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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부자 월마트 가문 

 

미국에서 제일가는 부자는 월마트를 차린 월튼 가문이다. 1962년 오픈형 할인매장으로 출발한 월마트가 글로벌 유통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후손들의 공이 컸다. 월마트 지분의 절반 이상을 쥔 월튼 가문이 글로벌 유통 기업을 지켜온 비결은 뭘까.

미국에서 제일가는 부자 가문은 어디일까? 정답은 월마트(Walmart) 창업자 샘 월튼(Sam M. Walton, 1918~1992) 및 그의 동생 버드 월튼(Bud Walton, 1921~1995)의 후손들로 구성된 월튼 가문이다. 월튼 형제의 2세대 및 3세대 후손들은 세계 최대 유통 기업인 월마트 주식을 50% 넘게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아베스트 은행(Arvest Bank)도 소유하고 있는데, 이 은행은 아칸소, 오클라호마, 미주리, 캔사스 등에 16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월튼 가문이 보유한 재산은 2470억 달러(약 280조원)에 이른다. 미국 2위 부자 콕스 가문의 재산이 1150억 달러라는 점에서 월튼 가문의 재산은 가히 압도적이다.

월튼 가문이 의결권 과반수를 보유하고 있는 월마트는 포천 500대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 1위이다. 2014년 처음 1위에 오른 이후 7년 연속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월마트의 2020년 매출액은 5240억 달러(약 592조원)로, 우리나라 GDP의 약 1/3에 해당한다. 만약 월마트가 국가라고 한다면 스웨덴과 비슷한 경제 규모로, 세계 GDP 25위에 해당한다. 월마트는 전 세계 27개 국가에 1만1500여 개 오프라인 유통매장과 56개 배너의 전자상거래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은 220만 명이 넘는다.

월마트는 월마트 미국, 월마트 인터내셔널, 샘스클럽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마트 미국 부문은 매출액 3410억 달러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이다. 월마트 인터내셔널 부문은 미국 이외 26개 국가에서 유통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출액은 1201억 달러로 매출 비중은 23%이다. 샘스클럽 부문은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에서 창고형 회원제 매장 및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매출액 588억 달러로 매출 비중은 11%이다.

월튼 가문의 월마트는 어떻게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월마트가 정식 법인으로 출범한 해는 1969년이지만, 샘 월튼과 버드 월튼은 이미 1945년부터 잡화점 형태의 사업을 운영했다. 최초의 월마트 매장은 1962년 아칸소 로저스에서 오픈한 할인매장 형태의 ‘월마트 디스카운트 시티(Walmart Discount City)’였다.

이후 월튼 형제는 이 전형적인 월마트 할인매장을 미국 전역으로 확장했으며, 1983년에는 샘스클럽을 오픈했고, 1988년에는 월마트 매장 형태 중 가장 큰 규모의 월마트 슈퍼센터를 오픈했다. 1998년에는 소규모 매장인 월마트 네이버후드 마켓(Walmart Neighhood Market)을 열었다. 1991년에는 멕시코에 매장을 설치하면서 해외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00년에는 월마트닷컴(walmart.com)을 오픈하면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후 월마트는 수많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유통 혁신을 선도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돈을 절약하면서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기업 목표 아래 세계 최강 유통 기업으로 성장했다.

샘 월튼과 버드 월튼은 함께 월마트를 창업했지만 샘 월튼이 월마트 지분의 상당 부분을 보유했다. 샘은 슬하에 3남 1녀(Rob, John, Jim, Alice)를 두었으며, 버드는 슬하에 2녀(Ann, Nancy)를 두었으며, 샘과 버드의 사후에 월마트 주식은 2세대 자손들에게 분할, 상속됐다. 창업주 샘 월튼 회장이 타계한 이후 장남인 롭 월튼(Rob Walton, 1944~)은 1992년 2대 회장에 취임하여 2015년까지 23년 동안 회사를 경영하며 월마트를 세계 최대 기업으로 만들었다. 롭 월튼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는데, 장녀인 캐리 월튼 페너(Carrie Walton Penner, 1970~)의 남편 그레그 페너(Greg Penner, 1970~)를 2015년에 제3 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롭 월튼은 회장직을 사위인 그레그에게 물려주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2세대 짐 월튼(Jim Walton, 1948~)의 아들인 3세대 스튜어트 월튼(Steuart Walton, 1981~)도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창업주 월튼 형제가 보유했던 월마트 주식은 월튼 2세 대 및 3세대 후손들에게 분할 상속됐다. 그러나 월튼 가문의 후손들은 신탁(Trust) 및 지분관리회사를 통해서 지분을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의 과반수를 확보하고 굳건하게 경영권을 유지, 승계하고 있다. 월마트 2020년 주총 안건에 공지된 5% 이상 지분율을 보유한 주요 주주 현황표를 통해서 월마트의 지배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창업주 샘 월튼의 네 자녀인 롭, 존, 짐, 앨리스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존 월튼은 2005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고, 그의 주식은 ‘존월튼재산신탁(John T. Walton Estate Trust)’을 통해서 그의 부인인 크리스티(Christy, 1955~)와 아들 루카스(Lukas, 1986~)에게 상속됐다. 2세대 롭, 짐, 앨리스 등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각각 260만 주, 630만 주, 670만 주로 전체 발행주식 28억3300만 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0.09%, 0.22%, 0.24%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은 ‘월튼기업유한책임회사(Walton Enterprises, LLC)’와 ‘월튼가족지주신탁(Walton Family Holding Trust)’을 통해서 각각 10억90만 주와 4억1920만 주를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편, ‘존월튼 재산신탁’은 ‘월튼기업유한책임회사’를 통해서 위 세 사람과 공동으로 10억90만 주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있다.

월튼 가문의 후손들이 상속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월마트 주식 35.32%와 14.79%는 각각 ‘월튼기업유한책임회사’와 ‘월튼가족지주신탁’에 맡겨진 상태이고, 창업주 샘 월튼의 2세대 롭, 짐, 앨리스가 이들 가족 지분을 관리하기 위한 회사 또는 신탁 등에 대한 관리인으로서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편, 일찍 세상을 떠난 2세대 존 월튼이 보유했던 주식도 그의 부인과 아들이 설립한 ‘존월튼재산신탁’을 통해 ‘월튼기업유한책임회사’에 맡겨져서 롭, 짐, 앨리스와 함께 공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결국 월튼 가문의 후손들은 두 개의 신탁과 한 개의 지분관리회사를 통해서 세계 최대 기업 월마트 주식의 약 51%를 풀링(pooling)하는 형태로 보유함으로써 확고하게 경영권을 유지, 승계하고 있다.

1962년 샘 월튼이 44세가 되어서야 시작한 월마트가 세계 최대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여기에 3세대에 걸쳐 가문 후손들은 끈끈한 결집을 통해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글로벌 1위의 아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샘 월튼과 그의 후손들을 보면서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또 선대의 도전과 성취를 후대가 힘을 합쳐 더욱 발전시켰기에 기업 승계의 모범이라 할 수 있겠다.

-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202106호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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