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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혁 아템포 대표 

“참신한 기획력으로 고급가구 시장 새판 짠다” 

하이엔드 가구 시장의 뉴 페이스를 만났다. 최우혁 아템포 대표는 사무가구 전문기업 한샘이펙스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국내 고급가구 시장에 도전장을 낸 사업가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해 멋진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최 대표를 만나 브랜드 설립 계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지난 7월 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템포 단독 매장에서 만난 최우혁 대표.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의 장남으로 해외 유수의 명품 가구를 국내에 소개하는 아템포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며 하이엔드 가구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사진:전민규
지난해 11월, 국내 가구업계가 긴장할 만한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빙·가구 브랜드 한샘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아템포(a.tempo)’라는 독특한 콘셉트의 해외 명품가구 편집매장을 열고 고급가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총 5층으로 구성된 아템포 도곡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가구 브랜드 자노타(zanotta), 오피스 가구 브랜드 테크노(tecno), 조명 브랜드 아르테미데(artemide), 기능성 오피스 시팅 브랜드 휴먼스케일(humanscale) 등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가구와 리빙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제품들만 진열해놓은 일반적인 매장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공간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고, 다채로운 콘텐트가 녹아 있는 공간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인다.

지난 7월 9일 매장에서 만난 최우혁(42) 아템포 대표는 “아템포 도곡 매장은 단순히 가구를 보여주는 장소가 아니라 공간 꾸밈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라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가구·리빙 브랜드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인 만큼 고객들의 삶에 큰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기능성 오피스 시팅 브랜드 휴먼스케일. / 사진:아템포
우선 하이엔드 가구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가구 시장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실용주의 시장과 명품 프리미엄 시장이 그것이다. 최근 값비싼 수입가구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안목 있는 소수의 고객들만 찾던 디자인 가구의 소비층이 밀레니얼 세대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고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담은 브랜드라면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템포’라는 기업명이 독특하다. 어떤 의미인가.

아템포는 ‘본디 빠르기로’라는 의미의 음악 용어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그 생각들이 모여 세상을 바꿔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철학, 가치관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해 멋진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템포가 추구하는 목표이자 철학이다.

타사와 다른 아템포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탈리아 오피스 가구 브랜드 테크노. / 사진:아템포
우리는 디자이너 제품을 주로 소개한다. 다시 말해 각각의 제품은 디자이너의 작품이고, 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콘텐트가 풍부하다. 그런 장점들을 우리만의 방법으로 더욱 개성 있고 섬세하게 전시하고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예를 들어 모든 제품이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도 도슨트처럼 설명을 해준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다. 다행히 많은 고객이 흥미를 보이고 있으며, 구매 후에도 제품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커진다는 반응이다.

일반 매장에 비해 공간 분위기도 색다르다.

우리 매장은 모두 5층으로 구성돼 있다. 각 층은 저마다의 콘셉트로 고객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2층은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레트로 스타일을 표방하며, 3층은 컨템퍼러리를 주제로 페미닌하고 편안한 공간을 지향한다. 또 4층은 캐주얼 콘셉트로 꾸며 다른 층과 차별화된 개성을 보여준다. 특히 3층은 패키지의 완성도를 위해 더욱 집중했다. 미술 작품을 함께 배치하고, CEO들이 선호하는 영화관 느낌을 연출하는 식이다. 이처럼 아템포는 단순히 가구를 전시하는 전시장이라는 개념을 넘어 삶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공간을 지향한다.

최근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기업 임원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한마디로 최근 트렌드에 걸맞은 업무 공간(work place)을 새롭게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surface) 브랜드와 함께 IT와 라이프스타일이 접목된 패키지를 구상 중이다. C-레벨급 임원실을 통합 패키지로 꾸며주는 형태인데 렌털 서비스까지 접목해 합리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세련되고 밝은 톤의 가구부터 노트북은 물론 화상회의 장비와 협업 도구까지 전부를 아우른다.

공간 문화 지향하는 가구업계 다크호스


▎이탈리아 하이엔드 조명 브랜드 아르테미데. / 사진:아템포
인하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EMBA)을 졸업한 최 대표는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의 장남이다. 2003년 검색광고 대행사 오버추어코리아, 2006년 NHN(현 네이버) 검색광고사업본부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한 최 대표는 2011년 한샘 인테리어사업본부 영업지원팀장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3년부터 한샘이펙스 프로젝트사업부장을 지내며 신사업을 기획해온 최 대표는 이번 아템포 프로젝트를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소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영에 임하는지. 아무래도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아버지는 평사원으로 입사해 25년간 한샘을 이끈 입지전적인 분이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늘 강조하신다. 그런 가르침 때문인지 좋은 인재를 어떻게 찾아내고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또 직원들이 자신의 꿈을 회사 안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뒤를 돌아보면 이런 부분은 정말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행복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템포의 기업문화가 궁금하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자노타. / 사진:아템포
회사에는 서열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직원 간에 서로 어려운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직원들과 격의 없는 회의 분위기 속에서 때론 치열하게 토론한다. 구성원들이 소신 있게 의견을 개진하고 문제를 빠르게 찾아내 올바르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 회사만의 문화인 것 같다. 평소 직원들에게 ‘일의 시작은 생각’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자칫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깊이 생각하며 고민을 해본 사람은 어떤 일을 맡았을 때 방향성 설정이나 실행력이 남다르다. 책은 우리의 생각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다. 직원들에게 독서를 강요하진 않지만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도구 하나쯤는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향후 프리미엄 가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요즘 하이엔드 가구 시장에서는 어두운 톤보다는 세련된 컬러감이 가미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도 코로나19로 위축된 고객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아시다시피 나라 안팎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주 52시간 근무, 워라밸 확산 등으로 나만의 공간에서 휴식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집에 대한 관심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강조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급격히 증가하며 안락한 공간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인가.

새롭고 과감한 시도를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전시, 가구나 소품의 조합이 완벽한 패키지 형태의 전시, 제품 이해를 돕는 도슨트의 설명이 곁들어진 전시들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하이엔드 가구를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렌털 형태의 유통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우리의 마케팅 전략이 제대로 먹힌다면 3년 내 연 매출 500억, 5년 내 연 매출 1000억도 가능하다고 본다.

아템포의 미래 비전이 궁금하다.

아템포가 단순한 수입가구 유통회사를 넘어 공간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세계 유수의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 우리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 한국의 유능한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K-디자인’을 발전시켜나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008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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