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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선의 ‘리더 습관’(10) 

행복과 성공을 위한 황금 법칙 

우울 상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한없이 미룬다는 것이다. 이는 나의 행복뿐 아니라 성취와 성공을 위협한다. 다가오는 새해에 무력감과 우울감을 날려버리고 더 행복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일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깊은 겨울이다. 가끔 왠지 마음이 텅 빈 것 같고 ‘내가 우울한가?’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한 해가 저무는 시점이 되면 소리 없이 마음속으로 들어온 우울감이 더 진한 색깔로 변하기도 한다. 혹시 내가 이런 말을 자주 하는지 돌아보자. “그거 한다고 뭐 달라지나? 쓸데없는 짓이야.” 일에서 의미를 찾기 힘들고 의욕이 없다. “재미없어. 나는 괜찮으니 네가 다 해라.” 전에는 즐겁던 일도 시큰둥하고 감흥을 못 느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 기분이 울적하고 내 인생이 별 볼 일 없는 것 같다. 모든 항목에 다 해당한다고 해서 “허걱, 내가 우울증에 걸린 거야?”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진단을 위해서는 더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누구나 가끔은 이 상태가 된다.

고백하건대, 필자는 한동안 우울 성향이 있는 게 아닐까 의심해왔다. “남들은 이렇지 않을 거야.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아무 일도 하기 싫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필자가 특이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우울이란 게 뭐야?”라고 질문하는 긍정의 화신도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사람은 우울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뇌 회로는 우울감을 느끼기 쉽게 설계되어 있다.

다만 그 빈도를 최소화하고자 어떤 예방적 노력을 기울이는지, 스스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 우울 상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한없이 미룬다는 것이다. 이는 나의 행복뿐 아니라 성취와 성공을 위협한다. 다가오는 새해에 더 행복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일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울증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여다보면 행복과 성공의 황금법칙이 보인다. ‘나는 우울증 환자가 아닌데?’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런데 뇌과학 연구들에 따르면 심한 우울증과 경미한 우울감은 둘 다 신경과학의 원리가 같다. 더 중요한 것은 우울감이 없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조금 더 행복해지는 방법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지금 나의 행복감이 어느 수준이든 현재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는 방법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뻔한 처방에 숨은 뻔하지 않은 과학적 진실


우울감을 벗어버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감정과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왜곡된 생각이나 잘못된 신념을 찾아 수정하면 된다. 그런데 홀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도 뭐가 잘못된 것인지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생각이 뭐가 잘못된 거야?” 비슷한 사람들끼리 백날 토론을 해도 제자리걸음이다. 결정적으로 다 귀찮아서 생각에 집중할 마음이 생기기 않는다.

이럴 때는 ‘몸’의 경험을 바꾸는 데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다양한 방법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햇빛 받기

2. 잘 자기

3. 운동하기

4. 어깨 펴고 웃기

이 뻔한 이야기를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아 네네, 잘 자고 운동해야죠.” 대부분 사람은 그걸 누가 모르냐는 식으로 쳐다본다. 그런데 엄마 잔소리처럼 평범한 이 조언을 무시한 많은 사람이 불행해지고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지 못한다. 사실 우리는 잘 모른다. 내 몸을 챙기는 것이 나의 행복과 성공에 얼마나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인지. 이 뻔한 처방에는 뻔하지 않은, 놀라운 과학적 진실이 숨어 있다.

첫째, 햇빛을 확보하자. 오늘 하루 햇빛을 얼마나 받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밖에 못 나가면 볕이 드는 창가에서 시간을 보내도 된다. 햇빛을 받으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우울증 약이 하는 일은 세로토닌이 신경세포로 재흡수되지 않도록 억제해서 시냅스의 세로토닌 수준을 올리는 것이다. 겨울이나 장마철엔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 햇빛을 보지 못해서 그렇다. 심리학자 필 레더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직무 만족도가 높고 이직 의도가 낮으며 더 행복하다. 코넬대학의 연구에서도 햇빛을 받은 직원들은 더 자주 웃고 동료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했다. 일을 잘하려면 햇빛이 필요하다.

둘째, 잘 자기. 수면 부족은 우울증을 부르고 우울증이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아 놓는다. 우리 뇌에는 생각하는 뇌인 전전두엽, 감정의 뇌인 변연계가 있다. 이 두 친구가 내가 잠자는 동안 속닥속닥 수다를 떤다. 마음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수면의 양이나 질이 떨어지면 두 영역의 소통이 방해를 받는다. 『우울할 땐 뇌과학』을 쓴 뇌과학자 알렉스 코브에 따르면 바로 이 소통 부족이 우울증의 큰 원인 중 하나다.

‘난 의지박약이야. 왜 이렇게 의욕이 없지?’ 이렇게 생각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을 다잡는 게 아니라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성취의 계단을 지속적으로 오르기 위해 필요한 의지력은 ‘정신 승리’를 외친다고 나오지 않는다. 의지력은 이마 뒤에 있는 전전두엽에서 나오는데 이 영역에 에너지를 제공하려면 자는 게 최고다.

몸의 경험이 생각과 감정을 바꾼다

셋째, 운동하기. 운동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힘들어도 미래를 위해 참고 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운동의 최대 혜택은 기분 상승이다.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위스콘신대학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약한 강도의 운동만으로도 우울 증상이 완화됐다. 기억해둘 만한 원칙이 있다.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는다!’ 운동과 오랜 세월 반목하고 살았던 필자는 트레이너가 고강도 운동을 권할 땐 바로 거절한다. 그러면 발전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 상관없다. 힘들면 다음 운동 일정을 슬며시 미루게 된다. 의욕이 없을 때, 5분만 움직이면 기분 상승이 시작된다. 또 수면과 마찬가지로 운동은 전전두엽에 에너지를 팍팍 전달해서 의지력이 샘솟게 만든다. 심리학자 매건 오튼과 켄 쳉의 연구에 따르면 운동하는 사람은 일을 미루지 않는다.

넷째, 어깨 펴고 웃기. 웃긴 일이 하나도 없더라도 입꼬리를 올려 웃을 수 있다. 뇌는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을 구별하지 못하고 가짜 웃음은 진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리학자 프리츠스트랙의 유명한 연구에서 연필을 이로 물고 입꼬리를 올린 채 만화를 본 사람들은 만화가 훨씬 더 웃기다고 생각했다. 몸은 뇌에 정보를 준다. 몸은 뇌의 명령을 받아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수행하는 부수적인 장치가 아니다.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분야의 연구들은 몸의 경험이 어떻게 생각과 감정을 바꾸는지 보여준다.

자신만만한 자세로 서 있을 때 더 결단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생각에 더 강력한 믿음을 가진다. 심리학자 존 리스킨드 등의 연구에서 의심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던 사람들은 능력에 대해 칭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과제를 직면했을 때 더 쉽게 포기했다. 널리 알려진 로렌스 윌리엄스와 존 바지의 연구는 더 충격적이다.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던 사람들은 차가운 커피를 들고 있던 사람들보다 타인에게 더 많은 호감을 느꼈다. 내 손이 따뜻할 땐, 내 앞에 있는 사람도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우울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구부정하게 만들고 입꼬리를 내린다. 생각날 때마다 어깨를 펴고 웃자. 요즘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벼락스타가 된 펭귄 캐릭터 ‘펭수’의 영상을 보고 몇 번 웃으면 정말 조금 더 행복해진다.

성공하면 행복할 거야! 우리 마음엔 이 공식이 있다. 그런데 화살표를 거꾸로 그려도 말이 된다. 행복이 먼저 내 안에 자리하고 있어야 성공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가 관련 논문을 무려 225개나 찾아내서 분석한 결과다. 행복과 성공의 황금 법칙은 몸의 경험에 기초한다. 새해엔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무력감과 우울감을 날려버리자. 한 시간만 더 자고, 5분만 더 움직이고, 조금만 더 햇빛을 보고, 가끔 어깨를 펴고 웃는 습관을 만들면 1년 후엔 한 해를 돌아보며 뿌듯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조지선 전문연구원은… 스탠퍼드대에서 통계학(석사), 연세대에서 심리학(박사)을 전공했다. SK텔레콤 매니저,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타임워너 수석 QA 엔지니어,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 QA 엔지니어를 역임했다. 연세대에서 사회심리학, 인간행동과 사회적 뇌, 사회와 인간행동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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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호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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