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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상케이블카, 다시 추진되나 

 

2016년 개발 논의가 중단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운대(송림주차장)와 이기대공원 사이 해상과 육상 4.2㎞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으로, 부산시는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려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 시민의 청원 공간인 ‘OK1번가’에서 베스트 시민 제안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지난해 민간사업자인 ㈜부산블루코스트가 새롭게 제안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는 해운대구 송림주차장과 남구 이기대공원 사이 해상 4.2㎞ 구간에 들어서는 사업이다.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와 나란히 놓이는 게 특징이다. 케이블카는 광안대교 상판 높이인 해상 55m보다 약 25m 높은 해상 80m를 지나게 된다.

㈜부산블루코스트에 따르면 송림주차장과 이기대공원에 각각 정류장이 들어서고, 캐빈(사람이 타는 공간)은 91대다. 새 제안은 부산시가 2016년 해상케이블카 사업을 반려하면서 들었던 이유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자동순환식 3S 곤돌라’ 방식을 채용했다. 3S 방식은 초속 35m 강풍에도 흔들림을 최소화한 최신 기종으로 독일·프랑스도 최근 적극 채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비용은 비싸지만 여수 등지에 설치된 1S(모노케이블카) 방식에 비해 정류장 사이에 설치해야 하는 타워를 확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교량으로 치면 교각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이 덕에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의 타워는 해상 3기, 지상 1기로 종전 제안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타워를 절반으로 줄인 만큼 환경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류장 부지는 이미 주차장 등으로 개발돼 사용 중인 만큼 추가적인 자연훼손이 없다는 게 ㈜부산블루코스트의 설명이다.

교통혼잡 문제는 케이블카를 교통수단화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왕복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통영·여수 케이블카와 달리 해운대에서 이기대 방향으로, 이기대에서 해운대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블카가 관광 상품인 동시에 남구 관광권역과 해운대 관광권역을 잇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되는 셈이다.

미국 뉴욕의 명물이 된 케이블카 ‘루스벨트 아일랜드 트램웨이’도 맨해튼과 루스벨트섬을 오가는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이를 위해 양쪽 정류장을 주변 지하철 등 대중교통망과 연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해상타워에는 선박과의 충돌 등에 대비해 해상충돌방지공을 설치한다. 또 해상타워는 광안대교와의 조화를 위해 단순 철골 구조물이 아닌 건축적 요소를 더해 설계했다.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관광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부산시, 민간이 추진한 사업 반려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부산시의 시민 정책 제안 사이트인 ‘OK1번가’에서 지난해 ‘베스트 시민 제안’으로 꼽혔다. 학계·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올해 초 발족 이후 33만 명으로부터 지지를 받기도 했다. 민간이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산시는 2016년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반려한 이래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부산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환경단체 등의 반대 의견을 의식한 것”이라며 “최소한 (케이블카 건설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사회·경제적 가치를 분석하려는 시도라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케이블카는 지역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통영시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도남동~미륵산)는 2008년 4월 상업운행을 시작한 이후 매년 100만 명 이상이 탑승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효과도 연간 1300억~1500억원에 이른다는 게 통영관광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여수해상케이블카(자산공원~돌산공원)는 지난해에만 170만 명이 탑승,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운행을 시작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1년여 만에 150억원(100만 명 탑승)을 벌어들였다. 해운대~이기대 케이블카 건설을 제안한 ㈜부산블루코스트는 케이블카가 놓이면 연간 300만 명 이상이 탑승해 연간 6000억원에 이르는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창호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올 상반기 열린 부산관광컨벤션포럼에서 “여수나 통영처럼 부산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케이블카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201911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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