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문창극 칼럼] - 망국과 건국 

 

금년은 망국 100년이 되는 해다. 조선은 왜 망했으며 대한민국의 건국은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그 건국은 우리의 자랑인가 아니면 수치인가. 우리는 아직 이러한 기본 물음에 국민 합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회주의자들이 득세한 수치의 역사라고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결코 적지않은 세력이 대한민국이 하는 일이라면 쌍지팡이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이성이 필요치 않다. 무조건 한국이 잘되는 것은 그냥 놔둘 수 없다는 식이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관대함이 지나쳐 찬양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광복을 맞은 지 65년, 나라를 빼앗긴지 100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모든 멸망이 그렇듯 조선의 멸망은 내부적·외부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우리는 잘했는데 외국의 제국주의 세력 때문에 나라를 빼앗긴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나라를 빼앗긴 현장인 덕수궁에 가보았다. 석조전 개수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공사장 가림막에는 석조전의 건축 역사 가 적혀 있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던 1898년 석조전 건축 계획이 세워지고 1900년부터 건축이 시작됐다. 석조전의 완공은 나라를 빼앗긴 해인 1910년 지금부터 꼭 100년 전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해에 궁궐이 완성됐다고? 당시 덕수궁에는 신축 건물이 이뿐이 아니었다. 얼마 전 복원개수된 중명전을 포함해 6개 건축물이 새로 들어섰다. 당시 집권층,즉 고종을 포함한 대신들은 제정신이 있는 사람들이었을까? 눈이 멀고 귀가 막힌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정상적인 왕이라면, 나라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그때 궁궐을 신축할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무기를 사고 철도를 1㎞라도 더 놓아 국력을 기르겠다고 생각해야 했을 것이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010호 (2010.10.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