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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루쉰 전 생애 추적-길 없는 대지의 외침⑥] 베이징에서 샤먼을 넘어 쉬광핑으로 가는 길 

절망에 대한 반항으로 무덤을 택하다 

글·사진 신근영 남산 강학원 연구원
위대한 예술가로 추앙받을 때, 기꺼이 잡스러워지길 택했던 루쉰… 허공의 아름다운 것들과 대적하는 길 위의 전사로 변신
시간이란 참 신기하다. 언제나 예상치 못한 길들을 펼쳐 보인다. 이 루쉰 프로젝트도 시간이 낸 샛길이다. 을 좇아 중국으로 떠난 팀이 루쉰 관련 장소를 들르게 되었고, 마침 연구실 공동체 모두가 루쉰 공부를 하고 있음이 눈에 들어왔던 것. 그렇게 ‘홍루몽’과 떠난 팀은 ‘루쉰’과 함께 돌아왔다. 처음 길을 떠났을 때, 이렇게 돌아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시간은 수천 개의 길을 품고 있다. 우리는 그 길들을 미리 알 수 없다. 오직 시간을 통과해 가는 그 순간이 되어서야 우리에게 길은 열린다. 그러니 시간이야말로 길 없는 대지다. 한 걸음씩 내디딜 때 비로소 열리는 대지의 길들. 이번에 이 시간이라는 대지를 함께 걸은 사람들은 고미숙 선생님과 문탁 선생님, 여행 매니징을 한 시연과 쭌 언니, 그리고 현진과 민옹이라는 청년, 여기에 늦게 합류한 문성환 선배까지 총 8명이었다.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조합이었다.

이번 로드는 루쉰 후반기의 삶이다. 루쉰이 베이징을 떠나 샤먼과 광저우를 거쳐 상하이에 이르는 시간. 거리로 치면, 4000㎞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그중 내가 탐사한 길은 베이징에서 샤먼까지다. 여기서도 나는 어김없이 우연한 길들을 만났다. 계획과 달리 루신의 베이징 시대로 깊숙이 들어가야 했고, 루쉰을 넘어 쉬광핑으로 길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처음에 의도했던 글의 방향이 틀어져야 했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어쩌랴. 시간과 내 발걸음이 열어준 길이니만큼 가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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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호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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