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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윤고은의 호기심 취재파일 | 호텔 프린스 ‘소설가의 방’의 추억 - 책이 된 호텔, 작가의 혼을 심다 

서울과 제주에 작가 전용 집필실 무상 제공… 문학 작품의 탄생 이야기 겹겹이 쌓인 명소로 자리매김할까 

윤고은 소설가
여행하다 보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게 있다. 우리를 떠나도록 부추기는 것이 단지 자연풍경만은 아니며, 누군가가 살았던 흔적이야말로 우리에게 유혹적인 이정표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흔적이란 세계 몇대 박물관이라든지 몇백년 묵은 왕궁,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무엇이 아니더라도 충분하다.

언젠가 이스탄불을 여행하다 많은 사람들이 페라팰리스 호텔을 찾아가는 이유가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흔적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411호였던가, 그 방 한 칸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머물며 여러 작품을 구상하고 쓴 곳으로 유명 해졌다. 그 도시의 시르케지역과 더불어 페라팰리스 호텔은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 탄생한 고향으로 통한다. 이렇게 창작의 현장이 되어 의미가 증폭된 공간들이 꽤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런던의 킹스크로스역에 가서 ‘9와 4분의 3 승강장’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소설은 정말 그곳에 ‘9와 4분의 3 승강장’을 만들어냈고, 많은 사람이 그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조앤 롤링이 집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4개월 된 아이와 함께 찾아갔던 니콜슨 카페에 가기 위해 에든버러로 향한다. 그 도시에서 조앤 롤링이 한 번 이라도 앉아봤던 카페 몇 곳은 ‘해리포터의 탄생지’라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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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호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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