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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대역전 노리는 안철수의 ‘본선 필승론’ 

“문재인은 옛날사람··· 이길 수 있는 경쟁자” 

글 최경호·박지현 기자 squeeze@joongang.co.kr 사진 박종근 기자 park.jongkeun@joongang.co.kr
탄핵 전 화두가 과거 청산이었다면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 의사·기업가·교수 등 두루 경험한 ‘강철수’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적임자 자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월간중앙의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시종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던 안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적임자는 안철수뿐”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요즘 몸이 근질근질하다. 좀처럼 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3~4번, 6㎞가량 동네를 달리는 것이 건강유지의 비결이었다. 하지만 두 달 전부터는 그 시간마저 내기가 어려워졌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탄핵정국에 이어 조기 대선이 실시되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가 신발끈을 조였다. 정치신인이자 무소속이던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대선 도전이다.

첫 번째 도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혈혈단신으로 벌판에 나섰음에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안철수 강풍’이 거셌다. 3자가상대결에서 지지율 1위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직전인 11월 23일 돌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안 전 대표도, 캠프 스태프도, 지지자도 울었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안 전 대표는 2013년 보궐선거와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두 차례 금배지를 달았다. 새정치연합 창립,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과 탈당, 국민의당 창당 등을 거치며 단단하고 노련해졌다.

“이번 대선은 결국 문재인과 안철수의 일대일 대결이 될 것”이라고 호언(豪言)하는 안 전 대표가 3월 14일 월간중앙과 만났다. 안 전 대표는 “후보들이 나라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콘텐트 경쟁력에서는 그 누구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7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안 전 대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말끝에 힘이 실렸고, 어려운 질문도 유머를 섞어가며 유연하게 넘겼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서는 목청을 높이거나 테이블을 치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책상 오른 편에 질문서가 놓여 있었지만 따로 준비한 답변서는 없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그리고 선명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결별하고 국민의당을 창당(2016년 2월 2일) 한 지 1년이 지났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런 정당이 있었나 싶다.(웃음) 재작년 12월 당에서 나온 뒤 하나의 도구로서 열심히 일했다.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었다. 국민의당이 창당됐기에 3당 체제가 열렸고, 국회도 여소야대가 됐다. 여소야대 정국이었기에 최순실의 존재가 세상에 빨리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여소야대가) 결국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졌다. 2016년은 세계사에 기록될 해일 것이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EU 탈퇴)가,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있었다. 이런 현상들은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양당체제가 문제를 풀지 못하자 국민이 직접 나서서 3당 체제를 만들어줬다.”

목표는 대통령후보가 아닌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해 4월 13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TV를 통해 20대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국민의당이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안 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의 표정이 상기돼 있다.
1년 동안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국민의당이 자리를 잡으니 정권 차원에서 ‘안철수 죽이기’가 시작됐다. 나중에 고위관료에게 들어보니 총선 후 한 달 동안 내 계좌를 추적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자 이번에는 리베이트 사건, 정확히 말해 ‘리베이트 조작사건’을 들고 나왔다.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당을 살리기 위해 (그 상황을) 책임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1월 재판 결과가 나왔는데 7명 전원 무죄가 선고됐다. 법조계에서는 유례가 드문 경우라고 하더라.”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양섭)는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기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에게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범죄 증명이 안 된다”며 1월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왕주현 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과 김기영 숙명여대 교수를 비롯해 이번 재판에 기소된 7명의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탄핵 인용(認容)과 함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나?

“최순실이라는 존재가 드러난 이후 안철수의 모든 기준은 ‘나라 살리기’에 맞춰져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심리(審理)하는 동안 광장에 나가지 않은 것도 그 기준에 의한 판단이었다. 대선도 나라 살리기 과정이 돼야 한다. 나라를 살리는 방법에 대한 정책이나 콘텐트로 경쟁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정치공학적 연대나 이합집산은 나라를 살리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 이벤트에 불과하다. 이벤트에 정책과 콘텐트가 묻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또다시 콘텐트 없는 대통령을 뽑게 될 것이다.”

‘탄핵 인용을 전후로 국민이 대통령후보를 보는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헌재에서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과거 청산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런데 탄핵이 인용되고 청와대가 비어 있는 상황을 보면서 국민의 판단기준이 급속하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즉, 과거 청산이 아니라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거기에 맞는 후보가 누구인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요약하자면 과거 청산이 아니라 미래 준비의 기준으로 후보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탄핵 인용 과정에서 찬반 집회 등 사회 갈등이 적지 않았다. 대한민국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다섯 가지 리더십을 말씀드리겠다. 첫째, 정직하고 깨끗한 리더십이다. 둘째, 유능한 리더십이다. 유능이라는 것은 ‘내가 하면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성과를 어떻게 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자부한다. 3당 체제를 만든 것은 국내 정치사에서 5명 정도만이 손꼽힌다고 들었다. 현역 정치인 중에는 안철수가 유일하다. 어려운 상황을 뚫고 의지를 관철시켜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십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전문가들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 박사다. 그래서 전문가들과 토론이 가능하다. 그처럼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서 최선의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넷째, 책임지는 리더십이다. 다섯째, 통합의 리더십이다. 통합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나와 같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내 생각과 같게 만들려고 하다 보면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 진정한 통합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되 민주적 과정을 거친 결정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측과의 경선 룰 협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안 전 대표가 많이 양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선 승리를 자신하는가?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안철수는 대통령후보가 아니라 대통령을 목표로 뛴다.’ 대통령은 하겠다고 되는 게 아니고, 준비됐다고 시켜주는 것도 아니다. 시대가 요구해야 할 수 있다. 시대가 부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국민도 누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시대정신을 실천할 사람인지 판단할 것이다. 안철수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려 평가받으려 한다.”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은 안철수뿐


▎2014년 3월 1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안철수·김한길 공동의장이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의 세 후보가 대선 흥행을 주도해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국민의당, 그리고 ‘안철수 후보’ 차원에서 반전전략은 무엇인가?

“흥행이라는 말은 정치권에서 만든 교만한 표현이라고 본다. 정치인이 주체이고 국민이 관객 내지는 타자(他者)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말 아닌가? 사실은 반대일 것이다. 국민이 주인이고 정치인은 선택받는 존재인데 주객이 바뀌었다. (흥행이라는 말은) 옛날식 여의도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단어라 개인적으로는 싫어한다. 예전부터 말했듯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강구도로 전개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나라를 살리는 정권교체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 세대교체, 정치주체 교체다.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이 10년 단위로 치열하게 싸웠다. 그건 20세기 사고방식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려면 이제는 다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아직도 1970년대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국가를 이끌려 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면 또다시 나라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정치주체가 교체돼야 하고 시대와 세대가 교체돼야 대한민국을 글로벌 경쟁에서 이끌어갈 수 있다. 국민의당과 이 안철수는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결국 문재인 전 대표와 일대일 구도가 될 것이란 말인가?

“그렇다. 세 명 다 나올 수는 없으니까. 셋 다 (본선에) 나오게 할까?”(웃음)

어떻게 평가하는가? 얼마 전에는 ‘짐승’이라는 발언까지 했는데.

“하하…. JTBC의 <썰전>에 출연했을 때 같은 질문을 받았다. ‘경쟁자’라고 답했더니 재미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길 수 있는 경쟁자’라고 했더니 출연자들이 다들 좋아하더라. 21세기 대한민국은 50대가 이끌어야 한다. 지금은 산업화·민주화를 넘어 정보화시대도 지났다. 4차 산업혁명시대다. 첨단기술 흐름, 세계의 흐름을 잘 아는, 글로벌 감각을 지닌 사람이 우리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안철수 전 대표는 2월 13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동물도 고마움을 아는데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느냐.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며 “양보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인간으로서 기본 도리다. 양보뿐만 아니라 도와줬는데도 고맙다는 말은커녕 나 때문에 졌다고 하는 건 정말 아니다”라며 목청을 높였다. “지난 대선 때 안 전 대표가 최선을 다해 돕지 않았다”는 문재인 전 대표 측의 불평에 대한 직격탄이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새 시대를 이끌 적임자가 아니란 말인가?

“다른 사람에 대해 굳이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말해야 한다면) 문재인은 옛날사람이다. 지금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시대, 글로벌 시대다. 그에 적합한 리더가 필요하다. 안철수는 그 부분을 다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일자리 창출 대책은 갖고 있는가?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한 가지 기술로 인한 혁명이었다. 1차가 증기기관, 2차가 전기, 3차가 컴퓨터였다. 그래서 미래 예측이 가능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한 가지 기술이 아니라 수많은 첨단 기술이 한꺼번에 발전하고 이들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합쳐지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계획을 세워 끌고 가면 되레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제 정부는 앞에서 끌고 갈 것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실패한 이유도 바로 그거다. 창조에는 자율성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자유롭게 하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가 말 잘 듣는 사람들한테만 돈을 줬으니 ‘(돈을) 받아 쓰기’가 된 것 아닌가. 창조경제가 오히려 창조성을 말살한 것이다. 나는 (박근혜 정부) 1년차 때부터 실패할 것이라 예상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결과다.”

“좌파? 우파? 나는 상식파”


지지율 답보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지지율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요동치는 것 아니겠나? 지지율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금 중요한 것은 ‘나라 살리기’라고 생각한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나라를 살릴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치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국민에게 선거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야권 후보에게는 호남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역대 선거를 통해 입증됐다. 안 전 대표에게 호남은 어떤 의미인가?

“안철수를 불러주고 국민의당을 세워준 곳이다. 역사적으로 고비 때마다 희생과 헌신으로, 또 올바른 선택으로 물꼬를 바로잡아 주기도 한 곳이다. 격차 해소가 시대정신이라 본다. 호남민은 격차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아파하는 분들이다. 격차 해소는 다음 정부의 시대적 과제다.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시대정신)!”

안 전 대표의 최대 경쟁력은 무엇이며, 단점은 무엇인가?

“최대 경쟁력이라면 미래 준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갖고 있다. 전직 의사, IT 기업가, 과학기술자, 벤처기업 경영자, 대학교수였다. 국회에서 입법활동도 했다. 이런 과정들이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한(필요한) 것 아닌가? 제대로 된 현장경험을 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모두 합쳐짐으로써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능력을 가지게 된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혁명이다. 정치 하기 직전의 직업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다. 단점이라면 <썰전>에서도 말했듯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것이다. 기업을 운영할 때 직원들에게 표정을 읽히지 않으려 하다 보니 생긴 습관이다. 회사 경영 사정은 내 얼굴을 통해 드러난다. 그러면 직원들이 귀신같이 알아차리더라. 직원들이 동요할 것 같아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머릿속 ‘버튼’을 눌러 표정을 바꾸곤 했다. 그런데 정치인으로서는 단점인 것 같다.”(웃음)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보수층에 대한 확장성이 클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더 이상 이념의 시대가 아니라고 본다. 최순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뿌리까지 썩은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지 않았나? 모든 사람이 깨달았을 것이다. 그건 진보와 보수가 싸운 게 아니었다는 것을. 너무나 기본이 안 돼 있는 이 나라에서 기본을 바로잡는 일에 보수·진보가 따로 있겠는가. 정의를 세우는데 보수·진보가 따로 있을 수 있겠는가. 상식·기본·정의로 돌아가는 것이 시급하다. 국가와 사회 여러 분야에 대한 내가 가진 생각들은 이미 밝혔다. 안보는 국가의 근본이고 기본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다. 국가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줘야 한다. 국가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교육개혁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에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서 좌파·우파를 논하는 것은 곤란하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상식파다.”

국가 간 합의는 정권 바뀌어도 승계해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자신의 선거캠프를 찾은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다음 정권에서도 사드 배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야권 후보 중에는 안 전 대표가 처음인 것 같다.

“외교·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국익이다. 국익 때문에 외교를 하는 것 아닌가. 둘째는 전(前) 정부에서 국가 간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도 존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권 간의 합의가 아니고 국가 간의 합의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가 간 합의가 됐으면 다음 정부는 그걸 존중하는 게 상식이다. 그럼 사드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으로서는 중국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이웃나라였지만 국교를 맺은 이후인 최근 25년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진정한 친구라고 하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정부의 행동은 대단히 우려된다. 적극적으로 중국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대한민국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핵문제다. 이 문제는 한국의 동맹인 미국과 함께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걸 중국에 이해시켜야 한다. 둘째, 한반도가 불안정해지면 중국 국익에도 해가 된다. 셋째, 이 모든 게 북핵문제 때문에 비롯된 일이다. 그러니 중국에서 대북제재에 협력(동참)해서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면 그때 (한국 정부는) 미국에 사드 배치 철회를 요청할 수 있다.”

자강(自强)안보를 강조한다. 어떤 의미인가?

“자강은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안보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국방력 강화다. 그러려면 국방예산 증액이 필요하다. 올해 국방비가 전체 예산 400조원 중 40조원 정도다. GDP 대비 2.4% 정도 되는데 점진적으로 3% 수준까지 올려야 앞서 말한 것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국방예산을 증액하려면 그 전에 방산비리를 철저히 뿌리뽑아야 한다. 안보를 위한 돈에 손을 대는 사람은 다시는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 정부는 기반 마련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2012년 12월 9일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투표도장을 형상화한 트리 장식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이 탈당과 함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측과도 연쇄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총선 결과를 보면 국민이 정치인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막대기’로 생각하고, 덧셈·뺄셈만 했다. 그러다 보니 ‘야권이 분열됐으니 새누리당이 200석’이란 말이 나온 것 아닌가. 하지만 국민은 알파고의 지성으로 황금조합을 만들어냈다. 그게 바로 집단지성의 힘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정치인들이 정치공학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대는 지났다. 국민이 국민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 것이다.”

경제가 많이 어렵다.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돌파해나갈 것인가?

“어떤 정치인은 ‘제가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한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주체는 기업과 민간이다. 정부와 정치는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기반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교육, 둘째 과학기술의 발전, 셋째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사회·산업구조다.”

문재인 전 대표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내부(총괄본부장)에서부터 비판이 나온 것 아닌가? 시대를 역행하는 주장이다. 8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치자. 자신의 대통령 임기 5년을 마치고 나면 해고할 것인가? 지속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은 주장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송영길 의원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8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문 전 대표의 핵심공약을 비판했다. 그는 “공공 일자리 81만 개는 메시지가 잘못 나간 것”이라며 “국가 예산과 세금을 걷어 나눠주는 일자리는 누가 못하겠느냐. (일자리는) 기업 활성화를 통해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면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보자. 임기가 끝나고 나서도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지 않나? 가장 중요한 것은 끝날 때다. 왜냐하면 그때 사람의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임기를 마칠 때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 글 최경호·박지현 기자 squeeze@joongang.co.kr 사진 박종근 기자 park.jo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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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호 (2017.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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