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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영 삼성전자 MX사업부 클라우드팀 그룹장 

삼성 클라우드의 미래 

김영문 기자
삼성경제연구소가 2011년 클라우드 시대를 주름 잡을 경쟁자로 애플을 꼽았다. 그렇게 시작된 삼성 클라우드는 2021년 개인용 스토리지 서비스를 덜어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포항공대(현 포스텍) 1회 졸업생(87학번)인 이애영 그룹장은 “삼성 클라우드로 모바일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다른 디바이스도 끈끈하게 연결되도록 확장하는 게 주된 목표”라며 “지금 이순간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수많은 삼성전자 개발진은 오늘도 새로운 ‘최적화’ 지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 클라우드를 종료한 게 아닙니다.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만 마이크로소프트(MS) 원드라이브로 이전한 거죠. 삼성 클라우드의 노트 동기화와 백업, 복원 기능, 연락처, 일정 등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원드라이브뿐만 아니라 구글 원, 네이버 마이박스, 드롭박스 등 각종 스토리지 서비스는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죠. 삼성 클라우드는 단순 스토리지보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에서 만난 이애영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Mobile Experience) 클라우드팀 그룹장(이하 그룹장)이 오해를 바로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9월 30일부터 삼성 클라우드에서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가 삭제되고, 동기화 기능이 종료됐다. 삼성전자가 삼성 클라우드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했던, 스마트폰이나 PC 등 디바이스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문서 등을 보관해주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MS 원드라이브(이하 원드라이브)에 맡긴 셈이다.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도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잇달아 종료하고 있다. 사용자를 가둬두는(록인, Lock-in) 효과가 크지 않고, 사용자 백업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인프라 부담에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더 커진 탓이다.

삼성 클라우드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가 낸 보고서를 시작으로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 본격화됐다. 당시 ‘애플: PC 시대 개척자에서 파괴자로’라는 보고서에서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개시는 클라우드 주도권 경쟁을 본격화해 포스트 PC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삼성)은 스마트폰 등 기기 강점을 바탕으로 다수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콘텐트와 애플리케이션을 확충하고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모바일 클라우드 분야에서 전문 애플리케이션 개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연구소의 ‘당부’는 어느 정도 적중한 듯싶다. 그로부터 10년 후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에 ‘올인’한 사용자에게 최고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에 올인한 사용자란 컴퓨터는 맥, 모바일 기기는 iOS를 사용하고, 페이지·넘버·키노트 등 애플 소프트웨어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이들을 말한다. 안타까운 점도 있다. 무료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가 5기가바이트(GB)에 불과하고, 맥 컴퓨터나 iOS 모바일 기기 외에 다른 기기를 써야 하는 경우 아이클라우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 여전히 애플은 윈도우 아웃룩 메일과 연동할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 윈도우 앱을 제공하지만, 윈도우와 안드로이드용 네이티브 앱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삼성의 ‘협업’ 전략이 주효할 수 있다. 실제 원드라이브와 오피스 앱은 윈도우뿐만 아니라 맥과 iOS,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월 6.99달러를 내면 1테라바이트(TB) 스토리지에 워드, 엑셀, 아웃룩,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앱이 제공되는데, 이 앱이 iOS와 맥에서 잘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폐쇄적인 아이클라우드와는 대조적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포스텍 석박사)도 이와 관련해서 운을 뗀 적이 있다. 2020년 2월 열린 ‘상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그는 “삼성이 잘하고 있는 분야는 계속 투자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는 글로벌 플레이어와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2021년 사내 기고문에서도 노 사장은 “(고객에게) 더욱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서로 협업해야 한다”며 “우리는 혼자보다 함께일 때 더 강할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삼성 클라우드’ 브랜드에만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인터뷰에 나선 이애영 그룹장도 노 사장의 말에 힘을 보탰다. 그는 “스토리지 서비스를 하는 삼성 클라우드 앱을 강조하기보다는 여러 개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사용경험을 동일하게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더 나아가 삼성 클라우드로 모바일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다른 디바이스도 끈끈하게 연결되도록 확장하는 게 주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그룹장은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과 한국 최초의 가속기물리학자인 김호길 교수가 설립한 포항공대(현 포스텍) 1회 졸업생(87학번)이다. 지금도 포스텍 출신 동문들이 한국 IT, 기술 혁신 분야 곳곳에 포진해 뛰고 있다. 이 그룹장도 KT(구 한국통신), 한솔텔레콤, 두루넷, 엠파스, SK커뮤케이션즈 등에서 데이터, 네트워크, 검색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치며 실력을 입증해왔다. 특히 데이터와 검색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2012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현 MX사업부) 클라우드팀에 합류한 후 줄곧 관련 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이 그룹장에게 삼성 클라우드가 걸어온 길을 들어봤다.

OS, 디바이스 달라도 사용 경험 그대로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팀 삼성’ 광고. 스마트폰, 냉장고, TV 등 다양한 삼성전자 기기 간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부 중단된다는 소식에 섭섭했겠다.

그렇지 않다. 섭섭하다기보다는 ‘오해’를 푸느라 진땀을 뺐다.(웃음) 사진과 동영상 데이터만 마이크로소프트(MS) 원드라이브로 이전하고, 기존 노트 동기화와 백업, 복원 기능, 연락처, 일정 등은 그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아예 사업을 접는다는 식으로 봐서 그게 아니라고 수십 번은 설명한 것 같다. 삼성 클라우드라는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이 워낙 커서 그런 게 아니었겠나 싶다.

일각에서는 비용 때문에 사진과 동영상을 원드라이브로 넘겼다고 본다.

설마 비용 하나 때문에 원드라이브 백업을 안내하며 방향을 틀었겠나. 실제 원드라이브뿐만 아니라 구글 원, 네이버 마이박스, 드롭박스 등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워낙 국내에서 갤럭시 하면 경쟁 상대로 아이폰의 아이클라우드를 떠올리니 더 논란이 될 수 있겠다. iOS에 올인한 사용자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윈도우·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훨씬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고 본다. 같은 운영체제가 아니어도, 디바이스가 달라도 고객의 사용경험을 어디서든 이어지게 하고 싶었다. 삼성 클라우드도 그런 취지에서 출발했다.

아이클라우드만큼 브랜드를 내세우기 힘들어질 것 같은데.

그럴 수도 있다. ‘(어떤 디바이스든) 사용경험을 이어지게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삼성 클라우드라는 브랜드가 전면에 나설 필요는 없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서 마주하는 첫 화면에서 ‘동기화 옵션을 켜면 이런저런 서비스를 쓸 수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를 쓰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보고 선택만 하면 앱의 기능과 활용도는 더 확장돼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클라우드가 사진과 동영상을 담는 스토리지 서비스였다는 선입견이 깨지는 과정에서 겪는 과도기적 현상이 아닐까 싶다.

삼성 클라우드의 방향성이 달라진 건가.

달라졌다기보다는 확장됐다고 할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저장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삼성의 모든 디바이스를 하나로 엮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연스레 클라우드를 통하게 되고, 브랜드는 한 발 뒤로 물러서지만 그 의미는 훨씬 더 확장된다.

아이클라우드 얘기는 참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그렇다. 아이클라우드의 사업 모델도 꽤 오랫동안 뜯어봤다. 사실 서비스에 대한 이런 오해는 삼성과 애플의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다. 단적으로 애플은 톡톡 튀는 디바이스를 내놨지만, 결국 소프트웨어 기업 성격이 짙다. 그 중심에 iOS가 있지 않나. 스마트폰, PC, 이어폰, 태블릿 PC를 하나의 번들로 묶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하드웨어 기반 기업으로 출발했고,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안드로이드를 채택해 ‘개방성’을 중심에 뒀다. 개발자 입장에서 디바이스와 OS 모두 다른 환경에서 자유롭게 사용경험을 이어가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런 방향에 선 이유는 사용자에게 디바이스의 한계를 두기보다 자연스럽게 연동해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우리 의지에서 비롯됐다.

26년 만에 무선사업부 ‘MX사업부’로 변경


마침 삼성전자도 이 그룹장의 말처럼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7일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 후속 조치로 10년 만에 소비자가전(CE)사업부와 모바일(IM)사업부를 재통합한 데 이어, 10일 기존 IM사업부 산하에 네트워크사업부와 같이 있던 무선사업부 명칭도 26년 만에 MX사업부로 바꿨다. MX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에서 고객서비스까지 연결된 ‘갤럭시 에코시스템’과 개방형 파트너십으로 소비자 최적화 경험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반도체(DS), CE, IM으로 나뉘어 있던 3각 사업부문 체제를 DS와 CE, IM을 통합한 DX부문으로 재편하고, DX부문장에 한종희 신임 부회장을 임명한 바 있다. 기존의 CE 부문은 TV를 비롯해 에어컨·냉장고·세탁기·공기청정기 등 가정에서 활용되는 주요 가전들을 맡고 있다. IM 부문은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워치·무선 이어폰·노트북PC를 비롯해 네트워크 장비까지 담당한다. 업계도 두 부문이 하나로 통합되면 삼성 디바이스 간 연결성이 한층 더 강화될 거라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도 MX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어 앞으로 그 역할이 한층 커질 수 있다. 삼성 클라우드가 모든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어서다. 이 그룹장도 이번 변화의 의미를 ‘확장성’에서 찾는다.

연동이라고 하면 TV, 가전에서 모바일까지 다양한 기기의 융합 서비스를 의미하나.

그렇다. 이게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도 클라우드를 통해서 삼성의 모든 디바이스를 하나로 엮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고, 실제 그걸 완벽하게 실현하는 것이 우리 과제다. 삼성 클라우드는 단순한 스토리지 브랜드가 아니라 모든 생활 디바이스를 엮는 내재화된 서비스로 진화한다는 뜻이다.

초창기부터 AWS와 같이 일했다고 들었다.

국내 기업 중 AWS와 손잡은 첫 사례가 아닌가 싶다. 2011년부터 IoT(사물인터넷) 플랫폼에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까지 AWS를 이용한 빅데이터 환경을 조성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AWS 서비스 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셈이다.(웃음) 삼성전자 내에서 시스템 개발에 나설 경우 몇 달 안에 서버 내에 모든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만약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장비 발주부터 나선다면 기한을 지키기 힘들다. 삼성전자는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회사 측에 제안했고, 지금까지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어떤 서비스가 기억나나.

삼성전자가 처음 도입한 게 아마존 스토리지(S3) 서비스였다고 기억한다. 다양한 삼성전자의 IoT 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S3에 보관하고, 사이즈를 조정하는 레드시프트 엘라스틱을 거쳐 데이터를 가공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무료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AWS의 DB(데이터베이스) 서비스가 활용됐다. 2014년엔 오픈소스 DB인 ‘아파치 카산드라’를 썼다. 하지만 데이터 양이 크게 늘면서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듬해인 2015년에 아마존 다이나모 DB를 도입했다. 이는 대량의 데이터·트랜잭션에 따른 스토리지 용량 제한과 지연이 없고, 데이터를 AWS 리전 내 3곳에 동기식으로 복제해 신뢰성이 높았다. 아마 다이나모 DB가 없었다면 수천 TB가 넘는 전 세계 수억 명의 데이터를 관리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AWS의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 서비스인 EKS도 기억에 남는다. 2018년 말부터 국내 통신 3사와 RCS 기반 문자메시지(SMS) 서비스인 ‘채팅플러스’를 제공 중이다. 채팅플러스는 메시지 앱을 설치하지 않고 기본 문자 앱에서 그룹채팅, 대용량 파일 전송, 선물하기, 챗봇 등 여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데이터 과금 없이 이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용량 파일 전송의 경우 최대 5메가바이트(MB)까지 무료로 주고받을 수 있다. 채팅플러스 서버 개발과 운영은 통신 3사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하고 있는데, 2020년에 기반 서버 인프라를 가상머신(VM)에서 AWS 인프라로 전환했다. 덕분에 기존 환경보다 30%나 자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AWS 서비스 도입 후 비용 40%나 줄어


▎삼성전자는 2020년 11월 15일 ‘One UI 4.0’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서비스를 제대로 쓰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그렇다. 다이나모 DB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이렇게 큰 데이터를 관리하고 운용해 본 사례가 없었기에 우리가 총대를 먼저 멘 셈이다. 2014년 2월부터 시작된 기술 평가는 7개월 넘게 걸렸고, 테스트와 모델링에만 또 수개월, 이어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이전)만 해도 4개월은 족히 걸린 것 같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서비스 중단과 장애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고 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다이나모 DB 도입 후 기존 운영비를 40%나 절감할 수 있었다.

AWS와 함께 성장했다는 말이 이해된다.

서비스를 만든 AWS도, 이 서비스를 쓰는 삼성도 실제 써볼 때까지는 얼마나 파급력을 발휘할지 몰랐다. 단순히 있는 서비스를 가져다 쓰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의 수많은 엔지니어와 AWS 글로벌 엔지니어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수백 차례 수정을 거친 덕분에 더 많은 기업이 정교한 클라우드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서비스니까 더 큰 비용을 지불할게’가 아니라 ‘이 서비스를 어떻게 적재적소에 썼고, 과금 체계를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서비스 하나하나를 세분화해 다듬었다. 예를 들어 AWS가 설계한 하드웨어로 구축한 ‘매니지드서비스’(managed service, 관리형 서비스)를 쓸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직접 설치해 쓸 것이냐를 정해야 하는데, 정답은 없다. 그저 AWS, MS, 구글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적절한 밸런스(균형) 지점을 찾을 뿐이다.

엔지니어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

최적화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AWS를 비롯한 글로벌 사업자들과 함께 밤샘을 거듭하며 운영 기술과 비용 최적화에 매달린다. 갤럭시 스마트폰 예를 들어보자. 이제 스마트폰은 전 세계인이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하루에 쏟아지는 일부 데이터만 페타바이트(PB, 1024TB)급이 넘는다. 넘치는 데이터만 문제랴. 접속하는 곳도 세계 곳곳이라 어디서 어떻게 접속했을 때 서비스 상황이 달라지는지도 개발팀이 따져봐야 한다. 규모에 따라 서비스 최적화도 달라진다. 1만 명이 접속하다가 10만 명, 100만 명으로 사용자가 점점 늘어도 시스템 아키텍처를 재설계해야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역동적인 ‘무빙 타깃’(움직이는 목표)인 데이터를 좇는다는 건 새로운 문제를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는 소리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보다 삼성의 모든 디바이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비롯해 우리 팀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백엔드(개발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서버’ 관리나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근간) 개발팀의 힘이 절실하다. 삼성전자만 해도 AWS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인정한 세계적인 엔지니어가 포진한 곳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수많은 삼성전자 개발진은 오늘도 새로운 ‘최적화’ 지점을 찾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201호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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