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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15) 

드론 이동이 도심 교통정체를 해결할까 

드론이 꽉 막힌 도심의 교통정체를 해결할 퍼즐이 될 수 있을까? 1950~1970년대를 풍미했던 헬기 교통을 떠올리면 간단치 않은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드론 등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은 미래 모빌리티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차가 2020년 CES에서 발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티저 이미지.
출퇴근길 정체에 막혀 자가용에 오랜 시간을 앉아 있다 보면, 대체 이 지긋지긋한 교통체증은 언제쯤 사라질 것인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인류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개발, 이용해왔을 뿐 아니라 교통체증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로망을 확충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감상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 자동차로 이동수단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어가는 요즘, 다양한 방식으로 이동 혁신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테슬라(Tesla)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만든 더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mpany)는 땅 밑에 터널을 만들어 주요 지점을 연결함으로써 교통체증을 완화하고자 한다. 실제로 올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역에 2.7㎞ 터널을 구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버진 하이퍼루프(Virgin Hyperloop)는 땅 위 파이프를 통해 최고 시속 1080㎞로 사람들을 이동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이동 혁신 중에는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가 미래 이동수단 중 하나로 제시하는 개인용 드론도 있다. 개인용 드론을 통한 이동은 우리가 상상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화되는 느낌이다. 특히 땅 아래나 위에 거대한 터널을 만드는 것과 같은 새로운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이 아닌, 탈것 자체의 기술을 발전시켜 원하는 지점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는 점에서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헬기 교통

개인용 드론을 활용한 이동은 분명 여러 장점이 있다. 하늘을 나는 만큼 이동 중 교통체증이 없다. 그래서 현재 드론을 활용한 이동 수단의 적용은 주로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 지역의 중단거리 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욕이나 LA 혹은 서울처럼 교통체증이 심각한 지역일수록 막힘없는 빠른 이동 수단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이러한 개인용 드론의 활용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탑승자가 직접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을 통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바래다준다. 또 전기차처럼 가솔린이 아닌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이동 수단에 비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ESG가 중요한 앞으로의 시대에 걸맞은 방향성이라 하겠다. 관련 인프라가 발전할수록 개인용 드론의 가격 및 사용료도 일반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관련 업체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좋은 점만 가득할 것 같은 개인용 드론 이동이 앞으로 불과 몇 년 후면 사람들이 걱정 없이 탈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을까?

사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어떻게 보면 드론의 기술적 발전뿐 아니라 이와 연관된 요소들이 어떻게 발전할지도 매우 중요하다.

중단거리 비행 수단을 통해 개인의 이동을 혁신하려는 시도는 현재의 개인용 드론이 처음은 아니다. 1953년 뉴욕 에어웨이(New York Airways)라는 회사가 헬리콥터를 통해 맨해튼과 주변 공항, 기타 지역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었고, 한때는 연간 50만 명을 실어 나를 정도로 호황을 맞았다. 1960년대 건설이 완료된 뉴욕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팬암 빌딩(Pan Am Building: 현재의 MetLife Building)의 옥상 헬기 이착륙장에도 매일같이 뉴욕 에어웨이의 이용객들이 오르내렸다. 이러한 헬기를 통한 이동 수단은 그 당시 뉴욕의 명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리들리 스콧(Ridley Scott)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에도 뉴욕 에어웨이의 헬기에서 영감을 받은 착륙 장면이 등장할 만큼 문화적 영향력도 컸다. 게다가 가장 짧은 거리의 경우 탑승료가 단돈 5달러 정도였으니, 현재 화폐가치로 계산해봐도 꽤나 경제적인 이동 수단이었다. 이를 본딴 헬리콥터 여객 회사들이 1950년대에서 1970년대 많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헬리콥터의 부품이 낡아서 혹은 운전 실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교통체증이 심한 도심 지역을 거점으로 한 만큼 사고가 나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팬암 빌딩에서도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1970년대를 지나며 이 같은 헬리콥터를 통한 중단거리 이동 모델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안정성 확보는 드론 대중화의 선결 요건

개인용 드론은 다르지 않을까? 사실 드론과 헬리콥터가 명확하게 다르다고 정의 내리는 요인은 없다. 드론이 조금 더 트렌디한 단어고 주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물론 요즘 드론의 경우 구조적으로도 구형 헬리콥터에 비해 더 안정적이고 인공지능을 탑재했을 때 비교적 안전하게 운행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행 시의 안전성이나 사람들이 붐비는 도심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위험성은 드론 이동 수단이 대중화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장벽이다.

현재 우리는 평면(2차원)에 놓인 도로망도 완벽하게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 드론의 활용이 보편화되면 3차원상에서 벌어질 여러 변수를 관리할 법규나 보험 등의 사안도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복잡해질 것이다. 도미노 피자(Domino’s Pizza)는 특정 지역을 시작으로 드론을 통한 음식 배달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자 배달 사고가 났을 때와 사람이 이동 중 사고가 났을 때는 다르다. 그런 만큼 개인용 드론의 상용화는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며, 관련 산업과 법령의 발전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 이상인 MS 디렉터는… 이상인 마이크로소프트(MS)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현재 미국의 디지털 디자인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인 디자이너로 꼽힌다. 딜로이트컨설팅 뉴욕스튜디오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일한 그는 현재 MS 클라우드+인공지능 부서에서 디자인 컨버전스 그룹을 이끌고 있다. MS 클라우드+인공지능 부서에 속해 있는 55개 서비스 프로덕트에 들어가는 모든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하는 역할이다.

202108호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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