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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자동차, 드디어 현실이 되나? 

 

“2023년까지 에어택시를 하늘에 띄우겠다.” 베일에 싸여 있던 스타트업 조비 애비에이션의 약속이다. 도요타와 로린 파월 잡스 등 유력 투자자들은 조비 애비에이션에 1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조벤 비버트(JoeBen Bevirt, 47)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북부 캘리포니아 삼나무 숲에서 히피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7.25㎞ 떨어진 학교로 통학하던 2학년 때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고 한다. “끝도 없는 언덕을 걸어가야 했죠.” 비버트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좀 편하게 갈 순 없을까 상상력의 나래를 마음껏 펼쳤습니다.”

40년이 지나고 비버트는 그 목표에 가까워졌다. 자신의 고향과 가까운 ‘서핑의 메카’ 산타크루즈 교외에 있는 한 목장에서 각도 조절이 가능한 프로펠러 6개가 장착된 전기 비행기를 개발한 것이다. 그는 이 비행기가 파일럿 1명과 승객 4명을 태우고 최대 시속 320㎞로 비행 가능하며, 도시의 일상 소음에 묻힐 정도로 비행 소음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이름도 없는 이 비행기의 제작 비용이 40만 달러에서 15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비버트는 전기비행기를 시작으로 건물 옥상에서 이착륙하는 에어택시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어택시가 1.6㎞당 2.5달러라는 (희망) 비용에 도시인들을 도로 위 교통체증에서 해방하고 10억 명의 이동시간을 하루 1시간씩 줄여줄 것으로 비버트는 기대한다. 그 정도면 우버X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이다.

‘현실성이 있냐’고 냉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버트 뒤에는 그를 믿어주는 거물급 투자자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도요타가 조비 애비에이션에 4억 달러를 투입했다. 도요타 이전에 자금을 지원한 투자자로는 로린 파월 잡스와 제프 스콜이 운영하는 카프리콘 투자그룹이 있다. 카프리콘은 테슬라 초기 투자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조비가 모집한 투자금은 7억4500만 달러로, 가장 최근에는 기업가치가 26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도요타 CEO인 도요다 아키오는 자신의 조부이자 창업주인 도요다 키이치로가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비행기를 만들어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꿈꿨다며 조비를 통해 그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등 새로운 기능을 갖춘 항공기로 에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스타트업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많은 스타트업 중에서도 가장 자금이 풍부하고 기업가치가 높은 건 단연코 조비 애비에이션이다. 에어택시 산업이 얼마나 성장할지, 아니 실현 자체가 가능한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월스트리트에서는 엄청난 숫자를 던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해당 카테고리가 2040년까지 운임 요금으로만 연간 6740억 달러 수입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비버트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이 되면 도로는 공원으로 바뀌고 도시는 기본적으로 더욱 쾌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 자동차를 만들려는 노력은 10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계속 실패했)다. 조비와 경쟁업체들도 최소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회의론자들이 있다. 현재 최고 성능의 배터리를 장착해도 동일 무게의 항공 연료 대비 비행거리가 14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하늘에 띄울 때 필요한 추진력을 감안하면 배터리 성능이 크게 개선될 때까지 전기 에어택시의 비행거리는 너무 짧고 수송 무게는 너무 적다. 사업성 자체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규제당국에 에어택시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도 남아 있다.

비버트는 현재 전기차량 배터리로 쓰이는 동급 최고의 리튬-이온 배터리셀로 사업성과 안전성 모두 뛰어난 비행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3년 도심에서 에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우버의 야심 찬 일정을 맞춰줄 수 있는 회사도 조비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2023년까지 미 연방항공청(FAA)의 안전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데, 인증에 성공할 경우 조비는 매우 험난한 장애물을 넘은 최초의 전기 에어택시 생산 업체가 될 거라고 비버트는 말했다.

비버트는 ‘땅으로 돌아가자’는 히피들의 귀농 코뮌에서 아버지와 함께 농기구를 고치고 집을 지으며 엔지니어링 조기교육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 론 비버트는 1960년대 전국을 버스로 여행하며 환각 파티를 벌였던 ‘즐거운 장난꾼들(Merry Pranksters)’의 일원이었다. (코뮌의 우두머리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유명한 작가 켄 키지다. ‘조벤’이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키지의 또 다른 작품 『때로는 위대한 생각』 속 등장인물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어른이 된 조벤 비버트는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약 1.8㎢의 숲과 평원에서 자본주의 성격을 가미한 코뮌을 재창조했다. 부지 매입 자금은 이전 사업을 매각해서 얻은 수익금으로 충당했다. 약물 후보물질 테스트에 이용되는 액체처리 로봇을 개발한 벨로시티11,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한 카메라 삼각대 고릴라포드 개발사가 비버트의 회사였다. 시험비행은 부지 안 채석장으로 쓰였던 공간에서 진행됐고, 직원들은 부지 내 작은 오두막에서 살거나 근방에 집을 지어 살았다. 이곳에서는 비행 자동차 개발에 전념하기 전 다른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작업이 먼저 진행됐는데, 그럴 때면 모든 직원이 커다란 헛간에 모여 함께 작업했다. 비버트는 직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유기농 농장을 만들어 닭을 키우고 양봉을 했고 음식을 해줄 셰프도 고용했다.

“하이파이브와 허그를 하면서 서로를 응원하는 문화였다. 조벤이 옆에 있으면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된다”고 2017년 동료들을 설득해 조비에 투자한 짐 애들러 도요타 AI 벤처스 전무이사가 말했다. “워낙 에너지가 넘쳐서 그 옆에 있으면 분위기에 동화됩니다.”

조비는 우버의 비행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 참여하고는 있지만, 자체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회사 사업 모델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투자자 모집을 위해서라도 자체 승차 공유 서비스는 필요하다. 애들러는 “그냥 비행기만 만들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없었다면 투자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에 필요한 착륙장과 예약 소프트웨어 등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투자자로부터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기계적 구조가 단순한 독일 볼로콥터(Volocopter)와 중국 이항(EHang)의 2인승 멀티콥터와 달리, 조비의 비행기는 5인승이다. 따라서 조비 비행기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운행하면 잠재 매출이 높아진다. 그러나 크기가 커지면 함께 따라오는 단점이 있는데, 바로 무게다. 비행 자동차 무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배터리다. 조비가 포브스와 공유한 비행기 스펙 정보를 바탕으로 카네기멜론대학 배터리 전문가 벤카트 비스와나단이 진행한 모델링 결과를 보면, 조비 비행기에 들어간 배터리에서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에너지가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계산은 다음과 같다. 총무게 2175kg 비행기로 240㎞가 넘는 비행거리(테스트에서도 아직 그 정도 거리가 나오지 않았다)를 달성하고 FAA가 요구하는 여유분까지 확보하려면 배터리팩 무게가 적어도 1000㎏은 되어야 한다. 승객 5명의 체중을 450㎏으로 가정하면, 기체와 좌석, 항공 전자기기 무게는 기껏해야 전체의 33%인 725㎏이다. 안전 승인을 받은 기존의 어떤 비행기보다 기체 자체의 무게가 35%가량 가볍다는 뜻이다. 비버트의 주장대로 전례 없이 가볍고 효율적인 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거나, 실제 비행거리가 훨씬 짧거나 둘 중 하나다. FAA 승인을 받으려면 안전성을 높여야 하는데 이는 기체를 더욱 무겁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비버트는 “엄청나게 힘든 일을 하고 있다”며 “기체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난도만 높은 게 아닙니다.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일상에서 이동하는 방식을 바꿔놓으려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 높이 날아올라…1929년 9월 1일 자 포브스에는 운송 혁신을 이끌고 모델 T를 개발한 헨리 포드가 B.C. 포브스와 진행한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체펠린 비행선에 대한 기대가 아주 높았던 시절이다. 포드는 “거대한 비행선이 승객과 값비싼 화물을 운송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적으로 비행에 대해서는 어떤 거부감도 없습니다. 여건만 마련된다면 앞으로는 비행을 훨씬 자주 하게 되겠죠.” 대기보다 가벼운 비행선이 세상을 뒤집을 것이란 꿈은 8년 뒤 힌덴부르크 참사와 함께 불꽃이 되어 산화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 How To Play It - 급부상 중인 비행 자동차의 수혜주를 찾고 있다면 하이코(Heico Corp.)를 최선의 종목 중 하나로 추천한다.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에 본사를 둔 하이코는 항공기 특수부품 설계 및 생산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1990년부터 멘델슨 가문이 지배지분을 인수한 하이코는 2020년 1~3분기에 매출 총이익률 38.2%, 영업이익률 21.1%라는 훌륭한 성적을 냈다. 멘델슨 가문이 연속으로 항공우주업체를 인수했지만, 회사의 부채 비율은 33.7%로 아주 준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 추정실적의 56배까지 오른 주가를 보면 지금은 확실히 저가 매수 타이밍이 아니다. 그러나 12개월 후 주가는 지금보다 30% 높은 16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존 D. 마크맨은 마크맨 캐피털 인사이트 사장이자 패스트 포워드 인베스팅 편집자다.

- JEREMY BOGAISKY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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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호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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