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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여성 CEO 65인] ‘파워 여성 CEO’ 1위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기업 가치 올려놓은 리더의 힘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사드 여파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7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2010년 1만5000원이던 호텔신라의 주가는 최근 8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호텔과 면세사업 분야에서 이부진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한국 여성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 사진:호텔신라
호텔신라는 200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78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호텔·면세업계 중 유일하다. 몇 해 전부터 사드 여파로 인해 관광객이 감소하고, 신규 면세사업자가 늘어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있지만 탄탄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신라의 2000년 분기별 매출은 1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부터 매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기고 있다.

이부진(50) 호텔신라 대표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경영 기반에 자신이 탄탄히 쌓은 실력을 더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인 성장형 오너가 CEO다.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장으로 경력 입사한 그는 이후 경영전략담당을 거쳐 2010년 대표에 취임했다. 취임 후 면세점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결과 지난해엔 세계 3대 면세점에 등극했다. 호텔 사업에선 ‘신라’ 간판을 달고 내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취임 직후부터 공을 들인 한옥호텔은 2016년 서울시와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한 상태로 현재 세부 인허가 과정에 있다. 2024년 오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최근 면세사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대표 취임 당시 1조5000억원 수준이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4조2370억원으로 3배가량 성장했다.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비드 리포트’가 지난 7월 발표한 ‘2018년 세계 면세점 순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신라면세점은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전년 5위에서 두 계단 오른 성적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우리는 6%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외형성장과 내실 다지기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승승장구, 호텔은 글로벌 진출


▎지난 7월 8일 량찌엔장 씨트립 명예회장과 쑨제 씨트립 CEO가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를 방문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이날 중국 최대 여행사 씨트립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파트너십 확대를 골자로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 / 사진:호텔신라
업계에서는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창이공항(싱가포르)·첵랍콕공항(홍콩) 면세점을 운영하는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한 전략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대표는 세계 면세시장에서 미주와 중동보다 아시아의 성장세가 높다고 판단하고 글로벌 진출에 온 힘을 쏟았다. 특히 아시아 허브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입점한 것은 존재감을 알리는 데 주효했다. 현재 창이공항의 화장품·향수 매장은 모두 신라면세점이 독점 운영하며, 매출 성장이 뚜렷하자 사업권 계약 기간이 기존 2020년에서 2022년까지 2년 연장됐다.

2015년 관세청이 15년 만에 서울·제주 지역 신규 시내면세점을 허가할 당시 이 대표가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을 오픈한 것은 여전히 ‘신의 한 수’로 회자된다. 시장 독과점 논란에서 벗어났고, 자연스레 매장을 확보했다. 그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모에헤네시그룹 회장을 직접 찾아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을 면세점에 입점시키는 등 발로 뛰는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신라면세점은 개별관광객 유치 방안을 모색하며 최근 중국 대표 메신저 위챗과 연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챗은 10억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중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메신저다.

호텔사업 부문에서는 ‘신라’ 브랜드 간판을 달고 글로벌 호텔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내년 초 베트남 다낭에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오픈하고 이후 동남아시아, 미국, 중국 등 해외 10여 곳에 진출해 글로벌 호텔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은 해외 업체가 먼저 찾아와 위탁운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9층 건물에 총 300여 개 객실로 조성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신라모노그램은 5성급 호텔신라와 3성급 신라스테이의 중간에 위치한 휴양지형 호텔”이라며 “현재 총 200여 곳의 거래선과 한국 관광상품 개발 등에 대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휴양지는 ‘모노그램’, 비즈니스 지역은 ‘신라스테이’를 앞세워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스테이는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200여 개 객실 규모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중국 등 10여 개 나라에 해외 사업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부진 대표는 2018년 열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2020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목표보다 2년 앞서 달성한 셈이다. 이 대표가 향후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또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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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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