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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혁신 테크 

플라스틱의 두 번째 삶 

전 세계인이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폐기 자원이 급속히 늘었다. 자원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나섰다. 버려지는 마스크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뽑아내는 ‘엑스트루드 제로’가 바르샤바공대 학생들 손에서 탄생했다. 이번 혁신 테크에서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내는 전 세계 여섯 가지 신기술을 들여다본다.
1. 플라스틱에 새 생명을, ‘엑스트루드 제로’


코로나19 팬데믹 후 버려지는 마스크는 월평균 1290억 개로 추산된다. 버려지는 마스크를 재가공하거나 재활용해 자원 낭비를 막는 장비가 개발됐다. 바르샤바공대 학생들이 개발한 엑스트루드 제로(Xtrude Zero) 이야기다. 엑스트루드 제로는 마스크에 포함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완벽히 소독·살균한다. 일반적으로 마스크의 각 층위에는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기기는 투입된 마스크를 절단해 여러 개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만든 뒤 하나의 가느다란 필라먼트로 뭉친다. 필라먼트를 다시 작게 잘라 자외선에 통과시키면 완벽히 살균된 ‘플라스틱 공’이 탄생한다. 바르샤바공대 학생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에 두 번째 생명을 주고 싶었다”며 “플라스틱을 녹이고, 다림질해 펴는 등 다양한 시도 끝에 엑스트루드 제로를 고안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세부 정보 https://www.pw.edu.pl

2. 끝까지 짜낸다, ‘에브리드롭’


샴푸, 케첩 등 농도 짙은 액체가 든 병을 말끔히 비우기는 힘들다. 그러나 리퀴글라이드(LiquiGlide)사에서 출시한 에브리드롭(EveryDrop)은 속에 든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낸다. 원리는 미끄러운 내부 표면이다. 액체 분자가 포함된 신소재로 미끄러운 질감을 표현한 내부 벽은 액체를 남김없이 밀어낸다. 덕분에 내부에 남은 내용물 때문에 용기 재활용이 곤란해지는 문제가 예방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병에 남은 잔여물을 씻어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에브리드롭의 공동 개발자인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르(Yves Béhar)는 “이 제품은 디자인부터 폐기까지의 전 과정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시스템을 도입, 책임 있는 소비를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 세부 정보 https://liquiglide.com

3. 감염 여부를 알려주는 발광 밴드


상처 감염 여부를 가시화해주는 발광 밴드가 개발됐다. 호주로열멜버른공과대학 연구진은 형광 수산화마그네슘 성분이 묻은 시트를 사용해 상처 감염 여부 판단을 돕는 밴드를 선보였다. 알칼리성 물질에 접촉한 수산화마그네슘이 자외선에 닿으면 빛을 내는 원리를 따랐다. 정상적인 피부는 산성이므로, 알칼리 성분이 감지된다는 것은 상처 감염을 뜻한다. 발광 밴드를 사용하면 표면을 뜯어보지 않고도 감염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상처가 불필요하게 외부 자극 및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연구진은 “발광 밴드는 훨씬 저렴한 버전의 스마트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수산화마그네슘 자체가 저렴하며, 제조 공정도 간단해서 경제성이 높은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발광 밴드를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 세부 정보 https://www.rmit.edu.au

4. 석탄 필요 없는 제철 기술의 탄생


철 생산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해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주요 해결 과제로 꼽힌다. 스웨덴 제철기업 SSAB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광 기업인 LKAB와 손잡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철을 제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제철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석탄이 쓰인다. 석탄 속 탄소가 산소와 결합해 철을 정화하기 때문인데, 탄소와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반면, SSAB가 개발한 공정에서는 탄소 대신 수소를 활용하므로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부산물로 남는다. 마틴 린드크비스트(Martin Lindqvist) SSAB 최고경영자(CEO)는 “화석연료 없이 철을 만드는 기술은 철강산업의 탄소발자국을 크게 줄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세부 정보 https://www.ssab.co.uk

5. 한 줄기도 낭비하지 말라, ‘워터라이트’


소변으로 불을 밝힐 수 있을까? 워터라이트만 있으면 가능하다. 콜롬비아 스타트업 이디나(E-Dina)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분더만 톰슨(Wunderman Thompson)과 손잡고 만든 LED 램프 워터라이트(Waterlight)에는 염수 접촉에 반응하는 마그네슘 배터리 및 구리 플레이트가 내장돼 염수만 있으면 어디서든 불을 밝힐 수 있다. 바닷물은 물론이고 응급 상황에는 소변으로도 전력 생성이 가능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해안 지대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이디나 측은 “이 제품은 카리브해 근방 남미 최북단에 거주하는 와우(Wayúu) 부족을 위해 특별히 고안되었다”며 “전 세계에서 8억4000만 명이 전기 없이 살고 있다. 이들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램프 하단 투입구에 0.5리터가량의 바닷물을 공급하기만 하면 방수 처리된 램프 상단을 통해 빛이 들어온다. 염수 투입 1회로 약 45일간 불을 밝힐 수 있다.

- 세부 정보 https://www.yankodesign.com

6. 아마존이 만든 반려 로봇 ‘아스트로’


미국 IT 기업 아마존이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를 선보였다. 현재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있는 이 로봇은 반려견을 모델로 했다. 약 2피트(60㎝), 20파운드(9.08㎏) 수준의 소형 로봇이다. 본체는 커다란 온보드 화면과 바퀴가 달린 몸체로 이루어져 있다. 바퀴 덕분에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으며, 집 안에서 주인 뒤를 쫓아다니며 음성 명령에 응답한다. 장착된 컵 홀더를 이용해 주스나 물 등을 배달하는 등 주인의 명령에 반응하기도 한다. 커다란 온보드 화면은 화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며, 주인이 잠들었거나 외출 중에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외부인 침입 여부를 판별한다. 얼굴 인식 기능이 포함된 카메라 덕분이다. 이상이 발생하는 즉시 경고음을 울린다. 아마존은 “아스트로가 앞으로 노인, 장애인 등 돌봄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세부 정보 https://www.yankodesign.com

- 정하은 인턴기자 jung.haeun@joongang.co.kr

202111호 (20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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