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면 완충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셀이 개발됐다. 뱀처럼 사물을 감는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도 나왔다. 이달 글로벌 혁신 테크에서는 완성을 거부하고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과 연구자들을 만나본다.
1. 뱀처럼 사물을 감는 배터리한국기계연구원(KIMM)에서 뱀 비늘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를 탑재한 로봇 및 웨어러블 기기는 일반 기기보다 다양한 기능을 구사할 수 있다. 장봉균 선임연구원과 이승민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KIMM 연구팀은 지난 8월 뱀의 비늘 구조에 착안해 자유롭게 변형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소프트 로봇 분야 저널 ‘소프트 로보틱스’를 통해 밝혔다. 제품은 육각형 모양을 띤 소형 배터리 여러 개와 폴리머, 전기적 성질을 띠는 구리 소재 연결부로 구성돼 있다. 연결부가 접히고 펴지며 신축성을 자랑한다. 배터리는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로봇 위를 기고, 로봇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된다. 관계자는 “부드러운 에너지 저장 소자가 필요한 웨어러블 로봇, 노약자를 보조할 수 있는 재활치료 의료기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세부 정보 https://www.kimm.re.kr
2.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항균 코팅2년 넘도록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항균 코팅이 개발됐다. 호주의 기술 기업 제프코(Xefco)는 디킨대학교 프런티어 소재 연구소와 협력해 특수 항균 코팅을 설계했다. 제조 기업 PPK에 제작을 의뢰해 최근 항균 코팅 메탈릭스(MetalliX)를 출시했다. 매우 얇은 구리로 만든 메탈릭스는 접촉 후 약 15분 내에 코로나바이러스의 97% 이상을 없앤다. 30분이 지나면 코팅 접촉부의 코로나바이러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코팅은 마스크 에어 필터 등 다양한 소재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 마감 공정을 거친 덕분에 이물감도 적다고 한다. 제프코 관계자는 호주에서 먼저 유통을 시작한 뒤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세부 정보 https://www.xefco.com/metallix
3. 10분이면 완충되는 4680 배터리 셀10분 만에 완충 가능한 전기 자동차 배터리 셀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스라엘 혁신 기업 스토어닷(StoreDot)이 제작한 초고속 배터리 XFC(Extreme Fast Charge) 이야기다. 테슬라 등 주요 자동차 제조 기업이 선호하는 가로 46㎜, 세로 80㎜ 크기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긴 충전 시간은 전기차 대중화를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로 통한다. 스토어닷 관계자는 초고속 배터리가 “나노 기술, 천연 무기화합물 등을 활용해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토어닷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재료공학 연구원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30초면 완충 가능한 스마트폰 배터리, 5분 만에 충전 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 스토어닷 주요 주주인 요즈마 그룹에 따르면 스토어닷은 국내 배터리 3사인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와 손잡고 초고속 전기차 배터리를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세부 정보 https://www.store-dot.com
4. 칫솔질하며 몸무게 잰다, 스마트 욕실 매트몸무게 측정, 자세 분석 등이 가능한 ‘스마트 욕실 매트’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비밸런스 매트(BBalance Mat)가 그 주인공이다. 이 매트는 사용자가 올라서는 즉시 체중, BMI, 지방, 근육 분포도 등 신체 정보를 측정한다. 발 크기는 물론 발의 각 부위에 하중이 가해지는 정도도 계산한다. 사용자는 이를 보고 식단 및 생활 습관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계획할 수 있다. 측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3~5초.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칫솔질하거나 거울을 보는 동시에 사용 할 수 있다. 매트는 사용자의 휴대폰, 스마트워치 등과 연동된다. 기기에 비밸런스 앱을 설치하면 측정 정보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 매트에는 4000개 넘는 압력 센서가 내장돼 있고 방수 디지털 보드가 센서를 보호한다. 제품을 덮고 있는 부드러운 면은 탈착 및 세탁이 가능하다. - 세부 정보 https://www.yankodesign.com
5. 버튼 한 번에 그림 완성, 스케치 로봇로봇이 그림을 그리는 시대가 왔다. 독일의 디자인 스튜디오 펠릭스 피스거스(Felix Fisgus)는 스케치 로봇 ‘판크라즈 픽토그래프(Pankraz Piktograph)’를 선보였다. 판크라즈 픽토그래프는 촬영용 카메라와 드로잉을 담당하는 로봇 팔로 구성돼 있다. 원격 버튼을 누르면 즉시 촬영을 시작한다.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벡터 기반 그래픽을 생성해 윤곽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진다. 이어 로봇 팔이 스케치를 시작한다. 펠릭스 피스거스는 로봇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로봇의 각 팔에는 스테퍼 모터가 부착돼 있다. 한 바퀴의 회전을 많은 수의 단계로 나눠주는 스테퍼 모터는 로봇 팔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또 팔에 달린 센서가 실시간 작동하며 팔의 위치를 조정한다. 판크라즈 픽토그래프는 최근 과학 전시회, 무역 박람회, 박물관 등에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 세부 정보 https://www.yankodesign.com
6. 산림 피해 복원하는 재조림 로봇지난 20여 년간 자연재해는 약 1.7배 늘었다. 2019년 유엔 산하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2000~2019년에 세계적으로 총 7348건에 달하는 자연재해가 발생해 40억 명이 피해를 보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늘어나는 홍수, 산불 재해 속 산림 피해도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림 복원용 로봇이 개발돼 화제다. 이스라엘의 센카 기술 디자인 전문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세게브 카스피(Segev Kaspi)는 재조림(再造林)을 담당하는 로봇 3종을 설계했다. 가지치기를 담당하는 청크(Chunk), 묘목 심기 및 재조림을 담당하는 딕슨(Dixon), 데이터 수집 및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리코(Ricco)가 그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카스피의 작업 외에도 기술을 재조림에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생태계 복원 기업 덴드라 시스템즈(Dendra Systems)는 종자를 뿌리는 AI 기반 드론을 개발했다. - 세부 정보 https://www.segevkaspi.com- 정하은 인턴기자 jung.ha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