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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브 간디 바스프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 

디지털화로 아태 지역 화학산업 이끈다 

박지현 기자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최근 신간 『미래의 단서』에서 20세기부터 영향을 미친 두 가지 메가트렌드로 디지털화와 세계화를 꼽았다. 제조 기반 기업들은 혁신적 소재, 부품이나 시스템 개발 등으로 발 빠르게 대응했다. 153년 전 독일에서 태어난 세계 최대 화학회사 바스프(BASF)도 미래 기술에 앞장서는 기업 중 하나다. 11월 8일 방한한 산지브 간디(Sanjeev Gandhi) 바스프 그룹이사회 멤버이자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11월 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난 산지브 간디 바스프 아태 총괄대표는 “아시아 시장은 화학 업계에서 디지털 혁신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 최초로 슈퍼컴퓨터 도입

#10조원 규모 바이엘 디지털 농업 자산 인수

#중국, 독일, 영국 등 세계 3D프린팅 기업투자 및 인수

디지털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화학기업 바스프의 최근 행보다. 한세기 반을 지나는 동안 변화무쌍한 시도를 서슴지 않으면서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기업이다. 바스프는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과감히 투자하고 안 되는 건 과감히 정리한다”는 원칙으로 극적인 유연성을 보여줬다. 1865년 설립 후 1897년 청바지에 쓰이는 인디고 합성 염료를 최초로 양산했지만 디지털 기기가 등장한 1990년대 소비재 산업을 바로 정리했다. 2012년엔 인디고 염료 제품 생산을 완전히 멈췄다. 비즈니스의 첫 단추를 떼버린 결단이다.

바스프는 2017년 기준으로 매출 612억 유로(약 78조3604억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80여 개 자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12만여 명에 이른다. 석유, 천연가스, 화학제품, 플라스틱, 화장품 성분, 2차전지 소재, 자동차 부품까지 약 8000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신흥국가가 많은 아시아 태평양(이하 아태) 지역은 바스프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에도 8개의 공장이 가동 중이고 글로벌 주요 생산 기지 역할을 한다. 중국엔 100억 유로를 투자해 공장을 신설한다. ‘2018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이하 사이벡)’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산지브 간디 바스프 아시아 태평양 총괄대표는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화학 산업에서 이미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간디 대표가 참가한 사이벡은 2001년 설립한 서울시 정책자문기구로 포브스, 지멘스, 아우디, 맥킨지, 노무라 등 글로벌 경제 리더가 미래 전략을 제안하는 총회다. 그는 바스프 본사 이사회 멤버로 사이벡 총회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화학업계의 미래가 ‘디지털화’에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대규모 공장과 파이프라인 물류로 상징되던 화학업계에서 디지털화는 어떤 의미인가?

컴퓨터와 데이터 분석력은 업계의 디지털화를 불렀다. 과거 화학 공장들은 이제 협업 로봇 등 자동화된 채 이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장 기계화를 서로 연결하는 커넥티비티에 중점을 둔다. 또 화학업계에서는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은 유지보수가 어디에 필요한지 사전에 예측할 수 있고 새 비즈니스 모델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바스프는 어느 정도 디지털화됐나?

바스프는 화학업계 최초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 350개 공장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한다. 한국에서는 코오롱플라스틱과 합작회사인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이 지난 10월 경북 김천에 폴리옥시메틸렌(POM) 공장을 준공했다. 최신 자동화 기술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디자인으로 고안됐다.

바스프의 해외 시장 투자 결정 원칙이 궁금하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결정요인이다. 아태 지역이 주목받는 이유다. 3개월 전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공표했다. 100억 유로(12조7800억원)를 투자해 100% 석유화학 제품만 생산하는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아태 지역에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인가?

아시아 화학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바스프는 현재 연평균 3.4% 이상 성장하는 아태 지역의 화학 생산량이 2020년엔 4.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20년간 아태 시장에 투자한 금액만 170억 유로(약 21조75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진행 중인 투자 및 향후 추가 투자 계획이 있나?

5년마다 그룹 차원에서 자원 투자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부터 27억 유로(3조4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바스프 그룹 자산의 14%에 해당한다. 또 바스프는 현재 아태 지역에 1000여 명이 근무하는 주요 R&D 센터 4개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서 옮겨 와 바스프의 글로벌 본부가 된 상하이 이노베이션 캠퍼스에는 2억 유로가량 투자했다. 상하이에선 신소재·화학 공정·환경 촉매 분야를, 인도 뭄바이 캠퍼스는 작물 보호, 일본은 배터리와 이모빌리티, 한국은 전자 소재와 자동차 관련 기술 분야를 진행한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연구 활동 25%를 아태 지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 수원에 전자 소재 R&D 센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자 분야는 급변하는 시장으로 혁신 주기가 매우 짧다. 그만큼 고객에게 빨리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근접한 곳에 자리해야 한다. 전자 소재에 특화된 한국 수원에 바스프의 주요 반도체·전자 및 디스플레이 고객사들이 있어 첨단 소재 세정, 에칭, 평탄화 공정용 화학 용제 등 다양한 서비스 및 솔루션 제공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한편 중국의 산업화로 미세먼지 등 환경 이슈가 문제다. 어떤 식으로 대비하고 있나?

화학산업은 독일에서 이미 긴 역사를 갖고 있다. 도시와 라인강, 가장 큰 공장이 붙어 있는 만큼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하는 데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신규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도 연구해왔다. 그 바탕으로 마련된 개념이 페어분트(통합, Verbund)다. 바스프만의 통합관리 시설이다.

페어분트는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시설로 알고 있다.

생산 효율성은 환경보호에도 일조한다. 원료 소비량이 줄어들면 운송이 최적화되고 폐기물과 배출량도 줄어든다. 또 에너지 페어분트는 유휴 에너지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고 다른 공장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특히 신흥시장에서는 자동차 유해가스가 큰 문제인데 바스프는 자체 구축한 촉매 기술로 유해 가스를 줄이고 오염물질을 감소시켜 까다로운 유럽 및 미국 규제를 만족하도록 설계했다. 쇼핑백이나 비닐봉지 등도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생분해성 제품으로 매립하면 땅에서 저절로 사라진다. 바스프가 화학산업의 동력을 지속가능성으로 꼽는 이유다.

안전 문제에서도 엄격한 원칙을 갖고 있다는데.

기업은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책임을 져야 한다.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바로 디지털화, 자동화다. 위험한 환경과 물질에 노출되지 않게 장비를 통제하면 사고 확률이 줄어든다. 한국바스프는 여수에서 포럼을 열고 있다. NGO단체, 교수, 시민들까지 참여해 지속가능성과 안전 등을 논의하는 토론회다. 안전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경쟁사와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디지털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인프라, 하드웨어, 인재다. 인프라 부분에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부럽다. 또 데이터를 수집하고 교류할 수 있는 센서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인재 양성이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직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 철학은?

글로벌 역량 강화다. 바스프는 인재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바스프의 인력 감소율은 지역 평균 7%에 비해 매우 낮다. 글로벌 비즈니스 업무에서는 기술뿐 아니라 사회적 역량도 필요하다. 지난 25년간 바스프에 근무하면서 9개 국가에서 일했다. 국제적인 업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김영률 한국 바스프 대표에게 홍콩 근무 5년 등 해외근무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선 한국인 직원이지만 다른 국가에 갈 때는 글로벌 시민이 되라고 조언하고 싶다.

-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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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호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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