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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빅 5’의 WM 대격돌]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부동산·펀드 투자에 강점 

한국투자증권은 ‘리테일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과거 주식 매매에 전념하던 전통적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종합자산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증권사로 변화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과거의 투자 방식만으로는 시장 수익률 초과 달성이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이러한 시장위험을 넘어서는 고객 수익률 향상을 위해 고객관리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된 전략이다.

▎서울 여의도 본사에 자리한 법인 전담 영업점 법인금융센터.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수요에 발맞춰 가업승계 등 기업고객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계열사 간, 증권사 내 본부 간 협업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다양한 시너지 상품을 제공해왔다. 또 해외 부동산 펀드를 통해 개인 고객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선진국 실물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경험하기 힘든 해외 유수 운용사의 상품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화이트라벨링 펀드도 선보였다.

해외 부동산 펀드 시장 주도

한국투자증권은 중위험 중수익, 확정금리형 상품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해외 부동산 펀드 상품을 선보였다. 2016년 7월 업계 최초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18개, 약 8000억원 상당의 부동산 공모펀드를 설정해 업계에서 관련 상품 공급을 주도해왔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과 일본 부동산으로 발을 넓혔고, 2018년 이후 유럽 지역에서도 부동산 투자처를 발굴했다. 올해도 이탈리아 피렐리타이어 글로벌 R&D 센터와 벨기에 브뤼셀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해 판매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모집을 끝내는 등 시장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반기에는 8월 출시한 ‘네덜란드 공모부동산펀드’를 필두로 지역·자산 분산 전략을 반영한 해외 부동산 펀드를 선보인다.

화이트라벨링으로 글로벌 운용사의 알짜 펀드를 활용하는 특화상품도 내놨다. 화이트라벨링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펀드를 발굴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부터 웰링턴매니지먼트를 시작으로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2017), 더블라인캐피털·레그메이슨·로이스(2018), 켄드리엄·오리진·티로프라이스(2019년) 등 글로벌 운용사와 잇달아 협업해 화이트라벨링 상품을 출시했다.

화이트라벨링 상품은 글로벌 주식·미국 주식·미국 중소형·글로벌테크·이머징 주식·글로벌 채권 등 다양한 섹터의 해외투자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아티산·퍼스트스테이트·웰링턴·노무라 등과 주식형 화이트라벨링 상품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 금리추구형, 인도네시아 환매조건부채권, 글로벌 채권형, 달러 등 인컴형 상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해외주식 투자 기류에 맞춘 랩어카운트 개발도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WM) 서비스의 강점이다. 랩은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분류과세가 적용되고, 환전·매매수수료가 직접투자에 비해 낮아 해외주식 투자에 적합한 수단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출시한 한국투자 미국포스트유니콘랩은 새로 상장하는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고 싶지만 접근이 어려웠던 고객을 끌어들이며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뒀다. 미국·일본·영국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헤지하는 한국투자글로벌스펙트럼랩도 7월 출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도 꾸준히 투자 트렌드 변화에 맞춘 랩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고배당 인컴 자산 분석으로 매달 미국 달러를 지급하는 ‘USD월지급식 랩’이나 소액으로 실물자산 투자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글로벌리츠 랩’ 출시도 검토 중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투자은행(IB) 및 프로젝트파이낸스(PF) 본부의 역량을 기초로 그동안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공급되던 상품을 개인투자자에게 공급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장점을 적극 살려 리테일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품과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업승계 등 기업금융 서비스 확대

상품뿐 아니라 영업 접근 방식도 탈바꿈한다. 한국투자증권은 WM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 추진의 일환으로 ODS(Out Door Sales, 외부판매) 영업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 플랫폼 ‘DATE’를 개발하여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태플릿 PC도 전국 영업직원에게 지급했다. ODS 시스템을 통해 장소에 제약 없이 어디서든 고객을 만나는 영업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한국투자증권은 DATE를 통해 직원 상담에서 계좌 개설, 상품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WM 서비스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들어선 카카오뱅크와 연계해 대규모 브로커리지 고객 모집에 성공했다. 고객 대부분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대다. 이에 따라 온라인 WM 영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법인 영업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 창업주들의 가업승계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법인 영업은 장기적인 고객 확보, 기업금융(IB) 부문 연계사업으로도 이어갈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기업금융 수요에 발맞춰 올해 2월 법인금융센터를 신설했다. 대주주 지분 관리를 위한 세무 컨설팅은 물론, 가업승계 전략 수립과 부동산 투자자문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전담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도 별도로 충원했다.

이 밖에 법인 및 기업 대주주, CEO 영업 전문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가업승계뿐만 아니라 자녀세대로의 상속·증여 이슈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센터가 상반기 좋은 성과를 내면서 조직 확대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종합자산관리의 본질은 우수한 고객 수익률 실현에 있다”며 “전 사업본부가 고객 니즈에 맞는 우수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공하도록 강조하고, 종합자산관리 영업이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조직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201910호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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