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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JTBC 최고경영자 과정 ‘J포럼’ LOUNGE] 박현숙 스마트올리브 대표 

전자식권으로 블루오션 창출 

전자(모바일)식권 업계의 신흥 강자를 만났다. 박현숙 스마트올리브 대표(J포럼 22기)는 업계 최초로 각 기업의 복지제도를 그대로 구현한 ‘커스터마이징 전자식권’ 시스템을 론칭한 인물이다. “단순히 종이식권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F&B와 IT를 결합한 푸드테크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박 대표에게 스마트올리브의 주요 서비스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박현숙 대표는 “올리브식권에는 앱 내 결제 뿐 아니라 테이블 조회·예약 등의 기능을 넣어 편리함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마다 복지제도가 천차만별이에요. 식대도 마찬가지죠. 어떤 회사는 구내식당용 식권을 제공하고, 어떤 회사는 선불 혹은 후불제로 식대를 입금하죠. 1년 치 복지 포인트를 제공해 식당·편의점·카페 등에서 자유롭게 쓰게 하는 곳도 있어요. 스마트올리브는 회사 정책에 맞게 기능을 최적화한 전자식권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지난 8월 5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스마트올리브 사무실에서 만난 박현숙(41) 대표의 설명이다. 스마트올리브는 2016년 문을 연 전자식권 스타트업이다. 6개월가량 시스템 개발 과정을 거쳐 2017년 ‘올리브식권’이라는 앱을 출시했다. 개발자 출신인 박 대표가 타 업체에서 전자식권 시스템을 개발했던 경험을 토대로 아쉬웠던 부분을 직접 수정·보완해 제작했다. 박 대표는 “올리브식권은 단순히 밥값을 계산하는 수준을 넘어 테이블 예약서비스, 이커머스, 은행 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들었다”며 “이 앱은 구내식당 외에도 가맹점 계약을 맺은 식당, 편의점, 카페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올리브는 현재 식당 1000여 개, 법인회사 200여 개와 제휴를 맺고 있다. 회원 수는 10만 명이 넘는다. 박 대표는“창업 후 1년 만에 거래액 1억5000만원을 채운 데 이어 이듬해엔 한 달 만에 2억원을 달성했다”며 “성장세에 점점 가속이 붙어 올해 안에 회원 수 30만 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전자식권 업계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개발자로 IT업계에서 15년 넘게 일했다. 스마트올리브를 창업하기 전 프리랜서로 일하며 기업들의 복지 플랫폼을 기획·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기업의 인사·총무 담당자들을 만나며 유독 식대와 관련한 프로세스만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종이식권을 사용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당시 모바일에서 식대 계산이 가능한 전자식권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단 한 곳뿐이었는데 이마저도 밥값 계산 외에는 특별한 기능이 없었다. 한번은 고객사와 함께 전자식권 시스템을 개발한 적이 있다. 개발을 마치고 서비스도 시작했는데 회사 내부의 경영권 다툼으로 회사가 휘청거렸고,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됐다. 전자식권이 블루오션 시장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혼자서라도 도전해보고자 했다. 이전 앱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수정, 보완해 새로운 앱을 만들었다. 그게 ‘올리브 식권’이다.

올리브식권의 강점은 무엇인가.

편리함이다. 올리브식권은 구내식당에 도착하는 즉시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앱을 불러낸다. 사용자가 이 화면을 식당 입구에 있는 리더기에 대기만 하면 결제가 진행된다. 외부 식당이나 카페에선 포스와 앱을 연동했기 때문에 사원번호나 연락처를 입력하면 곧바로 결제된다. 앱 내에서 더치페이도 가능하다.

또 올리브식권은 직장인의 소중한 점심시간을 보장한다. 점심시간을 뺏는 주범이던 웨이팅을 없애기 위해 앱에서 미리 제휴 지점들의 자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예약도 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친 후엔 자리에서 곧바로 앱 내 결제를 할 수 있다. 결제를 위한 줄 서기도 생략한 것이다. 이 외에도 기업들이 원하는 기능을 요구하면 앱에 바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도 우리 강점이다.

기업들은 어떤 기능을 요구하나.

예를 들어 우리 고객사인 오스템임플란트는 구내식당 테이블/테이크아웃 서비스, 사내 카페 결제 서비스 등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또 다른 고객사에서는 식당의 테이크아웃 예약서비스 및 카페 모바일 오더 서비스 기능을 요구했다. 우린 이미 해당 기능들을 개발해뒀기 때문에 하루 이틀 만에 앱 내 구현이 가능했다. 입소문이 났는지 이젠 회사 측에서 먼저 계약을 맺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이 외에 어떤 서비스가 가능한가.

올리브식권은 기업의 식대 관리자 및 임직원, 케이터링 업체가 쓰는 것과 외부 제휴 업체 사장님이 쓰는 것,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식대 관리자는 임직원의 식대 이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부서별 정산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임직원은 결제·예약 시스템 외에도 몰(mall)에서 쇼핑을 할 수도 있다. 가전제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회사에서 받은 복지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제휴업체 사장님들이 쓰는 앱에선 당일 매출 집계가 가능하며, 대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자영업자 특성상 급전이 필요할 때가 종종 있는데 BC카드사와 제휴해 우리와의 월 거래액을 신용지표로 삼아 대출 가능 금액을 산정하도록 했다.

케이터링 업체에서 직접 전자식권 앱을 만들면 더 편리하지 않나.

몇몇 케이터링 대기업에서 자체 전자식권 서비스를 만든적이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고 한다. 가령 A라는 고객사가 자체 전자식권 앱을 가진 케이터링 업체와 계약 만료 후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한다면 A사의 전 직원이 전자식권 앱을 바꿔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A사가 올리브식권을 쓰고 있다면 케이터링 업체만 올리브식권으로 바꾸면 되니 간단하다. 물론 올리브식권을 이미 사용 중일 수도 있다.

식사 관련 빅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인다.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스마트올리브를 F&B와 IT가 결합한 푸드테크기업으로 키울 것이다. 창업 초기부터 이와 관련한 계획을 세웠다. 우선 사용자가 자신의 식습관을 체크하고 건강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메뉴별 칼로리 정보를 제공한다. 어떤 메뉴를 골랐는지 앱에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하루에 섭취한 정확한 음식량과 열량 등의 정보를 체크할 수 있다. 또 케이터링 업체에선 식자재 비용을 절약하는 데 우리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제휴 기업의 임직원이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양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정보가 3~6개월마다 집계되기 때문에 케이터링 업체는 저렴할 때 미리 식자재를 구매하는 등 장기적인 플랜을 짤 수 있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그렇다. 사실 지난해 베트남에 시장조사를 하러 갔었다. 베트남의 경우 아직 개인의 신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따로 없다고 한다. 대신 엥겔지수로 대략의 생활수준을 파악한다. 올리브식권이 수집하는 데이터 중 하나는 개인의 식사 비용이다. 엥겔지수와 직결되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우리가 베트남의 은행 등과 제휴하면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중단한 상태다.

박 대표는 4년 차에 접어든 스타트업을 이끄는 대표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가장 아쉬운 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못 한다는 점이에요. 자금 문제죠. 대기업은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여 할인 행사도 하고, 각종 혜택도 얹어주는데 우리는 못 하고 있어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만간 시리즈 A 투자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박 대표는 2017년 엄홍길 대장의 고산 14좌 로체 등반을 함께하면서 행정과 통신을 담당하고, 히말라야 로체 베이스에서 두 달 넘게 생활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도전 정신이 강하고 강단 있다. 그는 앞으로도 업계 리더로서 새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해나가는 데 특유의 도전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할 생각이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 J포럼은 - 2009년 국내 언론사에서 최초로 시작한 최고경영자과정이다. 시사와 미디어, 경제, 경영, 역사, 예술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강좌와 역사탐방,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한 J포럼은 매년 두 차례(3·9월) 원우를 선발하여 진행된다. 그동안 졸업생 1000여 명을 배출해 국내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학습과 소통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문의·접수 중앙CEO아카데미 J포럼사무국 (02-6416-3809,3905) http://ceo.joongang.co.kr



202009호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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