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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라이징 스타(1) 한성욱 시오리스 대표 

“신선한 제철 화장품으로 전 세계 여심 잡는다” 

보통 ‘K-뷰티’라고 하면 막강한 자금력과 화려한 마케팅을 앞세운 대기업 브랜드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남다른 전문성과 차별화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브랜드들이 있다. 포브스코리아는 이번 호부터 K-뷰티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주역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제철 화장품’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성욱 시오리스 대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시오리스 본사에서 만난 한성욱 대표. 제철 화장품 콘셉트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K-뷰티 차세대 주역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란 신선한 원료만 사용하며, 제조일자와 유통기한까지 꼼꼼히 따지는 뷰티 브랜드가 있다. 화장품의 주원료인 정제수 대신 광양 매실, 제주 유자, 문경 오미자 같은 유기농으로 키운 국내산 제철 원료를 베이스로 사용한다. 덕분에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 전 세계 15개국에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7년 탄생한 천연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시오리스 이야기다.

먹거리도 아닌 화장품을 이렇게 깐깐하게 만드는 이유는 자연 본연의 에너지를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담아내겠다는 한성욱(40) 시오리스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지난 9월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시오리스 본사에서 한 대표를 만났다. 그는 “9년 전 우연히 접한 유기농 화장품의 매력에 빠져 시오리스를 구상하게 됐다”며 “우리 땅에서 유기농법으로 정직하게 재배한 제철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시오리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가 궁금하다.

캐나다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후, 2010년 들어간 첫 직장이 화장품 회사였다. 그때부터 유기농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3년 해외 유기농 화장품을 국내에 알리기 위해 큐레이션 커머스를 운영했다. ‘오가닉 박스’라는 플랫폼에서 40여 개 브랜드를 소개했다. 당시 독일과 미국, 호주의 다양한 유기농 화장품을 접하면서 국내에도 제대로 된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왕이면 먼 나라에서 온 원료보다 우리나라에서 직접 기르고 수확한 원료로 만들면 더 신선하지 않을까. 천연 유기농 원료가 들어가면서도 일반 화장품 못지않은 사용감을 주는 화장품은 어떨까. 좋은 성분으로 만들지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격대면 어떨까. 이런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이 바로 시오리스다.

경쟁 화장품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시오리스(sioris)라는 브랜드명은 ‘simple(간결, 단순)’과 ‘original(본질, 근원)’의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다. 자연 본래의 에너지를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전달하겠다는 ‘클린 코스메틱’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정제수 대신 우리 땅에서 자란 신선한 제철 원료를 직접 추출해 제품에 담고, 1년 이내에 제조된 원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덕분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 더마테스트(dermatest)에서 가장 높은 레벨인 엑셀런트 등급을 획득했다. 또 시오리스는 자연에서 원료를 얻는 만큼 자연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를 사용한다. 석유화학 성분을 배제하고 식물에서 얻는 성분만 사용한다. 특히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에서 정식으로 인증받은 건강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시오리스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첫인상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화장품이라고 하기엔 향기나 사용감이 별로였고 피부 흡수도 느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성분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난 후엔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이렇듯 유기농 화장품은 단순히 그 안에 담긴 성분만 의미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제품을 만든 이의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극복해야 맛볼 수 있는 기쁨. 이것이 바로 유기농 화장품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착한 유기농 원료로 해외서도 각광


시오리스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떤가?

시오리스가 세상에 나온 지 2년도 채 안 됐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뷰티 인플루언서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롯데에서 운영하는 헬스&뷰티 스토어 롭스의 130개 전 매장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신세계백화점 뷰티 편집숍 시코르의 20개 전 매장에 입점했다. 또 29CM, 롯데닷컴, 지마켓, W컨셉, 화해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도 입점하며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해외에서 거둔 성과도 소개해달라.

지난해 미국 아마존과 이베이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멕시코, 베트남, 호주, 이탈리아, 싱가포르, 홍콩, 영국 등 전 세계 15개국에 우리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100% 해외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사이프러스라는 지중해의 조그만 섬나라에서도 주문을 받았다. 중국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고 있지만 위생 검사나 동물실험 같은 허들이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 아시아 지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쪽에 더욱 집중해 브랜드의 입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시오리스의 더 큰 성공을 위해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력할 계획인가?

제품력이다. 특히 콩이나 귀리 같은 새로운 제철 원료들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좋은 원료가 많기 때문에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원료들을 효과적으로 피부에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테스트를 병행할 계획이다. 또 천연 유기농 화장품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향기와 발림성, 기능성을 보완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조만간 일반 화장품 못지않은 제품력을 지닌 유기농 화장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오리스 창립자로서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론칭한 지 햇수로 이제 겨우 3년째인 새내기 브랜드 시오리스를 100년 가는 명품 브랜드로 키워내고 싶다. 딥디크나 조말론런던, 이솝, 록시땅 같은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제품력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단기간에 매출이나 몸집을 불리는 데만 연연하는 브랜드보다 국내 유기농가들을 살리고 환경도 생각하는 착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고 싶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브랜드답게 제철 화장품 하면 시오리스가 떠오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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