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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복거일 소설 ‘이승만’ | 물로 씌여진 이름(제1부 광복) 

제3장 - [11] 선전포고  

복거일(卜鉅一) / 조이스 진
일본과 가까운 곳에서 활동한 임시정부 요인들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활동한 이승만과는 정세의 인식과 독립운동 전략에서 다를 수밖에 없었다. 임시정부 요인들은 군사적 활동에 큰 뜻을 두었고 중국과 러시아를 중시했다. 이승만은 외교를 통해서만 조선이 독립할 수 있다고 믿었고 미국을 중시했다. 그런 차이가 늘 중국의 임시정부 요인들과 이승만 사이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다.
김구가 이끈 임시정부 요인들이 중경에 도착해 한숨을 돌리던 때, 장개석은 중국에서 활동하던 조선 독립운동가들에게 통합을 요구했다. 김구를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 세력과 김원봉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세력이 다투면서, 조선 독립운동 세력이 일본에 효과적으로 대항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장개석은 1938년 11월에 김구를 만나 김원봉과 협력하라고 종용하고 1939년 1월엔 계림(桂林)에 있던 김원봉을 중경으로 불러 자신의 뜻이 전달되도록 했다.



중국 정부의 호의에 기대어 생존해온 터라, 김구와 김원봉은 장개석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일본군의 흉흉한 침공을 맞아, 두 사람 다 독립운동 세력의 단결이 필요함을 절감하던 터였다. 김구는 이념과 정책이 같은 단체들은 ‘통합’하고, 다른 단체들은 ‘연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산주의자들을 경계하는 국민당 정권의 지원을 얻기 위해 자신이 공산주의자임을 감추려 애쓴 김원봉도 이미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 ‘계급전선’이나 ‘인민전선’이 아닌 ‘민족전선’이라고 선언한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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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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