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한국 사회의 리더 중에 20~30대 젊은 세대들과 편하게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 우리 회사에서는 30~40대들도 20대들에게 꼰대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놀랐다. 586세대인 필자가 보기에는 아직 세상 경험이 많지 않은 30~40대가 꼰대로 불린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필자는 아직까지 젊은 친구들에게 대놓고 꼰대 소리를 듣지는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꼰대라고 욕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20대였던 19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었는데 기성세대들이 대학생이었던 필자를 불러다가 보수적 ‘개발독재식’ 사고를 강요했다. 1990년부터 직장 선배들이 옛이야기를 하며 일장 훈시를 할 때도 그분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요즘은 우리 회사 회의 시간에는 내가 말을 많이 한다. 심지어는 50%까지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은 떨어지지만 지식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문제해결능력, 예측능력이 좋아진다. 필자와 같이 30년 정도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은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의사결정 수준도 높아졌지만 세상을 자기만의 일정한 패턴으로 이해한다. 특히 경영자는 비전, 전략, 마케팅, 현장영업, 인사, 자금, 생산, 사업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의사결정을 짧은 시간에 해야 하는데 자신의 특수한 경험과 가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나이가 들면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50대 리더들은 20~30대에 비해 새로운 기술, 시장, 개념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떨어진다. 스마트폰 등으로 일하는 방식과 소통하는 방식이 크게 변했는데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의 소통방식을 쫓아가지 못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편하게 만나는 사람들을 봤더니 50세 이하의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이 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 사회의 리더 중에 20~30대 젊은 세대들과 편하게 토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수직적인 기업문화와 유교적 문화 속에서 성장한 기성세대들이 젊은 세대들과 토론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그들이 20대 때 어른들에게 당했던 꼰대질을 똑같이 하는 걸 많이 본다. 말 많이 하고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으며 자기 의견을 강요하면 바로 꼰대가 된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먼저 어깨에 힘을 빼자. 높은 자리, 힘쓰는 자리에 있다고 대우받으려 하지 마라. 젊은 세대들을 선배로서 대하지 말고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면서 그들에게 말할 기회를 줘라. 회의 시간에 말 좀 줄이고 후배들이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자.

-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201911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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