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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핀테크의 진짜 얼굴 

 

핀테크라는 화려한 이름으로 치장하고 높은 인기를 누리는 금융 앱 다수는 사실 리스크를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대출을 밀어붙이는 중개업체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을 뒤에서 움직이는 실세는 누구일까. 거품처럼 부풀어 오른 야심을 가진 뉴저지의 한 작은 은행을 소개한다.
금융 서비스의 미래를 엿보고 싶다면, 실리콘밸리나 맨해튼 금융지구로 갈 필요가 없다. 대신, 조지워싱턴 다리를 건너 포트 리(Port Lee)로 가보자. 차량으로 꽉 막힌 널따란 도로를 지나 좌측에 있는 95번 주간고속도로에 들어서면 붉은색 화강암으로 건축된 사무건물이 보일 것이다. 그 건물의 14층,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고속도로 요금소를 내려다보는 곳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지불보증을 받는 중소 은행 크로스 리버(Cross River) 본사가 있다.

크로스 리버는 평범한 지역은행(community bank)이 아니다. 창구직원이나 ATM이 없고, 대여금고도 없다. 대신, 2140㎡ 공간에 은행 직원과 트레이더 175명이 빽빽이 들어앉아서 수백 대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광경만 눈에 들어온다. 모니터 3대를 수직으로 나란히 쌓아 놓은 데스크도 제법 보인다. 라크루아 탄산수와 고메이 커피를 가득 채운 직원용 주방, 게임룸도 보인다. 스타트업처럼 꾸미기 위한 노력이 느껴진다.

크로스 리버에서는 요즘 ‘대출 파티’가 한창이다. 매달 심사하는 대출액만 10억 달러가 넘을 정도다. 대출 금액은 9년 만에 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통 은행들과 달리, 크로스 리버의 대출은 사람이 심사하지 않는다. 앱이 그 역할을 맡는다. 크로스 리버의 대출 상품은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금융기술(financial technology) 스타트업, 소위 ‘핀테크’ 업체 15개에서 주로 취급한다. 어펌, 베스트 에그, 업그레이드, 업스타트, 렌딩USA와 같은 스타트업들이다. 이 핀테크 기업들이 고객을 찾아내면, 크로스 리버는 대출사업 면허와 인프라를 제공한다. 발행하는 대출상품별로 10~20% 지분을 보유하기 때문에 10년 전만 해도 1억 달러였던 크로스 리버의 보유자산은 엄청나게 불어난 핀테크 대출 덕에 2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우리는 저장이 아니라 운송을 하는 사업체”라고 질 게이드(Gilles Gade, 53) CEO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프랑스 이민자 출신인 그는 살짝 벗겨진 머리에 투명 뿔테 안경을 쓰고 남색 휴고보스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일종의 자산 유통이죠. (대출을) 발행하고 포장해서 판매합니다.”

핀테크 혁명에서 크로스 리버가 하는 역할을 크게 줄인 겸손한 표현이다. 크로스 리버처럼 주정부 인가를 받은 주법은행들은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대출상품 발행에 필요한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핀테크 업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은행을 통해 자금을 받아야만 한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매끈한 아이폰 앱과 빅데이터 마이닝, AI 기반 대출 심사 등 엄청난 문구들을 한꺼풀 벗겨내고 나면, 핀테크 업체 다수는 FDIC 보증을 받는 ‘듣보잡’ 은행들의 공격적인 대출 중개인에 지나지 않는다.

핀테크 기업의 IPO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금까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등이 금융시스템을 뒤흔들기 위해 투자한 금액만 1750억 달러에 달한다. 불가피하게도 이는 많은 비상장 핀테크 기업의 가치를 천문학적 수준으로 부풀리는 결과를 낳았다. 상장을 앞둔 위워크가 아주 높은 값에 책정된 임대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투자설명서에서 밝혀진 것처럼, 많은 핀테크 기업도 뚜껑을 열어보면 잔재주를 부린 대부 중개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는 중이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펌에서 2000달러를 39개월 할부 상환, 제로금리로 대출해서 펠로톤 자전거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대출금을 실제 대주는 곳은 크로스 리버일 가능성이 높다. 크로스 리버는 이들 대출채권을 며칠간 보유한 후 핀테크 업체에 넘기고, 핀테크 업체는 이들 채권을 다시 헤지펀드나 채권 매수기업에 매도하거나 비슷한 대출 수천 건과 묶어서 증권화한다.

증시에서 은행주는 기술주보다 훨씬 낮은 배수에 거래되기 때문에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이 아니라 기술기업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애쓴다. 벤처투자사들도 그렇게 포장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시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핀테크 유니콘 기업 중에는 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가 이후 주가가 급락해 호되게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렌딩클럽의 경우, 2014년 IPO를 진행할 당시 기업가치 56억 달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기업가치가 12억 달러로 떨어졌다. 영세기업을 위한 신속 대출심사로 급성장한 뉴욕시 핀테크 기업 온덱 캐피털은 2014년 말 IPO 당시 19억 달러였던 기업가치가 2억9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펀딩 서클이나 그린스카이 등 여타 핀테크 기업의 IPO도 비슷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스스로를 기술기업이라 지칭하지만, 실제로 기술은 소비자대출처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금융상품을 좀 더 쉽게 판매하는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뉴욕 연준위와 블랙록에서 근무했다가 미들마치 파트너스로 옮긴 앤드루 마콰르트가 말했다. “이들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기술기업이 아니라 은행’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포브스는 IPO 이후 많은 핀테크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장에서 156억 달러의 돈이 증발한 걸로 추산했다. 프로스퍼 마켓플레이스와 론디포를 비롯한 대규모 대부업체들은 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가 결국 포기하거나 비상장 기업으로 남는 길을 선택했다. 기업가치에 거품이 꼈음이 너무 명백하지만, 사람들이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핀테크 기업은 이 외에도 많다.

크로스 리버에는 엄청난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그린스카이와 렌딩클럽처럼 사업을 함께 진행한 핀테크 파트너사들은 이미 투자 실패(측면 기사 참조)라는 판정을 받았다. 앞으로 더 많은 참사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IPO가 두렵다’ 표 참조). 시가총액 기준 상위 5대 핀테크 회사들이 지금껏 모집한 자금만 22억5000만 달러이고, 이들의 기업가치를 합하면 500억 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요즘은 주가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소비자 디폴트 건수가 역대급으로 낮은 호황기다. 그런데도 이들 중 IPO 심사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업체는 단 한 개도 없어 보인다.

핀테크의 미래

당장은 흥청망청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포트리의 파티는 곧 끝날지도 모른다. FDIC에 접수된 신고 내역을 보면, 크로스 리버 전체 대출에서 핀테크 파트너사들이 발행한 개인대출은 60%에 달한다. 크로스 리버가 보유한 대출채권 중 상당수는 뉴욕이나 코네티컷처럼 엄격한 고리대금법을 적용하는 주에서는 금지될 만한 고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크로스 리버에 자금을 대는 투자자들 역시 앤드리슨 호로비츠와 배터리 벤처스 등 벤처투자사다. 이들이 크로스 리버에 투자한 돈은 2016년 말 기준 2800만 달러였다. 1년 전에는 KKR & Co.에서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라운드를 주관하며 크로스 리버의 기업가치를 10억 달러 가까이로 산정했다. 비슷한 규모의 지역은행들이 통상적으로 평가받는 가치보다 3배 정도 높다.

“글로벌 핀테크 생태계에서 유일한 금융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 전략”이라고 게이드는 활기차게 말했다.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크로스 리버에 합류하기 전까지만 해도 게이드는 정통 금융인의 커리어를 확실히 쌓아왔다. 베어스턴스와 바클레이즈에서 근무했으며, ‘트럼프 파이낸셜’로 공식 승인된 대출상품을 발행하는 뉴욕의 부동산담보 대출 기관 퍼스트 메리디언 CFO를 역임했다. 파리 출생인 그는 커리어 초기 2년을 휴직하고『탈무드』를 공부한 적도 있다. 2008년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그는 저축금 70만 달러와 함께 친구들에게 900만 달러를 빌려 은행 면허가 있으면서도 자산이라고는 한 푼도 없는 지역은행 크로스 리버에 투자했다.

크로스 리버의 운영을 시작한 첫해, 게이드와 소규모 경영팀은 정부보증채권 및 경매채권을 주로 거래했다. 그런데 개업한 지 2년이 안 되어 그린스카이 창업주 데이비드 잘릭이 그를 찾아왔다. 그린스카이는 주택 개조 공사를 위한 제로금리 대출을 알선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핀테크 기업이었다.

게이드는 그린스카이의 대출상품을 발행하며 이제 막 움트고 있던 핀테크 산업이 크로스 리버의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핀테크 업체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크로스 리버의 사업 구조를 신속히 재조정했다. 타이밍은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금융위기로 기존 은행에 불신이 만연하던 2010년이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로 대출 가능한 금액은 크게 줄었고, 은행이 대출 자체를 중단하던 시기였다. 크로스 리버와 유타주 셀틱은행, 웹뱅크처럼 특정 소비자군을 집중 공략하는 전문은행들은 성장 중인 핀테크 산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은행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의욕적으로 나섰다.

핀테크의 성장에는 이점이 제법 많다. 에이콘과 베터먼트처럼 데이터를 분석하고 행동경제학을 응용한 신규 핀테크 업체들은 예적금 비율을 올리고 개인금융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리파이낸싱과 대출에서 1700억 달러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2015년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그러나 렌딩클럽을 비롯한 대형 핀테크 업체들이 상장을 시작하자 실리콘밸리 외부의 투자자들이 나서 이들의 장부를 꼼꼼히 분석하기 시작했고, 핀테크 업체들이 딛고 선 바닥에 금이 가 있음을 발견했다.

크로스 리버는 계속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점증하는 리스크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눈치다. 부동산거품이 한창이던 시절 은행들이 앞다퉈 약식 서류로 저금리 담보대출을 해줬던 것처럼, 일부 핀테크 업체 또한 리스크가 높아진 대출을 승인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크로스 리버의 최대 핀테크 파트너사 중 하나인 프리덤 파이낸셜은 FDIC가 내린 2000만 달러 합의금 지급에 동의했다. 프리덤 파이낸셜이 대출상품 2만4000여 건을 발행하는 동안 이를 효과적으로 감독하지 않는 “불공정하고 기만적” 관행을 적용했다는 이유로 크로스 리버가 벌금 64만1750달러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는 핀테크를 넘어뜨릴지 모르는 더 큰 위협이다.

2019년 3분기 크로스 리버의 부실채권은 2배 증가해 전체 채권의 2%를 차지했다. 상업용 부동산에서 1700만 달러의 채권이 부실화됐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연체율이 10%다(크로스 리버는 연체 없는 건전 자산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2016년 가을부터 크로스 리버의 대손충당금은 대출상품의 평균 백분율 기준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연체 혹은 불량’ 대출상품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489%에서 114%로 하락하기도 했다. 기록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저금리로 신용시장 환경이 이상적으로 좋은데도 힘을 못 쓰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연평균 45%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게이드는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언어를 빌려 크로스 리버를 ‘EaaS(everything as a service)’ 기업이라고 설명한다. “경기침체니 신용 사이클의 하락세 반전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다 괜한 법석일 뿐입니다.”

[박스기사] IPO가 두렵다

아래 5대 핀테크 업체가 주요 사업 라인을 진행하며 후하게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었던 건 크로스 리버 은행 덕분이다. 그러나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누구도 감히 IPO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박스기사] 핀테크 IPO 실패 사례

그린스카이(GreenSky)

주택 개조공사비 대출 IPO: 2018년 5월 시장가치 하락: 37억 달러

재수리 PC 판매부터 부동산 투자, 실패로 끝난 은행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창업을 이어온 연쇄 창업가 데이비드 잘릭이 2006년 공동 창업한 핀테크 기업 그린스카이는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주택 개조공사 및 수리를 위한 대출(대부분 제로금리)을 제공한다. 휴대전화를 가진 지붕 수리업자나 배관공 등 공사 도급업자들이 대출심사역이 되어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대출금을 내어주는 은행 입장에서는 흡족한 수수료 수입과 함께 초기 신용리스크가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그린스카이는 2018년 5월 IPO를 진행하며 투자금 9억5500만 달러를 모집했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린스카이 사업 모델의 허점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2018년 수익지표를 1억9200만 달러에서 1억7500만 달러로 하향조정했고, 이때부터 투자자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크로스 리버를 비롯한 대부기관들이 손을 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급업자들과의 관계 때문에 소송도 진행 중이다. 2017년에는 소비자 민원 해결을 위해 16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뉴저지 법무장관과 합의했고, 앨라배마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IPO 이후 주당 26달러까지 올라갔던 주가는 7달러로 떨어졌다.

온덱 캐피털(On Deck Capital)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대출 IPO: 2014년 12월 시장가치 하락: 16억 달러

2006년 설립된 온덱은 기존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소상공인 및 영세 기업을 위해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으로 신속하게 대출을 해주는 핀테크 기업이다. 온덱의 대출은 5000~50만 달러까지 범위가 넓고, JP모건 체이스와 유타에 본사를 둔 셀틱은행을 비롯한 거대 금융사들을 파트너로 확보했다. 셀틱이 온덱 대출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다.

2013년까지 온덱은 이자율이 최고 36%에 이르는 엄청난 고금리 대출상품을 4억 달러어치 발행했다. 2014년 3월에는 체이스 콜먼의 타이거 글로벌을 비롯한 여러 기관으로부터 투자금 7700만 달러를 받는 데 성공했고, 그로부터 수개월 뒤 IPO를 진행했다. IPO 당일 주가는 40%까지 급등했고, 기업가치는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뒤부터는 계속 하락세다.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성장은 둔화했으며, 펀드박스와 캐비지, 블루바인 등 새로운 경쟁업체들이 탄력을 받고 있다. 2017년 초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순 대손상각비율이 15%로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나왔고, 2년 뒤 JP모건은 온덱과의 파트너십을 끝내버렸다. 온덱의 주가는 IPO 이후 75% 하락했다.

[박스기사] 핀테크 IPO 실패 사례 렌딩클럽(LendingClub)

렌딩클럽(LendingClub)

P2P 대출기관 IPO: 2014년 12월 시장가치 하락: 88억 달러

프랑스인 르노 라플랑셰가 2007년 페이스북에서 P2P 대출을 중개하면서 시작된 렌딩클럽은 돈이 필요한 사람과 돈 있는 사람을 직접 연결해 비용을 절감하고 은행을 대신하겠다는 미션을 내세웠다. 은행을 밀어내겠다는 포부에도 불구하고 크로스 리버 같은 은행을 파트너로 삼아 맹렬히 성장한 렌딩클럽은 2014년까지 50억 달러 대출을 성사시키며 IPO를 진행했다. IPO 당시 기업가치는 최대 100억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재무 보고서에서 렌딩클럽이 영업과 마케팅에 매출의 43%를 지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상장 후 4년 만에 렌딩클럽의 기업가치는 3억4000만 달러 하락했다.

이후 2018년 9월, 렌딩클럽의 자산관리 사업부 LC 어드바이저스와 라플랑셰, 또 다른 중역은 과징금 420만 달러를 납부하라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판결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매수한 대출상품에 대해 사실을 호도하는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규제당국은 이들이 LC 어드바이저스를 통해 대출심사를 진행하면서 리스크 축소를 위해 펀드 수익을 부적절하게 수정했다고 발표했다. 라플랑셰는 증권 사업 참여가 금지됐고, 렌딩클럽 주가는 상한가 대비 80% 하락했다.

“렌딩클럽의 IPO는 모건스탠리의 기술 전문 금융가들이 진행했다. 이들은 렌딩클럽을 기술기업으로 포장하기 위해 애썼다”고 헤지펀드 게이터 캐피털의 데렉 필렉키가 말했다. “실상은 대출기관이다.”

펀딩 서클(Funding Circle)

P2P 기업 대출 IPO: 2018년 9월 시장가치 하락: 15억 달러

펀딩 서클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 런던의 한 펍에서 맥주잔을 앞에 두고 전직 경영 컨설턴트 사미르 데사이(36)가 내놓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렌딩클럽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에서 돈이 필요한 측(이 경우는 소상공인 및 영세기업)과 기관투자자를 중개하는 사업이었다. 펀딩 서클은 2018년 9월 런던 증시에 상장됐다. 기업 가치를 20억 달러로 평가받은 회사는 4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모았다.

그게 회사의 전성기였다. 그로부터 9개월도 안 되어 펀딩 서클은 대출 수요가 감소했고 리스크가 높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추가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며 매출 성장 목표를 절반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IPO 1년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주가는 77% 급락했다. “펀딩 서클은 2022~23년까지 손실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고 영국 투자중개 플랫폼 AJ 벨의 러스 모울드는 말했다.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 ANTOINE GARA, JEFFREY KAUFLIN, NATHAN VARDI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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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호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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