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유비(有備)대박’은 우주? 

 

5년 전 미디어를 떠들썩하게 만든 4차 산업혁명의 현재를 살펴보자.

세상은 끝없이 바뀐다. 만일 누군가 바뀌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최소한 남보다 한 발 앞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을 만들 수 있다. 지식인이라면 ‘유비’를 적절히 이용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5년 전 미디어를 떠들썩하게 했던 4차 산업혁명의 현재를 살펴보자. 드론과 3D프린팅은 지금 취미나 군사적 용도에 많이 쓰인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은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진화 중이다. 유튜브 전성시대의 이면에는 AI의 마케팅 알고리즘과 사물인터넷의 접목이 일찌감치 숨어 있었다. 누군가 5년 전쯤 가상화폐 시장을 미리 읽었다면 2년 전 큰돈을 벌었을 것이다. 드론을 군사적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적확한 보고서가 있었다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이 공격받은 일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3~4년 뒤를 예측해 ‘유비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우주와 관련된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주산업에 뛰어든 스페이스X사나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사는 2023년쯤 인류를 위한 우주산업상품을 내놓을 거라고 5~6년 전에 예고했다. 지상 90~100㎞까지 올라가 잠시 머물다 내려오는 상품도 있고 지구를 출발해 달 궤도를 한 바퀴 돈 뒤 6일 만에 지구로 돌아오는 상품도 있다. 이미 올해 초 민간우주캡슐을 발사해 5일 만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2023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첫 우주비행이 연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한결 줄어들었다. 만일 우주여행이 성공한다면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영접해야 할지도 모른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그나마 지구에서 벌어졌지만 우주여행은 인류의 사고나 사회 시스템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혁명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탑승자 중 한 명이 유튜브로 중계에 나선다면 1969년 7월 20일 있었던 아폴로11호의 달 착륙보다 더 지구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류의 우주여행은 미래의 인류 역사책에서 ‘이전과 이후’로 나눠야 할 정도의 대형 이슈가 될 것이다. 이미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우주여행 벤처기업으로 불리는 버진갤럭틱은 올해 안에 뉴욕증시에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지난 몇 년간 가상화폐나 바이오 관련주가 크게 올랐다면 다음 차례는 우주 관련 산업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사족 하나. 만일 자녀가 원한다면 진로를 ‘수학박사’로 잡는 건 어떨까. AI나 우주 모두 수학과 관련이 깊다. 일본은 현시대를 이미 ‘수리(數理)자본주의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 노성호 뿌브아르 대표

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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