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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기업에서 배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 동력을 찾아서 

백신 접종이 계속되고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재개되면서 세계는 팬데믹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있다. 움츠러들었던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모양세다. 한 치 앞으로 다가온 포스트 코로나 시대. 팬데믹 이전과는 시장의 환경과 조건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국가별로 정리했다.

최근의 구매자관리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세계경제를 주도하던 유럽, 미국, 중국이 경제활동과 소비자 지출의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들에도 주목해야 한다.

1. 북유럽과 발트해 국가 | 무역 파트너십을 통한 새로운 수출 품목 개발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은 유럽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또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발트해 국가들과도 인접해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을 돌아보면 북유럽 국가들과 한국 간 무역이 활성화되는 추세였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에 지사를 설립하여 무역활동을 장려하고 있었다. 북유럽 국가들에도 한국은 매력적인 무역 파트너로 여겨졌다.

당시 주요 수출 품목은 자동차와 휴대전화였지만 이제는 화장품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수출 품목에 추가할 것을 추천한다. 북유럽 시장의 트렌드와 특징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선 화장품의 경우, 북유럽 소비자들은 제품의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많다. 유럽 내에서도 유기농·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현재 북유럽 시장의 화장품 트렌드는 천연· 유기농 성분, 생균제, 펩타이드 등의 원료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는 이 시장을 유럽과 미국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반면 세계적인 화장품 수출국인 한국 브랜드의 실적은 저조하다. 북유럽 수출품 중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시장 또한 한국 기업들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북유럽은 교통과 인프라가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 발달돼 있다. 또 소비자들은 쇼핑뿐만 아니라 세금계산서 발행 등 기업 운영 전반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디지털 인프라 수준을 갖춘 한국에서 성장한 기업이라면 북유럽 시장에 진출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5G,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접촉산업 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스웨덴-대한민국 디지털 무역 포럼’이 개최되기도 했다.

2. 독일어권 국가 | 핵심 ‘미텔슈탄트 기업’과 협력해 시장 기회 모색

전통적으로 독일어권 지역들은 한국에서 꾸준히 수입을 해왔다. 주요 수입품은 전자기계, 축전지, 자동차, 사무용 기계, 약품, 통신 장비이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수입액이 4.6%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그 규모가 140억~150억 유로 수준에 이른다(출처: Eurostat). 이 중 약 85%가 독일에서 일어난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독일이 가장 견고한 무역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다(출처: Auswärtiges Amt).

하지만 독일의 기업 환경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 독일 기업의 95%가 가족 경영이 이뤄지는 미텔슈탄트(중소중견기업)이며 여기서 일어나는 매출 또한 비중이 상당하다. 전체 독일 기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42%에 달한다(출처: Institut für Mittelstandsforschung and Insititute for European studies). 따라서 독일 경제의 핵심인 미텔슈탄트와 협력을 도모한다면 독일에서 사업망을 확대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게다가 독일은 팬데믹을 겪으며 디지털 기술과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가 절정일 때 대다수의 기업이 재택근무를 활성화했는데, 이때 독일은 디지털 기술의 한계를 실감했다. 정부에서는 디지털 기술 인프라를 확장하는 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며, 기업들은 스마트 공장 등 혁신 기술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총선에서 독일 녹색당이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보였다.

3. 중동 국가 | 인프라와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회 창출

전통적으로 한국과 중동 국가(GCC 가입국 및 이란)들은 에너지와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무역 거래를 해왔다. 한국은 석유 수입을 중동 국가에 의존해왔고, 중동 국가는 전력발전소, 주택,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개발에서 한국과 동아시아 국가에 크게 의존해왔다.

2021년 현재도 중동 국가들의 최우선 과제는 인프라 개발이다. 얼마 전 이란 국영석유공사 CEO는 이란이 천연가스 수입국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500억 달러 이상을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유가 하락이 지속되며 중동 국가들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공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시 인프라 개발을 위한 수요와 투자로 이어진다. 결국 중동 국가들의 스마트 시티, 스마트 교통수단, 반도체, AI, ICT 등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요는 디지털 강국인 한국에 기회이다.

다만 중동 국가의 정치적 상황이 한국 기업들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란은 새로운 투자와 개발을 절실히 원하지만 경제제재 때문에 외국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꺼린다. 시장 기회와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잘 따져보는 게 중동 진출의 최우선 과제이다.

4. 중국 | 맞춤형 상품을 통한 시장 접근

지난 10년간 중국에서는 급격하게 도시화가 진행되고 중산층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 매출은 연평균 11%씩 증가해 2019년을 기준으로 6조 달러에 이르렀다(출처: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주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 시장의 규모와 구매력은 중국 소비자만을 위한 커스터마이징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의 핵심은 거대한 규모와 불균형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와 지방 간 개발 격차는 벌어질 대로 벌어졌으며, 이는 도시와 지방의 소비 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외국 기업은 인구가 4억 명에 이르는 최상위 도시의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추세다. 따라서 하위 계층을 공략한다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의 포트폴리오와 접근 채널을 목표 계층에 맞게 최적화해야 한다. 최상위 도시의 소비자와 달리 지방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의 구매가 쉽지 않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잦은 이동 제한으로 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가 매우 활성화된 상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오프라인보다는 비대면 채널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종종 충분한 계획과 준비 없이 단기 목표에만 치중하곤 한다. 하지만 이를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표 시장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신시장 진출 계획을 수립한다면 한국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박스기사] 신시장 진출을 위한 5단계 전략

신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상세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슈와 문제를 구성하고 계획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레달이 그간 신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효과적인 해외시장 진입을 위해 꼭 필요한 5단계 과정이다.

1. 목표 시장에 대한 이해 시장, 고객, 경쟁사에 대한 역학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역학 관계를 철저히 이해해야 기업의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시장 진출의 목표 설정 제품의 가치와 고객군의 구매력에 기반하여 현실적이고 야심 찬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3. 시장 진출 채널 선정 기업의 내부 및 외부 요인을 모두 고려하여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4. 적절한 가격 책정과 홍보 방안 설정 고객군이 수용하는 가격과 그에 부합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쳐 이전 단계에서 수립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5. KPI 설정 및 모니터링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전략을 과감히 수정하는 것도 포함된다. KPI가 목표 미달인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 퍼 스테니우스 대표는…UC Santa Barbara에서 전자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전략 컨설팅,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경영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여러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을 즐기는 스테니우스 대표는 현재 연세대학교와 aSSIST 경영대학원에서 강연도 하고 있다. 그는 경영과 자연과학에 관한 연구 결과를 20차례 이상 기고했다.

※ 레달(Reddal)은? - 2010년 핀란드에서 설립된 컨설팅 기업. 비즈니스 개발과 경영 전반에서 솔루션을 서비스한다. 학계, 금융, 컨설팅, 스타트업 등에서 경력을 쌓은 다양한 국적의 팀원으로 구성돼 있다. 핀란드 헬싱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국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202112호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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