윤자영: 저도 좋은 제품(서비스)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건 그냥 창작자의 몫이죠. 그런데 창업가로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여러 문제에 부딪히다보니 슬럼프가 왔던 순간이 있었어요. 내가 만든 작은 결과물 하나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슬럼프를 이겨냈지요. 우리 회사는 실력에 따라 평가받을뿐더러 구성원 간 평등합니다. 우리의 영향력이 주변으로 전달되는 게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김익환: 개인적으로 창업은 사회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WDW’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고요. 대다수의 청년이 고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데 안정적이지만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 어려운 일들이죠. 창업은 기존에 없는 것을 만들고, 기존에 있는 것을 보강하는 작업이죠. 저 또한 조직의 변화를 이끌고, 새로운 시스템과 제품을 만드는 데 큰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 기업가의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가치를 만들어서 전달할 것인가죠. 그 가치가 사회적 의미를 띨 때 생명력이 생기겠지요. 요즘 기업가정신이 강조되고 있는데 젊은 기업가들에겐 고리타분하다는 느낌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손창현: 기업가정신을 논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작아서요.(웃음) 스스로 묻는 질문 중 하나인데, 변화하는 세상에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가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게 기업가가 아닐까 생각해요.

윤자영: 사람을 채용할 때 내부에선 ‘기업가정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기업이라는 단어가 큰 회사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창업가(Entrepreneur)는 대단히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일쉐어에는 6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이 중 7~8명은 창업 경험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창업 경험이 있는 분들을 뽑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들은 어떤 경영 환경에 갖다 놔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거든요.

이의현: 저를 소개할 때 ‘가방 장수’라고 말합니다. 장사꾼, 기업가, 사업가 등의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는 구분되는 것 같은데, 저에게 ‘기업가정신’은 굉장히 거리가 먼 이야기예요. 차라리 ‘벤처 정신’이 더 실감 납니다. 벤처 정신이야말로 창업가의 정신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죠.

김익환: 우리 회사의 미션은 ‘세계 최고의 옷을 만들어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기업이 속해 있는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기업가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사회: 현대경영에서 진정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대표의 로우로우가 그런 경우죠. 반면, 손 대표는 사물이나 현상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 보입니다. 모두 성공한 창업가,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경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의현: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심에 뭐 먹을까를 결정하는 것도 은근히 힘든 일입니다. 뭐가 우선순위인지 질문하는 게 경영자의 역할입니다. 훌륭한 경영자는 우선순위를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이상형 월드컵을 잘하는 사람이 최고의 경영자가 아닐까요.(웃음)

손창현: 회사 규모에 따라 경영의 의미가 다른 것 같아요. 스타트업 창업가에게 필요한 경영능력은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OTD는 해외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데, 리소스의 효율을 극대화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윤자영: 어려운 질문이네요.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예전에는 성과를 중심에 놓았는데, 그러다 보니 조직이 와해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경영은 성과와 구성원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 경영이라고 봅니다.

김익환: 좋은 지적입니다. 경영이라는 것은 방향, 즉 구성원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만약 리더가 잘못된 길을 제시하게 되면 구성원들은 말도 안 되게 돌아서 목표를 향해 가야 합니다. 경영은 시장의 흐름이나 환경을 잘 분석해서 구성원에게 잘 설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방향뿐만 아니라 왜 그 길이 맞는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도 경영의 일부분이죠.

사회: 경영자를 많이 만나게 되는데, 공통적으로 ‘시대가 변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새로운 세대와 함께 일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대처합니까?

윤자영: 새로운 세대의 직원과 어울려서 일할 수 있는 경영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피스도 잘 꾸며야 하고, 기업문화도 고민해야 하죠. 예전에는 구성원에게 ‘따라와라’라고 하면 따라왔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스타일쉐어에도 40~50대 경력자가 있는데 보통 ‘회사를 이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대부분 복지 혜택이 많은 기업문화에 반대하죠. 그럼 저는 ‘이 제도를 없애는 순간 젊은 세대의 직원과 일할 수 없다’고 대응합니다. 비용과 효율만 따져서 조직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리더와 구성원은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익환: 공감합니다. 과거와 기업의 시스템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리더와 구성원이 비전이나 철학을 공유하고 싶어도 불가능했습니다. 기업 내에 시스템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슬랙(클라우드 기반 팀 협업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모든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으면서 잘 맞춰 나가는 게 경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경영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야 되겠죠.

이의현: 시대의 흐름에 맞추는 것이 당연하지만, 변하지 않는 가치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성장 시대에 요구되는 학문으로 인문학이나 철학 등 과거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았던 것들이 대두되고 있어요. 이제는 ‘왜 살지?’라는 질문을 기업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풍요로운 시대지만 저는 기업 경영에 지나친 욕심을 내지는 않습니다.

사회: 그렇다면 여기에 모인 기업가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요?

손창현: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는데,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리더,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제 성향대로 열심히 일해서 성취감을 느끼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만 해도 잘하는 것 아닐까요.(웃음)

김익환: 밖에서 보면 사회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한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싶고요.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리더로 남고 싶습니다.

윤자영: 저는 단순해요. 구성원에게 신뢰받는 리더죠.

빠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사회: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세상은 급변하고 기업은 변화에 잘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경영자는 변화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이의현: 전 ‘청개구리’라서 그런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뭐 어떻게 된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세상에 변하는 게 많을까? 아니면 변하지 않는 게 더 많을까?’라고 묻는다면 ‘변하지 않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 관계, 먹는 행위, 사랑 등 변하지 않는 게 훨씬 많습니다. 개인적인 성향 때문인지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편이죠. 주로 변하지 않는 것에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창현: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요.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기점에 서 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체감하기 어려울 뿐이죠. 물론 이 대표의 말에 공감합니다. 온라인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지만 오프라인의 영향력은 여전합니다. OTD를 창업한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온라인이 많은 것을 주도하지만 실체적인 물리적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이 공간을 가지고 뭔가를 해야 합니다. 아마존 효과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지고 있지만 그렇다면 남는 공간인 땅에서 ‘뭘 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익환: 의류 회사 입장에서 보면 매장이 있는 의류 회사끼리 하던 경쟁에서 매장이 없는 온라인 회사 간 경쟁으로 가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젠 온라인 경쟁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와도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애플의 아이폰인데, 의류 회사는 이제 애플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아이폰을 사면 의류를 살 수 있는 돈이 부족해지기 때문이죠. 변화의 속도도 너무 빠릅니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경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윤자영: 맞아요. 스타일쉐어는 더욱이 플랫폼 비즈니스니까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이 시장은 굉장히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무서운 플레이어가 언제나 나타날 수 있어요. 새로운 시도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네이버 같은 곳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면 하루에 몇만 명이 다운로드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나오고 판도가 바로 뒤집힐 수 있어요. 여기서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인데, 방법은 서비스 차별화밖에 없습니다. 대규모 마케팅으로 다운로드를 많이 일으켜도 ‘서비스 경험’은 쉽게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죠. 우리는 고객이 매일 좋아하는 서비스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김익환: 윤 대표 말대로 패션 제조업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과거에는 1년 앞을 내다보는 게 패션 산업의 중요한 숙제였는데, 지금은 1개월 후를 예측해야 합니다. 의류 회사는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죠. 의류 제조회사는 최단 납기일이 중요합니다. 가격도 저렴해야 하고요. 물론 품질도 좋아야 합니다. 기존 매뉴얼에 따르는 전통적인 관리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자동화나 디지털의 고도화가 가능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손창현: 윤 대표와 김 대표의 이야기에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다른 방향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다 망해가는 서점을 왜 하느냐죠. 나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사람들이 책을 사는 이유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정보 취득뿐만 아니라 책이 이뻐서, 혹은 책장에 꽂아놓기 위해서 등도 책을 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의현: 변화에 대응하려면 진심과 신뢰뿐인 것 같아요. 로우로우의 진심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통과 도약 어떻게 이룰 것인가?


▎본지 권오준 편집장(사진 중앙)의 사회로 진행된 송년 좌담회는 4시간 넘게 이어졌다. 젊은 기업가 4명은 “일과 미래에 대해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회: 구성원과의 소통이 중요한 덕목이자 능력인 시대입니다. 어떤 식으로 구성원과 소통하는지요?

손창현: 저는 구성원과 대화할 때 그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합니다. 구성원을 설득하려면 자료를 많이 준비해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실현 가능성이 낮습니다. 구성원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시간은 많이 걸릴 수 있어요. 하지만 모호하게 소통하게 되면 구성원들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고, 비효율적인 조직이 될 수밖에 없죠.

사회: 구성원을 설득하는 과정이 오래 걸리면 신속한 의사결정에 방해가 되지는 않나요?

손창현: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설득하는 과정이 명쾌하면 실행력이 강해집니다.

이의현: 개인적으로 구성원들과 소통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성원과 소통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동문서답이 되지 않도록 구성원들의 말 하나하나를 귀 기울여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김익환: 구성원들과 소통할 때 가장 큰 장벽은 직급이죠. 직급이 소통하는 데 큰 방해가 됩니다. 이를 없애기 위해 직급에 따라 의견의 무게감을 나누지 않고, 구성원 모두의 의견이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소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자영: 저도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구성원과 리더가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리더가 먼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우리와 함께 일하는 젊은 구성원들은 새로운 세대거든요.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경영자가 되려면 소통 방법도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이의현: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리더에게도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예전에는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강조했지만, 요즘은 ‘왜’라는 질문을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순리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더하는 것은 본능이고, 빼는 것은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요. 리더에게 빼는 훈련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사회: 예전 기업가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한강대교에 몇 번이나 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고난이 적잖았다는 의미죠. 리더는 항상 이런저런 위기에 시달리게 되는데, 어떻게 버텨나가고 있는지요?

손창현: 창업 초기에 그런 위기가 많았습니다. 다행히 저는 공동창업자가 옆에 있어서 가족에게도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었어요. 공동창업자가 옆에 있다는 게 큰 버팀목이 됐습니다. 그런 면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윤자영 대표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자영: (웃음)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위기를 경험하는 것은 당연하죠. HR이나 투자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일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죠. 그럴 때마다 상황에 맞는 멘토를 찾아 의논하는 편입니다.

김익환: 모두 공감하겠지만, 기업에는 위기 이슈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하느냐를 두고 구성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소통합니다.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렇게 해결하면 된다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고요.

사회: 기업이란 ‘달리는 자전거’ 같다는 말도 있습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죠. 기업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아닐까요.

손창현: 맞는 지적입니다. 성장과 도약을 끊임없이 만들어야 합니다. OTD는 아직까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데, 회사를 크게 키우기 위해 먼저 투자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서점을 연 이유도 그중 하나죠. 도약을 위해 해외 파트너와 협업을 논의 중입니다.

윤자영: 스타일쉐어는 10대와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 서비스고, 호응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넓은 고객층을 끌어들여서 성장해야 할 시기죠 서비스가 도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많습니다. 조직 규모와 역량이 같이 커야 하고, 서비스를 확장하려면 체력이 필요한데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생깁니다.

이의현: 저는 성장의 완급을 조절하고 있어요.(웃음) 우리 조직의 특성상 100%, 200%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매년 20~30% 성장률을 기록하는 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합니다.

김익환: 한세실업은 변화의 변곡점에 와 있습니다. 물이 100도가 넘어서 수증기가 되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요. 한세실업은 패션 제조회사 중에서 가장 잘하는 회사 중 하나지만, 변해야 할 시점입니다. 급진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사회: 워싱턴포스트는 편집국에서 사용하던 ‘독자’라는 단어를 없애고 대신 ‘소비자’를 사용하면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변화는 작은 것에서 촉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자에게도 작은 것 하나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인사이트가 중요합니다. 변화는 굉장히 단순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죠. 젊은 기업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고, 젊은 기업가가 생각하는 ‘새로운 길’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 자리였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진행=권오준 포브스코리아 편집장·정리=최영진·김민수 기자·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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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호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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