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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포크 드 용 수트서플라이 CEO 

“가성비 앞세운 맞춤 서비스로 시장 공략”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글로벌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가 서울 한남동에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가성비 슈트를 표방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침체된 국내 남성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단독 매장 오픈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포크 드 용 CEO를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서울 한남동에 자리한 수트서플라이 단독 매장에서 만난 포크 드 용 CEO. / 사진:수트서플라이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수트서플라이가 지난 2017년 서울 청담동에 이어 한남동에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글로벌 100여 개 매장 중 톱10에 들 정도로 큰 규모(396㎡)를 자랑하는 한남동 매장은 MTM(Made to Measure)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80여 종에 이르는 이탈리아 고급 원단과 16가지 핏을 바탕으로 고객 체형과 취향에 최적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구매한 옷을 현장에서 바로 수선할 수 있는 테일러 스테이션을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 3월 7일 매장 오프닝 파티에서 만난 포크 드 용 수트서플라이 CEO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한남동 매장이 멋을 아는 남성들의 아지트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트서플라이가 한국에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열었다. 브랜드 창립자이자 CEO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매장 위치만 봐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한적한 주택가인 이곳은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길 가다 보여서 들어가는 매장’이 아닌 ‘고객들이 스스로 찾아와 그들의 삶의 일부가 되는 매장(destination store)’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수트서플라이의 인지도가 이미 한국에서 제법 높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위치의 매장도 성공적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한남동 매장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동안 수트서플라이는 정형화된 남성 패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해왔다. 이런 자유로운 사고는 컬렉션이나 마케팅 방법은 물론 일반적이지 않은 매장 위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는 다른 여러 패션 브랜드 사이에 매장을 내지 않는다. 오래된 교회, 최고층 펜트하우스, 큰 규모의 소호 로프트(soho loft) 등 흥미로운 공간들을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으로 개조한다. 다른 사람들 틈에 끼어 비슷비슷한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핏과 스타일을 찾는 고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결코 비교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한남동 매장에는 우리의 이런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수트서플라이가 한국에 진출한 지 3년째다. 그간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설명해달라.

한국에서의 사업 전략은 다른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의 사업 전략 중 하나는 흥미로운 장소에 고객들을 위한 멋진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매장이 즐비한 지역에 있지 않기 때문에 임대료를 대폭 줄일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또 우리는 마케팅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투자를 많이 하는 부분은 직원 육성이다. 멋진 매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슈트를 맞췄을 때 재킷과 팬츠가 고객에게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직원들이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브랜드 모토가 ‘너에게 완벽한 핏을 찾아라(find your own perfect fit)’다. 그래서 직원 훈련에 많은 투자를 하는 편이고, 이는 능력 있는 직원들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들이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의 지난 2년은 매우 만족스럽다.

고객 삶의 일부 되는 매장 지향


▎멋을 아는 남성들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수트서플라이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 사진:수트서플라이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들로 전 세계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수트서플라이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남성복 브랜드다. 이탈리아 최고급 원단을 사용하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췄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 1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수트서플라이는 2011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진행한 남성 정장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해외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이 시대 모든 남성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남성 토털 패션 브랜드에 선정된 바 있다.

수트서플라이는 어떤 브랜드인가?

보통 ‘테일러링’이라고 하면 굉장히 획일화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테일러링이라는 프로세스에 좀 더 많은 흥미와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자신의 개성을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고객 하나하나의 스타일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다. 이 덕분에 한때 우리 아버지 세대만의 것이라고 치부했던 남성 테일러링 업계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었고, 이는 완전히 새로운 고객 그룹을 창출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수트서플라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는 시장 규모에 맞는 점진적인 성장을 지향한다. 매장이 2~3개밖에 없는 나라에서 갑자기 15~20개 매장을 추가로 열지 않는다. 이는 직원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제품력이나 서비스 질에 큰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한국에서도 차근차근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패션 기업 CEO로서 당신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사업 초기부터 나는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가지에 집중하고자 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누구보다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기존 패션 유통을 보면 계속해서 더 넓게 확장만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동안 수트서플라이는 남성복과 테일러링에 집중해왔다. 비록 남들보다 성장은 더딜지라도 결과적으로 업계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다. 브랜드의 일관성은 고객들의 신뢰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언제나 한곳에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수트서플라이의 일관성을 고객들이 알아봐줄 거라고 생각한다.

향후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

앞으로도 수트서플라이는 전통적인 테일러링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고객들의 쇼핑 경험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판매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19년 전 온라인 브랜드로 시작한 수트서플라이는 현재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ce), 무선인식(RFID) 시스템 등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상의 피팅룸에서 상품들을 미리 확인한 후 인근 매장에 방문하면 그 상품들이 미리 준비되어 있는 식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언제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201904호 (201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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