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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의 보수, 얼마가 적정할까? 

 

‘대표이사의 보수’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종종 나온다. 세법과 상법이 꽤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대표이사의 보수’는 얼마가 적정할까. 최근 과세 동향이나 실제 다수의 과세 사례를 보면 ‘대표이사 보수가 과다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짚어보고자 한다. 세무 자문에 응하다 보면 가끔 ‘선문답’이나 ‘공자님 말씀’에 가까운 답변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꽤 있다. 그중 하나가 ‘대표이사 보수를 얼마로 책정해야 적정한지?’에 관한 답변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돈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 주저될 때가 많다. 하지만 세법은 이미 답을 정해놨다. ‘① 관련 법령이 정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② 실제 수행한 업무의 대가에 합당한 수준의 금액을 세법상 손금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표이사 보수 결정은 절차적 정당성(위 ① 요건)과 실체적 정당성(위 ② 요건)을 모두 구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은 모호하다고 할 수 있으나 단어마다 내포하는 의미는 엄중하다. 이러한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면 단순히 세법상 비용 부인 문제를 넘어서 민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세법과 상법이 정한 ‘대표이사 보수’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를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따르지 않은 대표이사의 보수 지급은 그 자체로 위법하다. 특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 총액 내지 한도액만 정하고 개별 이사에 대한 지급액 등 구체적인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사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점이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 241515 판결 등). 또 여기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 상여금과 같은 급여는 물론 그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다290436 판결 등).

실무상 문제가 되는 사례들은 대부분 ①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에 따르지 않고 보수를 지급한 경우, ② 이사회에 보수 결정을 포괄적으로 위임한 경우, ③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를 형식적으로만 개최한 경우 등이다. 최근 과세관청은 상법상 요구되는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고 있는지뿐만 아니라,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일 당일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기초로 주주 또는 이사가 실제로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에 참석했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하므로, 만약 회사의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사는 회사에 대해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를 부담한다(상법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등). 이사의 보수 결정에도 이러한 의무가 적용된다. 따라서 이사가 임원 보수를 실제보다 과다하게 지급하여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경우,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에 더해 상법상 특별배임죄 혹은 형법상 업무상배임죄도 성립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를 적정한 보수로 보아야 할까?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임원 보수의 적정성은 임원이 수행하는 업무의 성질과 책임의 경중, 동일 회사 내의 사용인에 대한 보수 지급 상황, 업무수행 시간, 유사한 업무에 대한 다른 기업의 보수 수준, 보수액이 기업 이익에 좌우되는지 여부, 회사 보수정책의 일관성 여부, 보수와 기업지분이 상호 관련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두60884 판결).

보수 과다하면 형법상 업무상배임죄까지

쉽게 말해 실제 ‘근로제공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수준까지가 ‘근로제공의 대가’인지는 개별적인 사안마다 모두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일반화하여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일부 대기업의 경우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보수를 지급하기도 하므로, 납세자 입장에서는 과세관청이 ‘적정 보수액’이라고 제시하는 금액을 수긍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다만 최근 과세 사례 등에 비추어보면 과세 관청은 동종 또는 유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 가운데 상위 2~3개사의 평균 대표이사 보수 수준을 기초로 ‘적정 보수액’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과세 타당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만약 다른 동종 경쟁업체보다 보수 지급 수준이 높다면 미리 그 사유를 문서로 명확히 구비해 정당성을 확보해두거나 점진적으로 다른 업체 수준에 맞게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험을 잘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남들이 다 틀리는 어려운 문제를 맞히기보다는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는 것이다. 세무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발하고 획기적인 절세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내지 않아도 될 돈부터 아끼는 게 순서다. ‘대표이사 보수’가 그런 항목 중 하나다. 우리가 보기에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제3자의 눈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지금이라도 ‘대표이사 보수’가 적정한지 짚어보는 게 현명한 ‘절세 전략’이다.

- 안재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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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호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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