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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현장 맞춤형 정책으로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 육성” 

지난 5월 취임 100일을 맞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브스코리아가 만났다. 글로벌 혁신 벤처·스타트업 투자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권 장관의 취임 이후 발자취와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조명해봤다.

▎지난 6월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만난 권칠승 중기부 장관. 지난 2월 취임 이후 다양한 현장을 누비며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제2벤처붐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이 지난 5월 15일에 취임 100일을 맞았다. 권 장관의 100일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극복, 제2벤처붐 확산, 대·중소기업 상생 등으로 요약된다. 국회의원 재직 시절 꼼꼼한 일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에 걸맞게 장관 취임 초기부터 전국을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취임 첫 일정으로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집행 상황 점검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전, 천안 등을 돌며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 매주 두세 차례 이상 각종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있으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정책은 강화하고 성과가 미미한 정책은 과감하게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권 장관은 최근 벤처 관련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의 스타트업 커뮤니티 팁스에서 벤처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5월에는 서울 구로구 G타워 글로벌창업사관학교 2기 입교식에 참석해 창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제2벤처붐’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제2벤처붐이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기업 중심으로 확산됐던 ‘제1벤처붐’에 이어 스타트업 열기로 대표되는 최근의 벤처붐을 일컫는 말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액은 4조3045억원으로 제1벤처붐이 일었던 2000년 2조211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벤처 펀드 결성 실적은 1조4779억원에서 6조5676억원으로 4배가량 뛰었다. 창업의 지표인 신설법인 또한 6만1456개에서 12만3305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권 장관은 올해도 청년 창업 열기를 확산하고 제2벤처붐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지난 5월 28일 청년 창업 기업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청년 창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또 12일에는 벤처·스타트업이 신산업에 과감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규제자유특구 안착화 방안’과 ‘수출지원 고도화 방안’도 마련했다.

지난 6월 1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만난 권 장관은 “청년 창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자 경제 혁신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청년창업가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맞춤형지원 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8일 서울 역삼동의 팁스타운에서 창업 기업 및 운영사 대표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권칠승 장관.
장관 취임 이후 다양한 현장을 직접 챙기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느낀 점과 소감을 밝혀달라.

우선 중기부의 정책들이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는 것을 느꼈다. 직접 정책을 실행하는 부처이다 보니 현장의 애로 사항을 바로 접수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현장을 다니고 있다. 무엇보다 소상공인들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지라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회복을 돕는 정책에 집중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버팀목자금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또 여러 벤처·스타트업을 만나면서 우리나라 청년들의 혁신 DNA가 강하다는 것도 느꼈다. 정부에서 제대로 뒷받침하고 사회적인 분위기만 잘 갖춰진다면 우리도 세계적인 혁신 기업들을 가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처럼 현장에 부합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지난 100일간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다.

그간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많이 거두었을 것 같다. 그중 주목할 만한 내용은 뭔가.

지난 넉 달간 정책을 수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버팀목자금이다. 금액이 매우 컸던 데다 집행 과정도 굉장히 신속했다. 전 세계 어떤 정부도 이만큼 신속하게 개개인에게 지원금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벤처 창업 지원 활동도 기억에 남는다. 그들의 사업 스토리와 보유 기술 등을 직접 접하면서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벤처 창업 지원 사업은 청년 창업 활성화 같은 성과를 내고 있고, 다른 부처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7월에는 시니어 창업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벤처 창업 지원과 조화를 이루게 하면 괜찮은 창업 패키지 정책이 완성될 듯싶다. 또 한편으로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느끼는 것은 2019년 도입된 규제자유특구의 안착이다. 굉장히 잘 만든 제도라고 생각한다. 현재 2년의 실증 기간이 지났는데 성과가 확인된 것들을 사업화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중요한 과제다.

최근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된 국내 스타트업 CEO 15명이 모두 중기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누구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우리 청년 스타트업들의 성과를 세계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또 중기부가 그들에게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아울러 정책을 집행하는 수장으로서 해당 정책이 굉장히 정밀하게 집행됐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의 지원 프로그램이 창업가들의 가능성과 비전을 제대로 살피고 목표 지향적으로 추진됐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혁신으로 무장한 청년 스타트업들에 기회의 열쇠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제2벤처붐 확산 위한 광폭 행보에 박차


▎지난 6월 16일 고려대 메이커 스페이스(전문랩)를 방문해 제조 창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권칠승 장관.
지난해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제2의 벤처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역대 최대 규모로 신규 창업과 벤처 투자가 이뤄졌다. 그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 정부의 노력과 각종 금융 제도 등이 잘 어우러진 결과라고 본다. 우선 정부 측면에서는 중기부가 새로 신설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창업과 혁신성장’을 경제 분야 5대 국정 전략 중 하나로 설정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또 실패 걱정 없는 창업을 위해 정책금융 연대보증을 전면 폐지한 것도 한몫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고, 이것이 바로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이다. 창업 예산도 2배 넘게 확대됐다. 2016년 6000억원에서 2020년 1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모태펀드가 크게 늘어난 것 역시 주효했다. 지난 4년간 3조4000억원이 마중물로 투입됐다. 향후 일반지주회사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털) 허용, 복수의 결권 제도 등도 시행하려 한다. 이 같은 스케일업 정책을 통해 덩치 큰 벤처기업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기부가 추진하고 있는 K유니콘 프로젝트도 제2의 벤처붐을 위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과 진행 상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해달라.

유니콘기업 같은 고성장 기업은 스케일업 과정에서 다수의 고용을 창출하고 한국 경제의 혁신을 촉진한다. 이에 우리 중기부에서는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4월 K유니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도로를 뚫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아기 유니콘)들을 발굴해 제대로 키워내는 사업이며, 이미 바이오, AI, 미래차 등 빅 3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가는 것은 물론 법이나 제도적인 개선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과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제도 도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취임사에서 비대면중소벤처기업육성법 제정을 언급했다. 이 법을 추진하는 이유가 뭔가.


▎지난 5월 13일 서울 구로구 G타워에서 열린 글로벌창업사관학교 제2기 입교식에 참석한 권칠승 장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대면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 육성 체계를 마련해 비대면 기업을 키워내는 것이 목적이다. 1997년 제정된 벤처기업법이 제2벤처붐을 이끈 기반이 된 것처럼 비대면중소벤처기업육성법도 비대면 경제라는 새로운 분야를 이끄는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현재 산중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국회와 협력해 반드시 통과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취임사에서 2025년까지 6조원 규모의 스마트대한민국펀드 조성도 약속했다. 구체적인 펀드 조성 방법과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스마트대한민국펀드는 한국판 뉴딜을 상징하는 대표 펀드다. 비대면, 바이오, 그린뉴딜 분야에 집중한 것인데 네이버, 넷마블, 크래프톤 같은 선배 멘토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모태펀드가 4000억원을 출자해 1조6000억원 규모로 결성을 완료했고 그중 약 5000억원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도 모태펀드가 4000억원을 출자해 1조원 이상 펀드를 조성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6조원을 만드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지난 5월 말 2차 운용사 선정을 완료했고 올해 안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창업사관학교를 방문해 지원 확대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글로벌창업사관학교는 수준 높은 기술교육과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문을 열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참여해 혁신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입교생들을 더 효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준별로 교육 과정을 체계화하고 기술 고도화를 지원하는 전문 멘토링도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구로 G타워 인근에 있는 1만 개 벤처·창업 기업과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 창업이 성공하려면 내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오는 7월 11일까지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의 특징이 뭔지 설명해달라.

동행세일 행사는 비대면 플랫폼 기반의 온라인 소비 진작 프로그램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전통시장 등 총 2870개가 넘는 다양한 경제주체가 참여해 상생을 도모하는 행사다. 사실 코로나19가 조금 일찍 진정됐더라면 오프라인에서 크게 진행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부분의 에너지를 온라인에 쏟아야 할 것 같다. 현재 아역배우 박소이가 유튜브에서 90억 뷰를 자랑하는 아기상어송을 개사한 영상을 통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으니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

다양한 정책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지난 6월 8일 중기부 출범 4주년을 기념해 청와대에서 진행된 특별기획 ‘중소벤처기UP전’에 참석한 권칠승 장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기업 생태계와 벤처산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비대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이미 벤처 분야에서도 비대면 기업이 대면 기업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기업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영상 메신저 아자르로 유명한 하이퍼커넥트, 교육 플랫폼 콴다를 운영하는 매스프레소가 대표적이다. 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한 쿠팡의 사례를 계기로 유니콘기업의 해외 상장이 연달아 추진되는 등 국내 벤처 생태계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벤처 투자와 펀드 결성 열풍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실적 경신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헬스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유망 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 가장 관심 가는 분야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백신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많다. 투자 대비 기대수익이 큰 분야다. 이와 동시에 제조 혁신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쪽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K-스마트 등 대공장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스마트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 산업에 최신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인이 포스트 코로나에 적응해가는 상황에서 이에 맞는 산업 전략을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차와 바이오 산업의 부흥은 무조건 온다고 본다.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술과 그것을 만들어내는 제조 기술, 이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 청년 창업 활성화와 시니어 창업 활성화도 동시에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K자형이 되기 십상이다. 앞서나가는 것은 앞서나가고, 뒤처지는 것은 뒤처지는 모양이 심해질 것이다.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업·벤처 정책의 책임자로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예비 창업가들에게는 준비된 창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업 아이템뿐만 아니라 시장조사나 세무, 회계 같은 경영에 필요한 부분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 없는 창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창업 실패의 쓰라린 경험은 오랜 기간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창업 교육, 선배 스타트업과의 멘토링 등 중기부가 진행하는 다양한 제도에 참여해 실패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물론 다양한 정책 금융도 잘 활용하길 바란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성태 객원기자

202107호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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