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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부동산 시장을 열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주거용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구축한 주오후이 KE 홀딩스 설립자는 중국 부동산의 성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본토에서 억만장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2000년, 베이징에서 활동하던 기업가 주오후이(49)는 개인 매수자에게 주택을 판매하겠다는, 당시로선 새로운 사업 모델을 생각해냈다. 중국 1인당 GDP가 1000달러 정도였고, 민간의 부동산 소유가 가능해진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라 부동산 중개 서비스는 제법 과감한 사업 모델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집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주오후이가 말했다.

이제 중국은 총거래금액(GTV: gross transaction value) 기준 세계 최대 주거용 부동산 시장을 갖게 됐다. 홍콩 시장조사 컨설팅 업체 CIC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올해 중국의 신규·재고주택 총판매액은 전년 대비 3% 상승하여 3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주택 시장의 알리바바

이렇게 활발한 부동산 거래 시장의 한가운데에 주오후이의 회사 KE 홀딩스가 있다. 회사의 표현에 따르면 KE 홀딩스는 중국에서 “주택 거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1위 기업”이다. 글로벌 부동산 산업이 보통 중개업체와 개발사, 도급업체, 매물 정보 웹사이트로 명확히 분리되어 운영과 영업이 따로 이루어지는 반면, KE 홀딩스는 원스톱 서비스에 가깝다. 중국 전역에 4만2000개 영업소와 중개인 45만 명을 두고 있으며, 회사가 운영 중인 ‘하우징 딕셔너리’ 웹사이트에는 병원과 학교, 쇼핑몰 위치 등 자세한 주거지 여건을 담은 지도와 2억2000만 개 매물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가 있다. 그 외에도 회사는 부동산 개발사와 협업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마케팅하며, 계약 체결 및 인테리어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물로 올라온 부동산을 3D로 둘러보는 KE 홀딩스의 가상현실 서비스는 조회수 4억200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장악력도 엄청나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KE 홀딩스는 GTV 기준 중국 최대의 주택 거래 플랫폼이다. 지난해 KE 홀딩스의 GTV는 3180억 달러로, 2018년 대비 85% 증가했다. 중국에서 팬데믹 피해가 가장 심했던 2020년 6월까지의 6개월 동안, 회사 GTV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1980억 달러를 기록했다. KE 홀딩스를 중국 ‘주택 시장의 알리바바’로 비유하는 전문가도 생겨났다.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만 영업 중인 KE 홀딩스는 사업 확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느라 아직 흑자전환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매출은 69억 달러였지만, 결국 영업손실 3억2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에 주오후이 KE 홀딩스 회장은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24억 달러 자금을 모집하고 미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했다. 20달러에 상장된 ADR은 이후 3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상장 당시 22억3000만 달러였던 주오후이의 재산가치는 10배 가까이 증가해 206억 달러로 추산된다. 주오후이의 억만장자 순위도 재작년 145위에서 지난해 15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KE 홀딩스의 2인자 펭용동(40) CEO도 주가 급등으로 억만장자 순위에 올랐다. KE 홀딩스의 선전 덕에 주요 투자자인 세쿼이아 차이나 캐피털과 소프트뱅크, 텐센트도 미소를 짓고 있다.

주오후이는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미 증시 상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본시장은 기업의 성장과 사업 그 자체를 보고 평가를 내린다”고 말한 그는 미중 관계가 불확실해도 사업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오후이는 참으로 많은 것을 해냈다. 그는 현재 북경화공대학으로 불리는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1992년 졸업했다. 전공 지식은 훗날 그가 KE 홀딩스의 온라인 사업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졸업 후 그는 보험을 비롯한 여러 산업을 옮겨 다니며 영업직으로 일했다. 1998년에 중국 정부는 개인의 부동산 보유를 장려하는 개혁을 도입했고, 얼마 후인 2001년 주오후이는 베이징 리엔지아(Beijing Lianjia)를 창업했다. 기존 부동산 중개업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업이었다.

태동 중이던 부동산 시장에 누구보다 먼저 뛰어든 그는 선점효과를 누리며 리엔지아를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로 키웠다. 2008년에는 그동안 축적한 부동산 정보를 바탕으로 하우징 딕셔너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 주거용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엄청난 정보를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다. 2010년에는 부동산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주 타이헤(Yiju Taihe)를 선보였고, 4년 뒤에는 중개사들을 연결하는 최초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중개업자 전용으로 일반 대중에는 공개하지 않는 플랫폼이었다. 2018년에는 중국 29개 도시로 영업점과 중개업을 확대했고, 같은 해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 베이커(Beike)를 선보이며 베이커와 리엔지아, 이주 타이헤를 하나로 묶어 KE 홀딩스로 기업구조를 재편했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수요

주오후이는 KE 홀딩스의 놀라운 성공 요인으로 두 가지 트렌드를 꼽는다. 하나는 바로 팬데믹이다. 팬데믹으로 베이커 플랫폼에는 오히려 방문자가 크게 증가했다. 그는 “고객들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편하고 좋은 집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주택 매수자들은 좀 더 멋지고 좋은 집을 찾기 시작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1군 도시에서 지난 2년간 이루어진 전체 부동산 거래의 40%는 더 좋은 집으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기존 주택보유자들의 수요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영향을 준 트렌드가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중국 부동산 시장에 휘몰아친 ‘현대화’ 흐름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규모가 엄청나지만 조각조각 나뉘어 있고 효율성이 떨어진다. 미국에서는 중개업자를 통한 판매가 신규 주택 분양의 70%를 차지하지만, 중국에서는 26%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부동산 개발사가 판매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미국의 경우 부동산협회에서 온라인 부동산매물정보사이트 MLS(multiple listing service)를 운영하며 정보를 공개해 시장이 투명하게 돌아가지만, 중국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중개업자 다수가 매물에 대해 오래되고 부정확한 정보, 심지어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반해 KE 홀딩스는 효율성과 투명성을 증진하며 사업을 키웠다. 베이커의 경우 매물 정보를 정확하게 조사하며,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업자들을 처벌한다. 입지 대비 가격이 잘못 올라온 걸로 보이는 매물에는 ‘주의’ 표기가 자동적으로 나타난다. 중개업자들은 우버 기사처럼 이용자 리뷰와 점수로 평가받고 등급이 매겨진다.

그중 가장 대단한 혁신은 바로 중개인협력네트워크(CAN: Agent Cooperation Network) 도입이다. 주오후이는 IPO 계획서에서 “CAN은 시작부터 미국의 MLS와 유사하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능은 MLS보다 훨씬 강력하게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KE 홀딩스는 부동산 거래 과정을 세분화해 중개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하나 이상 골라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잠재 매수자에게 매물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 중개업자가 맡을 경우, 다른 중개업자는 계약 체결과 후반 작업을 전담할 수 있고, 수수료는 각자 거래에 기여한 비중에 따라 나눠 갖는다.

KE 홀딩스에도 경쟁업체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지난 7월 KE 홀딩스의 또 다른 경쟁업체 ‘E-하우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KE 홀딩스 플랫폼과 유사한 온오프라인 주거용 부동산 거래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그래도 경쟁에서 한참 앞선 선두 주자는 바로 KE 홀딩스다.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주오후이는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며 기업 역량을 개선 중이다. 재작년에는 R&D에만 2억 달러가 넘는 돈을 지출했다. 2018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IPO로 모집한 자금 중에서는 무려 30%인 6억3000만 달러가 R&D에 추가 배정됐다.

CIC에 따르면, 중국 신규·재고 주택 판매액은 2024년까지 4조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중국 자체로도 잠재력이 차고 넘치는 만큼, 해외시장 진출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을 예정이다. “중국에서도 탐색할 기회가 충분히 많습니다.” 주오후이의 말이다.

※ 지난해 8월에 주오후이 KE 홀딩스 회장은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24억 달러 자금을 모집하고 미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했다. 20달러에 상장된 ADR은 이후 3배 이상 급등했다.

- RUSSELL FLANNERY 포브스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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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호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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