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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싼’ 거래 

 

일반적으로 부모와 자식처럼 일정 범위 내 가족을 특수관계인이라 칭한다.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서는 저가에 팔고 살 수도 있지만, 세법에서 정한 기준 금액을 벗어나면 세금이 부과될 수 있으니 그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거래해야 한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자녀에게 팔려고 하는데 금액을 얼마로 해야 적정할까요?” 최근 들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일반적으로 단순하게 부동산을 증여하게 되면 증여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자녀에게 자금 여력이 있으면 매매 거래를 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다. 매매 거래를 통해 부동산을 이전하는 경우에도 양도세가 발생하지만, 보통 무상으로 이전할 때 발생하는 증여세보다 세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인 간에는 어떤 자산이든 매매 거래가 가능하지만, 근래에는 특히 주택 거래가 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주택 마련이 매우 어려워진 현실이다 보니, 부모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라도 자녀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서 생겨나는 추세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을 시세보다 저가에 자녀에게 매도하고, 그 매각자금으로 부모는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가 은퇴 이후의 삶을 살고자 하는 형태의 거래도 많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적정한 금액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내 자산을 내가 파는데 그 금액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다만, 기준이 되는 금액이 있고, 그 기준에서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세금 납부의 의무가 있다. 기준 금액의 범위에서 벗어난 만큼 거래 상대방이 이익을 얻는다면, 그것 역시 일종의 증여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수관계인 간 부동산 거래를 하고자 한다면, 거래에 앞서 저가 양수도의 기준 범위를 명확히 알고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시세가 10억원인 아파트가 있다. 주변 시세도 비슷해 세법에서 인정하는 평가가액이 10억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평가금액이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기준 금액이 된다. 그렇다면, 자녀에게 이 아파트를 매도하고자 할 때, 과연 얼마까지 저가에 매도할 수 있을까? 10%? 20%?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그 범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답은 ‘5% or 3억원 미만’과 ‘30% or 3억원 미만’이다. 왜 정답이 두 개일까? 그 이유는 종류가 다른 두 개 세목을 모두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양도세와 증여세 조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먼저, 양도세 기준을 살펴보자. 제3자와 거래하는 일반 부동산 매매에서 아무런 이득도 없이 제3자인 매수자에게 거래 시세보다 확연히 낮은 저가에 매도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현실에선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매수자인 상대방이 가족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다양한 목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세법에서는 양도세를 적게 내기 위한 부당행위를 잡아내려고 한다. 저가 매도는 양도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양도세와 증여세에 따라 ‘저가’ 기준 달라

양도세의 계산 구조를 살펴보면 이렇다. ‘양도가액 - 취득가액 - 필요경비 = 양도차익’, 각종 공제 등 복잡한 계산과정을 거치기 전까지를 살펴보면, 양도세는 실제로 해당 자산에서 발생한 순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즉, 다시 말하면 취득가액과 필요경비가 고정된 금액이라고 했을때, 양도가액이 커질수록 세금 부담은 늘어날 것이고 양도가액이 작아질수록 세금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저가에 매도한다면 이는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간주되어 양도세를 계산할 때 해당 매도 금액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준이 되는 금액의 범위가 바로 시가의 5% or 3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이다. 예시로 들었던 금액인 10억원으로 설명해보면, 10억원의 5%인 500만원과 3억원 중 작은 금액인 500만원 이상 저가로 매도하면 양도세에서 부당행위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 만약 실제 해당 아파트를 9억원에 매도했다고 하면, 양도세를 계산할 때 양도가액을 9억원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가 10억원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특수관계인 간 부동산 저가양도행위는 경제적 합리성을 벗어난 부정행위로서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적용한 처분은 적법(대법원2017두66312.2018.01.31)”이라는 대법원 판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준 범위에서 벗어난 저가 양도는 경제적 합리성을 벗어난 것으로, 부당행위 대상이 된다.

두 번째로 고려할 사항은 증여세이다. 사실 양도세보다 증여세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증여세는 항상 ‘무상으로 얻는 이익’이 포인트이다. 물론 특수관계가 없는 제3자에게도 증여할 수 있고 기준이 되는 범위도 마련되어 있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이므로 생략한다. 특수관계자 간의 저가 양수도에서 증여세가 과세되는 기준은 시가의 30% or 3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이다. 양도세보다 범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보통 가족 간에는 일정금액의 이익이 증여되더라도 용인해주는 범위들이 존재한다. 흔히 알고 있는 증여재산공제 5000만원 또는 6억원 등이 있는 것처럼, 저가 양수도에서도 그 범위는 분명히 있다. 저가에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위에서 말한 10억원인 아파트를 다시 기준으로 판단해보자. 시가 10억원인 아파트의 30%는 3억원이고 3억원이라는 기준 금액과 비교해도 작은 금액은 3억원이다. 즉, 10억원에서 3억원을 차감한 7억원 이하인 금액으로 매수한다면 해당 차이만큼은 매수자가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다만, 이때도 전액이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3억원만큼은 저가에 매수해도 가능한 금액이기 때문에 3억원을 제외한 금액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된다. 가령, 10억원인 아파트를 5억원에 매수할 때 저가 매수가 가능한 범위는 30%인 3억원과의 차이 7억원까지이다. 그럼 7억원과 5억원의 차이인 2억원은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고, 저가로 매수한 매수자는 2억원에 대한 수증자(증여이익을 얻은 자)가 되어 증여세 부담이 발생한다.

저가 양수도에는 양도세와 증여세 두 가지의 세금을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두 세금의 과세요건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절세 방법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주택자가 자녀에게 주택을 매도하고 그 자금으로 은퇴 이후 지낼 새로운 환경으로 이사 가고자 한다면 증여세 부담이 안 되는 금액까지 저가매도를 해도 세금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양도세에서는 5% 범위를 벗어나면 양도가액은 시가로 계산된다. 하지만 시가로 계산된다 하더라도 1주택 보유자라서 비과세가 가능하다면 양도세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자녀는 최대 3억원까지 저가에 취득할 수 있으면서 증여세 부담도 없어 최적의 절세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 고경남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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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호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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