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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마윈의 인생 2막 

“아프리카서 제2의 마윈 육성할 것” 

지난달 알리바바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은 마윈이 은퇴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섰다. 10월 15~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9 포브스 글로벌 CEO 컨퍼런스의 대미를 장식한 포브스 회장 겸 편집장과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의 대담을 지상 중계한다.

▎마윈 전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스티브 포브스 편집장이 대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포브스 글로벌 CEO 컨퍼런스의 주인공은 단연 마윈이었다. 세계 각국의 CEO들은 올해 컨퍼런스에서 ‘격동의 시기를 초월하다(Transcending the turbulence)’라는 주제로 미중 무역분쟁이 촉발한 시장의 변동성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이날 컨퍼런스장에 모습을 드러낸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은 편안한 얼굴로 참가자들과 잔을 부딪히며 대화를 나눴다. 식사 후 이어진 포브스 편집장과 나눈 대담에서는 삶의 지혜와 위트가 가득한 메시지로 청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음은 두 사람의 대담 내용.

알리바바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비전을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내가 1999년에 알리바바를 설립했을 때 세운 원칙들이 있다. 첫째, 알리바바는 인터넷이 인간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었다. 둘째, 알리바바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기반했다. 즉,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불평할 때 우리는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사람들이 불평하는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 알리바바는 언제 어떻게 어디서 물건을 팔아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의 불편함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들을 위한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다. 당시 어떤 은행도 소상공인들을 돕고 싶어 하지 않았고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도 몰랐다. 결제 시스템을 만들지 않았다면 우리의 핵심사업인 이커머스 사업은 이만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상품을 빨리, 효율적으로 배송하기 위해 물류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료가 너무 비싸서 사용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많았다. 그래서 소상공인들이 인터넷을 적은 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만들었다. 알리바바의 모든 행보는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는 항상 불평할 시간에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왔다. 나는 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얻었다. 나는 1999년 2월 21일에 내 아파트에서 동료 18명을 모아놓고, 비전을 갖고 밤낮없이 노력하면 꼭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돈도 없고 부자 부모를 두지 못한 우리가 성공하면 수많은 중국 젊은이에게 희망이 될 거라 믿었다. 우리는 초심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전진해왔을 뿐이다.

알리페이의 하루 거래량이 마스터카드보다 많다고 들었다.


▎답변 하고 있는 마윈 전 알리바바그룹 회장.
알리페이 거래량은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합친 것보다 많아질 것이다.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은 기술력도 아니고 거래량도 아니고 매출도 아니다. 난 우리가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신용제도를 만들었다는 게 자랑스럽다. 전통 금융기관들은 항상 부자들을 먼저 챙기고 그다음에 서민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톱다운 방식을 취해왔다. 알리페이는 그 반대다. 온전히 서민들의 힘으로 성장했다. 부자들은 우리 시스템을 믿지 않았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서민들은 알리페이를 사용해보고 가능성을 발견하고 혜택을 봤다. 우리는 스스로를 ‘싱크 탱크(think tank)’가 아닌 ‘테크 싱크(tech think)’라고 부른다. 싱크 탱크는 금융기관을 배불리지만, 테크 싱크는 개개인을 서포트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필요할 때 돈을 빌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지론이다. 금융기관은 본인들이 선정한 일부 사람들에게만 대출을 허용한다. 나는 알리페이가 소상공인, 젊은이, 여성 등 다양한 개인을 돕고 있어서 자랑스럽다.

테크 싱크란 ‘올바른 기술은 사람을 돕는다. 기술은 사람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알리페이의 초 단위, 분 단위 대출 시스템을 설명해달라.

알리페이에서는 매일 500억 달러 이상의 결제가 발생한다. 사업을 시작한 지 16년 정도 됐는데 첫날부터 지금까지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우리는 하루에 300만 번 넘게 해킹 공격을 받는다. 이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사람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기술이 똑똑해서다. 당신이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이유가 없다. 그러나 누군가를 싫어할 때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할 때는 로직이 있다. 이런 로직에 대응할 때는 기계가 사람보다 뛰어나다. 우리는 모든 해킹 데이터를 주입해 보안을 강화했다. 우리는 지난 2년간 소상공인 1300만여 명에게 대출 서비스를 실시해왔다. 알리페이에서는 돈을 1분만 빌릴 수도 있고 1달러만 빌릴 수도 있다. 대출을 신청하면 3분 안에 대출 적격 심사가 끝난다. 얼마를 대출하든 일단 계좌에 돈이 들어오면 사람 손이 닿지 않고 전부 기계가 관장한다.

예전에 “성공한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라. 그들은 바뀌지 않는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건 무슨 뜻인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성공한 사람들이 당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것이다. 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성공하려는 사람들을 설득했다. 알리바바가 성공한 이유 중 한 가지는 이베이와 경쟁할 당시, 이베이는 미국에서 이미 성공 모델을 갖췄다고 스스로 믿고 있었다. 이미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30~35세들을 설득하는 것은 내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18세들을 공략했다. 그러니 당신도 성공을 꿈꾸는 이들을 설득하고 성장하고 발전하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라. 이건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시니어보다 젊은이들을 믿어라. 어제의 전문가는 있지만 내일의 전문가는 없다. 우리는 하루하루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므로 미래를 얘기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일하라. 성공한 사람들이 말하는 건 모두 어제의 일이다.

10년 전부터 준비한 은퇴


▎2019 포브스 글로벌 CEO 컨퍼런스 스피커들.
지난 9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0년 된 알리바바가 102년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회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알리바바의 문화와 시스템이 충분히 탄탄해졌다는 믿음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하면 고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롭게 흐르는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알리바바가 창립 10주년을 맞았을 때 20주년에 은퇴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누가 나보다 더 알리바바를 잘 이끌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올바른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왔다. 내 방식을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리더를 만들고 훈련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알리바바 파트너십’을 디자인했다. 이것은 로펌이나 투자 업계와 맺는 파트너십과는 다르다. 계기는 미국의 성공한 회사들을 찾아가 그들의 의사결정 문화를 배우면서 시작됐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기업의 회의에 참석해 봤는데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경영진은 죄다 변호사나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존했다. 그걸 보고 알리바바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그래서 리더가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돈을 많이 벌어서 성공한 게 아니라 소상공인들과 개인사업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는 마윈에게 의지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사람, 문화에 의존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미국, 일본 등 뛰어난 기업에서 배운 교훈이다.

많은 회사가 직원들을 믿고 맡기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알리바바가 다른 IT 기업들과 다른 점은 많은 여성이 임원과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다.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것은 알리바바의 성공 비결이다. 우리 임직원 중 47%가 여성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은 남성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성을 설득하는 것은 남성을 설득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하지만 진정한 동의를 얻어내고 나면, 충성스럽고 열렬한 지지자로 바뀐다. 남성들은 쉽게 떠나고 쉽게 다시 돌아온다. 지난 20여 년을 돌아보면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의 비전과 가치를 위해 남아 싸운 것은 여성들이었다. 기술은 차갑고 이성적이더라도 그 뒤에 있는 사람은 따듯한 가슴을 가져야 한다. 여성들은 대체로 남성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다. 알리바바의 고객 비율도 60% 이상이 여성이다. 그들은 남편과 자식, 부모들을 위한 물건을 산다. 남성들은 자기 것만 구입한다.(웃음) 또 기업 가치와 비전을 지키기 힘들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남성들이 경쟁과 이익을 우선시하는 반면 여성들은 가치와 비전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만일 21세기 현재 여성 리더가 더 많았다면 이 세상은 훨씬 더 평화로울 것이다.

알리바바에는 많은 인재가 있다. 당신은 똑똑한 인재와 현명한 인재는 다르다고 강조해왔다.

똑똑한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알리바바는 다양한 사람이 공존하는 동물원이다. 수다스러운 사람, 조용한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 빈둥거리는 사람이 한데 모여 있다. 리더가 다른 사람들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리더의 역할은 모든 구성원이 똑똑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서포트하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당신이 멍청한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승리하는 것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이다. 기계는 당신보다 똑똑해질 수는 있어도 현명해지진 못한다. 똑똑한 사람은 머리를 쓰고 현명한 사람은 가슴을 쓴다. 인간은 항상 ‘노’라고 말할 수 있는 현명함을 배워야 하며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난 지난 20년간 우리 회사가 똑똑한 사람들을 현명하게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똑똑한 사람은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 한다. 우리는 똑똑한 인재들이 인간미 넘치고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남을 위한 일에 앞장서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똑똑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미래를 생각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질 때 그 회사는 따듯하고 부드러운 소프트파워를 갖추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깡패 집단일 뿐이다.

자선사업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교육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려 한다. 알리바바를 떠나 남은 반생을 교육과 자선사업에 바칠 계획이라고 들었다. 현재 학생들이 책상 앞에 앉아서 수동적으로 지식을 흡수하는 건 산업혁명 시절의 잔재이므로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교육 분야에 대한 당신의 비전과 희망을 들려달라.

난 항상 시험에서 떨어지기만 했던 사람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에 이르기까지 수십 번이나 거절당했다. 만일 내가 지금의 알리바바에 지원했다면 100% 떨어졌을 것이다.(웃음) 하지만 만일 내가 시험에 통과했더라면 절대 기업가가 되진 않았을 거다. 우리가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과 방식은 200년도 더 됐다. 산업혁명 시절에는 더 빨리, 더 많이 암기하고 계산하는 게 중요했다. 이젠 이런 부분에선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다. 지금의 교육으로는 20~30년 뒤 우리 아이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 각국 정부는 석박사 지원에 돈을 쏟을 게 아니라 유치원, 초등학교에 더 투자해야 한다. 아이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모른다. 우리는 아이들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방식으로 AI 시대의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교육 분야에는 많은 문제와 불평불만이 산재해 있다. 그만큼 기회도 많은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2011년 포브스 커버를 장식했던 마윈 전 알리바바그룹 회장.
이렇게 한물간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지난 5년간 중국 각 지역의 학교 선생님들과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교육개혁을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데는 1년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더 많은 나라와 학교, 선생님들과 교류해봐야 한다. 그러나 확고한 신념은 있다. 학교 교실에 앉아만 있어서는 지혜를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지혜는 힘든 인생 속에서만 체득할 수 있다. 교실에서는 지식을 배울 뿐이다. 그러나 인생은 경험이다. 특히 지금 시대에는 인터넷이 곧 모바일 교실이다. 아이들이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 우리 때와 다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활동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학과 과학도 좋지만 앞으로는 음악, 미술, 스포츠 등 가슴으로 하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 내가 젊은 기업가들과 더 많이 공유하고 싶은 것은 실패 경험담이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실수를 했으며, 얼마나 많은 기업이 도산했으며, 왜 도산했는지 공유하는 것이다. 난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절대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많은 젊은 친구가 성공담만 접하니까 쉽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살아남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다. 실패와 실수에서 배우면, 똑같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다음 달에 아프리카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나는 기업가들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에는 현재 세 가지 ‘e’가 필요하다. 첫째는 ‘e-government’다. 정부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entrepreneurs’다. 기업가들을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는 ‘education’이다. 교육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한다. 나는 아프리카를 4년 전에 처음 방문했다. 가기 전까지는 아프리카에 대해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가서 보니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10년 안에 아프리카의 모든 나라를 방문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지난 4년 동안 아프리카에 갈 때마다 최소 5개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젊은 기업가들을 서포트하는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케냐에서 만난 젊은 기업가들은 1999년의 청년 마윈보다 훨씬 더 똑똑했다. 그곳에서 미래의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마윈이 탄생한다면 아프리카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시도해볼 것이다.

아프리카를 돕는 또 다른 방법은 여성의 인권신장이다. 많은 아프리카 여성이 노동의 대가를 법적으로 문화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일부 국가에서는 은행 계좌도 만들지 못하고 토지도 소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들에게 알리페이 계좌를 만들어줄 생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여성이 은행 계좌를 열 수 없다. 또 현지 기업가들을 선정해서 자금을 지원할 때 10명 중 3명 이상은 여성을 뽑을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뛰어난 여성 기업가가 많다. 우리는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 것이다.

마윈재단을 만들 때 록펠러재단, 빌&멜린다재단 등을 보면서 참고한 점이 있나.

지난 5년간 내 은퇴를 준비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동시에 내 취미와 은퇴 후에 열정을 쏟을 곳을 생각해왔다. 만약 취미가 없다면 알리바바 경영에 다시 관여하려 들 것 같았다. 그래서 빌(빌 게이츠), 워런(워런 버핏)과 상담을 많이 했다. 워런은 빌에게 자금을 주고 빌이 재단을 시작하도록 도왔다. 그럼 난 중국에서 내 자금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있었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자선사업에 관한 시스템이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에 먼저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시스템을 잘 만들면 미래에 중국의 수많은 기업인이 이를 이어받아 훌륭한 자선단체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102년 전 내 조부(B.C. FORBES)가 포브스를 창간했을 때 “비즈니스의 목적은 행복을 창출하기 위해서지 돈을 쌓아 올리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신도 이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수익과 고객, 직원들에 대해 어떤 존재여야 하나.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다. 알리바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고, 그다음이 직원, 마지막이 주주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당시 주주들 앞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그걸 알았으면 주식을 안 샀다”고 말하는 주주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렇다면 우리 주식을 다 팔라고 했다. 왜냐면 이건 진리다. 만약 고객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왜 우리에게 돈을 지불하겠나? 그리고 직원들이 불행하면 그들이 어떻게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일을 하겠나? 결국 고객과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주주도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기업가의 인생에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들은 두 종류다. 동료와 고객이다. 이들에게 잘하면 그들은 끝까지 당신을 따를 것이다.

- 싱가포르=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

201911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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