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산림이 위험하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대조림정책’을 통해 산림에 침엽수를 심어 인공림(人工林)을 조성하고, 목재 자급률 90% 이상을 달성했다. 그러나 현재 목재로 이용되는 국산 목재는 30%뿐이다. 저렴한 해외 목재를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가 줄어 일본의 산림에 있는 목재 중 70%가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시카와현 남부에 있는 인구 약 11만 명의 도시, 시라야마시에도 이 같은 인공림이 있다. 시라야마시는 이시카와현에서 가장 큰 하천인 테도리천 유역에서 일본 3대 명산인 시라야마가 보유한 자연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도시이지만, 시라야마산 기슭에는 수요가 없어 심은 뒤 버려진 목재와 간벌(間伐) 후에 방치된 목재가 다수 남아 있다. 이대로 방치하면 잡초가 더는 자라지 않고 토양이 죽게 되어 토사 재해의 원인이 되거나 고령의 나무들만 남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다양한 위험 요소가 커진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려면 방치된 나무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도쿄 시부야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회사 fabriq의 대표이사 다카히라 하루야스는 촬영차 시라야마시를 방문했을 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고 ‘무언가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2020년 ‘나무를 사용해 산을 키운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나무 사용 운동을 추진하는 프로젝트 QINO(키노)를 시작했고 시라야마시 아로마 증류소 ‘EarthRing’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기업, 학교, 행정기관들을 독려해 산학관 연계로 지역 공동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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