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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연재 |문명사적 대전환기, 전문대의 미래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형 인재 양성하는 인하공업전문대 진인주 총장 

“교수·학생, 커리큘럼, 교육인프라 대변혁해 창의형 글로벌 인재 키운다” 

글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yangyy@joongang.co.kr / 사진 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인하공전의 58년 역사는 한국 전문대의 역사, 교수가 뛰면 대학 경쟁력 강해져… 창업교육과 해외취업 별동대로 사회진출 폭 넓힐 터

▎진인주 인하공업전문대 총장은… 1953년생으로 경기고·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KAIST에서 화학공학 석사를, 미국 MIT 에서 고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86년에 인하대 고분자신소재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교무처장과 대외부총장을 역임했다. 2013년 임기 3년의 인하공업전문대 총장에 취임했으 며, 올 2월 제10대 총장에 연임됐다.
총장실에 들어서자 벽면에 걸린 학과별 취업률 현황 보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10개 학부 24개 학과의 사회 진출 현황이 담긴 일종의 성적표였다. 교수들이 총장실을 들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다. 인하공업전문대학교 진인주(63) 총장은 “단순 취업보다는 질 좋은 취업, 지속가능한 취업을 핵심가치로 설정한 대학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고분자공학을 공부한 진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몰고 올 대격랑에 대한 준비가 남달라 보였다. 진 총장은 “교수와 학생, 커리큘럼, 교육 인프라의 3대 축을 바꾸는 대학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공학계열 중심 전문대학인 인하공업전문대가 그 모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진 총장과의 인터뷰는 문명사적 대전환기의 대학 패러다임과 직업 세계에 대한 담론으로 시작했다.

기본 튼튼한 전문 직업인이 새 시대의 주인공


▎인하공전을 대표하는 특성학과인 항공운항과. 항공운항과는 매년 100명 이상의 승무원을 배출할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얻었다.
총장실에 학과별 취업률 현황 보드를 걸어 놓을 정도로 의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매달 한 번씩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올해는 전체 평균 취업률 70%가 목표입니다. 10월 1일 현재 기준으로 65%인데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학과별 회의를 통해 점검합니다. 대학과 교수의 기본 역할에 충실하자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변수도 많아요. 국내의 정치적 혼란과 경기 침체, 그리고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칠 영향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국내외 정치·경제적 상황도 대학이 넘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어요.”

학생을 잘 교육시켜 사회로 내보내야 할 대학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직업의 대변혁도 대비하고 있겠죠?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향후 5년간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 개가 새로 생겨나 결국 총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올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직업을 구할 때는 현재 직업의 65%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더군요.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사회적 변화는 항상 시대적 요구에 따라 일어났습니다. 기존의 틀 안에서 변혁이 축적되면서 새로운 사회적 현상으로 증폭돼 나타나는 것인데, 새로운 세대는 새로운 가치관과 역량으로 재편될 겁니다. 4차 산업혁명도 그 흐름이 방금 시작된 게 아니라 그간의 기술발전이 누적돼 나타난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기존의 많은 직업이 사라지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직업도 많이 생길 겁니다. 예를 들면 드론을 조종하는 드론 조종사는 과거에는 없었던 새 직업입니다.”

아무리 첨단 드론이 각광을 받아도 결국 그 조정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렇죠. 다른 새로운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기본이 튼튼하면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본이 튼튼해야 한다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인하공업전문대는 신입생을 3000명 가까이 뽑고 전체 재학생이 6500명인 대규모 전문대입니다. 입학하면 수학·물리 기초 레벨 테스트를 하고 실력이 부족하면 보강교육을 실시합니다. 공학은 기초공사가 생명이기 때문이죠. 그런 기초소양에다 인성과 창의성 교육을 더하는 것이 기본에 충실하다는 의미입니다. 기본이 튼튼해야 성공한 스타트업도 많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러려면 실용교육과 산학협력, 전문 기술인을 양성하는 커리큘럼의 대전환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개별적으로 발전해오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산업과 전통 제조업이 융합돼 생산성이 향상되는 데 있어요.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팩토리가 대표적이죠. 결국 기본에 충실한 교육으로 돌파해야 합니다. 우리 대학도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심화 교육과정을 통해 직무 맞춤형과 실무형 인재를 배출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창의성이 더 중요해지는 만큼 현재 직무에 초점을 맞춘 교육 표준화가 얼마나 효율적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직무연계교육과 더불어 기본에 충실한 교육에 대한 균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하공전의 ‘3-IN 인증 프로그램’, 새 교육모델 될 수 있어


▎인하공전은 교수 능력뿐만 아니라 강의실과 실습실 등의 교육 인프라를 중시한다. 실습 중인 화공환경과 학생들.
대학 혼자서 고민할 게 아니라 산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바로 그거지요. 산업 현장에 적합한 인력 양성을 위한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겠지만 우리 대학은 교수에게 승부를 겁니다. 교수들이 제자들 취업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고, 평소 실습(hands on training)과 산학연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대학의 질이 교수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잖아요. 173명의 전임 교수가 그런 역할을 기본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지역 중소기업과 산학연계 기술개발사업에 학생들을 연구원으로 참여시켜 현장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게 대표적인 시도입니다. 일부 학과에서는 교수의 연구개발(R&D) 관련 분야의 취업이 15%를 차지해 주목하고 있어요. 특히 가족회사 인증제도와 캡스톤 디자인, 전공 동아리 활동 규모도 확대하고 창업 교육도 시행 중입니다. 이런 일련의 성과는 교수업적평가에 반영합니다.”

교수들의 노력과 부담이 남다르겠네요. 학생들이 기본기를 다지고 현장 경험까지 겸비하면 미래 스타트업의 토양이 될 것 같습니다.

“교수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합니다. 창업교육은 기본 과정으로 ‘기업가정신’과 ‘창업실무’같은 교양과목을 가르치고, 심화 과정인 ‘창업아카데미’ 과목을 통해 실습 위주로 창업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 같은 창업아카데미 과정으로 형성된 창업 동아리는 2014년 12개로 시작해 2015년 16개, 2016년 18개로 증가했습니다. 그중 아이디어 상품 동아리인 ‘IT’ 소속 학생은 ‘제이앤에스’를 창업해 1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동아리 ‘IGDED’는 ‘2016 청년양성캠프 창업경진대회’에서 창업진흥원장상, 동아리 ‘RPM’은 ‘창의공학설계 경진대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았어요. 내년에는 창업교육을 더 확대할 겁니다.”

학력이나 학벌보다 실력이 중요하고 특히 문제해결능력과 창의 융합형 사고를 가진 인재가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교수와 학생, 교육과정, 그리고 교육 인프라 등 세 가지가 모두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수와 학생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3-IN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수는 디지털 콘텐트 기획·개발 능력(Initiative), 콘텐트 활용 통합운영 능력(Integrated), 혁신적인 교수법 개발 능력(Innovative)의 ‘3-IN’을 적용합니다. 이를 교수업적평가와 연계해 동기유발을 하죠. 학생의 ‘3-IN’은 기초 온라인 강의 학습능력(Internet), 흥미·동기유발 학습능력(Interest), 취업과 미래설계 개발능력(Inception) 향상 프로그램인데 장학금과 연계합니다.”


▎이 대학의 종합실습관 앞에는 실제 대한항공 KAL기가 전시돼 있다.
흥미롭군요. 그럼 교육과정과 교육 인프라는 어떤가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단편적인 학습에서 벗어나 복합적 사고능력을 키우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컴퓨팅사고(Computational Thinking) 과목을 핵심 교과과정으로 채택해 공업계열에 적용했습니다. 서비스 마인드(Service Mind) 교육도 실시 중인데 내년부터는 소통 기술(Communication Skill) 과목도 도입합니다. 교육 인프라는 대학의 질과 정비례합니다. 600여 명을 수용할 기숙사가 내년 하반기 완공되고, 강의실과 실습실을 쾌적하게 바꿔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준비가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군요. 평생 공학자로 인하대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다 바로 옆 가족인 인하공업전문대 총장을 맡아 4년째 역임하고 계시지요? 담론을 얘기하다 보니 대학 현황을 여쭙지 못했네요.

“(웃으며) 공학도는 자랑을 잘 못해요. 인하대는 1954년생, 인하공업전문대는 1958년생입니다. 우리 대학의 역사가 58년이니 한국의 대표 전문대학이지요. 인하공전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하와이 교포 이주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한 인하공과대학 부설 중앙종합직업학교가 그 전신입니다. 특히 항공분야 특성화 학과인 항공운항과·항공기계과·항공경영과는 인하공전의 대표 학과입니다. 항공운항과의 경우 매년 100명 이상을 승무원으로 진출시킵니다. 입시 경쟁률도 40대 1을 웃도는데 올해 수시 1차에서도 127명 모집에 5818명이 지원했습니다. 우리 대학은 현재 17개의 공학계열 학과와 5개의 서비스 계열 학과 등 모두 24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발전은 1968년 ㈜한진이 당시 인하 학원을 인수하면서 함께 성장해왔기에 가능했지요. 현재까지 9만2000여 명의 졸업생이 산업화와 근대화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전문대 교명 유지는 58년 역사의 자부심


▎진인주 총장은 공학 교육의 방향에 대해 “유행을 좇지 않고 묵묵히 연구하는 ‘개미군단’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다시 3년 임기의 총장에 연임되셨는데 공학자 ‘진인주’의 비전을 어디에 두고 있나요?

“‘질 좋은 취업이 잘 되는 대학’입니다. 정량적 취업률 상승도 의미는 있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시켜야 합니다.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640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청 조사처럼 사실 안정된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요. 우리 대학은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무역량 강화를 위해 사회맞춤형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진로·취업 상담을 지원해 오고 있어요. 그 결과 취업 6개월 후까지 고용이 유지되는 비율인 유지 취업률을 85%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년 전 취업지원처를 신설해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에게 각종 취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겉보기 취업률보다는 학생이 원하는 질 좋은 취업에 초점을 맞춥니다.”

젊은이들이 국내만 고집하지 말고 해외로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업의 아웃바운드 개념인데요.

“국내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은 현실에서 해외에 도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 대학은 해외 현지 기업에서 한 학기 동안 현장 실습하는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해외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함으로써 현지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죠.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지 실습이 가능한 산업체를 직접 발굴하고, 세부적인 실습과정을 사전에 협의합니다. 최근 5년간 140명을 파견했는데 러시아의 LG전자 법인, 일본의 유타카 전자공업 등 다수의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내년부터는 글로벌 취업반을 만들어 어학과 글로벌 역량교육을 병행하는 ‘해외 취업 별동대’도 가동할 예정입니다. 젊은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가슴에 안는 것입니다.”

다른 전문대는 대부분 대학 이름을 바꿨는데 인하공업전문대만은 계속 전문대 교명을 고집하시네요.

“현재 137개의 2·3년제 전문대 대부분이 ‘OO전문대학’에서 ‘OO대학교’ 또는 ‘OO대학’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꾸지 않았어요. 교명에 대한 자부심 때문입니다. 대학명을 바꾼다고 하루아침에 실력이 나아지나요? 인하공업전문대학을 인하공전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대학이 58년간 쌓은 역사와 자부심의 한 축입니다.”

개미군단 나오게 지원해야 기초과학 튼튼해져

교육부의 대학 정책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지원은 적고 간섭은 심하다는 지적이 많은 듯합니다.

“교육부의 전문대학 지원 규모는 올해 약 2972억 원에 불과해 학생 1인당 국고지원액이 일반 대학의 50%도 채 안돼요. 전문대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대학 재정사업이나 각종 평가를 할 때 대학별 특성에 맞게 평가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업별로 평가 잣대가 다 달라 그걸 쫓아가다 보면 정체성이 흔들립니다. 전문대들의 불만은 거기에 있을 겁니다.”

58년 역사를 지닌 인하공전이 2018년이면 60돌을 맞습니다. 진 총장의 연임 임기와도 궤를 같이하네요.

“인하공전의 개교 60주년은 우리나라 전문대학과 산업기술교육의 역사입니다. 그간 우리 대학은 전통에 안주해온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학의 소프트웨어, 즉 커리큘럼의 끊임없는 진화가 필요합니다.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전문대의 난제를 풀려면 기본 책무에 충실하면서 잘하는 걸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21세기 대학의 책무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공유해야 합니다.”

인천이 인구 300만 명을 돌파하고 환태평양 시대의 허브로 거듭나려면 인하공전이 그 중심에 서야 할 것 같습니다.

“인천은 남동공단을 비롯한 공업단지에 다양한 제조업체가 있고, 송도 신도시에도 바이오업체를 중심으로 입주 기업들이 늘고 있어요. 우리 대학은 ▷지식기반 제조 ▷ IT융합 ▷ 바이오 헬스 ▷지식기반 항공운송을 공학계열 특성화 4대 분야로 선정해 교육프로그램을 개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송도 신도시 등의 업체와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통해 공학교육의 질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노벨과학상을 22개나 받았습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와 열정이 그 원동력이라 알려졌는데 우리 공학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행을 좇지 않고 묵묵히 연구하는 ‘개미군단’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개미군단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왕개미’가 나오게 됩니다. 그런 연구풍토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단편적인 성과에만 조급증을 내고 장기적인 투자에는 인색합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중에는 대학교수나 연구자가 아닌 평생 장인의 길을 걸어온 사람도 있어요. 풍토를 바꿔야 합니다.”

신념이나 철학이 궁금합니다.

“아하, 뭐 굳이 철학이라기보다 채근담에 나오는 응립여수(鷹立如睡), 호행사병(虎行似病)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한자를 풀면 ‘매는 조는 듯이 서있고, 호랑이는 병든 듯 걷는다’는 뜻입니다. 고수(프로)는 허술해 보이지만 내면에 날카로운(실력) 뭔가를 갖고 있다’는 의미인데, 결국 실력을 키우면서 때를 기다리면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 글 양영유 중앙일보 논설위원 yangyy@joongang.co.kr / 사진 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201612호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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