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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저감효과지수 방법론 및 연구실무자 인터뷰 

미래 유망 탈탄소 기술 경쟁력 수치화 

이진원 기자
‘탄소저감효과지수’는 국가별, 기업/기관별로 보유한 에코이노베이션(Eco Innovation) 기술력의 탄소 감축 기여도와 기술경쟁력을 수치화했다. 국가별, 산업별, 기업/기관별로 평가하고 횡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ESG 평가를 통해 기업 및 공급망의 탄소배출량을 평가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각 사가 보유한 친환경 기술력이 탄소 배출을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이를 투자 결정에 반영하는 긍정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는 일본의 지식재산권 분석기업 아스타뮤제의 지식재산권 데이터베이스 7억 건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기관의 탄소저감효과지수를 추출했고 탈탄소기술 경쟁력을 파악했다. 현재 이 지수는 일본 정부기관 및 글로벌 기업의 탄소감축 보고서 등에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기관투자자인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의 2020년 ESG활동보고서, 일본 경제산업성 ‘산업구조심의회 녹색 혁신프로젝트’ 자료(2021년), 일본 자원에너지청 『에너지백서』(2021년)와 ‘지식재산으로 보는 세계의 탈탄소기술’(2021년) 등이 대표적이다.


탄소저감효과지수 산출 방법론을 들여다보면, ▶산업별로 탄소배출량 감소 가능성이 있는 기술영역을 40개로 설정 ▶각 기술영역의 현재 탄소배출량을 집계하고 향후 혁신기술 도입으로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량(억톤)을 추정 ▶각 기술영역에 파급력 있는 기술을 보유한 조직(기업, 대학, 기타 등 특허를 출원한 모든 조직)의 특허정보를 수집 ▶아스타뮤제가 개발한 특허 평가 방법론으로 각 기술영역에 포함되는 기업/기관을 정량 평가 ▶기술영역별로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량을 해당 기업/기관의 총특허자산으로 나누어 탄소저감효과지수를 산출했다. 구체적인 특허 기반 탄소저감효과지수의 산출 방법론과 구성은 아래 표와 같다. 탄소저감효과지수의 효용은 특히 투자에 있어 탄소저감을 극대화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미래 유망한 탈탄소기술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는 자사 R&D의 방향을 설정하고 국내외 선진기술 보유 조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인터뷰] 오사와 리에·가와구치 노부아키 아스타뮤제 연구원 - “탈 탄소기술 효과의 횡적 비교 가능이 가장 큰 의의”


▎오사와 리에(왼쪽), 가와구치 노부아키.
포브스코리아는 탄소저감효과지수를 산출하는 방법론을 조금 더 자세히 파악하고자 이번 분석을 담당한 아스타뮤제의 오사와 리에(大澤 理?) 알고리즘개발실 실장과 가와구치 노부아키(川口 伸明) 혁신창출사업부장을 화상회의 방식으로 인터뷰했다.

기술영역별로 현재의 탄소배출량을 집계했는데 공개하지 않은 기업도 있고, 대학 및 연구기관의 경우 제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을 텐데….

크게 세 단계로 탄소배출량을 산출했다. 첫째, 산업별로 글로벌 매출 상위 40개사의 탄소배출량 데이터 중 공개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둘째, 공개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회귀분석을 통해 추정값을 산출했다. 셋째, 상위 40개사의 매출점유율을 바탕으로 업계 전체의 탄소배출량을 추산했다.

각 기술영역에서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량을 해당 조직의 관련 특허 자산으로 나누어 탄소저감효과지수를 산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업계 전체의 탄소배출량을 산출해 그 산업에 해당하는 관련 특허로 나누었다. 기술경쟁력이 높은 특허가 기존의 탄소배출량을 더욱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특허 한 건 한 건에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조직별, 국가별로 합산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임계값 이상의 특허 점수에 잔존 연수를 곱해 총합을 산출한다. 이 값이 총특허자산값이며 이는 각 조직이 보유한 친환경 기술력의 수준을 나타낸다.

탄소저감효과지수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가.

이 지수의 범위를 설정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지수는 현재 탄소배출량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해당 산업의 탄소배출량이 많을수록 탄소저감효과지수의 점수도 커진다.

기술영역별 탄소저감효과지수를 통해 횡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차이가 크므로 기술특허와 탄소저감 가능성을 하나의 기준으로 수치화하기 어려웠을 텐데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선 탄소배출량 데이터 수집과 결손데이터 추정이 가장 힘든 작업이다.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은 다양하며 산업별로 가치사슬(Value Chain)과 각 기업의 역할이 상이하다. 데이터를 정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그리고 탄소저감기술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도 많은 노력이 들었다. 탄소저감기술을 개발하는 기업/기관도 전 세계적으로 방대하므로 이를 망라하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분석해야 했다.

국가별 순위의 대상국은 몇 개인가.

분석 대상국은 우리 데이터베이스에 기술정보가 있는 모든 국가이며 약 130개국이다.

각국 정부가 순위에 포함된 이유는 무엇인가.

순위에 오른 각국 정부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과 산업보고서 등을 포괄한다. 특허출원인의 명칭에 ‘대한민국 정부 ○○○’라는 기재가 있어 ‘대한민국 정부’로 집계했다. 여기에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포함됐다.

탄소저감효과지수에 대한 관련 전문가의 검증이 있었는가.

분석은 전문 지식을 가진 우리 애널리스트가 실시한다. 그 결과는 정부 보고서와 일본 대기업의 분석에 채용되어 일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부 전문가의 검증은 향후 예정하고 있지 않다.

탄소저감효과지수의 의의에 대해 연구원으로서 말하자면.

여러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소저감 노력을 통일해 하나의 지수로 산출해 비교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특히 특허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산업별로 횡단적으로 탈탄소를 지원하는 기술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 실제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면밀히 검토할 수 있다. 이 지수를 매년 발표할 계획이므로 시간적으로 어떤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도 추적하며 기술의 진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202111호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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