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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키맨’ 고영태 11시간 마라톤 심경고백 

“청문회(이만희 새누리당 의원) 위원이 증인과 말 맞춰 나를 공격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최씨, 대통령에게 존댓말 썼지만 사실상 지시 느낌 주는 말투로 통화…“최씨가 ‘VIP(대통령)’와의 통화에서 그 사람(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이름을 대면서 당대표로 미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라는 판도라 상자를 열어젖힌 ‘키맨’이자 최씨의 동업자였던 고영태 씨가 월간중앙에 11시간에 걸쳐 최근 벌어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최순실 청문회’에서 못 다했던 내밀한 이야기까지 털어놓았다. 또한 4차 청문회(12월 15일)를 앞두고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과 최씨 측근인 박헌영 전 K스포츠 과장이 사전 접촉해 청문회 내용을 조율했다는 깜짝 의혹도 제기했다. “국정농단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는 고씨의 고백록 일부를 공개한다.


▎한때 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가 11월 31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실을 폭로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나쁜 일은 밝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쿨하게 답했다. / 사진·중앙포토
‘위대한’ 촛불에서 대통령의 탄핵으로까지, 대한민국 정치혁신의 단초를 제공한 남자, 고영태(40) 씨.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아들로 태어나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펜싱 부문-단체 사브르에 출전해 금메달을, 개인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건 스포츠인이다.

그런 그의 인생은 ‘롤러코스터’ 인생이라고 해야 할 듯하다. 펜싱 금메달리스트에서 가라오케 영업사장을 거쳐 2008년 가방제조 브랜드 ‘빌로밀로(Villo Millo)’를 운영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들고 나와 화제가 됐던 ‘회색 가죽가방’이 바로 그의 업체에서 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현 정권 ‘비선 실세’로 국정농단의 주역이 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와 관련된 회사 ‘더블루K’ 이사로도 활동했다.

고씨는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가 PC로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었다”고 증언했다. 2차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 월간중앙은 9일부터 15일까지 6차례 11시간에 걸쳐 그로부터 더욱 상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11일 청와대 앞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났을 때는 “장소가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기자 질문에 “예전에 최씨의 서류를 전달해주려고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을 이 근처에서 자주 만나 익숙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날 5시간에 걸친 기자와 대면 대화 외에도 고씨와는 9일, 12일, 13일, 14일, 15일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다. 고씨는 이 대화에서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의 소용돌이 속에서 몇 가지 알려지지 않은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그는 최순실 씨가 새누리당 당 대표 선출과정(2014년 7월 전당대회)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언급했다. 그는 정확한 시점을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전당 대회 전 최씨가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서청원을 밀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고씨는 당시 최순실와 대통령의 통화에 대해 “최씨가 박 대통령과 대화에서 존댓말을 썼지만 그 내용은 사실상 지시에 가까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예컨대 “그렇게 하는 게 좋겠어요”라는 최씨의 말은 지시의 뉘앙스를 담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 최씨에 대한 비리를 폭로하게 됐느냐’는 질문에는 “나쁜 일은 밝혀야 하는 거 아니냐”고 쿨하게 답했다. 그는 지난 2차 청문회에서 “평소 직원을 함부로 대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던 최씨의 태도에 화가 났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와의 대화는 인터뷰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청문회에서 한 의원이 사전에 증인을 접촉해 말을 맞췄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월간중앙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보도를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고씨와 나눈 주요 대화 내용이다.

2차 청문회(12월 7일)을 끝마치고 느낀 소감은 어땠나?

“좀 더 많은 질문을 받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나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하고 싶었는데 묻는 분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청문회 끝나기 직전에 한 의원께 (의혹에 대해) 질문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내 친인척이 모 항공사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으로 있다가 제주로 발령되는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분은) 나와 관련 없는 분이다.”

당시 곁에서 들은 다른 증인들의 증언은 어땠나?

“차은택 씨가 자신이 추진했던 문체부 사업은 선의로 재능기부한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말을 듣고서는 뭔 저런 ‘개소리’를 하나 싶었다. 사건의 본질은 TF팀을 구성해서 기획재정부로부터 돈을 쉽게 받아쓰려고 했던 것이었다.

김기춘 전 실장도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분이지만, 연세 드신 분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 같으면 깨끗이 인정할 건 인정하고 매맞을 텐데. 꿋꿋이 버티는 모습이 아무래도 거짓말 하는 것 같아 보였다. 뭐든 물어보기만 하면 기억 안 난다고 하니 더 수상해 보였다. 분명 머리 좋고 공부 잘해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을 텐데 왜 바보인척 하는지.”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청문위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장씨가 과거 고영태 씨와 연인관계였다는 의혹에 대해 고씨는 “장씨를 청문회에서 처음 보았다”고 말했다. / 사진·중앙포토
“‘고원’은 ‘고영태 넘버원’의 줄임말… 최씨와 관련없어”

의원들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잘해서 화제가 됐다.

“그냥 묻는 대로 솔직하게 대답했다. 청문회에서 내가 불편해 하면 지켜보는 국민도 질문하며 애써주시는 국회의원도 함께 불편해 할 거다. 자연스럽게 있으면서 어떻게 말해야 내가 아는 걸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집에서 혼자 말하기 연습도 했다.

그런데 막상 청문회에 나가보니 내가 생각했던 상황과 달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공격적인 질문이 들어오면 맞받아치면서 사실대로 답하려 했는데, 질문도 얼마 없고, 무엇보다도 내가 별다른 보탬이 안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쉬웠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해 답답했다.”

고영태 씨는 12월 7일에 열린 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와의 만남에 대해) 2011년 가방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 ‘가방을 보여달라’고 연락을 받고 그 자리에서 만났다. 이후 2012년 대선이 끝나고 최순실 씨의 지시로 박 대통령의 옷만 100벌 가까이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과거에 고씨가 ‘호빠’로 활동할 당시 최순실 씨와 처음 만났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얘긴가?

“사실이 아니다. 젊은 시절 청담동에 위치한 한 가라오케에서 영업 사장으로 일했다. 펜싱선수 생활을 마치고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호빠’로 활동한 적은 없다.

젊었을 때니까 가라오케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런 게 재미있었다. 그때 좋은 친구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 관심 있었던 가방 제작을 배우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명품 카피를 제일 잘하는 장인을 찾아가 기초를 배운 뒤 이태리 밀라노를 들락거리며 요즘 추세에 맞는 가방 디자인을 두루 살펴봤다. 이때 설립한 자체 브랜드가 ‘빌로밀로’다. 원래 ‘고영태 넘버원’이라는 문장의 줄임말인 ‘고원’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경 최초로 사업자 등록했다가 ‘디자인 브랜드 이름으로는 촌스럽다’는 동업자의 의견에 따라 바꾼 것이다. ‘빌로밀로’를 창업한 지 4~5년이 지났을 2011년 무렵 최씨를 처음 만난 것이다.”

‘고원기획’이 고영태, 최서원(최순실 씨의 개명한 이름)의 줄임말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말인가?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 예전에 차은택 씨가 기획회사 이름을 고민하고 있길래 ‘고원기획 어때요? 예전에 쓰려고 했던 건데’라고 추천한 적은 있다. 당시 후보에만 올렸고 결국 사용 않고 내버려둔 비운의 사업명이다.”(웃음)

최씨와 그만큼 관계가 깊어 보인다는 주변의 평이 반영된 게 아닐까?

“그렇게 의심하는 것도 이해된다. 인터넷에 내 과거 사진이 돌던데 젊은 시절 가라오케에서 찍힌 사진이 몇 장 있더라. 여기에 내가 호빠였다는 풍문은 돌지, 스무 살 차이 나는 어떤 동네 아줌마 밑에서 일하고 있으니 그 관계가 이상하게 보였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전혀 모르는 이들이 언론에 A씨, B씨로 등장해 생전 처음 듣는 얘기를 할 때도 많다. 그런 기사를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내가 잘못한 부분만 사실로 나왔으면 좋겠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와 과거 연인관계라는 설이 있었다. 장씨를 통해 최씨를 알게 된 건 아닌가?

“장시호? (그를) 2차 청문회에서 처음 봤다. 과거 모 가라오케에서 영업사장으로 활동할 당시 연예계 유명인사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장씨를 그때 마주쳤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기억이 안 난다. 안면인식장애가 있어서 어제 함께 술 마셨던 파트너의 얼굴도 때로는 잊는 편인데, 일일이 어떻게 기억하나. 쩨쩨하게 그런 걸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알면 안다고 하지, 감출 이유가 뭐가 있겠나.”

최씨의 첫 인상은 어땠나?

“그냥 동네 아줌마 같았다. ‘가방 사러 왔다’면서 한두 개 사 가더니 이후 다시 찾아왔다. 패션잡지에서 가방 광고를 몇 개 찢어 와서는 ‘이런 스타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게 첫만남이었다.”

최씨가 사간 게 박 대통령의 가방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나?

“처음에는 전혀 몰랐다. 한 1년 동안은 최씨가 발신번호 제한 표시로 전화를 걸어와 (가방을) 주문했는데 보통 두세 달에 한 번 꼴이었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차은택 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고영태 씨(왼쪽부터)가 나란히 2차 청문회에 증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고씨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김기춘 전 실장 부인의 가방, 내가 만든 것 아냐”

그러다가 박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는데 들고 있던 회색 가방이 찍힌 사진을 신문을 통해 처음 보았다. 내가 만든 가방이라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최씨가 대체 어떤 연줄이 있길래 박 대통령이 내 가방을 들고 있을까’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해도 최씨가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냥 동네 아줌마라, 높은 분께 연결되는 좋은 끈이 있나 했다.”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건 언제부터 알았나?

“최씨로부터 대통령의 옷을 주문제작 받으면서부터 알았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미리 보고 옷을 제작해야만 했으니까.”

박 대통령의 옷은 어떤 식으로 제작됐나?

“백화점에서 유명 상표 옷 몇 벌을 구입해 와서 청와대로 보내면 청와대 측이 그중 마음에 드는 옷 한 벌을 골라 옷깃이며 부분적인 디테일을 수정해달라는 표시를 해서 돌려보낸다. 이후 (백화점에서) 구입했던 옷은 환불하고 청와대가 수정한 디자인에 맞는 원단을 구한다.

최씨한테 받은 ‘박 대통령 해외순방국가 리스트’를 보면 국가마다 선호하는 색, 불호하는 색이 적혀 있다. 이에 맞춰 옷 원단을 구입해 청와대로 보내면 청와대 측이 원단의 색과 재질을 선택했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친 후에야 비로소 옷을 만들 수 있었다.”

최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부인이 들고 있는 가방도 ‘빌로밀로’ 제품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김 전 실장의 부인이 든 가방 사진을 봤는데 내가 만든 제품이 아니다. 딱 보면 안다.”

최씨는 어떤 성격의 인물이었나?

“사람을 믿지 못하는 타입이다. 신뢰가 생기기 전에는 발신번호제한 표시로 전화를 거는 식이다. 평소 행동도 특이했는데 부하직원 사이를 이간질하는 방식으로 각 직원을 정신적으로 고립을 시키고 자신에게만 충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청렴해야 한다는 걸 수시로 강조하면서 업무 수행 중 이윤을 챙기는 낌새를 보인 직원은 칼같이 해고했다. 그런데 나중에 기사를 보니 자신이야말로 장시호 등을 통해서 많이 챙겼더라.”

더블루K 이사직도 맡고 한때 최씨가 당신을 ‘조카’로 부르기도 했다. 신임을 어떻게 얻었나?

“최씨는 말도 안 되는 지시를 자주 했다. 한번은 하루 만에 가방을 제작해오라고 하더라. 이 사람이 날 테스트 하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그때마다 해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일했나?

“그냥 습관돼서 그렇다. 유년시절 운동선수로 지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기합을 겪기도 하고 다양한 성향을 가진 선배들의 비위를 맞춰야 할 때가 많았다. 힘들어서 포기하는 친구도 많았다. 반면 나는 운동을 해야 학비를 면제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악착같이 버텼다. 그런 경험 덕에 최씨 같은 이상한 사람도 그럭저럭 견딜 수 있었다.”

어떻게 행동이 이상했나? 기억나는 일화가 있는가?

“(최씨는) 시종일관 변덕스럽다. 항상 손바닥 뒤집기를 하듯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운동선수 시절 또라이는 이미 경험해 봐서 맷집이 단단한 편이다. 그래서 오래 버텼던 것 같다.

당시 최씨는 입버릇처럼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직원을 존중해야 하는데 그는 그렇지 않았다. 직원 한 명을 가리켜 갑자기 이유 없이 ‘쟤는 그냥 잘라’ 이런 식이다. 불합리한 일도 많이 겪었다. 주말·명절 없이 일할 때가 다반사였다. 마지막에는 최씨와 다퉜다. ‘이 일 아니어도 먹고 사는데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었다.

처음에는 대통령 가방과 옷 만드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했다. 대통령의 옷을 만들 때는 월급이 없었다. 거의 무급 봉사였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최씨나 차은택 씨,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엮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됐나?

“(내가) 어려운 말로 멋있게 말할 줄 모른다. 국가 예산을 온당하게 집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특히 차씨가 쓸데없이 포럼, 세미나를 열어서 중간에 ‘해먹는’ 거라든지…. 내 세금이 새는 것 같아 기분 안 좋았다.

김종 전 차관을 우리는 ‘벨(bell)’이라 불렀다. 시장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아저씨 같았는데 최씨 앞에서 ‘네네네네네~’하며 비위를 잘 맞춰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씨는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은 무조건 사이가 좋다.

아, 그리고 청와대 직원이 이 아줌마의 개인비서 노릇을 하는 걸 지켜볼 때마다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다.”

고씨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불쌍한 분’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에 있다면 굉장히 영예로운 자리에 계신 엘리트 아니겠나? 그런데 최씨의 휴대폰 약정을 자신의 옷으로 닦아주는 등 잡일을 해야 한다니 내 일도 아닌데 보면서 자존심 상하고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과는 자주 만났나?

“최씨의 서류를 전달하려고 경복궁역 토속촌 근처 골목에서 자주 만났다. 이 행정관을 뵐 때마다 ‘많이 힘드시죠?’하고 물으면 희미하고 씁쓸한 미소를 보이곤 했다. 나라면 당장 집어 치웠을텐데 그분한테는 이 일이 생업이니 차마 그만두라는 말은 못했다.”

최씨가 청와대의 어떤 서류를 갖고 있었나?

“주로 인선 관련 서류가 많았다. 민정수석실에서 수사하는 내용도 있었다. 대외비라고 적혀 있으면 청와대 서류였다. 교문수석실에서 나온 것도 있었고 문화체육부·청와대 현안보고와 앞으로 국정과제 자료도 있었다. 이런 문서를 놓고 K스포츠 재단과 회의를 했다.”

그런 중요한 서류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나?

“전달하는 심부름을 하기도 했고, 최씨가 청와대에서 온 서류를 감췄지만 그래도 사무실에 있다 보면 볼 기회가 생긴다. 최씨 컴퓨터의 프린터가 안될 때 고쳐주면서 슬쩍 보는 식으로….”

최씨가 국정 문서 내용을 이해할 배경 지식을 갖췄다고 보나?

“이해할 턱이 없다. 김종 전 차관이 엉뚱하게 밀고 들어와 최 씨한테 ‘이런 건 구도에 맞지 않습니다. 말이 안돼요’ 조언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관이 그래도 되나 싶다. 그때는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힘이 없었다.”

왜 힘이 없었다고 생각했나?

“김 전 장관은 최씨와 친분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김종 전 차관은 최씨와 다이렉트로 연결돼 있거든.”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힘이 없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연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든 회색 가방이 고영태 씨가 만든 제품이다. / 사진·중앙포토
김종덕 문체부 장관 후임으로 온 조윤선 장관도 최씨와 모르는 사이였나?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조윤선 씨가 (문체부 장관이) 될 거라는 내용은 나도 알고 있었다. (최씨가) ‘VIP(박 대통령)’와 통화하는 걸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관련 서류를 봤었나? 뭔가 있었는데….”

그는 기억을 더듬더니 다음과 같이 털어놨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최씨에게 ‘이번에 장관은 어떻게 되나요?’라고 직접 물어봤다. 그러자 최씨가 뭘 보면서 ‘조윤선이 될 확률이 높다’고 답했던 것 같다.”

최씨는 평소 누구와 자주 통화하는 편이었나?

“최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물론 누구한테 연락을 먼저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유일하게 자주 통화하는 사람은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VIP(박 대통령)’, 이 둘밖에 없다. 두 개의 휴대폰을 갖고 다녔는데 각각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 전용이었다.”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어떤 말투로 조언 하던가?

“말은 분명히 존댓말인데 지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히 말투는 조언인데 나한테는 지시로 들리더라.(웃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느낌이다.”

최씨가 실제로 현실정치에 관여하기도 했다?

“내가 정치를 잘 모른다. 그럼에도 최씨가 개입을 안 했다고는 말 못하겠다.”

어떤 일화가 있길래 그렇게 느끼게 됐나?

“알다시피 정치를 잘 몰라서 이게 관련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서, 서청원?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최씨가 ‘VIP(박 대통령)’와의 통화에서 그 사람 이름을 대면서 당대표로 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말로 그런 조언을 했나?

“그런 대화 내용을 들은 건 맞다. 서청원뿐이겠나. 최씨는 ‘VIP’에게 뭐든지 다…. 왜 다들 대통령에게 대면보고 안하고 서면보고만 하겠나. 그걸 한번 생각해봐라.”

실제로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기도 했나?

“대통령의 연설문을 외부인이 고치는 게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 일인지 몰랐다. 돈 빼먹고 이런 것만 범죄라 생각했지. 박 대통령이 최씨와 친한 사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친한 사이였으니까. 한편으로는 최씨가 박 대통령이나 안 전 수석을 동급으로 생각했던 것같다. 내가 보기엔 박 대통령도 최 씨의 조언을 따랐다.”

고씨는 최씨 측의 행태를 2014년 한 언론사에 제보했다. 그는 “최씨, 차씨 등이 나중에 어떻게 보복할지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반박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자료를 모아 한 언론사에 제보했었다. 최근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도 성실히 응했다”고 말했다.

“나는 펜싱 국가대표 출신, 늘 떳떳하게 살았다”


▎고영태 씨는 “차은택 씨, 김종 전 차관 등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엮여서는 안되겠다고 생각됐다”면서 “국가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내 세금이 새는 것 같아 기분 나빴다”고 말했다. / 사진·중앙포토
왜 빨리 (언론에) 알리지 못했나?

“적당한 시기를 찾지 못했다. 주변에서 ‘이 자료 가지고는 부족하다’ ‘혼자서 제보하다가 결국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연탄가스 마시고 죽는 애들 못 봤냐? 얼마나 억울하면 자살하겠나. 그렇게 억울하게 만들어 버린다. 세상이. 권력자들이’ 이런 조언을 듣고 일정기간 움츠리고 있었다.”

본인도 그곳에서 신뢰받는 상황이었는데, 불법행위를 저지른 바 없나?

“솔직히 돈 벌려고 했으면 진짜 많이 벌 수 있었다. 어느 지역이 개발되고 어디에 통일공원, 평화의 공원 등 생기는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건 뭐건 잘못된 일은 하나도 안 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늘 가난했지만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있다. ‘늘 떳떳한 사람이 되라. 뻔뻔하고 솔직한 건 종이 한 장 차다. 양심이 없으면서 솔직하기만 하면 금세 뻔뻔한 사람이 된다’고 하셨다. 내가 남들보다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펜싱선수로는 국내 1위였다. 매사 열심히 떳떳하게 살려고 했다.”

수사에 협조하고 죄를 피하려 한다는 편견도 있다.

“나쁜 곳에 한동안 있었으니 같은 무리로 보시는 게 당연하다. 나는 지금 죄를 피하려는 게 아니라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법을 잘 몰라서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최씨가 광고 전문가를 필요로 하길래 지인의 추천을 받아 차은택 씨를 소개해줬다. 그 과정에서 대가 받은 바 없다. 소개해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면 벌을 받겠다. 업체 ‘더블루K’의 이사처럼 명의를 빌려줬던 일이라든지, 내가 모르는 잘못 있다면 그 또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1일 인터뷰에서 고씨는 “사건 터지니까 최씨가 ‘고상무 찾아라. 찾으면 외국으로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안 그래도 찜찜해서 나도 (해외로) 나가려 하던 차였다. 나 같은 일반인이 큰 사건에 휘말리면 억울한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 있는데 지인의 연락이 왔다. ‘이번에 검찰 조사는 수사 의지가 장난이 아냐. 형사 8부 때와 다르대’라는 말에 참고인 조사를 받을 마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10월 27일 밤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분위기는 어땠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에서 약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12시간 정도면 보내줄 줄 알았는데 애초에 수사시간을 14시간 잡아놓았더라. 그래서 기대가 컸다.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수사하려나 싶었다. 특히 담당 검사님이 이 사건에 굉장히 진지한 모습을 보여 믿음이 갔다. 수사 의지 없는 분에게(최씨에 대한) 자료를 넘기느니 이런 분께 드리는 게 낫지 않겠나.”

어떤 자료를 모았나?

“청와대에서 나온 서류들. 내가 확보할 수 있었던 주요 서류는 최대한 모았다.”

“논란의 태블릿PC는 최순실의 것 맞아”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고영태 씨가 펜싱 부문-단체 사브르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후 ‘비선 실세’ 최순실 씨를 통해 박 대통령의 가방을 제작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 사진·중앙포토
최근 JTBC에 의해 공개된 최순실 씨의 태블릿PC에는 실제로 국정 자료가 대거 담겨 있었다. 고씨의 주장대로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위치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주요 증거다.

그런데 2차 청문회(12월 7일)에서 고씨는 “최순실은 태블릿PC를 사용 못하느냐”는 질문에 “사용하지 못한다. 정확히 태블릿PC를 쓰는 것을 본 적은 없고 컴퓨터를 쓰는 건 가끔…(봤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는 문제의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 아닐 수도 있는 가능성으로 해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JTBC가 취재과정에서 취득한 태블릿PC가 최씨의 것이 아니라고 보는가?

“그렇지 않다. 검찰이 설명했듯이 문제의 태블릿PC는 최씨의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만 청문회라는 게 그간 내가 느낀 그대로 얘기해야 하는 곳이다 보니 오해가 생겼던 것 같다.

일례로 내가 느끼기에는 최씨는 평소 USB와 같은 기기를 PC에 연결해서 자료를 옮기거나 컴퓨터 폴더를 종목별로 정리하는 능력이 없어 보였다. 그 점을 얘기한 거지, 그게 최씨의 태블릿PC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최씨도 기본적인 문자 전송을 할 수 있다. 태블릿PC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태블릿PC에 폴더 등을 정갈하게 정리해준 사람은 누구일까?

“잘 모르겠다. 한편에서는 그 태블릿PC가 내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누군가 날 죽이려고 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억울한 건 딱 질색인데. 최씨, 차은택 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문제점을 세간에 알리기 위해 막판에 갖은 굴욕을 참아가며 자료를 모으며 버텼다. 한때 같이 일했기 때문에 나한테도 불똥이 튈 거라는 것도 알았다. 그래도 잘못된 일은 알려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 검찰에서 참고인조사를 받고 아쉬움이 남았다. ‘조금 더 중요한 직책을 가지고 최씨와 일했다면 더 많은 비리를 캐내왔을 텐데….’ 그런 생각했다.”

그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진실이 낱낱이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짜맞추기 증언’이 없어져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12월 13일 통화에서 고씨는 “박헌영 전 K스포츠 과장이 새누리당의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4차 청문회에서 위증을 할 거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이 박 전 과장에게 “최씨와 일하며 태블릿PC를 본적 있느냐”고 물으면 “고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한번은 태블릿PC 충전기를 구해오라고도 말했다”는 스토리로 진행될 것이라 게 고씨의 주장이었다.

이어 고씨는 “예전에 초창기 버전의 애플사(社) 제품은 충전기를 꽂는 잭이 넓다. 이후 애플 제품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넓은 잭을 구하기 어려워져서 박 전 과정에게 한번 구해달라 부탁한 적 있다”며 “그게 아니라면 내 카메라의 경우 충전기가 110볼트에서 220으로 전환하는 변환기가 있어야 한다. 두세 번 몇몇 직원한테 ‘앞에 철물점에서 (충전기를) 구해봐 달라’고 말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의 한 질문자가 특정 증인과 사전에 질의응답을 맞춰볼 것’이라는 고씨의 주장은 다소 충격적이다. 그리고 이틀 후인 12월 15일 4차 청문회에서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과 박헌영 전 과장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고씨가 사전에 예고한 내용이 대부분 그대로 재연됐다.

이 의원이 “최근 종편에서 문제가 됐던 태블릿PC를 보신 적 있느냐”고 묻자 박 전 과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어 “그 태블릿PC가 종편에서 문제가 됐던 그 PC가 맞나”라는 이 의원의 질문에 박 전 과장은 “제가 봤던 PC가 종편에 공개됐던 PC라고 추정하는 이유는 태블릿을 고영태 씨가 들고 다녔었고 저한테 충전기를 사오라고 시켰었다”라고 답했다.

박 전 과장은 “그래서 제가 충전기 아무거나 꽂으시면 되지 않나 얘기했더니 ‘(고씨가)그 충전기가 아니다. 충전 부분을 보여주면서 맞는 충전기를 사오라 했다”고 덧붙였다. 이틀 후 고씨가 예고했던 장면이 사실상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이날 청문회가 끝난 뒤 고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며칠 전에 내가 얘기 했잖은가? 이렇게 나올 거라고”라고 말했다.

물론 우연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이 의원과 박 전 과장이 고씨의 주장대로 청문회 전 실제로 사전에 만남이 있었는지를 확언하기는 어렵다.

“나는 현실판 ‘내부자들’, 나쁜 일 막고 싶다”


▎최근 JTBC가 더블루K 빌딩에서 취득한 태블릿PC와 같은 기종. 고영태 씨는 “검찰이 설명했듯이 해당 언론이 공개한 태블릿PC는 최씨의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중앙포토
이 의원 측은 ‘박 전 과장과 4차 청문회 전에 개인적으로 접촉해 말을 맞춘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해다. 증인들은 4차 청문회 때 처음 봤다. 말을 맞추다니, 저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2차 청문회에서 고씨는 “JTBC에 태블릿PC를 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JTBC가 독일의 집 쓰레기통에서 찾았다고 하다가 나중엔 제 사무실 책상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저와는 무관하다”라고 답했다. 청문회 후 고씨는 기자에게 “제 것이었으면 바보처럼 거기(사무실 책상에) 놓지 않았을 것이고, 이미 수사기관에 제출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과장의 답변을 어떻게 보는가?

“당황스럽다. 새누리당 의원은 진실을 밝혀야 하는 청문회 자리에서 왜 증인과 사전조율을 했는지 모르겠다.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유감스럽다. 작업실에 몰카까지 달아서 증거를 확보하려 했었다. 태블릿PC의 존재를 알았다면 이미 수사기관에 직접 제출했을 것이다.”

혹시 최씨의 국정농단을 폭로한 뒤 아쉬웠던 점이 있었나?

“(비리를)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까보니까 ‘어 뭐야. 난 아무것도 아니었네? X도 아니었네?’ 이런 느낌이었다. 내가 모르는 일이 더 많았다. 한때 최씨와 일하면서 꿨던 꿈도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시간 낭비만 한 것 같다.”

어떤 꿈을 꿨나?

“나는 펜싱선수 출신이다. 자연히 국내 체육계에 대해 잘 알 수밖에 없다. 정부의 예산이 국민 스포츠 발전과 체육인 등에게 올바른 방식을 통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었다. 내 아이디어를 열심히 전달했지만 관철된 적은 없다. 항상 김 전 차관을 거치면서 엉망이 됐다.

한번은 최씨에게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타운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열심히 설명했다가 쓴소리만 들었다. 잠깐이라도 기대했던 내가 순진했다.”

최씨가 뭐라고 하던가?

“‘고 상무, 혹시 좌파야? 돈 많이 벌면 알아서 나중에 해’라고 하더라.”

요즘 심경은 어떤가?

“이 일을 폭로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면서 배신도 당하고, 청문회 일도 그렇고 사람을 잘 못 믿겠더라. 그래도 가족이 곁에 있어줘서 다행이다. 최근에 친누나가 ‘사람들이 쑥떡쑥떡하는데. 영태야. 너 나 몰래 돈 묻어 둔 거 있니’ 하고 웃으면서 묻더라. 그런 소소한 농담 덕분에 힘내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정치깡패’ 안상구는 검사에게 유력 신문사의 주필과 차기 대선주자의 커넥션을 제보하는 과정에서 상대편에 의해 손이 잘리는 등 고초를 겪는다. 고씨가 박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은밀한 내용을 폭로하자, 대중은 <내부자들>이 현실화된 것 같다는 평을 내놓았다.

영화 <내부자들>이 떠오른다는 사람이 꽤 있다.

“나도 영화 <내부자들>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에 최씨 등에 대한 비리를 수집할 때 한 친구가 그런 말을 하더라. ‘영태. 너도 나중에 손 잘리는 거 아냐?’ 그래도 그 영화처럼만 되면 얼마나 좋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나도 처벌받아야 한다면 받아도 된다. 그래도 해피엔딩이잖은가? 나쁜 일을 막을 수 있었으니까.”

-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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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호 (2016.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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