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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김무성 대표 차녀 김현경 수원대 교수의 심경토로 

“어차피 해명 안 통해… 기죽지 않고 살겠다” 

박지현 월간중앙 기자
<월간중앙>과 두 차례 전화통화… 지난해 교수임용 특혜 시비에 이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학교 그만둬야 할지” 고민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사위 마약복용’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 대표의 딸인 김현경(32) 수원대 교수에 대한 궁금증과 의혹도 커졌다. <월간중앙>이 접촉을 시도한 김 교수가 강의하는 수원대 미술대학 전경.
‘사위 마약복용’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딸인 김현경(32) 수원대 미대 교수는 언론이라면 손사래를 쳤다. 9월 14일 오후 아무런 예고 없이 수원대 미대 강의실로 기자가 찾아갔을 때 김 교수는 미리 낌새를 알아챈 듯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곧바로 휴대폰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몇 차례 신호음만 울렸을 뿐 김 교수는 응답하지 않았다. ‘낯선 번호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가 보다’는 생각이 들 즈음, “여보세요”라는 경계심이 한껏 묻어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월간중앙 기자입니다.

“(싸늘한 목소리로) 저는 할말이 없습니다. 인터뷰 안 할거예요.”

그래도 잠깐만 만나서 얘기하시죠.

“(점점 격앙된 목소리로) 아니요, 만나지 않을 겁니다. 이런식으로 찾아오시는 거 정말 불쾌하고요.”

불쾌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찾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아니요, 아니요. 저는 할 말이 없어요.”

김 교수는 김무성 대표의 둘째딸이자, 15차례에 걸쳐 필로폰과 코카인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법정구속됐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이상균(39) 신라개발 대표의 부인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김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이, 사위의 마약 전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부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모를 설득해 결혼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재판이 끝나고 출소한 지 한 달 정도 지난 뒤 이런 내용을 알게 됐다”며 “부모 된 마음에 자식한테 ‘절대 안 된다, 파혼’이라고 설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자식은 못 이긴다, 부모가. 사랑한다고 울면서 결혼 꼭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마약 전과 사실과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김 교수의 임용 특혜 논란까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김 교수로 인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김 대표가 두 번씩이나 곤경에 처하게 됐다. 이런 사실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김 교수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려 했다. 강의실 주변을 서성이는 기자를 피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김 교수와의 통화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분, 5분 정도 이뤄졌다. 그의 음성은 톤이 낮지 않고 가는 편이라 앳되게 느껴졌다. 약간 느린 듯 여유 있는 말투는 아버지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통화가 시작될 즈음, 그는 어디론가 이동 중인 듯했고, 곧이어 승용차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김 교수는 기자에게 조금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따금 단호하게 말을 자르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교수님이 어떤 설명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클 것 같습니다.

“그런 걸 잘 아시는 분이 왜 이러시는 건가요? 전 해명할 말이 없어요. 공인도 아니고요.”

교수님의 심경과 진심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아니요. 저는 정말 말하고 싶지 않아요.”

힘든 상황에서도 강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왔습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교수님에 대한 평판이 좋더군요. 침착하게 본분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니,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일부 언론이랑 네티즌들인데 제가 그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요.”

그럴수록 진실을 더 알려야….

“앞으로 더 감내해야 할 피해가 뭐가 더 있을까요? 이미 다된 것 같은데…. 제가 공인이 아닌 걸 알면, 제 결혼이나 뭐 이런 건 다 (뉴스와) 상관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다들 그러는지….”

김 대표님과 관련이 돼 있는데다 사회적 관심사거든요.

“하, (깊은 한숨) 죄송한데요, 제가 5분 안에 전화드려도 될까요?”

동요 없이 평소처럼 강의해


▎김 교수가 미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수업을 진행한 강의실 뒷문. 대부분의 학생은 그의 수업을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어렵게 시작된 대화는 단 몇 마디만 나눈 후 끊겼다. 본인이 원치 않는 기자의 전화를 단박에 끊지 않고 나름대로 응대하려는 모습에서 침착하고 예의 바른 그의 성품을 읽을 수 있었다. 미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기자가 찾아간 날 김 교수는 미대 2층 강의실에서 실습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활짝 열린 뒷문을 통해 실습실 안을 들여다보니 학생 10여 명이 띄엄띄엄 앉아 각자 컴퓨터 디자인 작업을 하거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어렵지 않게 김 교수를 알아볼 수 있었다. 아버지의 모나지 않은 얼굴선과 눈매를 많이 닮은 듯했다. 화장기 없이 편한 검은색 블라우스를 입은 김 교수는 수더분해 보였다. 실습강의에 나선 그는 학생들 앞에 놓인 의자에 편하게 앉아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거나 학생들의 질문에 친절한 설명을 곁들였다. 기자가 기웃거리는 모습에 잠시 눈길을 주더니 이내 학생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김 교수의 입장에 처하면 누구라도 처신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학교는 물론 제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남편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 퍼졌을 것이고, 곱지 않은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김 교수를 만나기 위해 취재를 시작할 무렵 수원대 미대의 연락망조차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강의시간표나 연구실 번호마저 비공개였다. 수원대 측에서는 교수의 개인번호는 물론 연구실 번호도 알려주지 않았다. “교수가 보통 연구실에서 일을 하기에 그것도 하나의 개인정보”라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그가 가르치는 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의외로 담담하게 반응했다. 김 교수 주변 얘기에 대해 언급을 피하던 학생들도 그의 강의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학생은 “지금 졸업반 수업인데 일대일로 지도를 받는다. 교수님이 격의 없이 학생들을 대해주셔서 수강 신청도 많이 몰리고 인기도 많다”고 말했다. 김교수의 수업을 줄곧 들어왔다는 한 학생은 “강의 내용도 좋고 기획부터 최종 결과까지 일일이 다 챙겨주신다”고 했다. 마약 사건이 터지고 힘들어 보이는 기색도 안 보였다고 한다. 한 학생은 “어떤 동요도 없이 평소처럼 강의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자가 지켜보는 동안에도 김 교수는 한 자리에 붙박이처럼 앉아 학생 한 명 한 명을 친절하게 지도했다.

김 교수가 행여 사라질까 복도 끝 벤치에서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그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강의실 앞문으로 빠져나간 김 교수는 기자가 있는 반대 방향의 원형 계단을 타고 주차장으로 나간 듯했다.

“의혹들이 사실이면 학교 그만뒀겠죠”


▎김 교수는 맨앞 학생 책상에 의자를 붙이고 앉아 한 명씩 면담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검은색 블라우스를 입은 그의 어깨가 얼핏 보인다.
“5분 뒤 다시 전화를 걸겠다”며 끊었던 김 교수가 다시 전화해올까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는 동안 전화벨이 울렸다. 김 교수의 번호가 휴대전호 창에 떴다. 목소리가 한층 담담하고 차분해졌다. 그는 정식 인터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5분간 대화가 이어졌다.

네, 교수님.

“아무래도 인터뷰는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지금 아버지께 여쭤보니 이거 한 군데 하면 (다른 언론에서) 벌떼처럼 몰릴 거라고 하시더군요.”(가볍게 웃음)

그래도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지 않을까요?

“제가 지난해부터 너무 피해를 너무 많이 봐서요. 지금은 제가 나서서 할 얘기도 없고요. 사실 (언론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직접 해명한다고 해서 들을 것 같지도 않고.”

그가 언급한 ‘지난해 사건’은 김현경 교수의 전임교수 임용 특혜 논란이다. 김무성 대표가 이인수 수원대 총장을 국정감사 증인에서 제외해주는 것을 대가로 김 교수가 최연소 교수로 특채됐다는 내용이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를 졸업한 김 교수는 세계 최고의 미술대학으로 손꼽히는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Communication Design)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문제의 출발점은 여기였다. 김 교수가 석사학위 과정을 정식으로 취득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교수가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평생교육원에 해당하는 ‘Continuing Professional Studies’에서 웹 디자인과 인터렉티브 미디어를 배웠고, 석사학위가 아닌 수료과정을 마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와 동문이자 동명이인이었던 졸업생의 이력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김 교수는 당시 한 언론에 자신의 학부와 대학원의 졸업장을 제시하고 “저는 거짓으로 취직할 만큼 양심에 어긋나지도, 가정교육을 잘못 받지도, 실력이 없지도 않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당시 입었던 상처는 상당히 컸던 듯하다. 어렵사리 진화된 의혹의 불씨가 다시금 자신을 괴롭히는 것에 대해서 여러 차례 염려했다.

지난 일도 그렇고 이번 논란에 대해서도 딸의 입장으로 답답한 심경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작년 일도 해명을 진짜 많이 했는데도 별로 사실에 대해서는 기억해주지 않잖아요. 사람들은 이슈가 됐던 것만 기억하지 실제 사실이 뭔지는 다들 기억도 못하기 때문에, 이번 일도 해명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어요.”

지금은 계속 의혹에 대해서만 보도되고 있고, 국감 이슈까지 올라간 상황이잖아요.

“신경 써주시는 건 감사하긴 한데…. 하아, 한 번 이렇게 하게 되면 학교를 아예 그만둬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는 거고요.”(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그래도 김 교수는 강의를 무리 없이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학교에 지장을 주고 싶지 않다”며 강의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내비쳤다.

강의는 재미있으신가요? 학생들이 많이 따르더군요.

“학생들과는 잘 지내고 있어요. 저도 권위적인 사람은 아니어서요. 그런 의혹들이 사실이었으면 학교를 그만뒀겠죠, 알아서. 사실도 아닌 걸 갖고 기죽어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내가 의도했거나 원인이 된 것은 거의 없지 않나?”


▎김무성 대표는 9월 13일 서울 강남구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대법회에 참석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약사여래’ 좌불상 앞에서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 중 깊은 한숨을 여러 번 내쉬었다. 체념한 듯한 목소리에서 불안감보다는 지친 감정이 전달됐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강의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저 진짜 조용히 살고 싶거든요. 아버지가 유명하다 보니 저도 피해 보는 게 너무 많아서요. 제가 의도했거나 원인이 됐던 게 거의 없잖아요. 이렇게 됐던 것들이.(한숨) 소문은 계속 만들어지고, 사실 만들어질 건 다 만들어졌는데. 일일이 해명하기엔 너무 많기도 하고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 같고요. (사회에서) 저에 대한 이미지는 뭐 완전히 안 좋아졌는데요, 뭐…. 기자님도 오늘 (강의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 나름대로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소문과 이슈들)이 아휴…. (인터뷰는) 그냥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김 대표의 마음고생이 심한데 많이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는 사실 불 난 데 부채질하는 것 같고…. 다음에 다른 일로 뵈었으면 좋겠어요.”

김 교수는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감정이 북받쳐 오를 때면 중간중간 말을 더듬기도,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했다. 한참을 뜸들이면서 입을 여는 것을 주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교수임용 특혜 논란)부터 상처가 깊었다며 “사실을 기억하지 않고 곧이곧대로 듣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그동안 겪은 일에 대한 분노를 억누르고, 참담한 심경을 애써 참는 듯한 떨림도 느껴졌다. 힘없고 허탈하게 웃기도 했다. “정말 조용히 살고 싶은데 아버지 덕에 나도 피해자”라며 말끝에 힘을 싣기도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사위 ‘봐주기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무성 불가론’도 거세져 김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 교수와의 접촉 하루 전인 9월 13일 김 대표는 서울 강남구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대법회에 참석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약사여래’ 좌불상 앞에서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며 괴로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 박지현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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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호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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