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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간을 위해 일하는 정보요원이 되다 

 

인간이 훈련시킨 AI가 결국 인간을 대체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ASAPP에서는 다르다. AI는 인간의 비서가 되어 인간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선한다.
고객센터 직원이 연결될 때까지 40분을 기다렸는데 연결된 직원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하더니 다시 대기 상태로 돌려버린 적이 있는가? 아마 그 순간 피가 끓어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전화기 너머에 있는 직원은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제트블루의 경우, 고객번호를 특정 항공 여정과 연동하는 단순 작업을 위해 12개가 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왔다 갔다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화기 너머에서 누군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심각한 문제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고 있는데 20개 화면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야 할 때 그 사람이 느끼는 인지부하가 어느 정도일지 생각해 보세요.” 뉴욕시에 본사를 둔 AI 기반 고객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사 ASAPP의 창업자 겸 CEO 구스타보 사포즈닉(Gustavo Sapoznik, 34)이 말했다.

사포즈닉은 “아주 큰” 기업(이름은 밝히지 않았다)의 콜센터 직원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묘사한 그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 직원은 ‘프랑켄슈타인’처럼 누덕누덕 기운 듯한 혼종 소프트웨어 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서로 다른 6개 청구 프로그램에 고객정보를 집어넣은 후에야 필요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었다. “눈이 확 뜨이는 경험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은행과 금융사, 항공사, 서비스업체 콜센터에 전화가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사포즈닉에 따르면, ASAPP 고객사들이 처리한 통화량은 팬데믹 위기 이후 200~900%가량 치솟았다. 콜센터 지원은 최첨단 AI를 응용하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흡족하게 보상받을 수 있다.

AI로 콜센터를 혁신하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전 세계 콜센터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연간 150억 달러라고 추산한다.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ASAPP는 최근 진행된 투자금 모집에서 기업가치를 8억 달러로 인정받고 2억6000만 달러를 모집했다. ASAPP 이사회에는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 도어 회장과 시스코 전임 CEO 존 챔버스 등 실리콘밸리 거물급 투자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레이록의 데이브 스트롬과 마치캐피털의 제이미 몽고메리도 이사회에 포함되어 있다. ASAPP 고객사 명단에는 제트블루와 스프린트, 위성 TV 디시 등이 포진해 있다. 모두 ASAPP와 다년간의 계약을 체결했다. 스타트업 조사기관 그로우조(Growjo)는 ASAPP가 이들로부터 창출한 매출은 총 4000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ASAPP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AI의 활용 방법을 반대로 뒤집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샀다. 지난 수년간 엔지니어들은 반복 작업을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게 수행할 수 있는 AI를 완벽하게 만드는 데 전념했다. 그러나 ASAPP는 사람에게 훈련받은 AI 시스템이 사람을 대체하는 대신, 사람을 훈련시켜 생산성을 “급진적으로” 개선해주는 AI를 선보였다.

사포즈닉은 “비용 절감이라는 시급한 필요에 의해 순수한 자동화 역량을 구현했지만, 그 결과 고객경험은 더 나빠졌습니다. 도입된 지 20~30년이 지났는데도 문제의 상당 부분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죠”라고 말했다. 사포즈닉이 말하는 ASAPP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작업의 절반 정도만 자동화해서 직원들의 생산성을 두 배로만 높여도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포브스가 두 번째로 발표한 2020년 ‘주목받는 AI 50대 기업’ 순위에서도 ASAPP는 독보적이다. AI가 사업의 핵심에 자리한다는 점에서 ASAPP는 전문가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AI 50’ 순위에 함께 이름을 올린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오브저브닷에이아이(Observe.ai)와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승인을 받아낸 스탠퍼드 교수이자 AI 업계의 전설 서배스천 스런(Sebastian Thrun)이 회장으로 있는 크레스타(Cresta)도 ASAPP와 같은 콜센터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ASAPP의 경우 인간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데 AI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ASAPP는 애플 시리 언어처리 개발에 초기부터 참여했던 전문가를 팀장으로 영입해 자연어 처리 및 음성-텍스트 전환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자연어가 입력되면 소프트웨어는 콜센터 직원의 컴퓨터 모니터 위에 적절한 반응이나 관련 리소스 등을 알려준다. 직원들이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헤매고 다니면서 낭비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주는 것이다. 사포즈닉과 엔지니어들은 가장 생산성 높은 직원의 작업 방식을 분석해서 기계학습을 통해 ASAPP 소프트웨어가 이들의 전문성을 그대로 재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렇게 하면 소프트웨어는 고객 문의사항에 응답하고 중요 정보를 찾아내서 추적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다른 직원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일례로 고객이 항공편 예약 취소를 문의할 경우, ASAPP 소프트웨어는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수록된 참고문서를 바로 화면에 띄워 직원이 검토하도록 한다. 고객이 16자리 계정번호를 알려주면, 소프트웨어는 이를 자동으로 메모해 정보가 필요할 때마다 직원의 모니터 위에 보여준다.

별문제가 없다면, ASAPP 기술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고객 문의 건수는 시간당 40~1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콜센터 직원의 스트레스는 감소할 것이고, 높은 이직률 또한 낮아질 것이다.

시카고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사포즈닉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이자 비행 전문 파일럿이다. 그는 마이애미에서 가족의 부동산 및 금융 사업을 돕다가 처음으로 코딩 스킬을 적용하는 경험을 했다. “투자 부문에서 일하면서 기계학습을 통한 금융상품 거래 프로그램을 구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숫자가 올라가고 내려오는 것만 지켜보는 사람이 되어 있더군요.” 그가 말했다. 돈만 버는 일은 그에게 별다른 설렘을 안겨주지 못했다.

사포즈닉은 자신이 2014년 창업한 ASAPP가 콜센터 업무 최적화를 시작으로 큰 도약을 이루어내길 바란다. 지금은 콜센터처럼 “여기저기 뒤섞인 흥미로운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어마어마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다른 사업 모델을 물색하는 중이다. ASAPP라면 분명 다른 성격의 프로젝트도 해낼 수 있다고 사포즈닉은 믿는다. 연구기관과 비슷한 구조로 구성해서 직원 300명 중 80%가 연구원 혹은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다.

“ASAPP가 흥미로운 이유는 지금 당장의 모습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포레스터의 첼 카슨 애널리스트가 말했다. “증강지능을 위한 자연어 처리 능력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지 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ASAPP가 뭘 해줄 수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하기 위해 사포즈닉은 파일럿의 경험을 비유로 들었다. 자동화 기술은 항공 산업에도 도입되어 조종석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꿔놓았다. 그는 “안전성이 극적으로 개선됐지만, 아직 파일럿이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파일럿의 업무량을 크게 줄여줬을 뿐이죠”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 50

앱노멀 시큐리티(Abnormal Security)
사이버보안 / 수신함을 스캔해서 악성코드가 들어간 이메일을 탐지함

아이세라(Aisera)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 IT 및 영업, 고객서비스 업무를 자동화함

AMP 로보틱스(AMP Robotics)
환경공학 /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찾아내고 분류하는 로봇을 개발함

안두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
방위산업 / 국가안보용 감시 시스템 구축

애니스케일(Anyscale)
소프트웨어 개발 /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기계학습 앱을 개발

ASAPP
고객서비스 / 고객서비스 직원의 대응 업무를 실시간으로 지원함

아톰와이즈(Atomwise)
헬스케어 / 의료효과 가능성을 가진 약물 성분을 연구함

오로라(Aurora)
자동차 /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 개발

바이오포미스(Biofourmis)
헬스케어 / 웨어러블 기기로 환자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함

블루 헥사곤(Blue Hexagon)
사이버보안 / 네트워크 또는 클라우드를 노린 사이버공격을 탐지함

세레브라스 시스템스(Cerebras Systems)
하드웨어 / AI용 컴퓨터 칩 생산

크레스타(Cresta)
고객서비스 / 고객서비스 직원의 대응 업무를 실시간으로 지원함

데이터이쿠(Dataiku)
소프트웨어 개발 / 기업용 AI 모델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판매함

딥맵(DeepMap)
자동차 / 자율주행차를 위한 3D 지도를 제작함

도미노 데이터 랩(Domino Data Lab)
소프트웨어 개발 / 데이터 과학자를 위한 툴 제공

독셀(Doxel)
생산성 소프트웨어 / 건설 프로젝트 관련 이슈 파악 및 추적

드리프트(Drift)
생산성 소프트웨어 /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자동화하는 챗봇을 개발함

드리슈티(Drishti)
생산성 소프트웨어 / 공장 내 인간의 행동을 디지털화하는 데이터 세트를 생성함

임바크 트럭스(Embark Trucks)
자동차 / 자율주행 트럭용 소프트웨어 개발

엑스트라홉(ExtraHop)
사이버보안 / 클라우드상에서 사이버보안 위협을 탐지함

피들러 랩스(Fiddler Labs)
소프트웨어 개발 / 기업의 AI 앱 구축 및 모니터링 지원

제네시스 테라퓨틱스(Genesis Therapeutics)
헬스케어 / 의료효과 가능성을 가진 약물 성분을 연구함

고스트(Ghost)
자동차 / 자율주행 기술을 기존 차량에 적용해 구현함

공(Gong)
생산성 소프트웨어 / 계약 수주를 위한 영업 과정에서 오간 대화를 분석함

하이브매퍼(Hivemapper)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 비디오 영상을 3D 지도로 변환함

아이서티스(Icertis)
생산성 소프트웨어 / 사업계약 리스크 분석

카리우스(Karius)
헬스케어 / 혈액 속 병원균을 감지해 감염 진단

크리스프 테크놀로지스(Krisp Technologies)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 / 통화 중 노이즈 캔슬링 기술 개발

레모네이드(Lemonade)
금융 서비스 / 봇을 이용한 보험 영업

릴트(Lilt)
생산성 소프트웨어 / 번역 업무 지원

무브웍스(Moveworks)
생산성 소프트웨어 / IT 민원 자동 해결

뉴로(Nuro)
자동차 / 자율주행 배송 로봇 생산

오브저브닷에이아이(Observe.AI)
고객서비스 / 고객서비스 통화 내용을 분석함

포니닷에이아이(Pony.AI)
자동차 / 자율주행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리커전(Recursion)
헬스케어 / 희귀병 치료 가능성을 가진 약물을 연구함

세이프그래프(SafeGraph)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 영업 활동 관련 데이터 세트 생성

스케일 AI(Scale AI)
소프트웨어 개발 / 엔지니어들의 신속한 AI 개발을 지원함

실드 AI(Shield AI)
방위산업 국가안보를 위한 지도제작용 드론을 개발함

시그옵트(SigOpt)
소프트웨어 개발 / AI 모델 구축을 위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함

사이낵(Synack)
사이버보안 / 사이버보안 취약점을 탐지함

텍스티오(Textio)
생산성 소프트웨어 / 게시글 또는 공고문을 첨삭해주는 AI 개발

투심플(TuSimple)
자동차 / 자율주행 트럭 생산

투XAR(TwoXAR)
헬스케어 / 의료효과 가능성을 가진 약물을 연구함

유아이패스(UiPath)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 반복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봇 개발

유니티 테크놀로지스(Unity Technologies)
소프트웨어 개발 / 앱 혹은 게임 개발용 소프트웨어 제공

업스타트(Upstart)
금융 서비스 / 파트너 금융기관을 위해 대출상품 금리를 산정함

바이스(Vise)
금융 서비스 / 금융 설계 및 관리 서비스 제공

비즈닷에이아이(Viz.AI)
헬스케어 / 뇌 영상 촬영으로 뇌졸중 위험을 분석함

제브리움(Zebrium)
생산성 소프트웨어 / 소프트웨어 문제를 탐지 및 해결함

※ How To Play It

콜센터 시스템이 비효율적으로 보인다면, 지방정부 시스템은 얼마나 더 구닥다리일지 상상해보자. 텍사스주 플라노에 있는 타일러 테크놀로지스(Tyler Technologies)는 각 도시 및 주정부의 뒤죽박죽인 작업 시스템을 하나의 디지털 프로그램으로 끌어오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회사는 주 법원의 문서 자료를 디지털 기록으로 변환하고 공과금 온라인 납부를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로 최대 85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에서 운용자산 24억 달러 규모의 대형주 지속가능성장 펀드를 공동 관리하는 카리나 펑크는 타일러 테크놀로지스 지분 6000만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 이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다. “911 신고 전화부터 교도소 입소 관리까지, 모든 행정 업무를 디지털로 처리할 수 있다”고 펑크는 예측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변화된 세상에서 이들이 개발하는 기술은 필수가 되어가고 있죠.” - 카리나 펑크 펀드매니저

- ALAN OHNSMAN, KENRICK CAI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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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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