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겉도는 국제기구 유치戰 

종합대책 없는 정부는 ‘모르쇠’, 지자체만 너도나도 ‘한건주의’ 

류 지 원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jee1ryu@joongang.co.kr
지난 2월 29일 북한 남포시와 사리원시의 병원과 보건소 앞은 많은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어머니 품에 안긴 갓난아기부터 대여섯 살 난 코흘리개들까지 주민들이 제각각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섰다. 이날은 북한에서 처음으로 일본뇌염과 수막염의 백신 접종이 실시됐다. 무려 6000여 명의 어린이가 시범 접종에 참여했다. 보건소 한쪽에는 ‘일본뇌염 미리 막자’ ‘오늘은 수막염 예방의 날’ 이라고 쓰인 벽보가 나붙었다. 벽보 하단엔 ‘국제왁찐연구소’란 다소 생경한 단어가 눈에 띄었다. 이 기구의 본래 명칭은 국제백신연구소(IVI). 주로 개발도상국들이 필요로 하는 전염병 백신을 개발하고 보급해 온 국제기구다(왁찐은 백신의 북한말이다). IVI는 그동안 북한 의학과학원(AMS)과 협력해 북한 내 백신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일본뇌염과 수막염은 이미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개발됐지만 아시아에선 수많은 어린이가 방치돼 왔다. 백신 가격이 비싼데다 개도국들이 질병의 심각성을 잘 모른 탓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 현지에서 시범접종을 시찰하고 돌아온 존 클레멘스 IVI 사무총장이 말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번 접종 결과에 따라 일본뇌염과 수막염을 의무 접종 대상에 포함시킬지 결정할 예정이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에게 북한은 e-메일 한 통이면 금세 연락이 닿는 거리다. 그는 평양에 주재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출신 중국인 외과의, 또 북한이 베이징에 파견한 직원과도 e-메일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공식적으로 협조를 요청할 땐 AMS 원장에게 서신을 보낸다. 북한 측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데 2~3년이 소요됐지만 일단 채널이 확보되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5월부터 AMS 연구진을 이끌고 중국과 베트남의 보건기관과 백신 생산업체를 견학했고 질병 진단용 실험실 설비도 갖췄다. 또 올 5월까지 세 차례 실시되는 시범 접종의 의료 자문과 기술 지원도 했다. 이 모든 것을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이뤄낸 것이다. 물론 국가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국제기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IVI는 1997년 한국이 유치해 서울대학교 안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다. 한국 정부가 본부 건물을 기증했고, 매년 IVI 예산의 일부를 제공한다(이번 북한 시범 접종도 통일부가 자금을 댔다). IVI는 착실히 성장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한국 정부 말고도 빌 게이츠 재단이나 록펠러 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북한을 비롯한 세계 28개국에서 백신 보급사업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엔 주사기 없이 혀 밑으로 투여하는 새로운 백신 접종법을 개발해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음 달엔 생물안전 3+등급(BSL3+) 실험실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개설할 예정이다. 이 실험실이 문을 열면 국내에서도 빈발하는 AI(조류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IVI는] 한국엔 보물단지 같은 존재”라고 IVI의 정부관계를 담당하는 민경완 특별보좌관이 말했다. IVI는 한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지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국제기구가 다자외교의 구심점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국제기구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제네바, 파리 등 국제기구 집적지는 모두 외교력 강화는 물론 관광, 컨벤션 산업 등 부대 산업을 활성화하고 고용창출 등 경제적 혜택도 누린다. 국내에서도 세계화 시대를 맞아 국제기구 유치가 곧 국력의 상징이란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박재영 경상대 교수(정치행정학부)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국제기구 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14개 정도다(58쪽 그래픽 참조). IVI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최근 3∼4년 새 이룬 ‘쾌거’다. 지금도 “열 곳 이상의 지자체가 국제기구들과 접촉 중”이라고 박흥순 선문대 교수(국제학부)가 전했다. 가장 적극성을 띠는 곳은 인천광역시와 대전광역시다. 인천시는 송도 국제도시화의 일환으로 ‘국제기구 유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2006년 유치에 성공한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산하기구인 아·태정보통신기술센터(APCICT)를 필두로 국제기구 20여 개를 추가 유치해 송도신도시에 국제기구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며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나섰다. 60층 규모의 유엔빌딩도 짓고 있다. “인천은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송도 신도시에 국제기구를 유치해 그동안 받은 도움을 국제사회에 돌려준다는 목표다. 국제기구의 사무공간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사업 규모에 따라 보조금도 지급할 예정이다”고 인천시 유엔기구지원팀의 강병진 주사가 설명했다. TF팀을 꾸린 이유는 국제기구의 수와 분야가 워낙 방대해 집중 공략할 분야를 선정하고 유치 노력을 총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TF팀의 구체적인 준비내용에 대해서는 비밀로 부쳤다. “여러 기구와 접촉 중이나 주변국들의 견제가 심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외부에 알려줄 수 없다”고 강 주사는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한 국제기구 유치가 거의 성사 단계까지 갔다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무산된 아픈 기억이 있다[박흥순 교수의 2007년 5월 연구에 따르면 당시 인천시가 추진 중인 국제기구는 동북아환경 협력프로그램(NEASPEC), 유네스코 산하 국제이론 물리학센터(ICTP), 그리고 아시아·태평양지역 과학영재교육원 등이다]. 대전광역시도 ‘대전국제도시화종합계획’ 10개년 계획을 세워 대략 70개 사업을 추진한다. 1998년 설립된 지방정부간기구 세계과학도시연합(WTA)의 회장도시로, 2006년에 WTA 산하 ‘과학도시센터’를 유치했다. 유네스코의 협조 체제로 운영되는 이 센터는 과학도시 발전을 위한 국제적인 연구기관이다. 또 같은 해 유엔과 통계청, 대전시가 3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대전에 국제통계발전센터(ISDC)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유엔 협력기관으로 한국정부(통계청)가 운영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유엔의 직속기관으로 승격도 가능하다. 대전시는 지난해 1만2000명을 수용하는 대전 컨벤션센터를 건립해 국제회의 시설을 갖추기도 했다. 이밖에 서울, 제주도, 부산, 광주, 강원도, 경상남도 등이 자체적으로 국제기구를 유치하고 있다. 지방 정부 차원에서 국제기구를 유치하다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외국인 방문객도 늘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국내 유치에 성공한 기구들은 엄밀하게 봐서 대부분 ‘국제기구’로 보기가 어렵다”고 박재영 교수는 설명했다. 국제기구는 보통 정부간기구(intergovernmental organization)를 뜻하며 몇 가지 자격 요건도 갖춰야 한다(정부 간 의사결정 체제, 다른 국제기구로부터의 자율성 등). “국내에 있는 국제기구 가운데 이 기준에 부합하는 것을 꼽으라면 IVI뿐”이라고 박 교수는 말했다. 국내에 있는 기구들 대부분이 사실 국제기구의 파생조직으로 국제법상 독립적인 법인 지위를 갖지 않은 훈련교육센터들이라는 것이다. 조직이 워낙 영세해 상주 인원(국제공무원)도 한두 명에 불과하며 지자체 파견 직원이 실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기구의 운영 예산도 지방 정부가 상당 부분, 혹은 전액 떠맡는 악조건이 많다. 여기에는 지자체들의 앞뒤 안 가리는 ‘한건주의’가 한몫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제기구 유치라는 간판에 급급해 전문적인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학능력이나 국제적 관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지역 공무원들로선 유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도 쉽지 않다. 국제정치학회 국제기구분과위원장이기도 한 박흥순 교수는 “국제적 인프라를 거의 갖추지 않은 지자체들이 ‘우리도 한 번…’ 하는 식으로 국제기구 유치를 문의해 오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일부 지자체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주변국에) 정보 누설을 막는다는 핑계로 중앙정부에도 안 알리고 독자적으로 유치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박재영 교수는 지적했다. 이런 사실이 상대 국제기구에 알려지면 오히려 정부 차원의 유치 외교에도 악역향이 미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국제기구 유치전략을 주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외교통상부에 국제기구 유치 및 관리 전담 창구를 설치해 지자체들의 산발적인 노력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지금은 지자체들이 유치 관련 문의를 해오면 기술적 자문을 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스위스가 연방외무부(FDFA)의 정치부 유치국정책과(Section for Host State Policy)에서 스위스 소재 국제기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특히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유치국 법령(Host State Act)이 발효돼 국제기구와 스위스 정부의 관계를 투명화하고 국제기구 유치 조건과 면책특권 등이 법으로 명시됐다. 옛 서독의 수도였던 독일의 본도 본-베를린 협약에 의거해 국가적 차원에서 국제기구 유치 사업을 진행했다. 유엔기구는 외무부, NGO는 본 시정부가 담당하는 식으로 책임 부처를 통합했다. 특히 본은 제네바나 뉴욕 등에 비해 국제기구 유치엔 후발주자여서 유엔기구 본부보다는 사무국 유치에 힘을 쏟아 성공한 경우다. 전문가들은 우리도 이러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나서서 우리 실정에 맞는 국제기구, 유치 가능성이 높은 국제기구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해 종합적인 유치정책과 표준화된 실무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박흥순 교수는 주장했다. 한국이 IVI 유치에 성공했던 이유 중 하나도 사실은 선진국들이 전염병 백신에 무관심했던 반면 우리 정부의 열정이 상대적으로 돋보였기 때문이다. IVI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은 “당시 이영덕 국무총리가 유치 의지를 강하게 밝힌 데다 서울대 총장이 직접 나서서 국내 최고의 생명공학 연구시설과 인재를 공유하겠다고 밝힌 것이 호감을 샀다”고 돌이켰다. 구체적인 유치 전략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기구보다 아·태지역에 한정된 국제기구가 유치 경쟁이 덜 치열해 유리하다. 사업 분야에서도 선진국의 관심이 낮아 우리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T나 교육 훈련, 보건, 여성 분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자칫 유치에만 열을 올렸다간 허리가 휠 우려도 있다. 국제기구를 하나 유치할 때마다 적잖은 국고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스위스 외무부에서 국제기구 관계를 총괄하는 에릭 암호프 과장은 “매년 늘어가는 보안이나 인프라 관리 비용, 기구 지원금”이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게다가 외국 출신의 국제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면세 혜택도 큰 부담이다.” 사정이 그렇다면 이미 유치한 국제기구를 잘 관리하고 키워내는 것이 남는 장사일 수도 있다. 그러려면 일반 국민이나 중앙정부의 관심을 모으는 게 우선 과제다. 클레멘스 IVI 사무총장은 “최근까지도 한국에서 ‘IVI에서 일한다’고 말하면 십중팔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외려 해외에서 IVI를 더 알아줄 정도”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현재 국내의 국제기구들이 예산집행 부처가 제각각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IVI의 경우는 서울대 교수진이 유치 과정을 이끌었단 이유로 교육부(현 교육과학 기술부)에서 예산이 집행되고 있을 정도다. “교육부가 열심히 하지만 이해도가 낮아 예산편성 철마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등 애로사항이 있다”고 한 관계자는 토로했다. APCICT는 인천시와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매년 150만 달러의 예산을 출연 받지만 “사업을 펼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김충진 사무관이 말했다. 국제적인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 힘들게 유치한 국제기구가 제 기능을 하려면 외국 전문인력이 필수다. 그들을 데려오려면 언어나 주택, 교육, 의료, 문화 시설 등 유치국의 생활환경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이나 물가, 외국인 편의시설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많다. 현재 140명의 직원 중 60여 명이 외국 출신인 IVI도 외국의 우수한 과학자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조완규 전 총장은 “현재 외국인 직원들의 사택은 농협에서 융자 받아 아파트 전세금을 낸다. 정부가 나서서 외국인용 주거시설을 100가구 정도 공급한다면 국제공무원뿐 아니라 각 대학의 외국인 교수 유치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구는 기본적으로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도모하는 인도주의 성격의 단체다. 유치국은 기구의 활동 기반과 재정의 일부를 책임져야 하는, 권리보다 의무가 많은 자리다. 스위스 제네바 같은 선진국 사례에서 나타나는 유·무형의 경제적 효과는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에 걸쳐 국제기구 도시로 자리잡은 이후라야 얻어지는 부산물일 뿐이다. 따라서 공명심에 치우친 유치 경쟁은 금물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정부가 기존 국제기구 입지를 강화하면서 전략적인 유치를 추진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표방하는 ‘글로벌 코리아’의 열쇠를 우리 안방에서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스위스 제네바
“혜택만큼 의무도 많다” 스위스는 19세기부터 국제기구의 요람이었다. 현재 25개 국제기구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고(NGO는 200개 이상) 그중 22개가 제네바에 있다. 스위스 연방외무부 정치국 유치국정책과의 에릭 암호프 과장에게 현황을 물었다. 국제기구를 관리하는 정부 기관이 있나? 우선 제네바의 스위스 대표 공관 두 곳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공관은 스위스 연방외무부에 보고하는데 유치국정책과가 주관 부서다. 또 대부분의 연방부처가 해당 분야의 국제기구 관련 정책을 이끈다. 또 1964년 스위스 정부와 제네바 주정부가 세운 민간기관 국제기구건립재단(FIPOI)이 국제기구의 유치 조건과 혜택이 잘 이행되도록 돕는다. 올해 1월 유치국 법령이 통과됐는데. 새 법은 국제기구의 면책특권과 시설 및 재정 보조, 무상 지원 규모와 조건을 명시했다. 유치국 법령은 더 많은 국제기구를 유치하기보다 이미 스위스에 자리한 국제기구들의 편의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국제기구와 관련해 연간 1억8200만 달러를 쓰지만 무려 37억 달러를 벌고 1만4000여 개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언론 보도를 봤다. 사실과 다르다. 1억8200만 달러는 제네바 소재 국제기구 회원국으로서 내는 연간 분담금일 뿐, 유치국으로서 부담하는 재정 지원, 인프라 구축, 보안 비용 등은 빠졌다. 따라서 국제기구 관련 지출은 훨씬 많다. 37억 달러는 스위스 내 국제기구들의 연간 지출 규모이지만 이 중 절반만 스위스 안에서 지출된다. 다시 말해 국제기구 유치가 수익성 큰 사업은 아니다. 일자리 창출 얘기는 맞다. 각종 기구나 공관 근무 인력을 더하면 훨씬 더 많다. 한국에서도 여러 도시가 국제기구 도시를 꿈꾼다. 조언을 한다면? 도시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는데 어떤 국제기구가 그 특징에 부합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또 국제기구들은 재정 지원 외에도 문화, 정치, 다른 기구와의 시너지, 대사관과의 관계, 인적 자원, 언어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한다.
독일의 본
“통독 이후 전략적 유치” 독일의 본은 ‘The UN in Bonn - for sustainable development world굓ide(전 세계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본 안의 유엔)’이라는 기치 아래 17개 유엔 기구와(본부 및 사무국) 150개가 넘는 NGO를 전략적으로 유치했다. 본은 우리와 같은 후발주자다. 하지만 지속가능개발 분야의 유엔기구 사무국 중심으로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인천시가 본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이유다. 다음은 본 시정부의 모니카 회리히 부대변인과의 서면 인터뷰다. 본이 국제기구 도시로 성장한 계기는? 본이 국제기구를 적극 유치하게 된 계기는 1990년 독일 통일이다. 서독의 수도였던 본에 있던 연방의회와 정부 기관들이 베를린으로 옮겨가면서 본-베를린 법령이 선포됐다. 지난 50년간 서독의 수도로서 쌓은 국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본을 국제기구 도시로 키우겠다는 내용이었다. 국제기구 도시로서 갖는 혜택이 있다면. 우선 본의 국제적 명성이 높아지고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또 우리 시에 위치한 국제기구들이 각종 회의와 세미나 등을 개최하면서 외국인 방문객도 늘었다. 유치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대형 회의나 콘퍼런스 시설 같은 국제적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옛 의회 건물을 증축하고 있고, 유엔의 범세계적 회의 규모에 부합하는 월드 콘퍼런스 센터 본(WCCB)도 곧 문을 열 계획이다(건설 용역을 한국계 기업인 SMI 현대와 현대리모델링이 공동으로 계약을 맺었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구체적 효과는 측정이 어렵다. 하지만 고용창출을 포함한 경제적 혜택은 부인할 수 없다. 시 차원에서 유치 활동을 벌여왔나? 유엔기구와 관련한 기구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접근한다. 본은 개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여러 국제기구가 자리 잡고 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많은 기구가 제 발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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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호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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