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월 일본이 그토록 안전성을 자랑하던 한신고속도로의 고가부분이 고베 대지진의 여파로 엿가락처럼 휘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한신고속도로는 보란 듯이 일어났으나 그날 함께 쓰러진 일본의 경제는 아직도 허리를 제대로 못 펴고 있다. 거품 빠진 부동산 가격은 바닥을 기고, 활력을 잃은 경제도 제자리걸음을 해서 ‘잃어버린 20년’이라 부른다. 최근 정부가 디플레이션 진입을 마지못해 시인한 한국도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경제를 이끌던 수출 엔진은 차츰 식어가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경제활동 인구도 줄어든다. 요 몇 년 사이 부동산 경기도 싸늘하게 식어서 정부가 각종 부양책을 남발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 한국은 어디로 가는 걸까? 일본의 사례 연구를 통해 한국의 미래 20년을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