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시선집중 컨버터블 카 TOP 3 

에어커튼 기능으로 사계절 질주 

조득진 기자
컨버터블 차량은 특별한 경험을 준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보급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지만 틈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컨버터블 차량은 2000대 판매됐고, 올 들어 10월까지 2200대가 넘게 팔렸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 BMW 430i 컨버터블(위에서 부터).
오픈카.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차를 일컫는 말이지만 사실 이는 콩글리시다. 글로벌 시장에선 보편적으로 컨버터블(convertible)이라 부르며 브랜드마다 유래와 특징에 따라 카브리올레, 카브리오, 로드스터, 스파이더 등 다양하게 이름을 붙인다. 컨버터블 차량은 지붕이 천 소재로 된 소프트톱, 강철 소재의 하드톱으로 나뉜다.

컨버터블이 주는 가치는 특별함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이미지로 남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보급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지만 겨울 날씨에 대비해 목 뒤로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는 ‘넥 워머’, ‘에어스카프’ 기능과 외부 소음을 막아주는 ‘에어커튼’, ‘에어캡’ 등을 장착하면서 틈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동급 세단에 비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오픈카 판매대수는 2000대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 10월까지 2200대가 팔렸다.

컨버터블 차량 판매 역시 국내 수입차업계의 양대 축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5000만~1억원대 가격으로 충성고객에 어필하고 있다.

BMW에서는 10월까지 550대가 팔린 430i 컨버터블이 대표 선수다. 430i 컨버터블은 4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252마력, 최대 토크 35.7㎏·m의 성능을 자랑한다.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기본 장착돼 가속감이 탁월하다. 프리미엄 카돈 오디오 시스템은 지붕을 열고 달려도 음악 소리가 바람에 묻히지 않게 한다. 국내 판매가격은 7710만원으로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적으로 포함됐다. 1억2450만원인 M4 컨버터블도 10월까지 58대가 팔렸다.

벤츠에서는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카브리올레가 BMW의 맞수다. 올 상반기 국내 출시된 E400 카브리올레엔 소프트톱이 장착됐다. 3겹의 소프트톱은 주행 중 시속 50㎞ 이하의 속도에서 20초 안에 개폐가 가능하다. 가격은 9660만원으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10월까지 모두 118대가 팔렸다. 고성능 버전인 AMG 카브리올레 모델은 9000만~1억2640만원이며 10월까지 84대가 판매됐다. 6220만원인 C200 카브리올레도 올 들어 544대가 팔리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판매된 최고가 컨버터블은 마세라티의 그란카브리오다. 그란카브리오 MC(2억5090만원), 그란카브리오 스포트(2억3830만원) 모두 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된 그란카브리오는 8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로 국내에 소개됐다. 기존 모델과 큰 차이는 없지만 독일 브랜드 감성과 다른 이탈리아의 품위 있고 세련된 모습은 매우 강렬하다.

당분간 국내 브랜드 생산계획 없어

아직까지 국산차 브랜드 중에서 컨버터블 차량을 생산하는 곳은 없다. 첫째 기술력, 둘째 시장성 때문이다. 컨버터블은 구상·설계 단계부터 기존 차량과 확연히 다르다. 일반 차량에서 지붕만 제거하면 강한 바람의 압력 탓에 고속 주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컨버터블은 지붕이 열린 상태에서 사고가 났을 때도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 버튼 하나로 10~20초 안에 지붕을 열고 닫는 첨단기술은 독일의 베바스토, 발메 등 일부 전문 부품업체에서만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세단 대비 판매가가 높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컨버터블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로, 만드는 회사도 실수요도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몰려 있다. 국산차 관계자는 “독일차 브랜드의 기술력은 이미 따라잡았고 문제는 아직 국내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2018 CES’ 현장을 찾았던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컨버터블을 만들어야 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밝혔지만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컨버터블 모델 제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들이는 품은 크지만 그만큼 국내 컨버터블 시장이 확대될 것이냐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고객 입장에선 높은 차량 가격과 함께 일반 차량의 2배에 달하는 보험료 역시 부담이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12호 (2018.1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