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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본 세상⑬ 작심삼일? 심기일전! - 새해 결심, 아직 안녕하신가? 

학업·금연·다이어트·취업… 무너지기 시작한 신년의지 다시 한번 다잡을 때 

김성훈 만화평론가

▎연초에 세웠던 당신의 결심은 아직 유효한가? 복학생의 불타는 학구열과 같은 마음가짐이란 이럴 때 필요한 법이다. / ⓒ기안84<복학왕>
새해를 맞아 금연을 다짐한 분들은 이제 그 의지가 조금은 시들해지기에 충분한 시점이다. 특히 ‘담뱃값 인상’이라는 악재에 떠밀려 타의반자의반으로 금연족에 낄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겐 더욱 결심이 흐려질 만한 때다. 1월에 곧추세웠던 의지가 무너지는 것이 어디 금연뿐이랴. 다이어트, 학업, 운동 등의 경우처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결심 이외에도 연애, 결혼, 취업 등과 같은 거사에 버금갈 만한 중대사안들이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한다. 3월은 다시 의지를 다잡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으니, 이번에는 ‘심기일전’이라는 주제 아래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는 웹툰을 모아보았다.

기안84의 <복학왕>


▎연초에 세웠던 당신의 결심은 아직 유효한가? 3월은 그것을 새롭게 할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 ⓒ하일권 <목욕의 신>
신입생이 반면교사 삼은 복학생의 현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에게 ‘복학’이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터무니없는 학점을 제대로 챙겨야 하고, 전공과는 별개로 영어점수도 챙겨야 하며, 남다른 특기도 하나쯤은 갖춰야만 한다. 신입생 시절에는 넘쳐나던 자유가 더 이상 허락되지 않는 대신 사회로 나아가려면 ‘철이 들어야 한다’는 특별한 이름표가 복학생인 것이다.

<복학왕>에 등장하는 복학생들은 웬일인지 복학생으로서 자각이 없어 보인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서는 예쁜 여자후배들을 찾는 데 골몰한다. 전역 후 한 학기가 지나도록 여전히 솔로 신세를 면치 못하는 그들에게 학업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고 당장은 충만한 캠퍼스 생활이 먼저다. 그런 복학생들의 모습 때문에 이제 막 입시전쟁에서 빠져 나온 신입생들이 되려 ‘공부 열심히 하자’며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닐지니, <복학왕>에서 학생의 본분을 되새기는 것은 복학생 선배들이 아닌 신입생 ‘봉지은’이다. 특히 그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는 같은 학과 선배의 모습을 목격한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2시간, 산과 물을 건너면 풀 냄새 가득한” 지방의 어느 대학에 입학한 그녀가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뛰어다녀야 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저 선배들처럼 안 살 것”이라는 특별한 목표의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 있는 수업을 들으러 먼 길을 달려온 그녀의 학구열을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것은 예쁜 여자 찾기에 혈안이 된 복학생 선배도, 폼 잡는 선배들의 모습에 반해버린 동기들도 아닌 바로 교수님이다. “어제 과음을 하셔서 휴강”이라는 또 다른 선배의 얘기는 그녀로 하여금 다시 책가방을 챙겨 2시간여의 시간을 되돌아서 집으로 가게 만든다. 자퇴라는 선택지를 재빨리 선택한 동기들의 이름이 여전히 출석부에서 호명되는 시점에도 그녀의 남다른 학구열은 계속되지만, 수업시간에 전화를 받으러 10분이나 나갔다 들어오는 또 다른 교수님의 강의 역시 그녀의 불타는 의욕을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별과제와 교양수업 그리고 전공수업 등 나름 열심히 학교를 다니던 그녀는 어느 날 문득 “수업을 들어도 와 닿지 않으며, 친구들과 웃고 떠들어도 가슴속 한켠에 사라지지 않는 불안함”을 발견한다. 알 수 없는 불안함의 원인을 찾던 그녀는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이곳에 답이 없는 게 아닐까?”란 결론에 도달한다. 수업 시작한 지 10분이 지났어도 여전히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그녀 혼자 아무리 발버둥쳐도 거친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존의 기술을 연마하기란 불가능해 보인 것이다.


▎아직 정신 못 차린 복학생을 보며 타산지석으로 삼는 신입생이지만, 수업이 시작돼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학생들이 가득한 교실에서 그녀 혼자 정신차리기는 쉽지 않다.(왼쪽) 신입생이라는 이름 대신 재수생을 선택한 그녀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오른쪽) / ⓒ기안84<복학왕>
자신의 학구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학교 분위기로 인해 지은은 결국 휴학을 결심한다. 그리고 그녀가 찾아간 곳은 기숙형 입시전문학원. 더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재수생활을 시작한다. 신입생이라는 명찰을 얻은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재수생의 이름을 자발적으로 얻은 그녀는, 과연 명문대학에 다시 입학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신입생에게 희망보다는 좌절을 안겨준 복학생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강무선의 <씌가렛뎐>


▎개화기 느낌이 물씬 나는 <씌가렛뎐>은 대놓고 금연을 주장하는 작품이다.(왼쪽) 번번이 금연에 실패하는 그녀들은 울면서도 담배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중간) 흡연자들이여, 새해 당신의 금연결심은 아직 무사한가? 저승사자가 당신 곁에서 호시탐탐 실적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오른쪽) / ⓒ강무선 <씌가렛뎐>
애연가들의 금연 도전기

이 작품은 작심삼일의 대명사 ‘금연’을 소재로 한 것이다. 담배를 의미하는 ‘씌가렛’에 고전소설을 연상시키는 ‘뎐’을 합성시켜 그야말로 대놓고 금연을 권장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금연이 선사하는 장점과 효과를 교과서적으로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적 상상력을 더해 올해도 자신의 의지박약을 한탄하고 있을 많은 ‘끽연가’들에게 은근슬쩍 새로운 마음가짐을 권한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만화적 상상력은 이런 것이다. 20세기 초, 개화기를 떠오르게 만드는 독특한 그림체와 그에 화답하듯 개화기 시절의 한양이 작품의 주요 배경이다. 시대적 배경이 개화기이니 주인공 역시 그 시절 사람이라서, 지체 높아 보이는 ‘마님’과 마님을 시중드는 ‘점년이’가 등장한다. 둘은 모두 애연가다. 점년이는 끊은 지 채 이틀이 못 되어 몰래 피우다가 마님에게 걸려 벌금까지 내야 하는 처지니, 담배를 피우면서도 끊고 싶은 마음은 당시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마님 역시 금연을 하고 싶은 마음은 같은지라 용한 점집을 찾아가 부적까지 받아온다. 하지만, 벌금과 부적 덕분에 금연이 가능하다면 전자담배까지 등장하는 작금의 현실과 마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집으로 돌아온 마님이 담배에 대한 생각을 물리치고자 각종 집안일에 몰두하고, 하지 않던 운동은 물론 독서에도 열중해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담배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다. ‘먹어야 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해 순대 한 솥을 비워보기까지 하지만 결국에는 울면서 담배를 피우게 되니 그 모습이 처량하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흡연 이후 바로 따라오는 후회는 금연에 대한 자신의 의지가 너무나 나약했음을 자각하게 만드니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애연가들이 ‘금연시도’와 ‘흡연재발’을 오가고 있는 사이 저승사자는 염라대왕으로부터 연일 사망률을 높이라는 특명을 받고 있다. 자신에게 부여된 할당량을 채우기가 쉽지 않은 저승사자로서는 ‘씌가렛 판촉’에 발벗고 나서야 할 판이다. 그런 가운데 마님과 점년이는 다음달에 순번을 받아두게 되었으니, 이대로 흡연을 계속 할 경우 정말 염라대왕을 만나게 될 운명인 듯싶다.

끝내 혼자 힘으로는 금연을 이루지 못한 마님과 점년이는 최후의 수단을 꺼내 들었으니, 금연클리닉에 가입해 체계적인 치료를 받고자 마음먹은 것이다. 그녀들은 과연 금연에 성공해 저승사자의 리스트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아키 & 심윤수의 <다욤이의 다이어트 다이어리>


▎1. 매년 새해에 계획되는 다이어트는 연중행사처럼 매년 실패를 거듭해온 결과이리라. 2. 어제는 과음, 오늘은 해장. 다이어트에는 필히 금주가 동반되어야 할 듯하다. / ⓒ아키&심윤수 <다욤이의 다이어트 다이어리>
의지는 아슬아슬, 살빼기의 험난한 여정

남자에게 작심삼일의 대명사가 금연이라면, 여자에게 의지박약과 이음동의어는 다이어트일 것이다. 거듭되는 실패와 반복적인 시도로 인해 ‘다시어트’라는 말까지 생기는 요즘, 건강과 미용을 위한 한해 계획이 물거품 되려는 이들에게 이 만화를 권한다. <다욤이의 다이어트 다이어리>다.

주인공 ‘말자’ 씨는 친구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혼자 안주를 거부하다 ‘독한 년’이라는 소리를 듣거나 허리띠를 풀고서 함께 즐기자고 권유하려다 ‘나쁜년!’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이어트 때문이다. 이번 주말도 어김없이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는 그녀에게 다이어트는 ‘꿈은 이루어진다’기보다 오늘도 ‘꿈은 미루어진다’는 것으로 귀결되기 일쑤다. 끊임없이 ‘달린’ 덕분에 다음날 몸 상태는 무겁고 찌뿌둥한 것이 당연하데, 끊어진 필름을 복구하려는 시도 속에서 ‘내가 왜 그랬지?’ 하는 후회만 밀려온다. 월요일 퇴근길에 또다시 ‘치맥(치킨과 맥주)’을 권유하는 친구들의 전화가 걸려오지만, 다행히 “이제부터라도 드문드문 다니던 헬스장에 규칙적으로 가겠다”는 결심이 유혹을 거부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밀려드는 배고픔에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편의점을 향하게 되니 다이어트와 금주 그리고 헬스장은 마치 삼위일체처럼 의지박약을 나타내는 트리오다.


▎주인공의 소원 ‘48㎏’을 성취해주기 위해 마법처럼 등장한 ‘지니’. 그녀는 과연 주인공의 소원을 이뤄주게 될까. / ⓒ아키&심윤수 <다욤이의 다이어트 다이어리>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그녀에게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것일까? 생긴 대로 마음 편히 지내면 안 될까 싶지만, 솔로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될 때면 살빼기는 인생살이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통통했던 그녀에게 주위 어른들이 전하던 “대학교 가면 살 빠지고, 예뻐져 남자친구는 알아서 생긴다”는 얘기는 마법의 주문처럼 허무맹랑하다는 것을 오래전에 간파했고, 그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관리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음주에 이은 고칼로리의 해장 그리고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의 무한반복 앞에서 그녀의 다이어트는 매번 나침반을 잃고 있다.

이쯤 되면 주인공에게는 바로 옆에서 끊임없이 관리해줘야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의지박약인 주인공에게도 일대일 전담 관리자가 등장하기에 이른다. 어느 날 그녀는 술에 취해 귀가하던 도중 폐지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를 밀어주었고, 할머니는 그녀에게 노트 한 권을 선물로 건넨다. 그녀는 그 노트에 ‘48㎏’이라는 소원을 적었고, 다음 날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노트에서 ‘지니’가 등장한다. 마치 알라딘의 램프에 등장하는 요정처럼, 지니는 주인공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 동거하면서 48㎏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제 마법의 시간이 시작되고, 주인공은 지니로부터 매일 관리를 받게 된다. 잊고 지내던 아침밥도 챙기게 되고, 술자리에서 주량도 체크된다. 장보기부터 식단까지 함께하면서, 단순히 살 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꾸어 건강한 몸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유혹은 많고 의지는 아슬아슬하니, 과연 말자 씨는 자신의 소원을 달성할 수 있을까?

하일권의 <목욕의 신>


▎주인공의 아버지는 목욕탕에서 평생 때밀이를 하시다 돌아가셨다. ‘가업’을 물려받기 싫어 서울로 올라온 주인공이 과연 목욕관리사라는 직업으로 심기일전할 수 있을까. / ⓒ하일권 <목욕의 신>
차가운 허세남, 전문 때밀이가 되다

“일주일전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나를 구속하고 있는 모든 것들로부터”라는 주인공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목욕관리사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다. 이처럼 생소한 직업과 심기일전이라는 주제는 대체 어떤 연결고리를 맺을 수 있을까?

주인공의 이름은 ‘허세’다. “도시의 멋진 삶을 꿈꾸며 서울로 올라온 지 어언 3년”인 그는, 얼마 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꽤 괜찮은 삶을 꾸려왔다. “디자인과 내에서는 쿨하고 매너 좋은 선배 오빠”로, “클럽가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패션리더”로 유명한 그는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브런치를 즐기며 코리아헤럴드를 읽는 시간도 즐긴, 이름처럼 ‘허세에 쩐 남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졸업이라는 단어와 함께 고난의 시간은 시작된다. 계속되는 취업난과 더불어 밀린 학자금은 그의 목을 조여왔고, 연락되는 여자후배들 밥 사주느라 빚은 점점 늘어갔다. 결국 고시원으로 밀려나 “마지막에 찾아가게 된 곳이 개인 대부업자”였으니 불어난 빚을 갚을 길이 없는 그로서는 이제 도시의 빌딩숲으로 도망 다닐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원양어선에 취직시켜주겠다며 쫓아오는 대부업자를 피해 당장 은신처가 필요했고, 우연히 숨어들어간 곳은 ‘금자탕’이라는 대형목욕탕이다.

금자탕 안으로 스며든 그는 널찍한 탕 속에 들어가 노곤한 몸을 뉘이며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하기에 이른다. ‘어쩌다가 돈 때문에 이렇게 쫓기는 몸이 되어버린 거지?’라는 그의 생각 속에서 잘나가던 대학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졸업 후 바닥으로 떨어진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두루 느낄 수 있다. “내 인생은 꽤 멋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라는 탄식이 이어지던 그때, 옆자리에 있던 노인의 대사는 허세의 앞날에 대한 메타포와도 같다. “자네 손은 그림 그리는 데는 맞지 않는 것 같구먼. 그 손으로 내 등을 한번 밀어보지 않겠나!”라며 권유하던 노인의 정체는 금자탕의 회장이었고, 그렇게 회장이 대부업체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대신 허세의 손을 접수하게 된다. 어린 시절 목욕탕을 운영하며 평생 사람들의 때를 미신 아버지의 모습에 치를 떨었던 주인공이기에 노인의 이야기가 반가울 리 없다. 가업을 잇지 않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고, 그래서 ‘차가운 도시남’의 생활을 여전히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급에 야근수당 그리고 4대보험까지 보장해준다는 파격제안에 그는 금자탕에서 개최하는 ‘최고 때밀이 대회’에 참가할 때까지만 일해보기로 한다. 과연 그는 허세의 찌든 때를 벗고, 근면하고 성실한 젊은이로 되살아날 수 있을까?


▎빌린 돈을 갚을 길이 없어 대부업자에게 쫓기며 도시의 빌딩숲 사이를 도망 다니는 주인공의 눈에 큰 목욕탕이 보인다. 주인공에게 인생 전환점을 발견하는 순간이다.(왼쪽) 때밀이에 관한 주인공의 잠재력을 알아본 노인은 주인공의 빚을 갚아주신 대신 주인공을 금자탕에 스카우트한다. 월급과 상여금 그리고 4대보험까지 제공한다는 얘기에 주인공은 일하기로 마음먹는다.(오른쪽) / ⓒ하일권 <목욕의 신>
‘테미러스’(제우스의 아들이자 신들의 목욕을 관장하는 신, 그리스 신화에는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목욕투(때를 많이 민 쪽이 승리하는 경기) 등과 같은 기발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현란한 개그를 선사하는 <목욕의 신>은 사실 청년백수, 취업대란, 가계대출 등 여러 사회적 이슈도 반영하면서 나름의 시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차가운 도시남자를 고수하던 주인공이 성실한 사회인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니, 올 초 취업이라는 인생목표를 세운 이라면 한번쯤 클릭해봄 직한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어떤 결심을 했던가. 금연, 학업, 다이어트 그리고 취업 등 바람은 제각각이지만, 나약한 의지와 변덕스런 마음으로 인해 많은 이가 작심삼일을 경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2015년은 아직 반의 반도 지나지 않았다.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훈 - 대학 졸업 후 만화잡지 기자, 만화편집자, 만화사이트 운영자, 만화웹진 편집위원, 만화평론가, 만화기획자 등 만화를 접두어로 둔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다. 쓴 책으로 <만화 속 백수 이야기>(살림출판사, 2005), <한국 만화비평의 선구자들>(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07) 등이 있다. 현재 만화규장각, 네이버 캐스트 등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201503호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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