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고 굶주린 피란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1954년 부산. 반 세기 전 그곳에서 펼쳤던 독일적십자병원의 의료봉사 활동을 담은 사진을 <월간중앙>이 단독 발굴했다. 51년 만에 공개되는 빛 바랜 사진 속엔 ‘가난한 한국’을 치료하는 독일인의 뜨거운 인간애가 곳곳에 숨어 있다.
낡은 군복을 입고 까까머리를 한 어린 소년. 왼손엔 지팡이, 오른손엔 하얀 번호표를 들고 구부정하게 서 있다. 바로 뒤에는 가슴이 드러난 한복을 입은 쪽 찐 여인이 아이를 포대기에 업은 채 보따리를 들고 서 있다.
옆에는 흰 바탕에 붉은 적십자 마크가 그려진 철모를 쓴 군인이 서서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어린 소년이 독일인 의사와 간호사의 부축을 받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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