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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추심의 패러다임을 바꾼 스타트업 

 

페드라 엘리스-램킨스가 창업한 프라미스는 시 정부가 문자메시지와 무이자 납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미납 요금을 징수하도록 도우면서 5억2000만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페드라 엘리스-램킨스 프라미스 CEO / 사진:PHOTOGRAPHY BY CODY PICKENS FOR FORBES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정부 공공 유틸리티 부서장 에이프릴 빙엄에게는 골칫거리가 있었다. 팬데믹 시기에 공과금을 내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진 가계가 많아지면서 2020년 2월만 해도 1500만 달러였던 미납금이 2022년 11월 4100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미납금 급증으로 100년 전 만들어진 수도관의 유지보수 등 노후 인프라 정비 계획에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시 정부 입장에서는 연간 징수 공과금의 13%까지 늘어난 미납 요금을 추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2023년 2월, 리치몬드 정부는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프라미스(Promise)의 주정부·지방자치 정부용 납부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전에도 리치몬드는 프라미스를 통해 연방 지원금 분배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프라미스를 이용한 후에도 납부일 90일이 지난 악성 채무는 계속 증가했지만, 납부 계획 프로그램에 등록한 이용자 1만1000명 중 93%가 프라미스의 이용 친화적 앱과 무이자 프로그램, 신용카드와 벤모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납부를 진행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기한 내 요금을 납부하는 데 성공했다.

“자체 납부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납부자들은) 수도, 전기 등 공공 서비스가 끊기면 그제서야 한 번 납부하고 바로 연체해서 서비스가 다시 끊기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빙엄이 말했다. “프라미스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재정 상태를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무엇을 감당할지 결정하면서 인간적인 주체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프라미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페드라 엘리스-램킨스(48)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사회복지 지원을 받으면 자란 그녀는 20대 때 노동조합 활동가로 일했고, 비영리기관의 중역이자 팝스타 프린스의 사업 고문으로 일하다가 이용자들이 요금을 제때 납부하도록 돕는 프라미스를 창업했다. 그렇다고 회사가 자선재단이나 비영리기관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창투사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이 이용자를 착취하지 않고도 빠르게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우리 모두가 신념을 가진 일을 해내기 위해 자본주의를 이용하는 중이지요.” 엘리스-램킨스가 말했다.

프라미스는 주로 주정부와 시 정부, 유틸리티 업체들을 대상으로 (미납) 요금 납부와 채권 구제 프로그램에 대해 실시간 정보가 올라오는 대시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금 납부를 위해 이용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는 대다수 핀테크와는 방향을 차별화한 전략이다. 다른 핀테크 기업은 보통 재정난에 처한 고객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운영하지만, 이는 결코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프라미스는 방정식의 반대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출을 내고 있다. 프라미스에 돈을 지불하는 측은 정부와 유틸리티 업체이지 고객들이 아니다. 시 정부는 보통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주정부는 최대 1000만 달러를 지불한다. 그러나 이는 정부 입장에서도 매우 유리한 거래다. 프라미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미납 계정에서 회수된 금액이 85%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 정부 입장에서는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 ‘없는 돈’으로 취급했던 돈이 들어오는 셈이지요.” 투자자 미치 카포가 말했다. “시 정부뿐 아니라 주정부들도 너나없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소비자에게 대출을 해주면 되지 않냐고 모두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고위험 단기 대출 모델은 경제성이 별로 없습니다.” 엘리스-램킨스가 말했다. “저희는 무이자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납부를 하지 않는지 생각했어요. 돈을 내고 싶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낼 수 없어서 그럴 수도 있잖아요. 돈이 없어서 못 내는 거라고 믿게 되면, 그 사람에게 30% 이자를 부과할 수는 없게 됩니다. 30% 이자라니, 그건 벌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진창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에게 높은 이자를 받다니, 누가 그러고 싶을까요?”

지난해 프라미스의 매출은 2000만 달러가량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프라미스는 올해 매출이 2배 이상 상승하고, 내년에도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가 2025년에는 1억 달러, 2027년에는 3억 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버지니아, 미시시피, 하와이, 워싱턴 등지의 시 정부, 유틸리티 기업들과 계약 수십 건을 체결한 덕분이다. 엘리스-램킨스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회사가 흑자라는 점을 강조한다. 카포캐피털(Kapor Capital), 퍼스트라운드, XYZ캐피털, 8VC 등 투자사로부터 5100만 달러를 모집한 프라미스는 2021년 진행한 가장 최근의 지분매각 펀딩에서 기업 가치를 5억2000만 달러로 평가받았다.

예상 매출과 높은 가치평가 금액 덕분에 프라미스는 올해 포브스 ‘넥스트 빌리언 달러 스타트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가 매년 가치평가 금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25개 기업을 선정한 목록이다.

정부의 재정 시스템을 고치는 건 딱히 매혹적인 사업같아 보이지 않지만, 분명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정부 예산 책정·회계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오픈거브(OpenGov, 최근 기업가치 18억 달러)와 결제·납부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장에 성공한 페이먼투스(Paymentus, 시가총액 24억 달러)의 성공을 지켜본 투자자들도 점차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변화가 느리고 관료적인 지방정부를 위한 기술 서비스를 구축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서비스를 제대로 디자인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고 노스이스턴대학 교수이자 더 거버넌스 랩(The Governance Lab) 이사인 베스 노벡이 말했다.

엘리스-램킨스는 바로 그 지점을 공략한다. “매끄럽고 사용하기 쉬운 서비스로 만들 겁니다.” 그녀가 말했다. “저희 서비스가 효율적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관심과 선택을 받는 거죠. 정부 입장에서는 결국 요금을 받는 게 중요하니까요.”

엘리스-램킨스는 캘리포니아주 수순시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현재 프라미스 본사가 있는 페어필드와 철길을 가운데 두고 마주한 작은 도시다. 과거 수순시티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정유 시설과 오염된 하천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988년 수순시티를 베이에어리어에서 거주적합성이 가장 낮은 도시로 보도하기도 했다.

엘리스-램킨스는 편모 가정에서 자랐다. 어머니의 직업은 웨이트리스였다. 가족은 정부가 제공하는 식량 배급 쿠폰과 저소득층 지원 서비스를 받으며 살았다. 엘리스-램킨스가 12살이었을 때 어머니가 솔라노 카운티정부 조합에 일자리를 얻었고, 그녀는 마침내 학교 무료 급식 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학교 영재 프로그램에 들어간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만큼 가난한 학생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고, 동시에 여유로운 가정은 얼마나 다른 세계에서 사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백인이었고 아버지는 흑인이었는데, 사람들이 어머니와 친할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천지 차이라는 걸 알았다. “사소한 것들이 모여 인간성을 말살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다른 아이들이 그런 더러운 기분을 느끼지 않게 하겠다는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 스테이트 노스리지 재학 시절부터 엘리스-램킨스는 서비스근로자노동조합(SEIU) 715지역지부에서 노동조합 조직가로 일했다. 서비스 근로자들을 대신해 홈 헬스케어 근로자들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조합에 가입하도록 독려하는 일이었다. 27살이 되었을 때 그녀는 노동조합 100여 개와 노동자 10만 명을 대표하는 미국노동연맹-산별조직회의(AFL-CIO) 노동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그녀가 커리어 방향을 처음 바꾼 해는 2009년이다. 당시 그녀는 환경운동가 겸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밴 존스에게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그린 포 올(Green for All)의 CEO직을 넘겨받았다. 저소득 가정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하도록 돕는 단체였다. 존스는 이후 그녀를 팝스타 프린스에게 소개해줬다. 프린스의 콘서트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둘은 대화를 나누다 의기투합했고, 프린스는 그녀를 자신의 사업 고문으로 고용했다. 2014년 엘리스-램킨스는 프린스가 마스터 녹음 원본에 대한 소유권을 둘러싸고 벌인 지난한 법정 싸움에서 승소하도록 도왔다. “권력자들이 양보하도록 페드라가 힘을 발휘했다”고 존스는 2016년 프린스 추도사에 적기도 했다.

엘리스-램킨스는 40살이었던 2015년에 테크 산업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입사한 회사는 흑인·라틴 계열 여성 간병인을 도움이 필요한 고령층과 매칭해주는 샌프란시스코 회사 아너(Honor)였다. 가정 파견 간병인을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던 그녀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의 매출·자금 모집까지 총괄하게 됐다.

2017년 엘리스-램킨스는 그녀의 친구이자 오랜 동료인 변호사 다이애나 프레피어(52)와 함께 프라미스를 창업했다. 원래는 보석금 제도 개혁이 목표였다. 경범죄 혐의로 법정 출두 통지서를 받았는데 날짜를 잘못 읽은 친구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 앞까지 현상금 사냥꾼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기술을 활용해 보석금 절차의 효율성을 개선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프레피어는 “그녀가 앞에서 비전을 제시하면 저는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둘은 아너를 잘 알고 있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했고, 2018년 겨울 와이콤비네이터의 액셀러레이터 과정을 마쳤다. “프라미스의 자금을 모집했을 때 공공서비스 부문 스타트업은 한마디로 죽은 상태였다”고 와이콤비네이터의 마이클 세이벨이 말했다. “다른 창업주들은 겁을 먹고 섣불리 진출하지 못했지만, (페드라는) 도전을 즐겼습니다.” 흑인 여성은 보통 스타트업 자금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아너에서 경험을 쌓은 엘리스-램킨스는 이미 검증된 인물이었다. “저는 매출을 관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제가 돈을 벌 줄 안다는 걸 사람들도 알고 있었죠.”

오클랜드에서 녹음 스튜디오로 사용됐던, 창문 하나 없는 사무실 공간에서 엘리스-램킨스는 미 전역에 있는 카운티 공무원들에게 서비스를 홍보했다. 프라미스의 소프트웨어는 범법한 사람들에게 법정 출두 날짜를 비롯해 의무적 이행사항들을 알려주고, 교도소에서 수감자 약물 검사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알라미다 카운티를 비롯한 여러 시 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그녀는 카운티 교도소에서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다가 프라미스의 소프트웨어가 어떤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 알고 깊은 회의를 느꼈다.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체포된 사람을 7년간 교도소에 잡아뒀다고 자랑을 하더군요.” 그녀가 말했다. “그 회의실을 나오면서 ‘그런 일에 도움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투자자들은 많은 스타트업이 한 번은 선택하는 길을 제시했다. 바로 사업 방향을 바꾸는 ‘피벗(pivot)’이었다.

사법 집행체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발했기 때문에 엘리스-램킨스는 주차위반 요금이나 시 정부가 부과한 범칙금을 미납한 사람은 하루 휴가를 내고 법원에 직접 가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내서 수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된다. “미납 금액 대비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이었죠.” 그녀가 말했다. “기술을 활용하면 분명 고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서 그녀는 오클랜드와 필라델피아, 댈러스 등 3개 도시를 골라 범칙금을 납부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지원했다. 이 중 90%가 프라미스에 대출을 상환했다. 그녀는 이 결과를 들고 채찍보다 당근을 선택하면 채권 추심률을 13%에서 95%까지 높일 수 있다고 지방정부를 설득했다.

켄터키주 루이즈빌은 2021년 가장 먼저 프라미스와 계약을 체결한 시 정부 중 하나다. 팬데믹으로 얼룩진 18개월 동안 미납 세금은 평소의 400만 달러에서 무려 4배가 불어나 1600만 달러가 됐다. 게다가 할부 납부를 신청한 이용자 중 20%만 제때 납부를 하고 있었다. “미납 요금과 악성 채무 금액이 놀라울 정도로 많았습니다. 유틸리티 서비스에 가져올 재무 리스크가 너무 컸기 때문에 좌시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죠.” 루이즈빌·제퍼슨 카운티 하수도 부서의 토니 패럿 상임국장이 말했다.

루이즈빌의 상황이 유별난 것도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공공 유틸리티 위원회 최고전략책임으로 일하다가 유틸리티 총괄을 맡은 줄리엣 엘리스는 2020년 12월 프라미스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유틸리티 경영진이 미납 고객에 대해 걱정하며 논의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저희가 제공하던 상환 프로그램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추심 프로그램에 가입시킬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결국 납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방정부 관료들이 프라미스의 영업 없이도 알아서 프라미스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당시 프라미스에는 엘리스-램킨스와 줄리엣 엘리스 말고는 영업팀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마케팅 비용이 어떻게 돼요?’라고 누가 물으면 저는 ‘한번 계산해볼까요? 0 더하기 0이니까 0달러네요’라고 답했습니다.” 엘리스-램킨스가 말했다. 돈을 아낀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그녀 혼자서 프라미스 영업의 대부분을 담당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엘리스-램킨스는 현재 프라미스의 공세적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영업팀을 구축했다.) “팔란티어의 초기 모습과 비슷합니다. 창업자가 가진 특유의 천재성이 브랜드가 되고, 이것이 실적을 만드는 중요 동인이 되는 거죠.”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이자 8VC의 전무 파트너인 조 론스데일이 말했다.

요즘에는 유틸리티 기업들이 프라미스 사업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이들의 지역도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오는 11월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주정부나 지방자치 정부들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엘리스-램킨스는 예상하고 있다.

프라미스는 유틸리티를 넘어 주차위반 범칙금부터 지방세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지금은 개인정보·소득 확인 서비스도 고려하는 중이다. 요금 납부 프로그램에서 이미 이런 기능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별개 서비스로 떼어내서 아직도 옛날 기술로 개인정보와 소득을 확인하는 지방정부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계학습을 통해 식품 배급 지원을 받는 빈곤계층이 추가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도 다른 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실험 중이다.

“저는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용자들이 저희를 선택하는 이유는 저희 프로그램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엘리스-램킨스가 말했다. “다른 방식을 선택한 기업들에 약자를 착취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겁니다.”

[박스기사] 넥스트 빌리언 달러 스타트업

‘넥스트 빌리언 달러 스타트업’이 올해로 벌써 10회 차를 맞았다. 포브스가 트루브리지 캐피털 파트너스(TrueBridge Capital Partners)와 손잡고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25개 기업을 선정한 목록이다. 적중률은 상당히 높다. 지금까지 선정된 225개 스타트업 중 58%에 달하는 130개 스타트업이 실제로 유니콘기업이 됐다. 이후 가치가 1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 기업이 21개 정도 있긴 하지만, 포브스가 미리 알아본 스타트업 중에는 도어대시, 피그마, 앤듀릴, 벤칠링, 리플링 등 대어들이 포진해 있다. 다른 기업에 인수된 스타트업은 42개이고, 10억 달러 밑에서 상장한 스타트업은 3개(1%)뿐이다. 목록에 오른 스타트업 중에는 위기를 겪은 기업도 놀랄 정도로 적다. 내부 문제로 파산하거나 폐업한 스타트업은 5개뿐이다. 실패한 기업 중 가장 유명한 기업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진 스타트업 유바이옴(uBiome)이 있다. 2018년 목록에 올랐던 유바이옴은 요금 부과에 문제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FBI가 현장을 급습하면서 현금 청산됐다. 올해에는 150개 후보 기업에서 25개 기업을 간추려 알파벳순으로 정리했다. 예상대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많은 것을 해내겠다고 약속한 스타트업들이 올해 넥스트 빌리언 달러 목록에서 다수를 차지했다.

Edited by Amy Feldman, Editorial Operations: Elisabeth Brier

Reporters: Thomas Brewster, Kenrick Cai, Katie Jennings, Brit Morse, Rashi Shrivastava

클레이

창업자: 카림 아민(CEO), 바룬 아난드, 니콜라에 루산 / 모집자본: 6200만 달러, 2023년 추산 매출: 3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박스그룹, 퍼스트 라운드 캐피털, 메리테크 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

뉴욕시에 본사를 둔 클레이는 이메일을 작성해서 보낸 후 누가 언제 연락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는 등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했던 업무를 자동화해서 고객관계관리를 대신 해주는 AI 기반 비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액티브(COACTIVE) AI

창업자: 코디 콜먼(CEO), 윌 가비리아 로하스 / 모집자본: 44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0달러 / 주간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체리록 캐피털, 에머슨 컬렉티브

기업 입장에서 홍보용 사진이나 동영상은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방송, 출판, 온라인 등 워낙 다양한 곳에 사용·보관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코액티브 AI는 AI를 활용해 엄청나게 많은 시각적 데이터를 분석·분류해 마케팅 부서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MIT에서 전기공학·컴퓨터과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퍼드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코디 콜먼(33)은 코액티브를 창업하기 전 AI 산업 컨소시엄인 엠엘코먼스(MLCommons)를 공동 창업한 경험이 있다.

코디움(CODEIUM)


▎바룬 모한 코디움 대표 / 사진:VARUN MOHAN BY CODY PICKENS FOR FORBES
창업자: 더글라스 첸, 바룬 모한(CEO) / / 모집자본: 93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00만 달러 주간투자사: 그린오크스, 클라이어 퍼킨스

바룬 모한(27)은 자율주행 회사 누로(Nuro)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기술 성숙기가 너무 늦게 오는 것에 답답함을 느껴 회사를 떠났다. 그가 중학교 때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만났다가 이후 MIT에서 재회한 더글라스 첸(28)과 함께 코디움을 창업한 해는 2021년이다. 코디움은 코딩을 자동 완성하는 AI 앱 개발사다. 코디움의 AI 코딩은 몸값이 비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니지만,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을 유료로 구독하는 코디움의 프리미엄(freemium) 앱은 앤듀릴(Anduril), 델(Dell), 질로우(Zillow)를 비롯한 700개 기업을 유료 고객으로 확보했다. 모한은 “지금 당장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업계에서 가장 큰 장점입니다”라고 말했다. 매출은 분기마다 2배씩 성장하는 중이다.

코르텍스(CORTEX)

창업자: 가네시 다타, 아니시 다르(CEO), 니힐 유니 / 모집자본: 52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6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IVP, 세쿼이아 캐피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와이콤비네이터

소프트웨어 기능이 많아지면서 코딩도 점차 복잡해지고 코딩에 참여하는 사람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이때 누가 어떤 부분을 어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코딩했는지 일일이 기록하고 추적하는 과정은 악몽처럼 복잡해질 수 있다. 코르텍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도움을 준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코르텍스는 팀이 각 프로젝트 담당자와 상태를 추적해서 불필요한 행정 작업을 없애고 이를 통해 데드라인 준수까지 도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어도비, 트립어드바이저, 유니티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임파워 파이낸스(EMPOWER FINANCE

창업자: 저스틴 앰멀란, 워런 호가스(CEO) / 모집자본: 53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억 달러 / 주간투자사: 블리스, 아이콘 벤처스, 세쿼이아 캐피털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임파워 파이낸스는 전통적 대출기관이 아니다. 8년 차에 접어든 회사는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를 평가하기 위해 AI로 개인의 현금흐름 등 재무상태를 분석한 후 최대 300달러를 즉각적으로 대출해준다. 평균 연봉 5만 달러에 연령대가 어린 편에 속하는 200만 명의 고객 대다수는 서비스 이용을 위해 매월 8달러를 지불한다. 신용한도와 신용 모니터링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이큅(EQUIP)


▎크리스티나 사프란 이큅 대표 / 사진:KRISTINA SAFFRAN BY ETHAN PINES FOR FORBES
창업자: 에린 파크스, 크리스티나 사프란(CEO) / 모집자본: 1억10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35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더 처닌 그룹, 제너럴 캐털리스트, 옵툼 벤처스

10살 때 거식증 진단을 받은 크리스티나 사프란은 병원에서 회복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사프란의 부모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가족 기반 치료라는 특별한 유형의 치료를 선택했다. “식이장애를 겪으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신의 뇌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32세 사프란이 말했다. “따라서 이들을 가족과 떼어내 개별 치료하는 방식은 효과도 없을뿐더러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2019년 사프란은 심리학자 에린 파크스와 함께 이큅을 창업해 식이장애 환자들에게 가족 단위 치료를 제공한다. 아이들의 경우 집에서 치료를 받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치료 효과에 중요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25개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한 이큅은 환자 5000여 명을 돕고 있다.

이븐업(EVENUP)

창업자: 라미 카라비바(CEO), 삼 마쉬하드, 로이 미어사니예츠 / 모집자본: 1억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2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베세머 벤처파트너스,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NFX, 시그널파이어

요즘 한창 뜨거운 ‘리걸 AI’의 흐름에 올라탄 스타트업이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이븐업은 손해배상 청구서를 작성하기 전에 끝도 없이 해야만 하는 지루한 의료기록 검토 작업을 AI로 자동화해주는 서비스를 개인 상해 전문 로펌 800여 곳에 제공한다. 이븐업은 자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경우 ‘앰뷸런스 체이서(ambulance chaser)’라 불리는 사고 전문 변호사들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시간을 절약하고 미비 서류를 파악하는 동시에 합의금까지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파이어웍스(FIREWORKS) AI


▎린 치아오 파이어웍스 AI 대표 / 사진:LIN QIAO BY CODY PICKENS FOR FORBES
창업자: 베니 첸, 드미트로 줄가코프, 포웰 가르바키, 드미트로 이브첸코, 린 치아오(CEO), 제임스 리드, 첸유 자오 / 모집자본: 77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3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벤치마크, 세쿼이아 캐피털

AI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 위해 뛰어든 회사들은 결국 모두 같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바로 컴퓨팅 파워 확보와 이를 위한 비용이다. 고객을 수천 명에서 수백만 명으로 늘리려면 먼저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파이어웍스 AI는 이런 니즈에 착안해 시작됐다. 기업들이 최소의 비용으로 닷새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신규 AI 상품을 제공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파이어웍스 AI의 경우, 기존 하드웨어에서 더 많은 성능을 뽑아낼 수 있도록 AI 훈련 방식을 개선해 이 목표를 이루었다. 파이어웍스의 방식을 사용하면 기업들은 최신형 GPU 구매에 돈을 적게 쓸 수 있다. 현재 우버와 도어대시 등 여러 기업에서 개발자 3만5000명이 파이어웍스 AI를 통해 100여 개 AI 모델을 테스트하고 실험한다. 창업자 린 차오는 2022년 파이어웍스를 창업하기 전에 메타에서 파이토치(PyTorch) 등 상용화 프로그래밍언어 개발팀을 7년간 총괄한 경험이 있다.

하드리안(HADRIAN)


▎크리스 파워 하드리안 대표 / 사진:CHRIS POWER BY ETHAN PINES FOR FORBES
창업자: 크리스 파워(CEO) / 모집자본: 1억80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3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파운더스 펀드, 룩스 캐피털

크리스 파워는 오래전부터 미국의 제조업이 너무 뒤떨어졌다고 생각해왔다. 2019년 호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그는 소규모 기계공장 수십 곳을 둘러본 후 자신의 생각이 “끔찍할 정도로 정확했음”을 알게 됐다. 대학을 중퇴하고 당시 28살이었던 파워는 다국적 항공 방산 기업을 위한 최첨단 금속 정밀부품 생산공장을 만드는, “말도 안 되게 힘든” 작업에 착수했다.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설립된 제조업체 하드리안은 우주선 납품급의 부품을 기존 제조기업보다 40%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10배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하드리안의 직원은 170명밖에 되지 않지만, 한 번에 10개 장비를 작동할 수 있는 사람도 있어서 인력 부족은 없다. 올봄에야 영업팀이 만들어졌는데도 하드리안의 성장률은 매월 20%씩 빨라지고 있다. 추가 공장 설립을 계획 중인 파워는 텍사스, 애리조나, 버지니아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면 저희가 만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품질은 더 좋고, 속도는 훨씬 빠른데 가격은 더 싸지요”라고 말했다.

헤이젠(HEYGEN)

창업자: 웨인 리앙, 조슈아 쑤(CEO) / 모집자본: 74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8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벤치마크, 컨빅션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헤이젠은 세일즈포스, 아마존, 볼보를 비롯한 기업들의 마케팅 동영상을 제작해준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배우 대신 실사처럼 정교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아바타가 동영상에 출연한다는 점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한 데다 미국배우조합과 같은 노조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헤이젠을 아이폰에서 이용하면 5분 만에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좋을 법한 동영상을 뚝딱 만들어준다.

호라이즌(HORIZON)3.AI

창업자: 스네할 안타니(CEO), 앤서니 필리티에르 / 모집자본: 80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1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크래프트 벤처스, 시그널파이어

랜섬웨어 공격은 빠르게 진화하며 상존하는 위협으로 남아 있다. 미 전역의 자동차 딜러들은 올여름 영업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업무에 필수적인 컴퓨터 네트워크가 랜섬웨어 공격으로 완전히 멈추면서 랜섬웨어의 위험을 피부로 체감한 바 있다. 2019년 미국 특수작전, 국가안보·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창업한 호라이즌3.ai는 AI를 활용해 취약점을 파악·수정하여 위험한 해킹 공격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예방하도록 돕는다. 호라이즌3는 늦기 전에 취약 지점을 적확하게 발견하기 위해 “해커의 시선에서” 시스템을 분석한다고 설명한다.

임프린트(IMPRINT)

창업자: 가우라브 아후자, 다라 머피(CEO) / 모집자본: 1억61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25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어펌, 클라이너 퍼킨스, 리빗 캐피털, 스트라이프, 스라이브 캐피털

요즘은 소비자 브랜드들이 자체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추세인데, 임프린트 덕분에 자체 신용카드를 발급하게 된 브랜드가 많다. 뉴욕시에 자리한 스타트업 임프린트는 자체 특허 기술을 이용해 홀리데이 인 클럽 베케이션이나 슈퍼마켓 체인 HEB를 비롯한 고객사들이 더욱 빠르게 자사 고유의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레거시 은행과 달리 임프린트는 개인별로, 또 이들의 지출 습관에 맞춤화한 보상·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지출액을 늘릴 수 있다.

랭체인(LANGCHAIN)

창업자: 해리슨 체이스(CEO), 안쿠쉬 골라 / 모집자본: 35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0달러 / 주간투자사: 벤치마크 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

Ai 붐에 힘입어 개발자들은 기저에 깔려 있는 복잡한 코드를 이해하지 않고도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델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랭체인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발자들이 AI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챗봇이 무례하게 대응하거나 고객에게 철 지난 정보를 줄 때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2022년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시작한 랭체인은 1년 뒤 기업으로 설립됐다. 무디스와 포디엄(Podium) 등에서 100만 명이 넘는 개발자가 랭체인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리니어(LINEAR)

창업자: 투오마스 아트만, 조리 랄로, 카리 사리넨(CEO) / 모집자본: 52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1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액셀, 세쿼이아 캐피털

핀란드계 이민자인 카리 사리넨, 투오마스 아트만, 조리 랄로는 에어비앤비, 우버, 코인베이스 등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다양한 팀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임무가 얼마나 어려워질 수 있는지 몸소 체험했다. 2019년 삼인조는 업무 흐름을 정리하고 각 업무의 담당자가 누구인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더욱 확실히 파악하도록 돕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니어를 창업했다. 리니어는 포브스 AI 50대 기업으로 지목된 회사 중 66%가 리니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메트로놈(METRONOME)

창업자: 케빈 리우, 스콧 우디(CEO) / 모집자본: 79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9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제너럴 캐털리스트,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성장률이 높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요즘 ‘무제한 사용’ 구독 모델에서 사용량 기반 요금제로 이동하는 추세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메트로놈은 이러한 흐름을 함께 이끌고 있다. 메트로놈의 요금 청구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들은 정액제나 단계별 요금제와 같은 새로운 구독 모델을 실험해볼 수 있다. 엔비디아, 데이터브릭스, 오픈AI 등 유수의 기술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미디 헬스(MIDI HEALTH)

창업자: 질 헤어지그, 캐슬린 조던, 샤론 미어스, 조애나 스트로버(CEO) / 모집자본: 1억4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7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에머슨 컬렉티브, 펠리시스, GV, 셈퍼비렌스 벤처캐피털

조애나 스트로버(56) CEO와 함께 미디 헬스를 만든 세 창업자 모두 50대 여성이다. 이들은 완경을 겪으며 급작스러운 기분 변화나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경 후 여성 건강 문제에 집중한 헬스 스타트업을 2021년 창업했다. 미디 헬스는 보험이 적용되는 건강 돌봄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여성들에게 제공한다. 아이들과 청소년의 식습관 개선을 돕는 디지털헬스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스트로버는 2018년 이 회사를 웨이트 왓처스(Weight Watchers) 모기업인 WW 인터내셔널에 3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한 경험이 있다.

오너(OWNER)

창업자: 딘 블로엠버겐, 애덤 길드(CEO) / 모집자본: 59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0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액티반트 캐피털, 알트 캐피털, 레드포인트 벤처스, 사스트르 펀드

애덤 길드는 이제 24살이 된 고교 중퇴생이지만, 티엘 장학재단의 지원을 받는 펠로우이자 2021년 포브스 30세 미만 30인 식음료 부문에 선정됐던 인물이다. 그는 동네의 작은 음식점들이 자체적으로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스타트업 오너를 2020년에 창업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너는 AI를 이용하여 마케팅을 자동화하고, 영세 음식점들이 도어대시나 그럽허브, 우버 이츠 등 거대 배달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음식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한다.

페레그린(PEREGRINE)


▎닉 눈 페레그린 대표 / 사진:NICK NOONE BY CODY PICKENS FOR FORBES
창업자: 닉 눈(CEO), 벤 루돌프 / 모집자본: 60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0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피프스 다운 캐피털, 프렌즈 앤 패밀리 / 캐피털, 골드크레스트 캐피털

2018년 팔란티어의 미국 특수작전부서를 총괄했던 닉 눈은 공동 창업자 벤 루돌프와 함께 캘리포니아 산파블로 경찰부서로 가서 함께 일을 하며 어떤 테크 툴이 사법집행기관의 업무에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조사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회사가 바로 페레그린이다. 경찰관들은 페레그린을 이용해 부서에서 관리하는 수많은 데이터세트와 감시카메라 촬영 영상을 검색해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찰관이 사유지에 진입하려 할 때 페레그린은 해당 주소와 관련된 전과자 등 과거의 모든 데이터를 찾아내 보여줄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 체조 대표로 전국 대회에서 다수의 메달을 따기도 했던 눈(35)은 루돌프(33)와 함께 페레그린을 개발하는 데 수년을 투자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천천히 체계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결국 결실을 맺었다. 페레그린은 미 전역에서 애틀랜타 경찰서,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보안관실 등 53개 사법집행기관과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은 3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3배 증가했는데, 눈에 따르면 페레그린의 매출은 올해 3배 더 성장해 30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저희가 사법집행기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그들에게 아웃사이더인 저희가 실리콘밸리의 상아탑에 안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닉 눈이 말했다.

파인콘(PINECONE)

창업자: 에도 리버티(CEO) / 모집자본: 1억38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7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아이코닉 그로스, 멘로 벤처스, 윙 벤처캐피털

아마존 웹서비스와 야후에서 리서치 총괄을 역임한 에도 리버티는 기업들이 텍스트와 그림, 동영상 등 수많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AI 응용프로그램에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도록 2019년에 파인콘을 창업했다. 5000개 고객사 중 하나인 제약 개발사 프런티어 메디슨(Frontier Medicines)에서는 파인콘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수십억 개 분자에 대한 분석 정보를 얻고 이를 약물 발견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파인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이용자 프로필 사진을 교차 확인하며 사기 범죄를 방지하고 있다.

프라미스(PROMISE)

창업자: 페드라 엘리스-램킨스(CEO), 다이애나 프래피어 / 모집자본: 51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20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8VC, 퍼스트 라운드 캐피털, 카포르 캐피털, 더 제너럴 파트너십, XYZ 벤처캐피털(개별 기사 “채권 추심의 패러다임을 바꾼 스타트업” 참조)

레드판다(REDPANDA)

창업자: 알렉산드 갈리고(CEO) / 모집자본: 1억66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8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GV,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

고객 주문, 신규 계정, 거래 등 온갖 데이터가 넘쳐나는 요즘, 기업들은 데이터를 벅차게 느낄 수 있다. 5년 전에 설립된 스타트업 레드판다는 시스코, 보다폰을 위시한 기업들이 이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덕분에 고객사들은 순식간에 새로운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창업주 알렉산더 갈리고는 콜롬비아계 이민자로, 2016년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Akamai Technologies)가 인수한 데이터 처리업체 콩코드 시스템즈(Concord Systems)를 창업한 바 있다.

레플리케이트(REPLICATE)

창업자: 벤 퍼시맨(CEO), 안드레아스 잰슨 / 모집자본: 60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5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세쿼이아 캐피털

앱을 만들 때 어떤 AI 모델을 사용해야 할까? 오픈AI의 GPT-4 모델을 사용할 수도 있고, 스테이블 디퓨전이나 메타의 라마2처럼 최근 인기몰이 중인 오픈소스 모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레플리케이트는 무려 2만5000개 오픈소스 모델이 있는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며, 어떤 모델이 회사에 가장 적절한지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발자 200만 명에게 도움을 준다. 일단 필요한 AI 모델을 선택한 후에는 레플리케이트를 통해 만들어진 앱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

런포드(RUNPOD)

창업자: 젠 루(CEO), 파딥 싱 / 모집자본: 20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5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델 테크놀로지스 캐피털, 인텔 캐피털

런포드는 아마존 등 거대 클라우드 기업이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에 제공해온 서비스를 AI 기업들에 제공한다. 덕분에 AI 회사들은 더는 GPU를 직접 매수할 필요 없이 런포드를 이용한다. 공동 창업자 젠 루(39)는 컴퓨터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피츠버그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뉴저지주 마운트로렐에 있는 런포드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으며, 5월 진행된 시드 펀딩에는 인텔과 델의 벤처투자 사업부가 참여해 2000만 달러 자금을 모집했다.

스크라이브(SCRIBE)

창업자: 애런 포돌니, 제니퍼 스미스(CEO) / 모집자본: 55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1500만 달러 / 주간투자사: 앰플리파이 캐피털, 레드포인트 벤처드,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원격근무가 한창일 때 동료나 신입사원을 교육하려면 줌에 들어가서 스크린을 상대와 공유하며 하나씩 알려줘야만 했다.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스크라이브는 이런 직원 교육 과정을 좀 더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스크라이브의 앱은 스크린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동을 캡처해서 AI를 이용해 단계별로 업무 과정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스크린샷과 지시 내용을 글자로 적어 전달한다. 요청이 있을 때마다 온라인 세션에 들어가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데 진절머리가 난 선임들을 위한 이 서비스는 벌써 개인 이용자 250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턴키(TURNKEY)

창업자: 브라이스 퍼거슨(CEO), 잭 키어니 / 모집자본: 2300만 달러 / 2023년 추산 매출: 0달러 / 주간투자사: 라이트스피드 팩션, 갤럭시 벤처스, 세쿼이어아 캐피털

공동 창업자 브라이스 퍼거슨과 잭 키어니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를 구축할 때 서로를 알게 됐다. 코인베이스는 한때 유통 중인 모든 암호화폐의 10%가량을 보유할 정도로 큰 거래소가 됐다. 그러나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암호화폐 지갑용 인프라는 얼리어답터들을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지나치게 복잡한 감이 있다. 이를 확실히 느낀 퍼거슨과 키어니는 나머지 일반 대중을 위한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로 턴키를 창업했다. 턴키를 이용하면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진다.

- Amy Feldma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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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호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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