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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칼슨 AWS 월드와이드 공공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 

코로나19 퇴치 나선 AWS 

언택트 수혜 기업 AWS는 위기에 처한 각국 정부의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AWS 진단개발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으로 연구기관의 진단 솔루션 개발을 돕는가 하면 시민과 ‘소통’ 경로가 막힌 정부엔 ‘통로’ 역할도 자처한다.

▎ 사진:[비즈니스 타임즈] ⓒ 싱가포르 프레스 홀딩스 그룹. 재사용에 권한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클라우드 수요가 폭등했다. 한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동영상 감상 등의 온라인·모바일 사용량이 폭주했다. 그 덕분에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5월 30일 AWS는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3% 증가한 10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물론 마냥 이 상황이 달가운 건 아니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30% 급감한 25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할퀸 상처에 ‘시장 침체 여파’가 더 컸다는 얘기다.

수익을 떠나 AWS는 코로나19 퇴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각종 감염병에 대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분석 인프라를 지원하고, 연구지원용 ‘데이터레이크(공유데이터환경)’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코로나19의 정체를 파헤치고, 이를 정복해 우리 생활이 정상화될 때까지 도울 수 있는 모든 걸 강구하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 GS타워 AWS 코리아 사무실에서 언택트 인터뷰를 진행한 테레사 칼슨 아마존웹서비스(AWS) 월드와이드 공공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도 AWS의 의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웅진씽크빅은 학생들을 위해 원격학습 환경에 AWS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 사진:AWS
미국 상황이 심각하다고 들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AWS 직원은 여전히 재택근무 중이다. 사실 올해 2월부터 AWS는 코로나19 사태가 퍼지리라 보고 관련 조치 검토에 집중했다. 2018년 꾸렸던 재난대응팀이 재난 지역에 있는 고객들이 원활하게 비즈니스를 꾸려갈 수 있도록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위기 때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이에 필요한 각종 트레이닝 서비스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했다. 상황이 비교적 심각한 미국에선 미국적십자사, 아마존닷컴과 협력해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AWS는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었나.

그렇다. AWS는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화상회의 솔루션 ‘아마존 차임(Amazon Chime)’, ‘슬랙(Slack)’ 같은 툴을 이용하고 있다. 보안이 잘 갖춰져 있고, 업무에 유용했다. AWS의 엔지니어와 개발 인력은 클라우드상에서 정상적으로 업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정부 당국자들과도 실시간 감염 상황을 공유하면서 데이터센터가 원활하게 구동되도록 완벽을 기하고 있다.

정부 당국과는 어떤 협력을 했나.

일단 병원과 교육기관을 최우선 지원처로 삼았다. 병원, 정부기관, 교육기관에 의약품, 보호 장구, 교육 관련 용품, 식품 등 각종 지원 물자가 가장 먼저 공급될 수 있도록 아마존닷컴과 협력해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했다.

공공부문에 미친 영향이 컸겠다.


▎테레사 칼슨 AWS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연방정부 사업을 담당했었고, 아마존으로 자리를 옮긴 지 10년째다. 그는 워싱턴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WASH 100)’에 수년간 선정되면서 공공과 민간의 가교를 자처해왔다. 코로나19 사태 땐 각국 정부의 위기대응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 사진:AWS
그간 소극적이었던 각국 정부기관, 연구기관, 의료기관, 교육기관들이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거 도입했다. 전례 없는 규모로 일거에 이뤄진 변화였다. 한국에선 의료기관과 교육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서울대병원의 최초 스타트업 메디컬아이피는 ‘티셉X(TiSepX)’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진단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CT 영상을 통해 코로나19의 중증도를 파악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로 AWS상에서 구동된다. 메디컬아이피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자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배포해 전 세계 의료기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웅진씽크빅은 학생들을 위해 원격학습 환경에 AWS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AWS 클라우드상에서 인공지능(AI) 튜터를 구동하고, 통합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 웅진씽크빅은 아마존 EMR(Amazon EMR), 아마존 레드시프트(Amazon Redshift), 아마존 키네시스(Amazon Kinesis), 아마존 S3(Amazon S3)와 같은 AWS 서비스를 사용해 분당 2만4000여 건의 학습자 데이터를 분석해 46만 명에게 맞춤형 학습을 제공했다.

한국 외 사례는 없나.

인도와 호주 사례가 있다. 인도 전자정부 재단(eGovernments Foundation)은 AWS와 협력해 전자통행권(e-Pass)을 발부하는 시스템을 72시간 만에 구축했다. 코로나19로 통행제한 조치가 이뤄진 상황에서 도시 운영에 꼭 필요한 근로자, 작업자, 시민들의 출입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벌써 5만 개 넘는 기업과 조직이 사용했고, 하루 60만 개 이상의 패스가 이 시스템을 통해 발급된다. 호주에선 주니퍼 홈스(Juniper Homes)라는 노인 요양시설에도 활용된다. 아마존 차임을 활용해 요양시설 내 고령자가 원거리에 있는 가족들과 얼굴 보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현재 각국 정부가 AWS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들었다. 주로 어떤 것을 요구했나.

대민서비스를 지속하고, 시민과 끊임없이 연결되고자 했다. 국가마다 다른 상황에 시스템을 적용하다 보니 공공부문 서비스도 지난 2년간 이뤄진 혁신보다 2개월간의 변화가 더 컸다. 미국 연방정부는 비교적 빠르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으나 주정부나 지방정부는 낙후된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클라우드 도입에 더 적극적이다. 특히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아마존 커넥트(Amazon Connect)로 콜센터를 구축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기존에 없던 콜센터를 클라우드로 단 몇 시간 만에 구축해 운영에 들어갔다.

실업급여 지급에도 클라우드는 힘을 발휘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노동부(Rhode Island Department of Labor and Training)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업률이 급증하자 실업급여를 처리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몇 주 만에 로드아일랜드 인구의 20%가 실업급여를 신청해 자칫 행정업무가 마비될 수 있었지만, AWS 기반으로 음성·텍스트 챗봇을 도입해 콜센터를 구축했다.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하역작업 중인 직원. / 사진:아마존 블로그 데이원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

국민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클라우드는 자칫 바이러스 사태로 단절될 수 있었던 정부와 기업, 시민을 이어줬다. 정부와 기업은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대규모로 처리해 경제·보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곳은 어디인지, 그가 다녀간 곳은 어디인지, 실시간 이동경로, 그와 접촉했던 모든 이의 이동 경로를 고려한 경우의 수를 파악하는 일까지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이런 정보를 토대로 사람들이 업무에 복귀해도 되는지, 사회활동을 해도 되는지 등의 의사결정을 더 빠르게 내릴 수 있다.

지금 혼란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

공감한다. AWS는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가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제공할 생각이다. 이미 미국 백악관의 코로나19 고성능 컴퓨팅 컨소시엄(COVID-19 High Performance Comput ing Consortium), 알렌 AI 연구소(Allen Institute for AI)와 손잡고 연구원들이 관련 데이터에 최대한 접근하기 쉽게 관련 사이트 ‘코드-19 서치’ 사이트를 열었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 등 약 4만7000건에 달하는 연구 자료로 데이터세트를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검색 시스템이다.

바이러스 진단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AWS 진단 개발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AWS 관련 연구기관에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진단 솔루션 개발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연구진에겐 클라우드 활용법을 교육하고, 기술지원에 나선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과 인공지능 코로나19 진단 연구진에 AWS 툴을 제공하고, 대학 의료연구기관 UC 샌디에이고 헬스엔 코로나19 폐 영상 분석 인프라를 지원한다. UC 샌디에이고 헬스의 방사선과 전문의는 진단키트로 잡아내지 못한 확진자의 폐렴을 진단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바카르 전산과학연구소와는 코로나19의 유전자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전보다 더 바빴겠다.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전 세계 각지의 AWS 임원과 화상회의를 하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 애썼다. 인간적으로 이번 위기를 겪으며 인간은 자연 앞에 겸허해야 한다는 진실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지만 우리는 뜨거운 열정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수많은 이와 함께 대안을 찾고 있으며, 위기 극복 방안이 하나씩 나올 때면 기술기업 종사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 6월 30일 열린 2020 AWS 공공부문 서밋 온라인(AWS Public Sector Summit Online)에도 1만4000명 넘게 등록해 오프라인 서밋만큼이나 열기가 뜨거웠다. 우리와 고객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의지로 역사상 유례없는 이번 위기를 반드시 이겨내리라 믿는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008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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