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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홍용 서정대학교 총장 

“서정대 선택 후회 없도록 든든한 후원자 될 것”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사진 오상민 기자
전도유망한 의사직 버리고 사재 털어 학교 경영… ‘미래명장 프로젝트’로 우수한 실무형 인재 양성 주력

김홍용(58) 서정대 총장을 만나기 위해 8월 10일 총장 집무실을 찾았다. 총장실 문을 열자마자 김 총장이 벌떡 일어나 취재진을 맞아주었다. 당연히 있을 줄로 알았던 비서실이 이곳엔 없다. 집무실에 고급 소파도, 개인 책상도 없었다. 긴 회의용 테이블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무실을 좋게 꾸미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좀 누추합니다”라고 말하는 김 총장의 모습이 수더분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을 주었다.

김 총장은 2003년 3월 초대 학장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학교를 이끌어온다. 설립자인 고 김상우 전 서강학원 이사장의 아들인 그는 의사 출신이다. 경희대 의과대를 졸업하고 정년이 보장된 전북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서정대 학장을 맡으면서 교육경영자의 길로 나서게 됐다. 부친 고 김경식 박사와 모친 고 김상우 박사의 유지를 받들기 위함이었다. 서강학원에 뿌리를 둔 두 개의 대학 중 서정대는 김 총장이, 파주의 서영대는 동생 김정수 박사가 이끌고 있다. 서정대는 현재 서정학원 산하에 있다.

서정대는 최근 들어 대학계에서도 주목받을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설립 당시 4개 과 400명이었던 교세는 13년째인 올해 4개 계열 16개 학과에 4600여 명으로 늘었다. 설립 당시 34억원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200억원을 넘는다. 그 대부분을 김 총장이 사재를 털어 기부한 것이라고 한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이고 책임”이라고 말했다.

실무형 교수진과 최신 교육기자재로 경쟁력 높여

어떻게 의사직을 그만두고 대학을 이끌게 됐나?

“사실 어머니께서 평생 꿈꿔오신 학교인데 설립 직후부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것을 계기로 내 재산을 학교에 출연하면서 교육경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큰 틀에서 보면 양쪽 다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는 길이라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서정대는 높은 취업률과 우수한 교수진으로도 유명하다. 국가자격증과 민간자격증 취득자 수가 2013년 4928명, 2014년 4470명에 달한다. 올해 7월까지 취득자 수가 3340명으로 전체 재학생의 절반을 넘어섰다. ‘1인 1자격증’을 갖춘 셈이다. 이런 성과를 얻게 된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대부분의 대학과 학생이 취업에만 급급하지만 우린 취업의 질까지 고려한다. ‘미래’가 있고 ‘힘’이 되는 취업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만든 게 ‘미래명장 프로젝트’다. 자격증 취득은 물론 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졸업 이후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명장 교수를 중심으로 한 방과후 엘리트반, 장학제도, 지도교수 포상금 제도 등 다양한 긍정적 제도를 통해 성과를 유도한다. 기술분야의 고시라고 일컫는 기능장 시험에는 5년 연속 합격생을 배출해왔다. 명장 교수님들과 기업 출신 교수님들은 소비자와 기업,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다. 교수들의 노하우가 바로 우리 대학의 ‘킬러콘텐트’라고 할 수 있다.”

주요 학과를 돌아보니 실습 기자재 투자가 많이 이뤄진 것 같다.

“맞다. 적어도 학과에서 원하는 교육용 기자재에 대해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교사확보율도 130%를 넘어 교육공간을 활용할 방법도 많아졌다. 기숙사가 230실인데 올해부터 초과됐다. 기숙사를 더 늘리는 걸 계획하고 있다. 교육 장비가 좋으니까 외부 시험과 교육장소로도 많이 활용된다. 국가 공인 자격시험장으론 물론이고 직장인 위탁교육도 많이 진행된다. 미래는 직장인 재교육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서정대는 직장인 재학생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현 정부에서도 ‘1학습 병행’ 시책을 추진하고 있지 않나? 우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해왔다.”(웃음)

직업교육에 치중하다 보면 자칫 인성과 교양을 갖춘 인재양성에 소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인성과 교양은 실무능력과 함께 우리 학생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의 교양과목 중 ‘창업’이 있는데, 이는 사회 전반을 보는 안목과 교양을 갖추자는 의도다.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갖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거다.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늘 화사하고 편안한 캠퍼스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경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처음 부임한 교수들은 학생들이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잘하는 걸 보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인성과 교양은 누가 시켜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교육 환경과 교수님들의 인격적 소양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서정대의 학사과정은 어디에 비중을 두고 구성하나?

“우리 학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SC)을 중심으로 학사과정을 설계한다. 불필요한 스펙보다 실제 활용 가능한 능력 배양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각 학과에서 필요한 직무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공 교과목을 배치한다. 또 다수의 겸임교수를 초빙해 현장의 즉각적인 변화를 교육과정에 반영한다. 학생들에 대한 장학제도도 실무능력 향상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교비의 15.1%에 해당하는 45억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데, 이 중 15억여 원을 자격증 취득 지원에 활용한다. 올해도 1학기에 8억4천만원 정도를 집행했는데, 7월까지 취득한 자격증이 총 3340개나 된다. 학교의 지원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서정인’이란 자부심 느끼는 날 곧 올 것”

지역사회와 산학협력사업도 활발한 것 같다.

“약 2년 전부터 산학협력사업이 늘기 시작했다. 위스타트마을, 꿈나무 안심학교, 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 지역 연계사업에 이어 ‘센서제어형 전동식 제설기 개발’, ‘LED 가로등 모듈시스템 개발’ 등 기업과 연계한 연구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23억원 규모의 산학연관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40억원으로 늘어날 걸로 예상한다. 군부대가 많은 지역이고, 교육인프라가 부족해 우리 학교가 지역사회와 협력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군부대와 교육협력사업에 관심을 갖고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청년들과 입시를 앞둔 청소년들에게 교육자로서 한마디 조언을 부탁한다.

“좋은 일자리는 신념과 노력 없이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최근 기업체에서는 학벌과 스펙보다 해당 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준비된 인재가 되려면 취업 만능이 아니라 경력관리의 관점에서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우리 학교 애완동물과 학생 중에는 큰 개를 좋아해서 입학하고 대형 특수견 조련을 배우다가 군 입대 후에도 군견반에 배치돼 경력을 이어가고 졸업한 뒤 관세청이나 경찰청의 특수견을 다루는 공무원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들이 노량진 고시원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을까? 여기에 해답이 있다. 나는 우리 학교 졸업생들이 ‘서정인’이란 자부심을 느끼는 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꼭 오리라 믿는다. 수험생 여러분도 서정대를 선택한 것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도록 나와 교수님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

- 글 유길용 월간중앙 기자 / 사진 오상민 기자

201509호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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