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순매원에서 경부선 열차가 낙동강을 따라 서울로 달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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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끝으로 매달린 입술들이 막차 같았다.속삭임이 무성해졌지만지워진다, 고요를 잃어버린 속도로기차가 덜컹였다.우울해지면 우리는 꽃그늘 속에서 웃곤 했다간지러운 날보다 가려운 날들이 많았다.시월은 인디언의 언어야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겨울의 지느러미는 열 시를 향하고먼저 새들이 닿는 슬픔은낮이 밤 같았다.태어나서 처음 보는 풍경을 기다리듯이심장을 가장자리로 돌려놓는다.봄에는 첫눈이 보고 싶다.네가 닿을 때마다 기차가 다녀갔다.
정현우 -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등단. 현재 'KBS' 라디오 작가로 재직 중이다. 2007년 1집 음반 ‘라임(Lime)’을 내며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