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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TBC 최고경영자 과정 ‘J포럼’ LOUNGE] 민귀옥 메타인터내셔널 대표 

IT에서 교육 사업으로 변신 성공한 오뚝이 기업가 

한국의 평생교육원에서 1년간 공부하면 호주·미국 명문대에 2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에서 이수한 학점도 모두 인정된다. 메타인터내셔널의 학점교류 프로그램이 그렇다. J포럼 3기 원우인 민귀옥 메타인터내셔널 대표는 ‘유학생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기업 부설 평생교육원을 만들어 2007년부터 해외 대학과 학점교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메타인터내셔널은 존스홉킨스, UCLA 등을 포함한 미국·호주 명문대 100여 곳과 학점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1년 공부하면 해외 대학의 2학년으로 편입된다.
메타인터내셔널은 2007년 민귀옥(51) 대표가 설립한 교육전문기업이다. 학점교류 형식의 유학 과정과 독일 취업을 돕는 평생교육원,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를 양성하는 간호학원과 요양보호사교육원을 운영한다. 학점교류 형식의 유학 프로그램은 내신성적, 면접을 통해 선발된 학생이 메타인터내셔널의 평생교육원에서 1년간 교육을 받은 다음 해외 대학에 2학년으로 편입하는 시스템이다. 해외 대학과 같은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받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수한 학점을 모두 인정받는다. 취업 지원 프로그램은 독일 정부와 취업협약을 맺어 독일에서 직장을 구하고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로 간호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가 대상이며 메타인터내셔널 평생교육원에서 6개월가량 어학 공부를 하면 독일 대학병원에 취업할 때 혜택을 준다.

메타인터내셔널은 업계에서 깐깐하게 학생을 관리하고 수업하기로 유명하다. 유학생의 모든 시험 성적은 해외 대학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는 국가에서 지정한 수업 일수를 하루라도 채우지 못하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주지 않는다. 깐깐하게 교육한 만큼 이곳 출신 학생들은 학교와 취업 현장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로 인해 호주의 한 대학과 시작한 학점 교류 프로그램이 이제 존스홉킨스대, UC버클리대, UCLA 등 미국 명문대를 포함해 총 100여 곳과 진행 중이다. 시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교육 과정도 성과가 좋다.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관내(강동·광진·성동·송파) 모든 교육기관의 취업률(취업 후 6개월간 고용 유지된 케이스)을 집계했는데 메타인터내셔널 메타간호학원이 80%로 2위를 차지했다.

오뚝이 정신으로 세 번째 사업 일궈


민 대표에겐 ‘성공한 여성 사업가’, ‘한국의 벤처 1.5세대’ 등의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도 성공가도만 걸은 건 아니다. 메타인터내셔널을 설립하기 전 두 차례나 실패를 경험했다. 그가 험난한 창업의 길로 들어선 건 20대였던 1999년. 홈페이지를 제작·관리하고, 컴퓨터 같은 IT 장비를 세팅해주는 회사를 차렸다. 닷컴열풍과 맞물려 적잖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당시 연 매출이 100억원 규모였고 빌딩도 매입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쳤고, 잘나가던 회사가 한순간에 부도 위기를 맞았다.

“뜨니까 변한다는 말처럼 저도 달콤한 성공을 맛보니 변하더라고요. 언론, 벤처 업계에서 젊은 여성 사업가의 성공 사례라며 러브콜을 많이 보내왔어요. 회사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대외활동에 치중했죠. 그런데 어느 날 수십억원대 미수금이 발생했어요. 우리가 장비를 납품해준 회사가 부도났고 결국 한 푼도 받지 못했어요. 부도 금액이 워낙 커서 우리 회사도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회사를 정리하고 나니 수중에 남은 돈이 거의 없었다. 돈을 빌리려 지인을 찾아가보기도 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민 대표는 “돈 빌려서 남까지 피해 주지 말고 스스로 일어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가까운 지인들조차 민 대표가 회사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정도다. 민 대표는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천만원의 자금을 모았고 두 번째 사업을 기획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였지만 막상 내놓으니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2003년 e러닝 콘텐트 사업을 시작했어요. 컴퓨터로 문제 풀고 채점받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풀 때마다 예제가 바뀌도록 했죠. 하지만 너무 앞서갔던 걸까요. 학원과 학부모들은 장비, 프로그램을 사는 초기 비용을 아까워했습니다. 결국 또 실패했죠.”

연이은 창업 실패. 그럼에도 민 대표는 쓰러지지 않았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새 사업을 기획했다.

매년 100명 이상 졸업생 배출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중국에서 사업하는 지인에게 중국 대학이 해외 대학들과 학점교류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어요. 2년간 중국 대학에서 공부한 다음 해외 대학에 2학년으로 편입해 나머지 학기를 공부하고 학위를 받는 식이었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해외 대학과 학점교류가 활성화되지 않았더라고요. 대부분 유학원을 통해 유학을 갔고, 이들은 에이전시 역할만 해줄 뿐이었죠. 학생들은 현지 문화에 적응하랴 수업 따라가랴 애를 먹는 거죠. 당연히 유학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많이 들었죠. 그래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자고 생각했어요.”

그는 우선 메타인터내셔널이란 교육기업을 차리고 기업 부설로 평생교육원을 설립했다. 대학이 아닌 일반 기업이 대학과 학점교류 협약을 맺으려면 평생교육원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곧장 중국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있는 호주의 태즈메이니아대학에 한국과도 학점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서를 보냈다. 민 대표는 “접점이 없으니까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없었다”며 “답이 올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놀랍게도 2개월 후 ‘만나자’는 답변이 왔다.

“한국에서 미팅을 하자더군요.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한국 학생이 얼마나 똑똑한지, 호주에서 교육받은 후 한국에 돌아오면 국가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될지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제 열정을 높이 샀는지 우리나라가 강한 분야인 경영, 컴퓨터 관련 학과를 대상으로 계약을 맺게 됐습니다. 단, 6개월 안에 성과를 내는 게 조건이었어요.”

민 대표는 바로 학생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학점교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신뢰를 얻는 건 쉽지 않았다. ‘진짜 호주에 있는 대학이 맞느냐’는 의심도 많았다. 민 대표는 “호주 대사관에 부탁해 실제 있는 대학이며 우리와 학점교류를 한다는 인증서를 받아 증거로 보여줘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학생들이 등록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매년 학생 100여 명을 교육해 해외로 보내고 있다.

물론 고비도 적지 않았다. 2014년께 호주의 화폐가치가 급등했고 대학들의 등록금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 국가와 교류하는 건 불안하다는 판단에 미국 대학과도 접촉을 시도했다. 그런데 미국은 호주와 사정이 달랐다. 호주는 학교마다 개별 계약을 진행했지만 미국은 나라 전체의 학교와 교류 협약이 진행되는 시스템이었다. 계약을 검토하고 조율하는 기간만 2년이 넘게 걸렸다. 민 대표는 “미국 측에서 우리와 학점교류 중인 호주의 모든 대학에 레터를 보내 레퍼런스 체크를 할 정도로 꼼꼼히 검토했다”며 “우리 학생들이 호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덕에 미국 대학들과 계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해외 대학과 학점교류 시스템을 구축한 민 대표의 다음 플랜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작된 사업이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 교육, 독일 정부와 체결한 취업협약을 통한 해외취업 지원이다. 이때 민 대표는 결과보단 교육과정에 집중했다. 취업 후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쾌적한 실습실을 마련하고 최대한 많은 장비를 갖추기 위해 투자도 많이 했다.

“간호조무사·요양보호사가 되겠다고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이 등록 전에 고민을 많이 해요. 우리는 국가가 지정한 시간에서 1분 1초라도 모자라면 시험을 못 치게 하거든요. 다른 학원은 출석을 깐깐하게 체크하지 않는다더군요. 처음엔 열 명 상담하면 한 명만 등록했어요. 하지만 졸업생들의 실력이 좋아 현장에서 인정받으니, 이젠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몰려듭니다. 대학병원들도 우리 학원 졸업생을 채용하려고 학원까지 와서 취업박람회를 열고 있습니다.”

민 대표의 다음 목표는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과 함께 아이템을 고민하고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계획이다. 3년 전부터 조금씩 준비해왔고 공간도 마련해뒀다.

“창업은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주변의 도움이 필요해요. 저도 첫 사업을 시작할 때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IT 업체 사장님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부터 회사 설립 과정, 심지어 투자까지 해주셨죠. 두 번째, 세 번째 회사를 혼자 설립하려니 그때 받은 도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겠더라고요. 20여 년간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얻은 교훈을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데 쓰고 싶어요.”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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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로드는 1~2년의 연구개발 끝에 국내 특허와 국제 PCT 특허를 출원하며 올해 2월 구급박스를 론칭했다. 구급박스는 의약외품 전용 자판기로 응급 상황 발생 시 손쉽게 의약외품을 구매할 수 있게 고안됐다. 구급박스는 가벼운 상처 세트, 심한 상처 세트, 가벼운 화상 세트, 심한 화상 세트, 뼈골절 세트, 전염예방 세트 등으로 구성되며 손소독제, KF94마스크 등도 판매한다.



202004호 (20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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